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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9428677 / 38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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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네가 여은이 대신 입궁을 해 줘야겠다.”
불길한 쌍생아로 태어나 별채에서 존재조차 지워진 채 살아온 혜아.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아비 민무영에 의해 가족 같던 몸종과 이름을 잃고,
가짜 황후로서의 황궁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리 감정을 감추지 못하면 금방 죽습니다, 황후.
이곳은 궁입니다. 감출 것이 있거든 목숨을 걸고 감추세요.”
우매하여 민무영의 손에 휘둘린다고 알려진 연나라의 황제, 제윤.
그러나 혜아는 똑똑히 보았다.
우황의 가면 뒤에 숨겨진 위엄과 총명함을.
“이제 감추지 않을 것이니 더 이상 제게서 가면을 찾지 마십시오.
신첩 또한 폐하의 그 견고한 가면을 들추려 애쓰지 않겠습니다.”
무영에게 소중한 이를 잃은 아픔을 가진 두 사람.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어 서로를 알아본 제윤과 혜아는
아직 끝나지 않은 무영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서로를 마주하는데…….
(1권)
혜아가 닫혔던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그녀의 손을 확인했다. 제윤의 말마따나 혜아의 손이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었다.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몸의 반응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혜아는 곧바로 몸을 일으키고 떨림을 멈춰 보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내가 그리도 싫습니까? 내가 초야에 소박맞는 새신랑이 될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이 없는데.”
“아닙니다, 아닙니다,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더 다치지 않기 위해, 더 들키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벌였던 행동이 독이 되어 돌아오자 혜아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다급하게 제윤의 소맷자락을 붙잡아 봤지만, 제윤은 짓고 있던 안타까운 표정을 싹 지워 내고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혜아의 귓가에 바짝 다가갔다.
“이리 감정을 감춰 내지 못하면 금방 죽습니다, 황후. 이곳은 궁이 아닙니까.”
섬뜩하리만큼 차가운 제윤의 목소리에 순간 혜아의 움직임이 멎었다. 미친 듯이 떨리던 손도, 미친 듯이 뛰던 심장도 모두 제자리를 찾았다.
가면의 한 꺼풀이 벗겨진 제윤의 모습이었다. 혜아가 가장 처음 눈에 담았던 그 모습은 아니지만, 분명 궁의 모든 이에게 보여 주던 가면의 모습은 아니었다.
“감추려거든 목숨을 걸고 감추세요. 그래야 목숨을 걸고 드러내려는 쪽에서 가치를 느끼지 않겠습니까.”
바닥에 닿아 헝클어진 매무새를 정리한 제윤은 눈가가 젖은 혜아에게 가볍게 웃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