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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7260 / 134쪽 129 x 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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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민음의 시 [168]
반디앤루니스 리뷰
시집 『Love Adagio』에는 시인이 지난 8년 동안 계간지에 발표했던 시들 가운데 선별한 시들, 제목만 같은 시, 한 연 혹은 한 행만 바뀐 시, 발표하지 않고 간직한 시, 새로 쓴 시들, 그리고 오직 이 시집만을 위해 쓰인 시까지 다양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집 『Love Adagio』에는 시인이 지난 8년 동안 계간지에 발표했던 시들 가운데 선별한 시들, 제목만 같은 시, 한 연 혹은 한 행만 바뀐 시, 발표하지 않고 간직한 시, 새로 쓴 시들, 그리고 오직 이 시집만을 위해 쓰인 시까지 다양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긴 시간을 건너온 시들을 시인은 그저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일반적으로 시집은 시인이 몇 년에 걸쳐 쓴 시들을 모아 이런저런 구성으로 재배치하며, 이때 시의 배열은 시인의 시적 감수성은 물론 시인의 예술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런데 가... 시집 『Love Adagio』에는 시인이 지난 8년 동안 계간지에 발표했던 시들 가운데 선별한 시들, 제목만 같은 시, 한 연 혹은 한 행만 바뀐 시, 발표하지 않고 간직한 시, 새로 쓴 시들, 그리고 오직 이 시집만을 위해 쓰인 시까지 다양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긴 시간을 건너온 시들을 시인은 그저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 일반적으로 시집은 시인이 몇 년에 걸쳐 쓴 시들을 모아 이런저런 구성으로 재배치하며, 이때 시의 배열은 시인의 시적 감수성은 물론 시인의 예술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런데 가나다순이라면 이러한 모든 인위적 혹은 의식적 배열을 거부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무의식적 전체’를 하나의 예술 세계로 성립시킨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것은 어떠한 장치도 거부하는 시인의 자의식에 대한 의지이자 예술적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다. 시인은 자신이 쓴 시들에 새로운 옷을 입혀주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런 옷(장치)도 없이, 그냥 무대 위로 올려 보낸다. 시들은 스스로가 가진 배경을 지우고, 모든 연관성의 고리를 끊고, 그냥 차례대로 무대 위로 올라온다. 그런데 관람하는 우리들은 여기에서 분명 하나의 전체, 하나의 긴 노래 혹은 하나의 이야기를 본다―듣는다. 그리고 시인은 우리가 감지하는 어떤 예술적 형태에 제목을 붙여준다. Love Adagio. 그러고 보니 시들은 틀림없이 연애시다. 그것도 매우 비극적이고 절망적으로 아름다운 노래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속임수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어떠한 덧붙임도, 장치도 없이 순연한 무의식의 산물처럼 보이는 시들을 시인이 Love Adagio라고 규정하는 순간부터 또다시 의미론적인 추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적 화자와, 시의 등장인물들과, 시를 읽는 우리들과 유희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박상순 시의 본질, 그의 난해성을 일거에 와해시키고 그 안으로 곧장 들어가 시인의 내부와 만날 수 있는 비밀의 열쇠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그저 하나의 책, 그 어떤 이름도 필요 없는 책 그 자체, 결국 모든 예술가들이 꿈꾸는 하나의 ‘완전한 책’이다. - - ◆ 복사한 나. 움직이는 나. 내게는 없는 나. - 박상순의 시는 변신한다. 시의 내부에서, 시의 외부에서, 시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얼굴을 바꾼다. 그 어떤 존재의 규정으로부터도 벗어나고자 한다. ‘박상순의 시는 이렇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것은 ‘그렇지 않은 다른 것’이 된다. 그래서 박상순은 “리좀적 존재”(오형엽)다. - - 미니멀한 것으로 한 곡 들려줄까? 하지만 뒤틀 줄도 알아야 해. 내 비극의 컬러를 모르면 마라톤 경주를 관람할 수 없단다. 본능이라고 생각하진 마! 눈을 감으면 잘 들리니? 귀를 막으면 더 크게 들리지? 그 사람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빵공장, 마라나, 그런 시를 쓴 사람 있잖아. 