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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화군滅火軍 불의 연인

정명섭 저 | 네오픽션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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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38230 / 452쪽 205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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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불처럼 뜨겁고 열정적인 판타지 역사 로맨스 조선시대 소방관 ‘영웅 멸화군’을 소환하다! 몽상(夢想) 이상(異常) 상상(想像) 사랑(愛)을 다채롭고 드라마틱하게 결합한 최고의 픽션 과거의 영웅, 초자연, 연애, 무용담 로맨스의 조건을 온전히 갖춘 『멸화군 불의 연인』 서구 문학의 역사에서 로맨스는 지금 여기와는 다른 아득한 시대나 장소를 배경으로 하며 초자연적인 요소를 포함한 중세의 기사모험담에 원천을 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문학비평용어사전』, 국학자료원, 2006년 1월, 캐나다의 비평가인 노드롭 프라이는 『비평의 해부』에서 소설과 로맨스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소설의 주인공이 사회성을 지닌 인간을 모델로 한다면, 로맨스의 주인공은 인간 심리의 원형과 본질을 반영한 ‘개성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로맨스의 인물은 공상 속에 존재하며, 몽상에 의해 이상적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보통 개성을 가진 영웅이나 악당이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과 악역을 담당한다. 덕분에 로맨스는 독자들의 이상과 상상을 투영하기 안성맞춤인 픽션의 한 유형으로 꼽힌다. 우리가 기사도 로맨스와 연애 로맨스의 대표작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주인공과 동일시될 수 있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학 비평가 황종연의 말에 따르면, 로맨스는 수많은 신들과 영웅들, 악당들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그들의 주요 무대는 현실이 아니라 현실이 추출한 원형이자 현실이 만들어낸 알레고리인 다른 시간과 장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로맨스는 과거와 이국적인 역사적 무대를 빌리는 경우가 많으며, 등장인물들 역시 화려하게 부활한 과거의 영웅들을 모델로 선택한다. 이렇듯 로맨스의 다양한 시각과 정의에 입각해볼 때, 『멸화군 불의 연인』은 그 조건을 온전히 갖춘 소설이다. 지나간 조선시대 배경에 초자연적인 존재인 ‘화귀’와 ‘불의 영웅’을 등장시켰다는 점, 이야기의 큰 줄기가 ‘영웅들의 모험’이라는 점, 작품 속 주인공은 평범한 사회적 인간이 아닌 개성적인 존재라는 점이 로맨스 소설임을 뒷받침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불에 지배당한 악당과 싸운다. 이 개성적인 인물들이 치열한 혈투를 펼치는 전개도 흥미진진하지만, 또 한편에서 그려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 요소다. 『돈키호테』와 같은 기사모험담과『마담 보바리』같은 연애담이 공존하는 한국판 로맨스 『멸화군 불의 연인』이다. 원한을 품고 화귀가 된 아버지 정의로운 멸화군으로 세상을 구하려는 아들 2대에 걸쳐 벌어지는 대단히 다채롭고 드라마틱한 이야기 이야기는 멸화군 길환의 사연에서 시작한다. 제1부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길환은 화귀와 싸워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영웅으로 태조 이성계의 신임을 얻어 멸화군을 진두지휘한다. 멸화군으로 활동하던 중 불길 속에서 연모하는 기생 홍연을 구하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궁궐에 불이 난 것을 핑계 삼아 궁 안으로 은밀히 무기를 가지고 들어온 역모 누명을 쓰고 처형당한다. 제2부는 길환의 아들 길우에 대한 이야기다. 길우 역시 멸화군으로 정의롭고 위엄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처형당한 아버지 길환이 원한을 품고 화귀가 된 반면, 아들 길우는 끝까지 인간을 돕는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를 처단하려는 아들의 분투가 생생히 펼쳐진다. 실존했던 조선시대 멸화군을 소환하여 영웅이라는 옷을 입히고, 아버지와 아들을 악과 선으로 대비했다. 인간에게 원한을 품은 탓에 악인이 된 아버지와 아버지인 줄 알지만 세상을 위협하는 악인이기에 처단하기로 결심한 아들의 가슴 아픈 싸움. 2대에 걸쳐 전개되는 이야기는 점점 다채로운 사건들로 풍성해진다. 태조 이성계에서 태종 이방원의 실제한 역사 속에 가미된 길환과 길우의 이야기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증오와 두려움, 자포자기와 같은 인간의 마음을 ‘화귀’로 대변한 주제의식 영웅이었으나 화귀가 된 길환에게 주목하자. 그는 처형당하는 마지막 순간, 인간에 대한 증오를 품었다. 죽음이 두려웠다.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생을 포기하며 화기를 집어삼켰다. 그러고 나서 화귀가 되었다. “태초에 불과 물이 존재하고, 균형을 이룬 것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탐욕스러워지면서 그 균형이 깨지게 되었지. 나는 인간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해줄 생각이다.” 화귀가 된 길환이 아들에게 한 이 말 속에 이 소설의 주제의식이 깃들어 있다. 인간의 악한 심리는 마음의 균형감을 깨뜨리는 ‘화귀’ 와도 같다. 선한 마음은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지만, 나약함에 빠지는 순간 불에게 영혼을 빼앗긴다. 조선시대에 펼쳐진 정치 세력 싸움의 희생양인 길환이 화귀가 된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폄하할 수만은 없다. 우리 역시 그 시대 그 상황에 처하면 그와 같이 증오, 두려움, 자포자기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누명을 쓰고 처형당하는 순간, 의연하게 마음의 균형을 가질 수 있는 인간이 되기란 쉽지 않다. 길환이라는 존재에게서 연민이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위기의 순간 모든 것을 앗아가는 ‘화귀’가 될지도 모르는 ‘나’가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정명섭
저자 _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이야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아울러 인간과 역사가 들려주는 잔혹하고 은밀한 뒷이야기들을 사랑한다. 2006년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추리소설 『적패 1~2』 를 발표했다. 종군기자 출신인 태상호 작가와 함께 밀리터리 스릴러 『케이든 선』을 공동으로 집필했고 『김옥균을 죽여라』 『폐쇄구역 서울』 『좀비 제너레이션』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별세계 사건부』 등을 출간했다. 이 중 『폐쇄구역 서울』은 프랑스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Daum에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티스토리 7인의 작가전에 ‘붕괴’를 연재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 상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한국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단(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책 속에서

