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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그리고 침대

전여운 저 | 학이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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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1156 / 152쪽 210 x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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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루터는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펜을 들고, 그리고 써라” 고 했다. 시집에는 가짜 뉴스와 거짓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혼자만의 세계로 숨어드는 지독한 이기주의에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고시텔과 원룸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24시간 불을 밝히는 편의점이 골목마다 자리 잡고 있는 이 고독한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은 다름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 ‘너’에게로 닿을 수 없는 기막힌 현실을 시인은 노래한다. 시인은 시를 매개로 삶을 즐기고 성찰한다. 시인의 이런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참으로 미덥게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더 많은 타인을 자신의 가슴으로 들어오게 하고, 그만큼 세상을 넓게 발화시킨다. 그래서 그의 시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사물과 현상을 읽어내는 시선의 구체성과 심오함이 느껴진다. 시인은 가정을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독자들이 생각하게 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전여운
전여운
대구출생.
2016년 대구문학 신인상 수상.





머리말

자서


당신이 지나간 자리
시집 한 권 묶어
긴 긴 밤 잠들지 못한
너의 눈물 한 방울
닦아주고 싶었다
겨울 아침
뜨뜻한 유자차 한 잔 마시면서
거울처럼 마주 보며 웃고 싶었다
아, 이슬에 젖는 밤이 오면
달과 별과 악수하고 싶었다
호탕하게 웃다가
밤새도록 허물없이 부둥켜안고

오는 이 시집 당신 손에 쥐여 드리고 싶다

책 속에서

밥 그리고 침대


시장기를 따라오던 음식 냄새가 문 앞에서 사라져버린 것과
입안 그득하게 고이던 침이 말라버린 것은
어긋나버린 자율신경 탓일 게다

창밖은 어둠이 점령한 지 벌써 오래,
눈동자가 유난히 추워 보이는 길고양이를 밖에 버려두고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면
비어버린 옆구리가 시려 오는 오늘 밤은 따스해질까

침대에 누워 시트를 걷어차며
천장에 차려놓은 동래파전과 막걸리로 쪼그라진 배를 달래면
혓바닥을 끌어당기는 울대,
꿀꺽거리는 것에 대해 무관심한 표정을 짓기로 한다

냉장고를 꽉 채운 음식은 말라가고
개수구에 내갈긴 오줌 냄새에 익숙해질 때
쓰레기통을 뒤지는 시궁쥐의 눈동자와 마주한
어두운 밤은 더욱 나를 윽박지르고

술 취한 사내들의 목소리가 쩌렁거리던 골목
아침이면 사라지듯
난 두 팔을 쭈욱 뻗어보면서
어제와 같은 오늘이… 하고 중얼거릴 것이다

목차

1. 끄응
새벽, 누우 떼처럼/끄응/마추픽추의 꿈/봄 몸살/문 밖에 서성이는 생生에게
부재론不在論/미스 김 할머니/우리 집 백구/난청지대/도심에 물든 달/
기러기 날다/국밥 한 그릇/불러도 안 간다/천녀의 노래/청개구리 우는 밤/
고비사막에는 길이 없다/발톱

2. 버려진 고무신
바람꽃/봄/사월에 부치는 편지/비 오는 날 너의 곁에 난 낯설다
버려진 고무신/실연기/여름의 기억/ㅅㄹㅎ/지심도只心島/슬픈 이름
오늘도 아내는 오지 않는다/가을이 오기 전에/소나기/자화상
휴일/겨울밤/치술령에서

3. 우리가 피곤한 까닭은
공 십 약국/실종신고/늑대와 여우/시월/뾰족구두/에라이 10번이다
학생부군신위學生父君神位/일촉즉발/이소/벽/24시간 편의점
사진처럼 만들어 드립니다/껍데기/피곤한 까닭/설사
취업일기/함바집 바람벽에 기대어/낙하주의

4. 밥 그리고 침대
식탁 위의 정물/기도하는 나무
아직도 통화중/묵시록/기억과 기억 사이/늦가을 오후/도시 끝에서
고비사막에 어둠이 내리면/획劃/강의 노래/밥 그리고 침대/보호자 아니야
어묵 국물/막이 내리면/빈 집에 들면/대낮의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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