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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고 싶어

원제 : Schön - Helenas größter Wunsch
시리즈 :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3]

야나 프라이 저 | 장혜경 역 | 지상의책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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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178604 / 220쪽 153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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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열일곱. 모두가 자신의 몸과 전쟁을 벌일 나이다. 자매 중 혼자만 아빠의 커다란 코와 턱우물을 물려받은 우리의 주인공 헬레나에게 그 전쟁은 특히 힘겹다. 이 책은 억지로 교훈을 강요하거나 불필요한 가짜 희망을 주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주인공을 자신의 몸과 화해할 수 있는 길로 이끄는 데 성공한다.”
-듀나(SF 작가, 영화평론가)

출판사 리뷰

17세 헬레나, 일생일대의 소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성형수술을 하겠어!” 헬레나가 성형수술을 원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계기는 사소했다. 짝사랑하던 남자아이가, 미술시간에 얼굴 스케치를 그려주던 반 친구가 무심코 헬레나에게 “특이하게 생겼다”라고 말한 것. 그때부터 헬레나는 스스로를 엄마와 언니, 친구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세상에서 꽁꽁 숨겨야 하는 ‘상처투성이’로 여긴다. “네가 어떻게 생겼든 널 사랑해”라는 엄마의 애정 어린 위로도, “넌 충분히 예뻐”라는 친구들의 응원도 헬레나의 귀... 17세 헬레나, 일생일대의 소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성형수술을 하겠어!” 헬레나가 성형수술을 원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계기는 사소했다. 짝사랑하던 남자아이가, 미술시간에 얼굴 스케치를 그려주던 반 친구가 무심코 헬레나에게 “특이하게 생겼다”라고 말한 것. 그때부터 헬레나는 스스로를 엄마와 언니, 친구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세상에서 꽁꽁 숨겨야 하는 ‘상처투성이’로 여긴다. “네가 어떻게 생겼든 널 사랑해”라는 엄마의 애정 어린 위로도, “넌 충분히 예뻐”라는 친구들의 응원도 헬레나의 귀에는 도무지 들어오지 않는다. 독일 청소년 소설 작가 야나 프라이는 《예뻐지고 싶어》에서 외모 때문에 자괴감과 세상에 대한 원망에 빠진 열일곱 살 소녀 헬레나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세상에 자기 자리만 없다고, 못난 외모 탓에 남자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소외당한다고 여기는 헬레나의 이야기는 십대 사춘기 아이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이런저런 고민들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살짝 독특한(?) 친구들이 헬레나 주변에 등장하고, 이미 세상을 떠났을 거라고 생각했던 친할머니와 만나게 되면서 헬레나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이런저런 사건을 통해 헬레나는 자신이 남들과 다른 턱과 코를 갖고 있지만 그만큼 강하고 아름다운 면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서서히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헬레나가 좋아하는 비틀스의 노래처럼 경쾌하게 박자를 맞추며 1악장, 2악장을 따라 피날레를 향해 달려간다. 가족과 외모, 우정, 사랑, 자존감……. 헬레나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고민을 정말 성형수술로 해결할 수 있을까? ▷▷ 이 책의 특징 대체 얼마를 내야, 무슨 수술을 해야 ‘인기’를 살 수 있을까? 십대들이 성형수술을 원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내 몸’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까? 얼굴을 고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 성장 과정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헬레나에게도 성형수술은 유일한 해결책처럼 보인다. 그런데 부모님을 비롯해 학교 선생님, 의사 선생님 등 주변 어른들은 도통 그런 마음을 몰라준다. 도리어 헬레나 마음을 알아주는 건 난생처음 만난, 이 코와 턱을 물려준 당사자인 할머니다. 할머니는 “나도 내 코와 친한 친구가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라고 말할 뿐, 다른 어른들처럼 너 자신을 사랑하라며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실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일이 벌어질 때마다 헬레나는 모든 책임을 할머니와 아빠에게 돌리곤 했다. 헬레나가 두 사람을 특히나 원망하는 까닭은 그들이 헬레나의 외모뿐만 아니라 가족을 해체시킨 데도 일부 책임이 있는 ‘트러블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아빠가 어린 시절 아무 말 없이 집을 훌쩍 나가버린 할머니,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서 엄마와 이혼해버린 아빠……. 