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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3111 / 448쪽 / 632g / 26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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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저자, 제목을 가린 책 『마음산책X』
일본의 ‘문고X’는 전체를 전면 띠지로 가리고 래핑하여 책에 대해 알 수 없게 만든 채로 판매하는 문고본이다.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라고는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 가격이 810엔이라는 것,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다. 일본 사와야 서점의 페잔점에서 시작한 ‘문고X’ 이벤트는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취지에 공감한 전국 650개 서점들로 퍼져 나갔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켠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
저자, 제목을 가린 책 『마음산책X』
일본의 ‘문고X’는 전체를 전면 띠지로 가리고 래핑하여 책에 대해 알 수 없게 만든 채로 판매하는 문고본이다.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라고는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 가격이 810엔이라는 것,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다. 일본 사와야 서점의 페잔점에서 시작한 ‘문고X’ 이벤트는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취지에 공감한 전국 650개 서점들로 퍼져 나갔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웰 서점에서는 매장 한켠에 특별 매대를 설치하여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하여 제목과 저자의 이름이 가리고 판매하는 것이다. 독자들은 오로지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다.
유럽의 여러 서점들에서는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제목으로, 봉인된 포장지 앞면에 소설의 첫 문장만 적어둔다든가, ‘기괴함’ ‘유머러스함’ ‘달콤함’ 같은 키워드만 인쇄해놓는 등, 서점의 특색에 맞는 제각각의 방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마음산책X』는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한국에서 ‘제목을 숨기고 팔아보자’는 이벤트를 시행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서 만든 책이다. 제목과 표지는 5월 16일 자정에 공개한다.
‘개봉열독’, 세 개 출판사의 공동 아이디어
일본의 ‘문고X’의 반응은 놀라웠다. “표지가 보이는 상태였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테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이 책을 사서 읽게 되어 정말로 좋았다. 접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라는 소감이 많았다. 게다가 독자들은 “부디 SNS에 제목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라는 이벤트 기획자의 당부를 흘려듣지 않았다. 실제로 ‘문고X’가 선을 보이기 시작한 2016년 7월 21일부터 해당 서점에서 공식적으로 이 책의 제목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12월 9일까지 SNS에서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책의 제목을 공개하지 않았다. 책을 구입한 독자가 “나는 ‘문고X’뿐만 아니라 ‘문고X’ 기획의 취지까지 함께 구매했다”라는 내용의 포스팅만 했을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문고X’는 전국적으로 11만 부가 팔렸다.
한국에서 이런 이벤트를 시행한다면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과연 궁금해할까, 제목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기획 의도에 동참해줄까. 그리하여 마음산책의 2017년 출간 예정작 가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선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출간해보자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기획은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출판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진행했다. ‘마음산책X’ ‘북스피어X’ ‘은행나무X’를 전부 구입하는 독자들에게는 비매품 『내 맘대로 세계 서점X』를 증정한다. 서점에서 얻은 아이디어니까 서점에 관한 무언가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떼거리 서점 유랑단’이 함께 다닌 서점 가운데 인상적인 스토리가 있거나 외양이 특징적이거나 ‘나중에 내가 서점을 차린다면 한번 써먹어봐야지’ 싶은 마음이 드는 여덟 군데를 골랐다.
[추천사]
구환회 (교보문고 문학MD)
어떤 아이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인생의 모든 것을 체험한다. 완벽한 허구와 완벽한 진실이 혼재하는, 오직 소설가만이 쓸 수 있는 이상한 일기장, '시간'이라는 유한한 단위로 붙들어둘 수 없는 모험, 농담 그리고 사랑.
최원호 (알라딘 문학MD)
마술적 리얼리즘에 대한 불란서풍의 응답. 이 작가가 이토록 환상적이고 꿈같은 설정들을 사용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런 소설을 더 많이 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문학MD)
콜드플레이의 《Adventure of a Lifetime》을 들으며 읽은 나는 문장들이 춤을 추며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음계를 품은 듯 살아 있는 문장들. 노을 진 들판을 연상시키는 살갑고 애정 어린 유머. 아련함과 애틋함이 쏟아졌다.
김유리 (YES24 문학MD)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한 남자의 회고. 숲에서 번지는 빛처럼 소년의 지독한 성장과 혼란했던 시대가 하나둘 펼쳐진다. 예술의 무한함을 신뢰하는 독자라면 불멸을 발견할지도.
내가 허기져서 집에 돌아와 우리 집 요리사 예브도티아의 화덕 위에서 온종일 지글거리는 잼 케이크로 배를 채울 때면 아버지는 종종 내게 물으셨다.
“그래, 오늘은 또 누굴 만났니?”
나는 스물두 마리의 붉은 용을, 검은 바탕에 초록 얼룩무늬 날개를 단 노란 일곱 난쟁이를, 이빨까지 곤두세운 거대한 거미를 열거했다. 모두 한 번의 전투로 무찌른 것들이었다.
아버지는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그러나 기억해둬라. 나중에 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진짜 무시무시한 괴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지. 그런 괴물들은 냄새로 찾는 법을 배워야 해.”
나는 그런 조잡한 술책에 절대 속지 않겠다고 아버지에게 약속했다.
-10쪽
“아들아, 우리가 진실에는 결코 맞서지 못한다는 걸 기억해라. 그 진실이 아무리 불쾌하고 위협적이고 잔인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맞서서 모든 걸 할 수 있단다……. 그러면 비참해지지. 감방에 가든지 아니면 더 나쁜 상황에 놓이게 돼. 네 할아버지는 존경받는 부자로 돌아가셨다. 그분은 대중이 우리 비천한 시종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았던 거야. 약간의 환상, 약간의 희망을 기대한다는 걸 말이다…….”
-13쪽
친구 독자여, 그대 또한 이 나이엔 나 같았는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모든 것이 누군가처럼 보였고, 생명 없는 사물들의 존재조차도 대단히 수상쩍어 보였다. 나는 돌멩이 속에도 펄떡이는 심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식물에게도 가족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엄마의 사랑이 있다는 걸 알았다. 바람에 날아가는 엉겅퀴 솜털도 절교와 이별의 비극을 겪고, 그 아픔의 크기와 쓰라림은 차마 만질 수도 없는 그 가벼움으로 가늠되지 않고, 고통의 법칙은 자연의 어떤 문 앞에서도 멈춰 서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26쪽
“아들아, 잘 보거라. 저기에 엄청난 가능성이, 진짜 보물이 있어. 개척해야 할 새 영역이……. 그래, 미래는 민중 편에 있어. 우리는 민중 쪽으로 돌아서야 해. 저기엔 일어서고 있는 엄청난 수의 밀이 있어. 씨를 뿌린 건 위대한 지성들이었지만 수확하는 건 능숙한 손길들이 될 거다. 민중이 미래야.”
-247쪽
“내가 너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하리라는 것 너도 잘 알잖아!”
“추억으로 해결하게 될 거야. 그러라고 있는 게 추억이니까. 추억은 우리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 자신에게 불러주는 노래 같은 거야…….”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포옹으로 감추고 싶었다.
-43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