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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345335 / 220쪽 172 x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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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는 곧잘 죽고 싶어졌다” 어느 18세 소년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가만히 두면 알아서 지나갈 일인데, 마치 그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져서 숱하게 괴로워했던 그때의 순간들과 결과적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던 그때의 무수한 선택들. 지금 이 순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당장 내일에도 제일 중요한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일은 얼마든지 새롭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너무 목숨까지 걸어가며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질풍노도의 시기들. _ 작가의 말 중에서 “한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 절…. 그러니 사랑해줘 너의 시절을.” 『서촌의 기억』으로 낭만과 슬픔의 시간여행을 선사한 작가 안채윤이 두 번째 소설을 출간했다.『소년기』는 일찌감치 삶의 무력감에 빠져 죽음을 시도한 18세 소년, 준경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다 ‘쿨하지’ 않으면 어딘지 촌스럽다 여겨질 법한 지금의 트렌드 속에서 준경의 선택은 어쩐지 삶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기보다 지나치게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했기에 나타난 결과 같다. 가족들이 입에도 담기 싫어하는 그 봄날의 사건을 시작으로 시간은 잘도 흘러 여름, 가을, 겨울로 넘어간다. 그리고 다시 봄, 여전히 죽음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준경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는데…. “좋을 때야. 소중하게 여겨. 정말 찰나에 지나가는 시기니까. 그땐 매 순간 인생이 바뀌어. 지금도 너의 인생은 바뀌고 있을걸?” (…) “그 뜻이 아니야. 스무 살부터의 인생은 돌아갈 수 있는 기회와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몇 번도 기회를 만들 수 있지. (…) 하지만 10대 시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인생에 딱 한 번. 오직 그때 그 순간뿐이야. 고3이 싫다고 다시 고1이 될 수 없고, 나이가 같은 친구들끼리 같은 추억과 같은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오직 그때뿐이지. 대학만 가도 같은 학년에 동갑 친구는 얼마 없어. 다들 재수하고 삼수하고 군대 다녀와서 복학하고. 내 친구는 대학 졸업 때 제 나이에 졸업하는 유일한 졸업생이었대. 다들 휴학하고 취업하고 하니까…. 그래서 소중한 거야 고등학교 시절이. 한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절…. 그러니 사랑해줘 너의 시절을.” _본문 중에서 저자 안채윤이 말하는 소년기는 소년 시절을 말하지 않는다. 소년‘기(期)’가 아니라 소년‘기(記)’를 말하는데, 소년 시절을 아우르기보다는 어느 소년의 한 시절에 대한 기록을 말하고자 함이다. 『소년기』는 자살을 시도했다 실패하여 다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준경을 통해 보여준다. 살아 있는 한 삶은 그 순간 순간 생생한 한 장면으로 포착되고 나아간다는 것을. ‘작가의 말’을 통해 저자는 말한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절망하여 삶의 밑바닥까지 꺼진 순간에도 무심히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괜찮아져 있을 거라고.
P.28 : 어느 쪽으로 그려봐도 암울하기 짝이 없는 미랜데 그걸 위해 열심히 공부까지 하는 건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그만둔 거다. 조금이라도 덜 억울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덜 비참하기 위해. 열심히 했지만 이룬 것이 없다보단 처음부터 한 게 없으니 이룰 것도 없다는 쪽이 훨씬 나을 테니까.
P.43 : 왜 하고많은 것들 중에 하필이면 죽음에 온 정신이 팔려 있냐 너는! 왜 모두가 널 걱정하게 만드는 거야! 왜 엄마도 아빠도 나도, 온 가족이 네가 죽을까 봐 전전긍긍 눈치만 보게 만드냐고 왜! 그거 정말 잔인한 취미인 거 알아? 살기 싫으면 그냥 놀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놀아. 그냥 숨만 쉬어달란 말야.
P.47 : 그리고 아버지는. 생전 그런 적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매일 슈퍼 문을 닫고 귀가하시는 자정 즈음에 꼭 내 방문을 열어 나의 생사를 확인하시는 버릇이 생겼다. 아버지가 방문을 열었을 때 마주하시는 풍경은 늘 똑같다. 지금처럼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는 이 모습. 가끔 등을 돌리고 자는 척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안심이 안 되시는 건지 꼭 내 얼굴 가까이로 오셔서 숨소리를 듣고 가곤 하셨다. 그게 부담스러워 나는 되도록이면 아버지가 오실 즈음엔 최대한 깨어 있으려 노력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