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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과 별명의 카니발

류경동 저 | 써네스트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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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430644 / 232쪽 210 x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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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현대시를 논한다 류경동은 현재 대학교에서 시를 가르치며 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크지 않지만 여전히 시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음을 저자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시에 대한 연구와 해석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현대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은 있지만 정작 현대시 전체를 두루 살펴본 책은 흔하지 않다.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인들의 시들을 한 곳에서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시의 주류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문학 현장에서 현대시의 지속과 변화 양상을 살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서정적인 것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해 정지용과 김종길, 김명인과 황병승의 시를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의 시적 경향을 개별 시인들의 시집과 작품들을 통해 살피고 이로부터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읽어내고자 한다. 이 책은 시 자체에 천착함으로서 시에 내재하는 경험의 결을 일상의 언어로 복원하려고 한다. 담론이나 이론에 기대기보다는 꼼꼼한 시 읽기를 통해 시의 의미와 가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류경동
류경동
1967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8년 현재 고려대학교와 성신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머리말

잡지에 발표했거나 단행본의 해설로 수록했던 글을 정리해 하나의 책으로 묶는다. 오랜 시간 띄엄띄엄 방향 없이 걸어온 흔적들이라 수습이 어려웠다. 시를 쓰고 문학을 공부하면서 줄곧 시적인 것에 대해 고민했다. 시의 본질이라니. 이 어리숙한 질문은 개념과 체계를 얻지 못한 채 여전히 이 책의 활자들 사이를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론이나 담론에 기대지 않고 시 자체를 꼼꼼하게 읽는 것이 이 책의 방법론이다. 작품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의 좌표를 그리기보다 텍스트에 새겨진 시인의 경험과 직관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자 했다. 명명에 미숙하고 분석보다 해석이 우세한 것은 비평의 안목이 부족한 때문이다. 그나마 좋은 시들을 만나 다행이었다. 이 책에서 볼 만한 구절이 있다면, 그것은 시인들의 혜안과 언어에서 파생된 것이다.

책 속에서

황병승의 시에서 존재를 정의하는 방식은 ‘나는 ~이다’가 아니라 ‘내 이름은 ~이다’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때의 이름은 존재를 대신하는 기호이며 구별과 지칭의 표지가 된다. 그런데 그의 시에서 이름들은 가명이거나 별명에 가깝다. 황병승은 기존의 규칙에 따른 명명을 거부한다. 관습적인 질서와 체제가 부여한 이름은 회의되고 그것의 발화는 거부된다. 황병승의 시에서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니며 더 이상 특화된 기호가 아니다. 「판타스틱 로맨틱 구름」에서 이름은 “시시한” 것일 뿐이다. 
19쪽

 

뜨겁거나 차가운 시를 읽을 때 얻게 되는 독특한 즐거움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따뜻한 시가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봄 햇볕만큼만, 언 손 녹이는 입김만큼만, 한 숟가락의 밥만큼만, 오래도록 곁에 있어 준 사람의 체온만큼만, 더도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따뜻한 시. 누구 누구의 시적 경향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평범하고 온순한 시. 이영광의 「휴식」은 봄 햇살만큼 따사로운 전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영광은 안에 있는 대상이 밖으로 나올 때를 주목한다. 무덤을 뚫고 ‘새싹’의 형식으로 나오는 ‘죽음’(「나의 살던 고향」), 관을 열자 ‘한아름의 빛’으로 쏟아져 나오는 ‘뼈’(「뼈2」), 혹은 직선의 터널 끝에서 만나는 ‘눈부신 사막’(「굴」)에서처럼, 안에 있던 사물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시인의 직관은 그 사물을 전혀 새로운 것으로 변용시킨다. 이는 시적 상상력이라기보다는 감각에 충실한 것일 수도 있는데, 시인은 동일한 사물도 맥락과 지평이 바뀔 때 그 의미는 물론 모습까지 변화할 수 있음을 포착한다. 특히, 안에서 밖으로 나올 때 일어나는 햇빛과의 화학반응은 그 사물을 전혀 새롭게 변화시킨다.
77-78쪽

 

첫 시집 이후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2007)를 거쳐 이번 시집에 이르기까지 송종찬 시의 풍경은 꾸준히 바뀌었지만, 홀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시적 자아의 쓸쓸한 모습만큼은 변함이 없다.
송종찬의 세 번째 시집 『첫눈은 혁명처럼』은 남도의 끝자락에서 만주, 러시아를 거쳐 대륙의 서쪽 끝 ‘호카 곶’으로 이어지는 역려의 흔적을 담고 있다. 1부는 러시아 체류 경험을, 2부는 한반도의 북방과 유렵 등지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시인 자신이 ‘대륙의 밀실’에 갇혀 서너 해를 보냈다고 말하듯이, 1부의 시편들은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과 백야, 끝없는 평원과 혁명의 흔적들을 배경으로 내밀한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188쪽

 

목차

머리말 4

1부
하나의 이름 그리고 가명과 별명들의 카니발 11
시선, 주체 그리고 심연의 현상학 -김명인론 32
감각과 기억 -정지용의 「時計를 죽임」과 김종길의 「성탄제」 읽기 49

2부
서정의 온도와 ‘온溫순順한’ 시 75
흔적과 성찰, 노래와 놀이 89
‘손’의 현상학 107
‘새로움’에 반하는 새로움의 세 방식 125
‘그늘’이 현상하는 세 가지 풍경 135
감각의 순례자들과 서정의 나침반 144
서정적 해후와 균열의 징후 153
감각의 언어와 난세의 서정 162
서정의 균열과 심연으로의 도약 170
미량의 슬픔을 현상하는 방식 177
홀로, 멀리 그리고 오래 가는 詩 188

3부
슬픔의 응결과 허정의 시세계 197
절망과 허무, 폐허의 시의식 209
관조와 성찰의 글쓰기 220
해방기 시의 정치학과 내면 풍경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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