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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943122 / 600쪽 150 x 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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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을 깨라!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도 정치 과정을 장악한 군계일학의 리더가 존재한다거나 존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한 리더”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강함을 추앙하고 약함은 부정적인 것,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본다. 강한 리더가 곧 바람직한 리더라는 공식이 오늘날 ‘강한 리더라는 신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라면, 리더의 강한 이미지가 대부분 교묘한 책략이나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신화의 또 다른 일면이다.
현대 정치 리더십 연구의 권위자인 옥스퍼드대학 아치 브라운 교수는 이 책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샤를 드골,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둥, 미하일 고르바초프, 마거릿 대처 등 현대사에 이름을 새긴 강한 리더들의 신화를 뒤집는다.
20세기에 권위주의 통치를 경험한 한국의 국민들은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 구세대 중에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독재자’ 박정희 시절에 향수를 품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 한국에서는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독재에 비해 민주주의가 가진 많은 장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 안정된 리더십은 바람직하며, 강력한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의회와 국민이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정부가 법의 범위 안에서 작동할 때, 행정부가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권력의 개인화는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과대망상을 조장하고, 내각의 동료 정치인에게 복종과 자기 검열을 요구하고, 강한 리더가 되라고 부추기는 추세에 우리가 동조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각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내키는 대로 우회하는 정부 수반, 자신의 결정에 도전하면 장관들마저 자리에서 쫓아내는 리더를 염원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면밀한 검토 앞에서 항상 무너지고 만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빌 게이츠 추천_2016년 올해의 책] 무엇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가 by 빌 게이츠 역사를 제법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아돌포 수아레스라는 인물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아치 브라운 교수의 이 매혹적인 책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수아레스가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리더였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유형의 리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1975년 프랑코 장군이 사망한 후 스페인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그들은 거의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피를 ... [빌 게이츠 추천_2016년 올해의 책] 무엇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가 by 빌 게이츠 역사를 제법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아돌포 수아레스라는 인물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아치 브라운 교수의 이 매혹적인 책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수아레스가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리더였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유형의 리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1975년 프랑코 장군이 사망한 후 스페인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그들은 거의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피를 흘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익 프랑코 정권 출신이었던 수아레스도 협박과 배제를 통치의 도구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좌파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협상과 설득, 그리고 매우 노련한 연립 형성을 통해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와 다원주의의 중요성을 납득시켰고, 군부 쿠데타를 막아내 결국 스페인에 입헌군주제를 정착시켰다. 또한 수아레스는 민주적 정당 정치를 도입하기 위해 프랑코가 만들어놓은 의회 기득권 세력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리더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기술은 없을 것이다. 수아레스의 이야기는 브라운의 책을 이끌어가는, 또한 이 책의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여러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 리더십에 관한 대부분의 책이 연대기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에 따른 리더의 부침을 뒤쫓는다. 반면 브라운은 세상을 발전으로 이끈 혹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긴 한 개인의 자존심, 동기 및 행동 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개성과 경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는 방식을 취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은 현대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과제와 우리가 그 과제의 해결을 위임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브라운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이미 제목에 암시되어 있다. 오늘날까지도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한―권력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의사 결정을 자신의 뜻대로 펼치는―리더가 반드시 좋은 리더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브라운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한다. 