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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프랑스인 음식을 소재로 한 체호프의 단편 소설들

안톤 체호프 저 | 문석우 역 | 써네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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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430590 / 304쪽 182 x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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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음식을 소재로 한 체호프의 단편 소설들 안톤 체호프는 그의 단편소설들과 희곡들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유명하다. 끊임없이 번역되고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일 것이다. 이번에는 음식을 소재로한 단편 소설들을 묶었다.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음식’만큼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것도 드물 것이다. 의·식·주 가운데 하나인 음식에 대한 인간의 관계는 물론 불가분한 것이지만, 음식은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욕구 이상으로 다양하게 부풀려진 욕망 속에서 소비되고 있다. 사바랭은 자신이 쓴 『미식예찬』에서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음식은 보다 보편적인 인문학의 의제들과 만나면서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코드이자 세상을 해석하는 문제의 틀이 될 수 있다. 문학에서도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음식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 인간관계와 신분관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나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음식과 음식문화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누군가 선호하는 음식이나 먹는 방법은 그 사람의 성적 취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포이어 바흐도 “인간이란 그가 무엇을 먹는가로 정의된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이란 그가 먹는 음식에 의해 그 존재가 규정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욕망인 음식이 어떻게 인간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알게 된다. 음식이 곧 그 사람이다 먹는 행위는 단지 생물학적인 기본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이상이다. 음식물 섭취는 문화적으로 틀이 잡히고 사회적으로 결정된 주요한 행위이다. 음식이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먹기에도 좋고 생각하기에도 좋다”라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주장했던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해석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충분히 이해 된다. 따라서 이제는 기호학자나 문화 이론가들도 음식문화 속에 등장하는 음식의 의미들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기 시작했다. 문학작품들에서 음식묘사는 “화려한 향연을 그린 장면에서, 그리고 식탁을 둘러싼 자리를 지정 받는 것부터 손님들의 시중 받는 순서까지 모든 것이 계급과 성에 대한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엄격하게 반영하는” 격식을 따르고 있다. 물론 문학텍스트가 아닌 다른 면에서 음식을 묘사하는 작가들도 많다. 톨스토이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로서 금육을 주장하며 행동으로 실천한 작가로 유명하다. 어떤 작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비꼬는 데에 음식을 이용해 표현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새뮤얼 존슨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서 그들이 말(馬)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산다고 비난했다. 이렇게 먹는 음식이 곧 그 사람이며, 자기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으면, 또는 자신이 먹는 음식과 같은 것을 먹지 않으면, 곧 그 사람은 적이라는 의미를 갖기도 했다. 실제로 어떤 문화권에서 ‘적’에 해당하는 낱말을 풀어보면 글자 그대로 ‘입맛이 다른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회는 모임이고 모임에는 음식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사회화란 사람이 살면서 사회의 가치와 문화를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인간의 사회화는 음식을 먹는 행위로부터 비롯된다. 즉 아기가 처음 젖을 빨 때 이미 ‘사회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유년기 음식섭취의 경험은 삶의 원초적 토대가 되고, 어린 시절 음식과 관련된 갖가지 상황들은 평생 기억에 남는 법이다. 게다가 사람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그 자체가 당시 사회의 생태적 조건과 역사에 의해 선택되고 가공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사람들 사이의 교류에 의해 이루어지고, 이때 친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사실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형식적인 수준을 넘어 한 단계 밀착된 관계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호프의 음식 묘사와 그것을 먹는 모습의 묘사에서 우리는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소개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1860~1904)는 러시아 남부 아조프 해에 있는 항구도시 타간로크(Таганрог)에서 태어났다. 체호프가 열여섯 되던 해인, 1876년 그의 아버지는 파산했다. 파벨은 세간을 정리하고 모스크바로 이사했다. 그러나 체호프는 타간로크 중학교를 마쳐야 했기 때문에 홀로 고향에 남았다. 아버지가 돈을 보내 주지 않자 그는 돈을 벌어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나아가 가정교사 생활을 하면서 가족을 도와야 했다. 소년 체호프에게 이것은 혹독한 시련이었다. 그러나 이 경험은 체호프가 인간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이후 이러한 특성들은 예술적 이미지, 예술적 사실(작품)로 이어졌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어수룩한 사람>과 <가정교사>는 이때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다. 
