스크랩

구간

무고한 존재

시리즈 : 대산세계문학총서 [104]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02월

북트리

정가
$30.00
판매가
$16.5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3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8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32030791 / 428쪽 153 x 22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인간의 법은 나를 건드리지 못한다.
이 세상의 어떤 법정도 나에게 판결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스스로를 고발해야만 한다.

인간적 가치의 몰락과 위기에 대항하는 극단적인 낭만주의!
이탈리아 데카당스 문학을 이끈 단눈치오의 대표작


이탈리아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자 가브리엘레 단눈치오Gabriele d’Annunzio(1863~1938)의 장편소설 『무고한 존재L’Innocente』(대산세계문학총서146)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보들레르, 랭보, 베를렌, 오스카 와일드 등 당대의 유명 작가들이 경도되었던 데카당스 문학은 기존 체제가 몰락하고 가치가 붕괴되는 시기에 등장했다. 유럽 전역에 전쟁의 기운이 감도는 역사적 전환기의 혼란 속에서 작가들은 실의와 절망감을 퇴폐적으로 반영하며, 관능에 대한 탐닉, 사회에 대한 반감, 탐미주의가 특징인 새로운 미적 기준을 찾았다. 그리고 이때 이탈리아 문단의 중심에는 단눈치오가 있었다.
『무고한 존재』는 데카당으로서의 단눈치오의 삶의 태도와 문학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육체의 쾌감을 추구하면서 항시 불안에 괴로워하는 향락주의자의 심리를 시와 같이 응축된 문체로 묘사하여 극적이면서도 혹독한 심리적 긴장감을 표현해냈다. 이 작품에서 단눈치오는 비극적 운명을 거부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단눈치오만의 캐릭터를 선보인다. 주인공은 목표를 위해 무고한 희생양을 만드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단눈치오가 그려낸 것은 비극적 숙명을 거부하면서 가장 치명적인 비극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인간의 모습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고발해야만 한다”
-한 살인자의 고백


이 소설은 한 살인자의 고백이다. 주인공 툴리오 헤르밀은 사랑하는 아내를 등한시하고 연인들의 뒤꽁무니를 무기력하게 쫓아다니는 탐미주의자다. 아내의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지와 정부의 유혹 앞에 여지없이 무릎을 꿇는 나약함 사이에서 주인공은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주인공은 아내의 심각한 병을 계기로 다시 아내 곁으로 돌아오지만, 그를 기다린 건 그가 예상치 못한 비극이었다.
아내는 임신한 상태였고, 툴리오는 자신의 아이일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충격에 빠진다. 자신의 전적인 무관심이 아내를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게 만들었다는 의식 때문에 그는 그녀를 용서하지만, 그가 갈등 속에서 키워왔던 형태 없는 증오가 아내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향해 자라나기 시작한다. 사내아이가 태어난 뒤 주인공은 본인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절망 속에서 천천히 살인에 대한 생각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뒤, 툴리오는 기나긴 고백을 시작한다.

예술 작품과 같은 삶
-초인을 꿈꾼 세기말의 탐미주의자


이탈리아의 문학사가 아소르 로사에 따르면 “단눈치오와 그의 주인공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는 곧 단눈치오가 자신의 문학적 이상을 동시에 삶의 이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따라서 우리는 단눈치오의 작품과 그의 삶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포기해야만 한다.”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였던 단눈치오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며, 종전 후에는 영토 분할에 대한 국제연맹의 결정에 반발하며 피우메(오늘날 크로아티아의 리예카)를 점령해 통치까지 한 특이한 이력의 작가이다. 이러한 그의 기이한 이력은 현실과 문학을 일치시키고자 한, 미학적 이상과 정치적 이상을 정복하고자 한 그의 극단적인 낭만주의와 초인사상에 바탕을 둔 엘리트주의에 기초한다.
니체의 초인사상에 매혹된 단눈치오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것은 정복에 대한 집착이다. 주인공 툴리오는 비극을 정복하고자 한다. 그는 숙명적인 것,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그를 수동적인 입장에 놓이게 하는 모든 것을 거부한다. 그리하여 그에게 비극을 안겨준 한 무고한 존재, 부인이 낳은 혼외자로 인해 인생을 휘둘리지 않고 지배하기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다. 이는 데카당 작가들이 그러하듯 삶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고 예술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또한 주인공은 엘리트주의로 무장하고 부조리한 행태를 보이는데, 신혼 이후부터 그는 “욕망을 과시하듯 드러내며” “위선적으로 행동하거나 품위를 떨어뜨리는 속임수를 쓰거나 핑계를 대는 법 없이” 공공연히 불륜을 저지른다. “지성인이 틀림없는 이 달콤하고 귀족적인 여인 앞에서는 정직해야만 나의 과오를 덜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자신을 “보통 남자로 판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으로 죄책감을 덜던 주인공이 아내에게 돌아오기로 결심한 이유는 외도가 옳지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그토록 아끼던 사랑의 갈등을 포기하는 대신 순수함을 정복하기 위해, 그가 끝내 쟁취할 수 없었던 무고함을 정복하기 위해서이다. 그가 찾아 나서는 것은 사랑의 전리품으로서의 무고함이다.
19세기 후반 유럽 전역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불안에 쫓긴 작가들은 힘든 현실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나름의 방식으로 예술에 빠져들었다. 데카당스 문학은 ‘세기말’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19세기 말부터 20년 동안 절정에 달했다가 쇠퇴했지만, 그 태도와 정신은 역사적 과도기마다 다시 고개를 든다. 그것은 문화의 몰락과 문명의 해체와 가치의 붕괴를 멀리서 바라보지 못하고 그것의 극복을 위해 몸부림쳤던 이들의 절규일 것이다.

