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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저 | 북하우스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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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057316 / 328쪽 143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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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전말을 기억하는 존재가 아무도 없는 이야기 그 자체로 그것은 대재앙의 기록이었다.” 서울 한복판에 갑작스레 출몰한 거대한 성벽, 그 비밀을 풀기 위한 고고심령학자들의 서늘하고, 지적이며, 조용하지만 뜨거운 브레인 게임! 배명훈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 현상은 뚜렷하나 배후는 희미한 ‘도심 한복판에 솟아오른 검은 성벽’의 퍼즐을 풀기 위해 고고심령학자들의 조용하지만 촘촘한 추적이 펼쳐진다! 세상을 해석하는 다채로운 도구를 보유한 작가 배명훈이 다섯 번째 장편 소설을 출간했다. 평범하지 않은 착상의... “전말을 기억하는 존재가 아무도 없는 이야기 그 자체로 그것은 대재앙의 기록이었다.” 서울 한복판에 갑작스레 출몰한 거대한 성벽, 그 비밀을 풀기 위한 고고심령학자들의 서늘하고, 지적이며, 조용하지만 뜨거운 브레인 게임! 배명훈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 현상은 뚜렷하나 배후는 희미한 ‘도심 한복판에 솟아오른 검은 성벽’의 퍼즐을 풀기 위해 고고심령학자들의 조용하지만 촘촘한 추적이 펼쳐진다! 세상을 해석하는 다채로운 도구를 보유한 작가 배명훈이 다섯 번째 장편 소설을 출간했다. 평범하지 않은 착상의 씨앗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이야기의 힘은 그간 배명훈 작가가 발표한 작품들의 일관된 특성이었다. 이번에 발표하는 장편 소설은 그 제목만으로도 새로운 학문의 탄생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 그 독창적인 매력이 견고하고 독보적이다. 소설의 제목은 『고고심령학자』. ‘고고심령학자’는 소설 속 주요 등장인물들의 직업을 일컫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우리의 현실 언어생활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 새로운 조어는 배명훈 작가의 상상으로 구축해낸 하나의 온전한 세계이다. 고고심령학자들이 연구하는 ‘고고심령학’이라는 학문은 고고학 연구에 도움이 되는 심령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역사 연구의 끊어진 고리를 연결해주는 학문이다. 이를 테면 수백 수천 년 전의 혼령을 지금, 여기로 불러내고 관찰하여 그 혼령이 살았던 시대의 생활양식이나 그들이 사용했던 오래된 언어들을 고증하는 식이다. 고고심령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혼령을 연구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이고, 다른 학계를 설득하기 위해서 그 어떤 학문보다도 논리적 정합성과 과학적 타당성을 갖춘 보편적인 측정 결과가 필요한 학문이다. “고고심령학은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학문이 아니었으므로 박사학위 같은 것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심령학적인 관찰을 통해 고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학문. 고고심령학은 대강 그렇게 정의되는 학문 분야였다.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만드는 정의였지만, 문 박사가 생각하는 고고심령학은 그보다 훨씬 단순 명료했다. 천 년 전 사람들이 쓰던 언어를 어떻게 재구성해낼 것인가? 다른 해석의 여지없이 소리 하나하나에 정확히 대응되는 문자 체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살던 사람들이 하던 말을? 이 질문에 대한 고고심령학의 대답은 간명하고 매혹적이었다. 천 년 전에 죽은 혼령이 하는 말을 직접 들어보면 된다는 것이었다.” _본문 중에서 소설의 서사를 끌어가는 주인공은 돌아가신 스승의 서재를 정리하며 한국고고심령학계를 대표했던 스승의 연구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하던 젊은 고고심령학자 조은수다. 미래가 불투명한 고고심령학도로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던 그는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 갑자기 출몰한 높이 삼심 미터 이상 되는 검은 성벽의 출현을 목도한다. 성벽의 출현은 그 후에도 몇 차례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원인불명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차 늘어가고, 비현실적인 목격담들도 쏟아진다. 