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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돼지 이쪽 돼지 저쪽 돼지 / 여윈 새끼 돼지의 하루

원제 : あっちの豚こっちの豚 / やせた子豚の一日
시리즈 :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 [3]

사노 요코 저 | 이지수 역 | 마음산책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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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3647 / 176쪽 190 x 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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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사노 요코의 우화집 세트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 다채로움이 가득한 네 편의 이야기와 그림들 사노 요코.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전작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등에서 볼 수 있듯, 그녀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예리하게 반짝이는 글을 써 큰 주목을 받은 에세이스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노 요코는 에세이스트 이전에 그림책 작가였다. 마음산책은 그녀의 본업인 ‘그림책 작가’로 다시 시선을 돌려 사노 요코의 진면목을 알려줄 우화집을 펴냈다. 『사노 요코 돼지』와 『사노 요코 고릴라』의 두 권으로 구성된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 세트에는 사노 요코 특유의 냉소적이고 유쾌한 이야기들과 더불어 그녀의 묘하고 신비로운 그림들이 한껏 담겼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는 읽는 사람에 따라, 또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나 독서의 시기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로 달리 읽히는 이야기다. 반려묘를 무릎에 얹고 후기를 쓰는 오늘의 내게는 이 이야기가 인간과 기타 동물에 관한 우화로 다가왔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현대사회와 원시사회, 선진국과 제3세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전체주의와 개인주의 등의 은유로 읽힐 것이다. ─「옮긴이의 말」, 『사노 요코 돼지』 174-175쪽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는 총 두 권으로 구성되며 권당 두 편씩, 총 네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의 팬들조차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즐길 수 있다. 『사노 요코 돼지』에는 「이쪽 돼지 저쪽 돼지」와 「여윈 새끼 돼지의 하루」가, 『사노 요코 고릴라』에는 「꿈틀꿈틀해줘 고릴라야」와 「그저 돼지지만」이 각각 수록되었는데, 제각기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가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사노 요코의 필치는 수다스러우며, 한 마디 한 마디에 냉소와 염세가 가득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을 향한 따스한 애정이 진하게 배어나오는데, 뒤통수가 서늘하다가도 마음 어딘가 따스하게 데워지는 듯한 입체적인 맛의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에서 그녀는 동물이나 사물을 의인화시켜 죽어가는 것에 마음 아파하다가도 어느새 차갑게 돌변해 인간을 향한 조소를 숨기지 않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사노 요코의 정수가 담긴 책이 될 것이다. “봄이 오면 내가 확 피어나지 않나, 대개는 핀 다음에 알아차리지. 아, 벚꽃이 이런 데 있었구나 하고. 그러면 내 밑동에서 야단법석을 떨고는 잊어버린다. 이듬해 꽃이 다시 필 때까지. 내 잎사귀 모양이 어떤지는 보지 않는 거다.” “그건 잎사귀에 개성이 없기 때문이잖아. 난 연두색 새잎이 돋을 때부터 다섯 갈래로 정확히 갈라진 잎사귀가 되게끔 애쓰니까 아무도 틀리지 않지. 아기 손이랑 비교하기도 하고. 인간 아기의 손 따위가 내 잎사귀랑 닮았다는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조형적으로 내 쪽이 더 완벽하니까. 하지만 난 아무래도 좋아. 대단치 않은 일인걸.” ─「꿈틀꿈틀해줘 고릴라야」, 『사노 요코 고릴라』 37쪽 꿈처럼 기이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그림들 ‘그림책 작가’가 본업인 사노 요코의 진면목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는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함께 수록되었다. 