저자 소개


1863년 이탈리아 페스카라의 유복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원래 성은 달랐지만 귀족이었던 외삼촌 안토니오 단눈치오에게 유산을 물려받고 그의 성을 따르기로 했다. 1874년부터1881년까지 프라토 지방의 치코니니 기숙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1879년 아버지의 후원으로 첫 시집 『이른 봄(Primo Vere)』을 출간하게 되고 크게 성공을 거뒀다. 1881년 로마로 이주해서 로마대학 문학부에서 공부했다. 
1883년 갈레세 공작 가문의 마리아 아르두앙과 결혼하여 귀족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실현했다. 마리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단눈치오의 여성 편력 때문에 1890년 파경을 맞았다. 1887년에 만난 바 르바라 레오니와 1892년까지 고통스러운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그녀는 『쾌락』과 단눈치오의 다른 작품들에 계속 등장했다. 1894년 여배우 엘레오노라 두세를 베네치아에서 만났다. 엘레오노라에게 많은 영감을 받아 그녀와 사랑을 나누던 시기에 가장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으며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1895년 초인 사상을 다룬 『바위 위의 처녀들(Le vergini delle rocce)』을 발표했으며, 이후 니체와 바그너의 영향을 받아 초인 시학을 완성했다.
1897년 국회의원으로 출마해서 당선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국수주의자들과 함께 연설가로 활동하며 군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군중들을 선동했다. 시인에서 군인으로 변신해서 52세의 나이에 군에 입대했다. 1916년 비행기 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었지만 예언자적 시인, 영웅적 초인으로 추앙될 정도로 인기는 절정에 올랐다.
전쟁 후 몬테네보소 공작 작위를 받지만 파시즘 시기에 무솔리니와 파시스트당을 불신해서 가르다 호수의 별장에 칩거하다가 1938년에 사망했다. 단눈치오의 작품들은 현대 이탈리아 문학뿐만 아니라 토마스 만이나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역자 소개

  • 역자 :
서울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대학교에서 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번역가로서 이탈리아의 인문학과 문학 작품을 국내에 활발히 소개하고 한국문학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조르조 아감벤의 『내용 없는 인간』 『불과 글』 『행간』을 비롯해, 『상상박물관』 『나비의 무게』 등이 있다. 대산문화재단 번역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

책 속에서

판사 앞에 가서, 그에게 말하기를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그 불쌍하고 어린 것은 제가 죽이지 않았다면 아직 살아 있을 것입니다. 제 이름은 툴리오 헤르밀입니다. 바로 제가 죽였습니다. 저는 집에서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최대한의 보안 상태에서 일을 끝내는 동안 저는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정신이었습니다. 그리고 비밀을 간직한 채 일 년 동안이나 그 집에서 살았습니다. 오늘까지요. 오늘이 바로 한 해가 되는 날입니다. 이제 저를 당신들에게 맡깁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판사 앞으로 나아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나는 그럴 수 없고 그걸 바라지도 않는다. 인간의 법은 나를 건드리지 못한다. 이 세상의 어떤 법정도 나에게 판결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스스로를 고발해야만 한다. 나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고백해야만 한다. _7쪽

그녀가 나를 보통 남자로 판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나의 의식 속에서 내 과실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었다. 나는 생각했다. <어쨌든 그녀도 이해하고 있어.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삶 자체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내게 부과하려는 의무를 간과할 수 있고 타인의 의견을 당당히 무시하고 특별히 선택받은 나 스스로의 본성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나는 내가 선택받은 영혼일 뿐만 아니라 희귀한 영혼을 지닌 존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내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든, 나의 감정과 감수성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이 그 행동을 격상시키고 특별하게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러한 희소성에 대한 자부심과 호기심 때문에 나는 희생이란 것을 알지 못했고 스스로를 낮출 줄도 몰랐다. 아울러 나의 욕망을 과시하듯 드러내는 걸 포기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이 모든 섬세함을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무시무시한 이기주의뿐이었다. _9~10쪽

목차

무고한 존재

옮긴이 해설 . 무의미한 존재에서 무고한 존재로
작가연보
기획의 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