헬레나는 자신이 가족을 무너뜨린 당사자들과 닮았다는 사실 때문에 더 절망하는 듯 보인다. 이처럼 소설은 성형을 간절히 원하는 헬레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줄 뿐, 무조건 비판하거나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성형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헬레나를 보며 이 책의 독자인 청소년을 비롯해 교사와 학부모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이 성형수술로 정말 얻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예뻐지고 싶다”는 헬레나의 간절한 바람은,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사랑받고 싶다”라는 속내를 담은 것이 아닐까. 가족이 해체되고 학교는 더 이상 완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예뻐지고 싶어》는 성형수술을 고민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헬레나를 통해 그 길을 보여준다. 외모와 신체로 평가되기 쉬운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나다움’, 즉 자존감을 획득하는 길을 함께 탐색한다. “네가 널 존중하면 다른 사람들도 널 존중할 거야. 아빤 널 사랑한다”라는 문자를 보고 헬레나는 ‘이건 또 무슨 헛소리’냐며 푸념한다. 하지만 슬쩍 노트 맨 뒷장에다 따라 적는다. 어쩌면 헬레나는 이 세상에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열일곱. 모두가 자신의 몸과 전쟁을 벌일 나이다. 자매 중 혼자만 아빠의 커다란 코와 턱우물을 물려받은 우리의 주인공 헬레나에게 그 전쟁은 특히 힘겹다. 야나 프라이의 《예뻐지고 싶어》는 억지로 교훈을 강요하거나 불필요한 가짜 희망을 주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주인공을 자신의 몸과 화해할 수 있는 길로 이끄는 데 성공한다. _듀나 SF 작가, 영화평론가 ‘예쁘다’와 ‘못생겼다’를 뛰어넘는 열일곱 인생의 반전 헬레나는 자신은 못생겼고 언니는 예쁘다고 철석같이 믿는다.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어도 절대 믿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보면 헬레나 같은 재주꾼도 없다. 하프를 연주하고 뚝딱뚝딱 방 안의 소품을 만들어내며 영어 작문 실력도 뛰어나다. 붉은 노을이나 비 내리는 창문 밖을 보면서 제법 멋진 시구를 떠올릴 때도 많다. 주변의 아름다움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멋진 자연 풍경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하나하나 짚어낼 줄 아는 관찰력을 갖고 있다. 이 정도면 감수성 넘치는 능력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헬레나는 정작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능력 많은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외모가 싫다는 이유 때문에 스스로의 장점을 모조리 부정한다. 친구들이, 가족들이 옆에서 이런 사실을 알려주려고 아무리 애써도 헬레나 귀에는 도통 들리지 않는다. 예쁜 것과 못생긴 것, 이 둘 사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헬레나는 상대의 첫인상을 보고 ‘예쁘다’ 혹은 ‘못났다’라고 판단하지만, 그 판단은 끝까지 고정되지 않는다. 소설 속 모든 등장인물에게는 저마다 반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기 많은 자디스는 독일로 전학 오기 전에 촌스러운 이름을 바꾸고 뭉툭코를 성형했다. 파티장에서 만난 못난이 야스퍼는 담배만 피워대는 날라린 줄 알았더니 의대에 입학한 수재인 데다 헬레나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처럼 보였던 아모스에게는 가족에게도 말 못할 슬픈 속사정이 있었다. 심지어 할머니가 오래전 집을 나간 이유도 할아버지의 외도로 생긴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닫혀 있던 헬레나의 마음은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른 이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상대의 이면을 발견하고 이해하다 보면 겉으로 보이는 미추(美醜)의 기준은 금세 무의미해지고 만다. 헬레나 역시 주변 사람들의 우정과 온기, 이해심과 도움, 그리고 대화에 힘입어 차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반전 뒤에는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이 필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헬레나에게는 타인의 반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할머니에게 받은 유산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의 출발점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작가 야나 프라이는 ‘공감’이라는 이름의 이 계기가 청소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로써 각자가 자신이 만들어낸 오류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에 필요한 관점을 넓혀가기를 소망한다. “원래 제일 예쁜 나이에 제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리 뜯어봐도 결점밖에 안 보이고. 그게 사춘기야.” 헬레나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스로 못난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얼마나