좁게는 기업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넓게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위임하고, 협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브라운은 성공한 리더를 두 개의 범주로 분류했다. ‘재정의형 리더’는 이미 만들어진 중심을 차지하는 대신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중심을 옮겨 와서 정치의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는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린든 B. 존슨이 여기에 포함된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과 존슨이 빈곤 퇴치와 시민권 향상을 위해 쏟은 헌신은 미국 사회에 중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이들이 강한 리더였다고 생각하며, 여러 면에서 이 생각은 옳기도 하다. 그러나 브라운은 다른 면을 보여준다. 미국 정치 체제의 고도화된 견제와 균형 기능 때문에 루스벨트나 존슨조차도 의회를 통치할 힘까지는 부여받을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은 정부와 국민이 자신의 계획을 이해하고 지원하도록 설득해서 의회를 통합하고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다음은 ‘변혁적 리더’이다. 이들은 정치 또는 경제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이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은 빈번하게 정치·경제 체제를 재형성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오늘날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브라운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마지막 변혁적 리더는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변혁적 리더들은 수아레스처럼 나라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브라운은 이 범주의 예로 샤를 드골, 미하일 고르바초프, 덩샤오핑, 넬슨 만델라를 든다. 강한 리더십과 좋은 리더십을 동일시하려는 압도적인 경향은 그 증거를 멀리서 찾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 브라운의 말대로, 당신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한 지도자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리더의 ‘강함’이라는 자질이 종국에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보통의 경우 그것은 잘못된 결정에 도달하며, 최악의 경우 엄청난 고통과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강함’은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유일한 사람이자 그것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런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는 대개 남성이었다―라는 리더 자신의 믿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마오쩌둥 등)의 예를 고려할 때 ‘강한 리더’가 훌륭한 리더라는 신념이 갖고 있는 위험성이 분명해진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미 악명이 높지만, 이 리더들의 부상과 통치에 대한 브라운의 통찰력 있는 분석은 읽어봐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위의 네 사람과 정반대 방향에 서 있는 리더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당신이 알고 있던 현대사 바깥의 세계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이 리더들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거나 정책 결정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따라서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정치 리더십에 관한 책이지만, 독자들은 리더십 전반에 대해 훨씬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기업과 재단을 운영하면서 리더가 독단적 결정을 내릴 때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위험한지를 직접 경험했다. 반면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할 때 결과가 얼마나 훌륭했는지도 알고 있다. 좋은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문적인 조언을 마다하지 않으며, 반대자들을 불러들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 재단은 국제 보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다보면 리더가 제아무리 강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가령 소아마비 퇴치 활동을 생각해보자. 수십 년 동안 소아마비는 인도를 황폐화시켰다. 최근까지도 인도는 영토가 너무 넓고 농촌 공동체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가난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2년, 인도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 편견을 깨트렸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예방 접종 캠페인에 200만 명의 자원 봉사자, 여러 지역 사회의 리더들, 일선 의료진들이 합세했다. 유니세프는 이들이 조직화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백신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로터리클럽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있는 나의 동료들도 추가 지원과 전문 지식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이 노력이 바로 수아레스 같은 유형의 리더들이 보여준 리더십의 특징이다. 협력, 겸손, 그리고 경청 말이다. 정치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든,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브라운의 분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내용] 정치란 무엇일까? 권력이란, 그리고 리더십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는 정치를 권력자 한 사람이 행사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그 국민을 위해 정치를 행사하는 제도’인 민주주의가 정착되었지만, “짐이 곧 국가다”라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단지 정치가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 ‘푸틴의 러시아’, ‘메르켈의 독일’, ‘시진핑의 중국’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