「꿈틀꿈틀해줘 고릴라야」의 휘갈긴 선으로 이루어진 인물들은 꿈속에서 어지럽게 펼쳐지는 이미지처럼 몽롱하고 애달프다. 한편 「그저 돼지지만」에서는 페이지마다 우산을 손에 든 채 무심하게 자리를 차지한 동물들이 편견과 위선이 가득한 인간들을 조롱하는 듯 웃는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의 그림들은 사노 요코 사후 아들이 발견한 것으로, 이야기 전반에 걸친 불안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최근 사노 요코의 산문집들이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녀의 산문가적 면모가 더 부각되었지만, 그녀는 돼지를 그리기 위해 돼지 농가에서 몇 시간이나 돼지 사진을 찍으며 관찰하고, 아들과의 그림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만큼 자신의 그림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뛰어난 글만큼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투박한 듯 기묘하고 차가운 그림으로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게 만든다. <사노 요코 판타스틱 이야기>에 수록된 여러 화풍의 그림과 함께 독자들은 그녀가 구축한 환상적인 세계로 더욱 깊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날 밤, 돼지는 침대 위에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돼지가 밍크코트를 입어도 되나?” 돼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토끼가 밍크코트를 입어도 되나?” 돼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 『사노 요코 돼지』 63쪽 ‘매트릭스’ 속 돼지는 세계를 깨고 나올 수 있을까 세상을 떠난 사노 요코에게 바치는 아들의 그림과 사후 발표작까지 돼지는 여우 신사의 얼굴을 바라보며 “하지만” 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여우 신사는 갑자기 언짢은 기색을 띠며 “돼지 씨, ‘하지만’이나 ‘잘 생각해보면’이라는 말은 안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이나 ‘잘 생각해보면’은 지금의 행복을 망가뜨립니다. 잘 알고 계시지요?” 이렇게 말하고는 때마침 온 버스에 지체 없이 타버렸습니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 『사노 요코 돼지』 65쪽 「이쪽 돼지 저쪽 돼지」를 읽기 시작하면 경어체의 문장과 동화 같은 구성이 독자로 하여금 안전한 독서가 되리라는 예상을 갖게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에는 알 수 없는 음험하고 기이한 기운이 이야기 전반에 서려 있다. 역자는 이를 두고 “읽는 사람과 그 사람이 처한 환경, 시기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로 달리 읽힐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책 말미에 수록된 사노 요코의 짧은 에세이는 그녀가 어떤 동기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 짐작하게끔 도와주지만 확답을 내리진 않는다. 그녀는 읽는 이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석하고 어떤 깨달음을 얻어가게끔 바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사노 요코 사후 발표작인 「여윈 새끼 돼지의 하루」에서도 그녀만의 냉소적인 시선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돼지’라는 인간에게 멸시받는 동물을 내세워 인간 종을 신랄하게 비웃는 사노 요코. 그녀의 글 앞에서 우리는 다소간의 부끄러움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사노 요코 돼지』에는 사노 요코의 아들이자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히로세 겐이 그린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사노 요코는 『자식이 뭐라고』에서 천방지축 아들을 애정으로 그려낸 바 있는데, 이제 장성한 그의 아들은 이 책에서 그녀와 얽힌 일화를 추억하며 모자 간의 애틋한 정을 수줍게 드러낸다. 이 책에 실린 「이쪽 돼지 저쪽 돼지」가 1987년 일본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나올 때, 모자는 그 책에 서로 자신의 그림을 싣겠다며 경합했었다. 결국 “모자의 공동 작업인 셈”이 된 「이쪽 돼지 저쪽 돼지」의 후기에서 그는 세상을 떠난 엄마를 퉁명스럽게 그리워하며, “지기 싫어하는 엄마”의 “마찬가지로 지기 싫어하는 아들”로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노 요코를 애도한다. 어라? 사노 요코 선생님, 풋내기와 진지하게 경쟁하셨던 겁니까. 아니면 도중에 진지해진 겁니까. 당신은 대체 얼마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건지요. 이로써 나의 데뷔작 『이쪽 돼지 저쪽 돼지』는 없어졌다. 게다가 이번에는 용돈도 못 받지만 내주기로 했다. 나에게 한번 진 그림이긴 해도 아주 진지하게 그렸으니 찬찬히 감상해주시기 바란다. ─「이쪽 돼지 저쪽 돼지에 대해」, 『사노 요코 돼지』 98쪽