체호프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한눈에 보기에도 참 어려운 시기였다. 명문가와는 거리가 먼 집안 내력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다. 어린 나이에 학교 공부와 집안을 돌보는 일까지 도맡아 해야 했다. 그러한 상황은 대학에 진학하고도 별반 달라질 것이 없었다. 1879년 체호프는 모스크바로 이주해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동시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당시 유행하던 유머 잡지에 글을 싣기 시작했다. 물론 체호프의 문학적 재능은 타간로크 중학교에 다니던 시기부터 나타났다. 그러나 독자들과 폭넓은 관계를 만들어 내면서 체호프가 가진 작가적 역량을 발현하는 것은 대학에 진학한 이후로 보는 것이 옳다.
1880년 3월 페테르부르크의 주간지에 <박식한 이웃에 보내는 편지(Письмо к ученому соседу)>가 게재되었다. 오만한 어투를 활용한 서간체를 빌려 시골 지주의 교양 없는 상태를 풍자한 이 짧은 작품이 체호프가 지면을 통해 발표한 최초의 작품으로 간주된다. 그 후 체호프는 여러 필명을 이용해 패러디적 성향이 짙은 작품이나 소품을 대중 잡지에 실으면서 인기 있는 유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즐겨 사용한 필명인 안토샤 체혼테(Антоша Чехонте)에 근거해 이 시기를 ‘체혼테 시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1년에 100편이 넘는 작품을 쏟아 내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관리의 죽음(Смерть чиновника)>(1883), <뚱뚱이와 홀쭉이(Толстой и Тонкий)>(1883), <카멜레온(Хамелеон)>(1884) 등 지금도 회자되고 즐겨 읽히는 뛰어난 작품을 양산했다.
1884년 대학을 졸업한 후 체호프는 모스크바 근교에 병원을 개업해 시골 마을이나 소도시에 왕진을 다녔다. 그러면서도 젊고 유명한 예술가들 및 문학가들과 친교를 맺었다. 그는 개업의로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계속해서 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1884년 그의 첫 단편집이, 1886년에는 그의 두 번째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이 두 작품집은 작가로서 체호프의 명성을 높여 주었다. 체호프는 의사의 길을 접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의과대학 공부와 개업의 활동, 여기에 지칠 줄 모르는 창작 활동이 겹치면서 폐결핵의 징후를 보인다. 정신착란이 고골의 평생 지병이었고, 신장결석이 투르게네프의 평생 지병이었으며, 간질이 도스토옙스키를 평생 따라다녔다면, 폐결핵은 체호프의 평생 지병이 된다.
1890년, 마차와 배를 이용해 시베리아를 통과해서 3개월간의 힘든 노정 끝에 사할린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할린 섬의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고, 죄수들의 일상을 3개월여에 걸쳐 조사한 다음, 그해 10월 인도, 싱가포르, 스리랑카, 콘스탄티노플, 오데사를 거쳐 12월에 모스크바로 귀환했다. 무려 8개월간에 걸친 길고 긴 여행의 성과는 인상기 ≪시베리아 여행(Из Сибири)≫(1890)과 조사 보고서 ≪사할린 섬(Остров Сахалин)≫(1893)으로 남아 있다.
귀국 후, 1892년에 체호프는 모스크바 근교 멜리호보의 영지를 사들였다. 그곳에서 1897년까지 머문 ‘멜리호보 시대’는 건강을 회복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에 매진하던 시기였다. 1892년 6월 콜레라가 창궐하자 체호프는 톨스토이 등과 함께 구호 활동을 벌였다. 의사로서 봉사했으며 기아의 구원과 학교의 설립에 힘을 기울이는 등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로는 <다락방이 있는 집(Дом с мезонином)>(1895), <3년(Три года)>(1895), <나의 인생(Моя жизнь)>(1896), <농부들(Мужики)>(1897) 등을 꼽을 수 있다. 인간 생활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등장인물의 행위와 사고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밝히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체호프는 1897년 3월에 폐결핵이 악화되어 객혈을 하게 된다. 크림반도의 얄타로 거처를 옮겨 요양 생활을 시작한다. 얄타에서 고리키(М. Горьки, 1868~1936)나 부닌(И. А. Бунин, 1879~1953) 등 신진 작가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톨스토이의 병문안을 받았다. 이러한 요양 생활의 와중에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Дама с собачкой)>(1899) 등의 소설을 내놓았다. 그러나 체호프의 말년을 대표하는 장르는 희곡이었다. ≪갈매기(Чайка)≫(1898), ≪바냐 아저씨(Дядя Ваня)≫(1900), ≪세 자매(Три сестры)≫(1900), ≪벚꽃 동산(Вишнёвый сад)≫(1903) 등이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공연되어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말년에 불후의 희곡 작품을 남겨 놓고, 체호프는 1904년 당시 유명한 요양지였던 독일의 바덴바덴에서 폐결핵이 악화되어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신은 러시아로 옮겨져 노보데비치 수도원에 안장되었다. 