저자 소개

야나 프라이는 1969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다섯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글을 쓰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의 끝없는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역자 소개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바보들의 심리학》,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사랑의 코드》, 《오디세이 3000》, 《피의 문화사》, 《오노 요코》, 《누구나 혼자입니다》,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유럽의 역사》,《돼지개 죽이기》, 《느림의 발견》, 《마지막 사진 한 장》, 《세상의 모든 질문》, 《검은 여름》, 《파편》, 《우리는 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방황의 기술》,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 《세계사 로드무비》,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예술가의 여행》, 《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움직이는 법》,《주도권을 결정하는 한마디 말》 등 다수의 문학과 인문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1.
사실 딱 두 마디 말이었다. 나를 나로 볼 수 없게 만든 것은. 그 두 마디가 모든 것을 바꿔 버렸다. 나는 절대, 절대, 절대 그 말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처음은 작년 미술 시간이었다. (…)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림 모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더구나 헨리한테는. 머릿속에 솜뭉치가 가득 찬 것만 같았다.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내 자리에 앉아서 안절부절못했다. 왜, 왜, 왜 이런 한심한 짓을 시키는 것일까? 수학은 필요하다. 외국어도 필요하다. 괴테나 실러, 페터 한트케와 막스 프리쉬 같은 대작가들의 책도 읽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햄릿》도. 하지만 잘 부스러지는 얇은 목탄 연필로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짓은 필요하지 않다.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이다.
그 순간 헨리가 중얼거렸다.
“아, 코가 특이하게 생겨서 그리기 엄청 힘들잖아.”
그는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서 뺨에 검은 목탄 얼룩을 묻힌 채 엉클어진 머리로 스케치북을 무릎에 올려놓고 앉아 있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 느낌도 없었다. 아무 느낌도, 정말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본문 12~13페이지 중에서)

5.
세 번째로 엄마에게 질문을 던졌다. 엄마는 식기 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는 중이었고 나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온몸이 납덩이처럼 축 처져서.
“엄마, 엄마도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해? 나…… 못생겼어?”
나는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를 들으며 나직하게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연히 아니지.”
엄마가 대답했다.
기계적으로.
하긴 달리 뭐라고 대답하겠어? 딸한테 대놓고 이렇게 말할 순 없잖아?
그래. 맞아. 넌 못생겼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단다. 그래도 이 세상엔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더 많아. 굶주리는 아이들, 에이즈, 또 전세금을 올려 달라는 우리 집 주인…….
나는 온 세상이 미워서 내 방으로 들어가 세상과 담을 쌓았다.
(본문 40~41페이지 중에서)

12.
‘독일인 네 명 중 한 명이 성형을 고민한다…….’ 그렇다면.
가격은? 독일 가격. 외국 가격. 4000유로. 7000유로. 3000유로.
아, 폴란드는 싸다. 코 교정 2000유로.
링크를 보니 바르샤바의 한 개인 병원에서 루친스키 박사가 할인 가격으로 수술을 한단다.
‘수술 후에는 아물 때까지 코에 부목을 댑니다. 눈이 부을 수도 있습니다. 부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며칠이 걸립니다. 부목은 약 8일 후에 제거합니다. 상태에 따라 추가로 코 내부에도 며칠간 부목을 댈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호흡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실밥 제거는 하지 않습니다…….’
안내문 밑에는 폴란드 의사 루친스키 박사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2000유로라.”
나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그동안 용돈을 모아 두어서 1000유로는 있었다.
방법을 찾을 거야.
(본문 94~95페이지 중에서)