이윽고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빈번한 성벽 출현이 일종의 ‘심령현상’이라고 생각한 조은수는 그 비밀을 풀기 위한 단서를 스승의 서재에서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네 명의 여성이 이끌어가는 세 갈래의 서사,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이는 지점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재앙, 그리고 고요한 해결 동료 작가 정세랑 소설가는 한 인터뷰에서 “배명훈 작가는 문학 안팎의 젠더에 대해 가장 첨예하게 고민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배명훈의 소설에서 여성은 대상화된 존재이기보다, 인간이기에 범할 수 있는 실수와 한계 속에서도 눈앞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주체로 활약한다. (단편 「예비군 로봇」에 등장하는 은경 씨가 대표적인 예이다.) 『고고심령학자』는 과학소설(SF)의 주인공이 꼭 남성만의 자리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배명훈 식의 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80년대 인기를 모았던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가 2016년 리메이크 되면서 네 명의 주인공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젠더 교체’가 이루어졌던 것처럼, 배명훈은 『고고심령학자』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들을 모두 여성으로 설정했다. 이 네 명의 지적이며 조용하지만, 한편으로 용맹하고 재바른 등장인물들은 검은 성벽이 출몰한 한강대로와 용산 미군기지, 천오백 년 전에 죽은 어린 혼령이 나타나곤 하던 천문대, 그리고 옛 성벽의 흔적만이 남은 세계의 도시들을 가로지르며 서울이 맞닥뜨린 거대한 위기를 타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고고심령학자』에는 존중과 인정에 바탕을 둔 관계들, 끈적거리지 않지만 단단하고, 완전하지 않지만 허점들마저도 그저 존재하는 채로 받아들인 온전한 존재들 사이의 깊고 건강한 애정이 있다. 그리고 그런 온전한 존재들은 몇 시간을 걸려 초원을 달리거나, 눈을 함께 맞거나, 벽을 뚫고 어깨를 감싸 안거나, 나란히 서서 코끼리를 마주하거나,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거나, 함께 열반에 든다. 뒤틀리지 않은 사람들. 성벽이 사라지고 어린 혼령이 사라져도 자라나갈 관계들, 살아갈 사람들. 나는 『고고심령학자』 속 인물들의 삶이 이야기 속 어딘가에서 계속되리라고 생각하고, 이 생각에서 깊은 충족감을 느꼈다. _‘정소연 과학소설가의 해설’ 중에서 단편에서 시작된 경이롭고 신선한 발상이 한 편의 장대한 이야기로 무르익기까지 ‘고고심령학자’는 배명훈 작가가 2007년 발표한 단편「누군가를 만났어」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고고심령학자』에 등장하는 고고심령학에 대한 정의와 고고심령학자들의 면면은 ‘장편’이라는 서술의 넓은 공간을 얻으며「누군가를 만났어」의 그것과 견주어 한층 더 현실적이고 세밀하게 표현된다. 이를테면 독자적인 박사학위 과정조차 없는 불안정한 학문에 몸담고 있는 학자로서의 번민, 연구 성과를 올리기보다는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기에 급급한 이들의 부조리함, 커다란 문제 앞에서 답을 찾기를 멈추지 않는 학자들의 순정한 열정 등이 그것이다. 고고심령학이란 가상의 학문 세계를 들여다보는 흥미로움과 동시에 『고고심령학자』를 읽는 또 다른 묘미는 ‘공간’, 특히 ‘도시’와 ‘성벽’에 대한 배명훈 특유의 통찰이 스민 문장을 만나는 일이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성벽’을 소재로 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계획을 피력해온 저자는 지난 몇 년간 세계의 여러 도시를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도시의 내력과 그곳에 존재하는 흔적(성벽)을 눈여겨보곤 했다고 한다. 『고고심령학자』는 그와 같은 작가적 포부와 오랜 개념적 구상이 세월을 통과하며 두꺼운 서사의 외피를 갖춰나간 끝에 얻은 한 편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준비 기간이 꽤 길다. 칠 년에서 팔 년 정도 자료를 모으고 생각을 정리한 것 같은데, 너무 일상적으로 준비해서 특별히 무슨 자료를 봤다고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짧은 기간에 공부하듯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서 집필한 것이 아니고,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안테나를 열어놓고 거기에 걸려드는 사소한 정보들을 오랫동안 모아서 만든 이야기인 탓이다. 그동안 벽에 관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는 언급을 한 인터뷰만 해도 대여섯은 될 것 같은데, 이 소설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소설 내용에 빗대어 말하자면 조은수 스타일의 공부가 아니라 김은경 스타일로 한 연구이니, 특이한 자료를 봤다기보다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오래, 자주 들여다본 결과물 정도로 이해됐으면 좋겠다.” _‘작가의 말’에서 * 주요 인물 소개 * 조은수 “그래도 뭐 어쩌겠어. 현장이 코앞에 있는