민주주의 체제에서 ‘강한 리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강한 리더가 과연 무엇인지는 다양하게 규정할 수 있겠으나, 보통 권력을 한 손에 쥐고 광범위한 분야의 공공 정책과 자신이 속한 정당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리더를 뜻한다. 나는 민주주의 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 혹은 그 둘 사이의 혼합형 등 정권의 형태를 막론하고 큰 권력을 행사하는 리더일수록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통념이 착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유능한 정부는 필요하지만, 절차도 중요하다. 리더가 본인이 뭐든 제일 잘 안다고 확신하여 절차를 무시할 때, 문제가 생기고 때로 이는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 정당한 법적 절차란 관련 부서를 책임지는 고위 정치인들을 모두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법치 국가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국회와 국민에 대해 민주적 책임을 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_16쪽
민주주의에서 집단 지도 체제는 정당에 의해 운영된다. 비록 정당이 욕도 많이 먹고 당원 수도 지난 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나라에서 크게 감소했지만, 어느 정도의 정책 일관성과 상당한 정치적 선택지를 제공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민주주의 작동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만일 유권자가 정당이나 정책이 아니라 특정 리더에게 표를 준다는 통념이 사실이라면, 정부 수반의 보좌관들이 집권당의 고위 인사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통념은 아무리 좋게 봐도 지나친 단순화이다. 민주적 총선을 리더 개인에 대한 선거로 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잘못된 분석이다. _28쪽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권과 독재 정권, 정직한 정부와 부패한 정부, 효율적인 정부와 비효율적인 정부의 차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복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부를 이끄는 리더가 무엇을 하는지, 그들의 행동과 통치 방식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가 면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제도적 권력은 리더의 잠재적 영향력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권력의 수단을 손에 넣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_41쪽
리더의 역할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때 특히 중요하다. 민주적 가치에 대한 리더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가 정치적 혼란기에 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했던 경우가 적지 않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변혁적 리더였지만, 그와 그의 국내 조력자들은 힘든 싸움을 해나가야 했다. 고르바초프가 추진했던 급진적 변화에 반대하는 강력한 기득권이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러시아 정치 문화의 특정 요소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화적 요소들은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지도자들의 통치 기반을 이뤘고, 소련 말기에 도입됐던 정권 최상부의 권력 제어 장치들은 민주주의적 외형만 남고 실체는 대부분 제거되었다. _79쪽
중앙 행정부의 권력은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그 힘을 대통령이나 총리가 함께 누려왔다. 그러나 비록 일부 권력자들이 뻔뻔하게 자신의 패권을 주장할지언정, 대외 정책 분야를 제외하고는 지난 백 년 동안 정부 수반 개인의 권력이 장관이나 다른 정부 고위 인사들과 비교할 때 점차 더 강해졌다고 주장할 근거는 충분치 않다. … 로이드 조지, 네빌 체임벌린,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처럼 민주주의 정부의 수반직을 개인적 헤게모니와 동일시했던 총리들은 무거운 정치적 대가를 치렀다. 함께 정부를 운영하는 동료들을 적으로 돌린 결과, 국민의 손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동료들의 손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종말을 맞았다. _153~154쪽
대처는 통치 스타일로 인해 결국 총리 자리에서 밀려났지만(1990년 대처 내각 전체가 그녀에게 총리로서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덕분에 대처를 단순히 재정의형 정부의 수장이 아닌 재정의형 리더로 구분하기가 쉬워진다. 대처가 정치 토론의 의제를 바꾸고,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의 한계를 바꿔놓고, 급진적인 변화를 도입했다는 사실은 대처 정책의 비판자와 지지자를 불문하고 대체로 동의한다. 대처는 논란을 초래하는 리더였으며, 잉글랜드에서는 여론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스코틀랜드에서는 특히 미움받았다. 대처는 궁극적으로 각료 대부분의 지지를 잃었고(그들과 협력하지 않은 결과다), 대처 이후의 보수당은 이전 수십 년간에 비해 더욱 분열되었다. 그녀가 처음 총리직에 올랐던 1979년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한 가지는 그녀가 서유럽보다 동유럽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들고 모스크바, 프라하, 바르샤바에서 인기를 얻은 반면 본, 파리, 브뤼셀의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_182쪽
독일이 계속 브란트가 서독 총리가 되기 전과 같은 위협으로 남아 있었다면 크렘린 지도부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용인하고 1990년 독일 통일을 묵인했을 리 없다. 대중에게 가장 생생하게 기억되는 브란트의 이미지는 그가 유대인 게토 봉기와 홀로코스트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폴란드계 유대인을 기리는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하는 모습이다. … 브란트는 이렇게 회고한다. “독일 역사의 나락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의 무게 아래서, 나는 인간이 말로는 더 이상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당시 한 언론사 기자도 이런 적절한 표현을 남겼다.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꿇지 않은 모든 자를 대신해서,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는 자가 무릎을 꿇었다.” 파시즘에 대한 저항과 전후 분단 국가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브란트는 독일의 민주주의를 강화시켰다. _202쪽
1990년 봄 소련은 더 이상 공산주의 체제가 아니었으며, 정치적 다원주의, 점점 더 성장하는 시민 사회, 독단을 대체한 법치의 발달, 그리고 빠르게 진전하는 민주화 등의 특성을 가진 사회로 변모했다. 한마디로 정치 체제가 완전히 바뀌었다. 페레스트로이카 첫 4년간은 고르바초프가 정치 어젠다의 급진화를 위해 강경파를 견제하면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버릴 수도 있는 내부 쿠데타를 막았던 ‘위로부터의 혁명’ 단계였다고 할 수 있다. _256쪽