저자 소개

1938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염소의 이사』를 펴내며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학문 및 예술에 공을 세운 이에게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상인 시주호쇼紫綬褒章를 받았다.
주요 그림책으로 『100만 번 산 고양이』 『내 모자』(고단샤 출판문화상 수상) 『아저씨 우산』(산케이 아동출판문학상 추천)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이 있고, 산문으로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 『쿠쿠 씨의 결혼, 키키 부인의 행복』 『나의 엄마 시즈코상』 『문제가 있습니다』 등이 있다.
2010년 72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와 사이타마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공부했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번역가로 전향했다. 텍스트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옮기는 번역가가 되기를 꿈꾼다. 옮긴 책으로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자식이 뭐라고》와 나카노 교코의 《내 생애 마지막 그림》, 나카지마 요시미치의 《니체의 인간학》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도 계속 여기서 살았어요. 선조 대대로 쭉 여기에 있었다고요. 옛날에는 친구들이 더 많았는데 다들 마을로 가버렸지요. 거, 옛날에는 여우 씨네 집이 있는 곳에도 친구 돼지의 돼지우리가 있었고, 토끼 씨네 집이 있는 곳에도 돼지우리가 있었어요. 지금은 나 혼자 남았지만요.”
-29쪽

“뭐부터 하실래요?”
부인이 가방을 정리하며 말합니다.
돼지는 눈을 뜨고 가만히 부인을 바라보며
“실례지만 누구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어머, 당신도 참. 돈타야, 아빠가 엄마더러 누구세요래.”
부인은 깔깔 웃었습니다.
-44쪽

“안녕, 날씨가 좋네. 아버지는 건강하셔?”라며 립스틱을 새빨갛게 칠한 입을 열고 말합니다.
“아버지요? 아주 건강하세요. 덕분에요.”
부타노 부타코 씨는 “하지만 술은 끊어야 해. 너도 유치원에 가고 싶잖니, 딱하게도”라고 말했습니다.
“아줌마, 모자가 너무 화려하지 않아요?” 여윈 새끼 돼지는 이렇게 대꾸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137쪽

“하지만 난 너무 마른걸요.”
“그렇지 않답니다. 편식이 심하나 보네요. 뭐든 먹는 편이 좋아요. 편식이 심하면 어머님이 요리하는 데 고생하셔요. 그렇지요?”
여윈 새끼 돼지는 편식하는 음식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뭐든지 잔뜩 먹고 싶습니다.
여윈 새끼 돼지는 술을 좋아하는 아빠와 이제 양배추도 없는 냉장고를 떠올렸습니다.
“맞아요. 편식이 심해요.”
-153~154쪽

“냄새난다는 사람은 돼지고기 안 먹나요? 먹으면서 불평을 늘어놓는 거예요?”
“뭐, 그건 그렇지만 세상이 점점 변하니까.”
그때 여자아이의 새된 목소리가 들렸다.
“돼지야, 냄새나, 냄새나, 나가버려, 똥. 오줌, 돼지야, 나가버려.”
여자아이 둘이 야단스럽게 코를 감싸 쥐고 뛰어갔다. 그러고 멈춰 서더니 남자를 향해 작은 돌멩이를 던졌다.
“세상이 점점 말이오, 저렇다니까.”
여자아이는 둘이서 다시 홱 돌아서서 손을 잡고 우리 앞을 뛰어갔다.
아이들은 어째서 갑자기 뛰는 걸까.
-171~172쪽

목차

이쪽 돼지 저쪽 돼지 …… 11
「이쪽 돼지 저쪽 돼지」에 대해 …… 96
히로세 겐의 1987년판 그림 …… 99

여윈 새끼 돼지의 하루 …… 127

해제 혹은 편집후기 …… 163
옮긴이의 말 ……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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