저자 소개

1978년에 태어남.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 재학 중. 「스마트 D」로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단편부문을 수상했다. 2006년 거울 중단편선 《혈중환상농도 13%》에 「냉동인간과의 인터뷰」를, 거울 중단편선 《변신》에 「연애편지」와 「다이어트」를, 과학소설 전문무크 《Happy SF》 2호에 「스윙 바이」를, 과학기술 창작문예 3호에 「모」를 수록했다. 《에스콰이어》 2007년 1월호 "The Newest: 2007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중문화 예술의 첨병 14인"에 선정되었다. 


2010년 「안녕, 인공존재!」로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고, 연작소설 《타워》(2009), 소설집 《안녕, 인공존재!》(2010), 장편소설 《신의 궤도》(2011),《은닉》(2012) 을 출간했다. 

책 속에서

아무리 작은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천문학자라도 어느 밤 권태에 지쳐 그 일을 함부로 내팽개쳐서는 안 됐다. 그가 보지 않으면 인류 전체를 통틀어 그 별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지 모른다. 하필 그 순간 그 천체가 무슨 특별한 신호를 발산하기라도 한다면, 불운하게도 인류는 그 신호를 놓치고 마는 셈이다. 고고심령학자가 된다는 것은 그런 의무를 지는 일이었다. 남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의무였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큰 임무였다. pp.33~34

어느 안개 낀 밤이었다. 서울 도심 곳곳에 벽이 나타났다. 안개에 덮여 있어서 벽의 끝부분이 어떤 모습인지를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그 안개는 사람들의 인지능력이나 기억력의 한계가 은유적으로 표현된 것인지도 몰랐다. p.36

성벽은 나타나는 순간 이미 그에 어울리는 규모의 시간을 동반한다. 백 년, 오백 년, 때로는 천 년 이상. 그리고 그 상태로 공간 자체를 점유해버린다. 따라서 이 시공간 안에 들어간 사람은 그 기나긴 시간을 통째로 받아들인다. p.38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분명 닫혀 있는 문 몇 개를 열어주는 일이 틀림없었다. 아니, 그보다는 사방을 둘러싼 수천 개의 유리창 중 몇 개에 묻어 있는 먼지를 닦아주는 일이랄까. (…) 깨끗해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먼지로 뒤덮인 쪽보다 훨씬 선명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다른 부분보다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방향이 존재한다면, 사람의 눈은 다른 곳보다 자주 그쪽을 향하게 마련이었다. p.103

이 이야기의 끝부분은 어디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쏟아진 신들의 언어가, 다른 모든 보잘것없는 인간의 언어와, 그 언어로 이루어진 모든 이야기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버렸기 때문이다. (…) 전말을 기억하는 존재가 아무도 없는 이야기. 그 자체로 그것은 대재앙의 기록이었다. p.273

 

목차

1부 검은 벽 책으로 쌓은 산 요새빙의 천문대의 혼령 2부 고고심령학 특별발굴팀 김은경: 소나무에 유에프오 한나 파키노티: 차투랑가 변종 코끼리 조은수: 촘촘한 눈금 설원의 추적 3부 종말징후론 통제 불가능 미친 신의 목격담 해답지: 유예된 열반 완성된 재앙 결말: 나의 성벽 해설 | 정소연(과학소설가) 과학을 과학이게 하는 것, 소설을 소설이게 하는 것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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