21.
“우리는 같은 부류야.”
음울한 생각에 빠져 있던 내 귀에 그의 말소리가 들렸다.
“널 보자마자 느꼈어. 아우라. 분위기. 그게 뭐든 난 그렇게 느껴.”
나는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눈이 어딘지는 어림짐작만 가능했다. 검은 머리카락이 코까지 닿아 있었다. 창백한 뺨에 새겨진 옹색한 나비 문신과 여기저기 꽂힌 피어싱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혀에도 피어싱을 했다. 발음이 어눌한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심한 미국식 억양 때문에도 말을 알아듣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모스한테선 그 억양이 유일하게 무섭지 않은 점이었다.
“어쨌거나 그 말을 하려고 왔어. 그럼 다음에 또 봐.”
그가 몸을 돌려 달려가 버렸다. 추워 보였다. 어깨를 추켜세우고 손을 검은 외투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미친놈.”
나는 중얼거렸다.
“완전 또라이잖아. 자디스 말이 맞네.”
결국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본문 127페이지 중에서)

34.
“나는 진짜 아빠를 몰라. 엄마가 어릴 때 실수로 임신을 했대. 엄마한테 억지로 알아내서 몇 년 전에 전화를 걸었는데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고.”
아모스가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와 자디스 아빠가 이혼했을 때 난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내가 미국에 남겠다고 하면 아빠가 받아 줄지? 내 아빠도 아닌데.”
나는 이해했다.
“아빠한테 솔직하게 물어볼 용기는 없더라고. 헤이, 브래드, 나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물어볼 수는 없잖아.”
자디스의 아빠 이름은 브래들리 존슨이었다.
“그런데 그때 스티브를 만난 거야. 완전 반해 버렸지. 진짜 미친듯이 사랑했어. 완전히 돌아 버렸거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내 감정을 털어놓지도 못했어. 동성애라니! 스티브가 놀라서 도망칠까 봐 겁이 났어. 우리는 같이 작곡도 하고 산책도 했어. 그러다 그날 저녁 그 일이 생긴 거지. 에이…….”
(본문 176페이지 중에서)

39.
“나는 헬레나 코 괜찮은데요.”
정적을 깨고 아모스가 말했다.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코가 그래도 잘 살 수 있지.”
할머니가 아모스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나도 힘들었어. 내 코와 좋은 친구가 되기까지 제법 긴 시간이 걸렸으니까.”
나는 두 사람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였다. 둘 다 미친 것 같았다. 아모스는 인상을 찌푸린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나는 슬쩍 그를 보았다가 얼른 다시 고개를 숙였다. (…)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모스를 향했던 눈길을 내게로 돌렸다 다시 아모스를 쳐다봤다.
“잘 어울리는구나, 너희 둘. 그래도 너무 빨리 끝까지 가면 안 돼.”
할머니가 시선을 내게 고정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 깜짝할 새 임신이 되거든.”
내가 놀라서 흠칫하는 사이 아모스가 옆에서 실실 웃었다. 그가 그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내가 그랬지. 내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벤 윌리엄스는 나랑 결혼했어. 우린 정말 안 어울렸는데. 나는 그보다 키가 훨씬 컸지. 훨씬 똑똑했고 훨씬 유머 감각도 있었고.”
뇌졸중 때문에 삐딱해진 얼굴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키도 크고 똑똑하고 유머 감각도 있었어.”
(본문 200~202페이지 중에서)

40.
아모스와 할머니가 서로를 좋아하는 것은 둘이 어딘가 닮았기 때문이다.
“새 인생을 시작하려면 떠날 수밖에 없었어”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새 인생을 시작하려고 이곳에 왔어”라고 아모스는 말했다.
“나는 사람들하고 잘 지내지 못했어. 벤 윌리엄스하고는 더더욱 그랬지. 그래서 가끔씩 나는 내 눈이 다른 사람들하고 다른 것을 본다는 생각을 했단다”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내 머리는 정상이 아냐. 난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라고 아모스는 말했다.
할머니는 1971년에 집을 떠났다. 혼자서. 무작정.
“떠날 수밖에 없었단다.” (…)
아모스가 내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왜?”
내가 물었다.
“네 언니, 봤어. 네가 전에 뭐라고 한 줄 알아? 너보다 언니가 예쁘다고 했어. 그런데 나는 네가 훨씬 더 예뻐.”
그리고 그가 살짝 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자디스가 우리를 보지 못했기를 바랐다.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처음 만났던 날 함께 마멀레이드 색 하늘을 보았던 그 자리에.
(본문 206~213페이지 중에서)

목차

1악장 7쪽
2악장 105쪽
피날레 163쪽
작가의 말 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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