많은 나라에서 공산주의자들이 규모에 비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념적 확신과 위계적이고 훈련이 잘된 조직의 힘이 있다. 그런데 공산당이 전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정권을 장악한 경우가 드물었던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 혁명 운동은 두 가지 자산을 더 갖고 있었다. 먼저 아시아의 공산주의 세력은 새로운 사회・경제 질서를 이룩하기 위한 혁명을 제국 통치로부터의 국가 해방과 결합시켜 더욱 많은 국민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또 다른 강점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 계급인 저학력(혹은 무학력) 농민층의 호응을 받았다는 점이다. 농민들의 고충과 바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혁명적 변화는 산업 노동 계급으로부터 나온다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신념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을 의미했다. _326쪽
결국 2013년 7월 초 정부를 전복하고 무르시를 체포한 군부 쿠데타가 벌어졌는데, 이란 사회 각계는 쿠데타를 광범위하게 지지했다. 인기 없는 독재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이, 혁명이 배반당했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르시의 통치 방식과 이후 그가 권력에서 밀려난 방식을 보면,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들(특히 스페인)처럼 협상과 절충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규정하는 ‘협정 체결’ 과정의 장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 상당히 민주적으로 진행된 대선의 결과를 자신들의 손으로 뒤집어놓고서 어떻게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집트 최대 규모의 사회 운동인 무슬림형제단을 불법화하는 것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_358~359쪽
전체주의 정권은 보통 집권당과 리더에 의한 절대적인 통제라는 목표를 정당화하기 위해 영광스러운 미래, 새로 도래할 황금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또 그것이 (소련, 이탈리아, 독일에서 그랬듯이) 적어도 얼마간은 국민 상당수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을 정당화하는 좀 더 평범한 이유로는 그들이 질서를 제공하며, 안정된 정부의 바탕이 된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을 원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질서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매혹적이다. 사람들이 독재 정권이 제공하는 ‘질서’의 반대편에는 내전과 무정부 상태뿐이라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많은 이들이 기꺼이든 마지못해서든 당국을 지지할 것이다. _420~421쪽
이라크 침공 준비 과정에서 영국의 블레어와 미국의 체니, 럼즈펠드, 그리고 궁극적으로 부시가 정보를 해석했던 방식은 ‘조기 인지적 종결premature cognitive closure’의 좋은 예다. 믿음은 현실을 단순화하고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을 형성한다. 믿음은 불편한 사실을 걸러내는 체이자, 기존 신념에 반하는 정보보다는 이미 가진 확신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이도록 하는 구조물이다. 만일 정부 수장(체임벌린이든, 이든이든, 아니면 블레어든)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누구와 상의하든 자신의 믿음이 강화되기만을 원한다면, 그는 자기기만과 착각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_490~491쪽

한국어판 서문 8
|서문|
개인 리더십과 집단 리더십 27
트루먼 사례 34
리더십과 권력 38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 선택하기 43
|1장 맥락 속에서 살펴본 리더|
정부와 리더십 사상의 진화 52
영국의 ‘예외주의’ 58
미국 헌법과 그 유산 60
프랑스 혁명 63
민주주의의 진화와 민주적 리더십 65
문화적 배경 70
정치 문화 73
심리적 차원 82
리더십 제도 88
리더와 정당 93
리더와 정부 형태 97
|2장 민주적 리더십 : 신화, 권력, 스타일|
리더와 선거 결과 104
영국 선거 결과에 당 대표가 미치는 영향 110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했나? 116
미국 대통령직에 가해지는 제약 117
미국 대통령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2
영국 총리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9
처칠과 애틀리 131
맥밀런 총리 145
대처와 블레어 148
|3장 재정의형 리더십|
재정의형 리더 : 미국 대통령의 사례 158
프랭클린 D. 루스벨트 158
린든 B. 존슨 164
로널드 레이건 - 재정의형 리더? 170
영국의 재정의형 리더 171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영국 자유당 내각 172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노동당 정부 175
재정의형 리더 마거릿 대처 178
중요한 혁신을 이룬 영국 정부들 185
앨릭 새먼드와 영국 해체 가능성 191
전후 독일의 재정의형 리더 194
콘라트 아데나워 196
빌리 브란트 199
헬무트 콜 203
그 밖의 재정의형 리더 207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210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212
타이완의 사례 214
|4장 변혁적 정치 리더십|
샤를 드골 223
아돌포 수아레스 234
미하일 고르바초프 243
설득의 힘 252
덩샤오핑 260
넬슨 만델라 267
변혁적 리더와 영감을 주는 리더 275
|5장 혁명 및 혁명적 리더십|
혁명의 특징과 결과 287
멕시코 혁명 290
1911-12년 중국 신해혁명 295
아타튀르크와 터키 혁명 303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07
1917년 러시아 혁명 307
동남부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17
아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323
중국의 공산 정권 323
호찌민과 베트남 공산주의 세력의 집권 326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킬링필드 331
북한 - 김일성의 집권 333
쿠바 혁명 334
동유럽 공산주의의 종말 - 혁명이 아니었다 342
리더 없는 혁명 347
이란 혁명 348
21세기의 아랍 혁명 351
|6장 전체주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
스탈린 독재와 소련의 과두정 369
중국 - 개인 통치 대 과두 통치 378
마오쩌둥부터 덩샤오핑까지 384
공산주의 체제의 리더 391
피델 카스트로 정권 397
극단적인 북한 401
파시스트 체제의 리더 402
무솔리니 403
히틀러의 정권 장악 408
독재 정권의 신화 418
|7장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 실패 사례|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리더의 대외 정책 착오 429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계산 착오 429
스탈린의 뒤섞인 현실주의와 망상 434
중국과 소련의 독재자와 과두제 통치 집단의 대외 정책 440
영국 ‘강한 리더’의 자기 기만 450
체임벌린과 유화 정책 452
이든과 수에즈 위기 461
블레어와 이라크 전쟁 470
이라크의 교훈: 정책, 과정, 그리고 ‘강한 리더’ 484
|8장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바람직한가?|
영국의 ‘나폴레옹식’ 통치? 503
리더와 정당 510
권위주의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리더십 518
감사의 말 522
옮긴이의 말 527
주 530
찾아보기 5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