역자 소개

광주 출생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한국러시아문학회 및 한국우크라이나학회 회장역임.
조선대학교 외국어대학 러시아어과 교수.


주요저서: 《안똔 체홉: 새로운 형식을 위하여》, 《체홉의 소설과 문학세계》, 《성장소설이란 무엇인가?》, 《한-러사전》 외 다수
주요역서: 《러시아문화와 아방가르드》, 《러시아문학 오디세이》, 《연극이 끝난 후》 외 다수
주요논문: 〈체홉의 아동을 위한 텍스트에 나타난 서사구조〉, 〈체홉문학에서 음식과 욕망〉 외 다수


 

책 속에서

“쿨레뱌카는 무조건 맛있죠. 우리는 그 마성의 맛에서 벗어나질 못하죠. 한 쪽 눈을 감고 이렇게 파이를 한 조각 떼어서 손가락으로 요렇게 살살 만지작거리면 행복해집니다. 그걸 입에 넣으면, 기름이……. 파이 속은 달걀과 고기의 내장과 양파가 잔뜩 들어 있고 육즙이 풍부하죠…….”
서기는 눈알을 굴리면서 입을 귀밑까지 일그러뜨렸다. 명예 치안 판사는 아마도 쿨레뱌카를 상상하고 있었던지 한숨을 푹 내쉬면서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
지역 판사는 중얼거리면서 다른 창문 쪽으로 옮겨 갔다.
“두 조각을 먹고는 세 번째 조각은 야채 수프를 마실 때 먹으려고 남겨 두지요.” 서기는 열심히 말을 이어갔다. “쿨레뱌카를 다 먹고 나면 식욕이 떨어지지 않도록 즉시 야채 수프를 달라고 하세요. 야채 수프는 아주 뜨거워야 해요. 소(小)러시아의 방식대로 햄과 소시지를 넣고 비트로 만든 보르시치 수프가 가장 좋지요. 거기에다 스메타나와 허브를 넣은 파슬리를 곁들이는 거죠. 내장과 신선한 간을 넣어 만든 라스솔리니크도 근사하죠. 만약 유럽식 수프를 좋아하신다면 수프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뿌리와 잎사귀를 같이 넣은 것이죠. 예를 들어서 당근,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같은 법리학적으로 유사한 것들 말이예요.”
“참 근사한 음식이지…….” 의장이 종이에서 눈을 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곧 제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여보게, 제발 부탁이네! 이렇게 하다가 난 저녁때까지도 소수의견을 다 작성하지 못하겠네! 네 장째 버리고 있다구!”
79-80쪽

랴보프스키는 차를 마시면서 올가 이바노브나에게 그림 그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보람이 없고 재미없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화가도 아니며, 자기에게 재능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바보들이라고 하더니 갑자기 칼을 집어들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의 가장 잘 된 스케치를 찢어버렸다. 그러고는 차를 마신 후 그는 우울하게 창가에 앉아서 볼가 강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볼가 강은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았다. 흐릿하고 차갑게만 보였다. 모든 것이 황량하고 우울한 가을을 연상시켰다. 자연은 볼가의 강 연안에서 빛나는 현란한 초록색과 다이아몬드 같은 햇살과 푸른 하늘과 축제의 광채를 끌어모아 다음 해 봄까지 가슴에 묻어놓은 것 같았다. 강 위를 날아가는 까마귀 떼들이 올가를 놀렸다.
“알몸이네! 알몸이야!”
랴보프스키는 까마귀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은 완전히 지쳤으며 재능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일시적이고 상대적이며 어리석어 보였다. 그는 이 여자에게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올가 이바노브나는 칸막이 뒤 침대 위에 앉아서, 그녀의 아름다운 연한 황갈색의 머리칼을 빗질하며, 자기 집의 응접실과 침실과 남편의 서재를 떠올렸다.
 
183쪽

목차

어리석은 프랑스인… …………………………………………7
이반 마트베이치… ………………………………………… 15
성주간 전날 밤 ……………………………………………… 27
생굴… ……………………………………………………… 37
삶의 권태로움 ……………………………………………… 45
사이렌 … …………………………………………………… 75
이오느이치 … ……………………………………………… 86
사랑에 대하여 ………………………………………………124
구즈베리 … …………………………………………………142
경박한 여자… ………………………………………………162
술안주 … ……………………………………………………211
아가피야 … …………………………………………………217
아리아드나… ………………………………………………236
작품해설:체호프의 문학에서 음식과 인간의 욕망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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