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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227 /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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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으로 등단하여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배한봉 시인의 『주남지의 새들』이 시작시인선 231번으로 출간되었다.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이후 12년 만에 출간된 이번 시집에는 김소월문학상의 수상작인 「복사꽃 아래 천년」과 함께 60여 편의 작품이 함께 실려 있다. 배한봉 시인은 인간의 삶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섬세한 언어로 형상화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 생태시의 한 길만 우직하게 걸어온 시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경배의 언어’를 전해주는 역할을 자처해온 ... 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으로 등단하여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배한봉 시인의 『주남지의 새들』이 시작시인선 231번으로 출간되었다.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이후 12년 만에 출간된 이번 시집에는 김소월문학상의 수상작인 「복사꽃 아래 천년」과 함께 60여 편의 작품이 함께 실려 있다. 배한봉 시인은 인간의 삶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섬세한 언어로 형상화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 생태시의 한 길만 우직하게 걸어온 시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경배의 언어’를 전해주는 역할을 자처해온 시인은 고향인 경상도에 삶의 터전을 잡고 현대 문명에 상처 입은 자연을 인간으로 비추어내며 정화시키는 매개자 역할을 해온 것이다. 특히 이번 『주남지의 새들』은 지상의 자연에서 우주적 공간의 무한성까지 확대해가며 끝없는 순환의 과정 속에 함께하는 인간의 생명과 자연의 질서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를 시인의 시적 인식까지 끌어올려 상생과 평화와 연민으로 시집을 채우고 있다. 이형권 평론가는 배한봉 시인의 이런 시적 성향을 ‘하나의 자연 현상에서 우주적 시간뿐 아니라 우주적 공간과 함께하는 인간 생명의 역사적 존재감을 발견한다’고 했으며 그의 이러한 ‘우주적 상상은 이 지상에서의 인간 혹은 인생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또한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로 표상된 순수 자연을 부단히 호명’하며 ‘근대화의 그늘에서 문명의 그늘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영혼을 정화’시켜 준다고도 평했다. 다시 말해 ‘새 떼’가 떠난 ‘가을 저수지’에서 ‘텅 빈 충만’을 보고 블랙홀처럼 주남지의 ‘새들이 빨려 들어오는’ 풍경을 보는 것도, 그가 체험한 사물이나 풍경들에서 거대한 우주를 그려낼 수 있는 시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남지 어귀에서 천년은 물에 잠긴 나무들처럼 자연으로, 태곳적 고요 속으로 들어가보자. ‘하늘’과 ‘물속’을 연결하는 그의 ‘수련’ 같은 문장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집은 그동안 배한봉 시인이 지향해온 시적 특성을 발전적으로 이어받았다. 여전히 시인은 자신이 거주하는 자연 공간을 배경으로 그곳에서의 인간다운 참살이가 무엇인지를 시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생태적 언어가 더욱 정교해지고 우주적 상상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생태시인으로서의 시적 자의식이 빈도 높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의 생태적 삶에 관한 이야기가 적잖이 등장한다는 점도 이전의 시집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생태시의 자장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배한봉 시인의 일관된 시심이 아닐까 한다.
아름다움이 태어나는 곳은 다가가는 만큼 멀어진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촉수를 뻗을 수밖에 없는 것이 시의 운명임을 새삼 느낀다.
많이 돌아왔다.
춥고 막막한 길, 그 공복의, 파릇한 허기로 시집을 묶는다.
인간 삶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 생명력의 본질적 순수를 향한 도정에 내 시가 있기를 나는 늘 소망했다. 이 시집이 보듬고 있는 사랑과 눈물, 혹은 햇볕과 바람이 한 사람이라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면, 우리 삶에 윤기를 더할 수 있다면 나는 조금이나마 누추함을 벗을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 땅의 아름다운 분들에게, 아버지 어머니께 이 시집을 바친다.
창원 주남지에서
배한봉
주남지의 새들
해 지는 하늘에서 주남저수지로
새들이 빨려 들어오고 있다, 벌겋다, 한꺼번에 뚝뚝, 선지빛으로 떨어지는 하늘의 살점 같다
한바탕 소란스러운 저 장관
창원공단 퇴근길 같다
삶이 박아놓은 가슴팍 돌을 텀벙텀벙 단체로 시원하게 물속에 쏟아내는 몸짓 같다, 온몸으로 그렇게
삶을 꽉 묶어놓은 투명한 끈을 풀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장들,
그 질펀한 힘이 선혈 낭자한 시간을 주남저수지 물바닥에까지 시뻘겋게 발라놓았겠다
장엄하다, 이 절정의 파장
삶의 컴컴한 구덩이조차도 생명의 공명통으로 만들 줄 아는
저 순하고 아름다운 목숨들,
달리 비유할 것 없이 만다라의 꽃이다
저 꽃 만져보려고 이제는 아예 하늘이 첨벙 물속에 뛰어드는 저녁이다
제1부
빈 곳13
능금14
복사꽃 아래 천 년15
강의 이마를 짚어주는 저녁 어스름 16
알18
명시20
수평선22
모과 냄새23
붉은 달24
주남돌다리25
꽃게26
봄비28
11월29
침묵의 기원30
주남지의 새들32
제2부
감포 깍지길37
수련을 위하여38
신화의 탄생40
비42
너를 만나려고 강이 되었다43
수련을 기다리며 44
수련의 아침 46
겨울 수련48
실어50
수련의 밤52
동박새를 먹은 동백꽃54
수련의 가을56
눈물57
합강정合江亭58
얼룩을 위한 저녁 기도60
제3부
포옹65
신은 죽었다 66
살해된 목련 꽃봉오리67
이 시대의 군무68
몽고반점70
소한小寒71
한 걸음의 평등72
재를 묻히다74
가을 저수지75
고구마 꽃76
유심留心77
입춘78
아름다운 내력80
한식81
신성한 그릇82
절경83
제4부
궁리87
산벚나무 아래서의 통증88
큰 책89
얼음이 산벚나무 발목을 꽉90
통영의 봄은 맛있다91
지구의 시간92
입술 도둑95
백 년 산벚나무96
먹통98
봄의 손 100
김달진의 시계102
꽃이 필 때104
태양의 따님106
얼음 바위108
해설
이형권 생명의 그물로 건져 올린 우주의 문장들 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