“결(結)!”
그러자 능원신물은 기둥에 붙잡히기라도 한 것처럼 꼼짝하지 못했다.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불똥을 떨어뜨리던 능원신물은 길환이 쏜 화살에 머리를 맞고는 그대로 소멸해버리고 말았다. 군배는 동전으로 엮은 채찍을 휘둘러서 구석에 숨은 능원신물을 끌어내고는 소멸환을 던져서 없애버렸다. 태우는 범어가 새겨진 목검으로 덤비는 능원신물을 토막 내버렸다. 화귀들이 사라지자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길도 누그러졌다. 세 사람이 나란히 밖으로 나오자 구경하던 상인들이 박수를 쳤다. 멸화군들이 남은 불길들을 정리하는 사이 날이 밝아왔다.
_‘제1부-만남’에서, 40쪽.

온몸이 뜨거웠지만 큰 상처를 입은 것 같지는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는 그녀를 토닥거렸다.
“다행입…….”
그 순간, 고개를 든 그녀가 흉측하게 녹아버린 오른쪽 뺨을 부여잡은 채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길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널빤지를 부수면서 불붙은 조각이 얼굴에 달라붙은 것이다. 늙은 기생을 비롯한 동료 기생들이 통곡하면서 울음바다로 변해버렸다. 당황한 길환은 뒷걸음질로 물러났다.
_‘제1부-인연’에서, 56쪽.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자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몸이 바닥에 닿을 무렵 그는 금지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이마에 새긴 문신에서 빛이 났다. 순백의 빛은 연못에 고여 있던 붉은 화기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연못에 빠진 길환을 찾기 위해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금위군들은 연못이 부글거리며 끓어오르자 기겁을 했다. 의식이 차츰 사라져가던 것을 느끼던 길환은 잊어버렸던 존재가 떠올랐다.
‘내 아이…….’
_‘제1부-종말, 혹은 새로운 시작’에서, 131쪽.

대화재 이후에 크고 작은 불들이 있긴 했지만 화귀들의 소행은 아니었지.”
“사라진 게 아니라 조용히 힘을 길렀던 것이군요.”
길우의 이야기에 군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서 두렵단다. 화귀들은 절대로 숨어 지내지 못하거든. 그런데 그 오랜 세월 동안 조용히 힘을 길렀다는 건 분명 엄청난 힘을 지닌 존재가 있다는 이야기지.”
_‘제2부-이십 년 후 인연’에서, 234쪽.

“그놈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이냐? 한양? 아니면…….”
분에 못 이겨 말을 잇지 못하는 태종에게 철가면이 말했다.
“화귀들이 태우는 건 집과 건물들이 아니오. 그걸 짓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지. 불은 증오와 두려움, 그리고 자포자기가 섞여 있는 인간의 마음을 밑거름 삼아서 세력을 키운다오.”
“사람들의 마음을 태운다는 말이렷다.”
“그렇소이다. 그것이 불과 사람의 운명이라오.”
_‘제2부-어둠을 걷다’에서, 339쪽.

“붉은 구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핏빛 구름이 점점 사라져가면서 그 자리를 먹구름이 채워갔다. 태종을 비롯한 금위군들은 꼼짝 않고 다가오는 먹구름을 바라보았다. 마침내 기다리던 비가 쏟아졌다. 인왕산의 발아래에 있던 한양에도 비가 뿌려지는 것을 본 태종의 얼굴에 안도감이 서렸다. 그걸 지켜보던 충녕대군이 조용히 말했다.
“마침내 비가 내립니다. 아바마마.”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그러니 이건 비가 아니라 피나 다름없느니라.”
_‘제2부-불타는 산’에서, 442쪽.

 

 

목차

제1부
만남
인연
상처
음모
종말, 혹은 새로운 시작

제2부
이십년 후 인연
붉은 달
불의 길
폐허 위에서
어둠
두번째 길
대결
어둠을 걷다
징후
불타는 산
또 다른 시작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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