사실은 내 시야. 새우 한 마리. 바다에서 잡혀온 새우 한 마리. ―?가수 김윤아? 부분 - 변신. 은신. 폭로. 자기 부정과 새로운 탄생을 욕망하기 혹은 말하기. 변형하고 전이하고 대치시키고 자리 바꾸기……. 박상순은 모든 예술적 방법을 동원해 끊임없이 ‘정체성’의 올가미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어떤 규정이나 특징을 부여받기를 거부한다. 시인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정신적”이고 “즉물적”이며, “인상적”이고 “사실적”이다. “표현적”이고 “대면적(對面的)”이다. 그리고 이처럼 지속적으로 변형하는 운동성이 바로 박상순 시의 핵심이다. ?남태평양의 붉은 고래?, ?두 번째 다리의 정복자?, ?봄비?, ?생의 시간, 사랑의 속도?, ?의사 K와 함께?, ?철근 한 묶음?, ?택시?, ?푸르른 사람 1?등 일련의 시들은 이러한 운동성을 매우 잘 구현하고 있다. 이 시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끊임없이 되풀이해 무언가를 말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구체적인 사건(혹은 경험한 사건 자체)은 사라지고, 말소리는 잦아들고, ‘말하는 자가 존재함’만이 큰 소리로 울린다는 사실이다. 그는 모든 것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자 한다. 결국 박상순의 시에서 감지되는 ‘이미지들의 폭발적인 분규’는 그걸 바라보는 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며 정교하게 연출된 ‘말의 무대’만을 남겨둔 채, 시인의 존재를 지운다. - - ◆ 트라우마의 깊이 - 하지만 ‘읽는 자’들은 이 ‘무목적적인(그러므로 예술적인) 언어의 정교한 배열’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한다. 창조란 본질적으로 무목적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를 해석한다. 파헤치고 의미를 발견해 낸다(혹은 발견했다고 믿는다.) 어떤 호기심 혹은 원초적 충동에 따라, 해석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박상순의 시 속으로 들어가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고통스러운 풍경’이다. 가령 ?들국화와 단둘이?라는 시를 보자. 제목을 보고 얼른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시적 정취다. 가을 들판에 피어 있는 작고 귀여운 꽃송이들과 “단둘이”라는 단어가 주는 내밀함과 친근감이 결합되면서, 독자로 하여금 전통적인 서정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작 시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전혀 다르다. 시는 험하고 외진 산골을 지나가는 군인들의 행렬을 그리고 있다. 그저 싸우다 죽는 것이 그들의 소명인 병사들. 그들에게는 이름도 없다. 그러니 어느 으슥한 숲 속에서 살해되어도 누구도 찾지 않으리라. 물론 시의 어디에도 구체적인 폭력의 현장은 없다. 기껏해야 누군가 “투덜거리”거나 “손가락으로 등을 찌르”거나 “소리 지르”는 정도다. 하지만 이 시를 되풀이해 읽다보면 틀림없이 시의 뒤쪽에서 끔찍한 비명의 현장이 존재했을 것만 같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트럭에 실려 간 “아홉 명 또는 여덟 명의 병사”가 결국은 “일곱 송이 또는 여덟 송이 피어난/들국화”로 대치되면서는 공포감마저 일어난다. 박상순은 공포에 대해서 대단히 잘 말할 줄 아는 시인이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그로테스크는 그 어떤 잔혹한 ‘엽기’보다 더 공포스럽다. 그 까닭은 박상순의 그로테스크가 서정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동원되는 많은 시들은 기괴하고 살풍경한 느낌을 준다. 거칠고 과격한 언어도 서슴지 않고 사용된다. 그리고 그들은 시를 통해 폭력적 세계 질서를 고발한다. 그런데 박상순의 경우는 좀 다르다. 박상순 시에서 고통의 상황 속에 놓인 인물들은 대부분 “소년”, “아이”, “국민학생”, “일곱 살”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생의 잔혹함을 얘기하기엔 아직 너무 어린 ‘나’가 너무나 천진한 목소리로 말한다. “할아버지. 올가을엔 타지마할에 가요. 앙코르 와트에 가요/불국사에 함께 가요. 할아버지/”(?하늘에는 비행기 땅에는 섹스?)라고 조르던 작은 소년이 “할아버지. 타지마할에 갈 수 있을까요. 앙코르 와트에./불국사에 다시 갈 수 있나요. 할아버지/이런 것들을 다 들고도 갈 수 있나요. 그럴 수도 있나요./할아버지. 할아버지. 이렇게 다 끝나버릴 수도 있나요.”라고 말하기까지, 소년이 겪고 살아남아야만 했던 고통의 빛깔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고 어둡다. 그리고 이 부드럽고 연약한 존재가 세계의 딱딱함과 차가움에 대해 순진하게 ‘보고(報告)’할 때, 그걸 듣고 있는 자들은 두려워진다. 박상순은 결코 격정적으로 비명 지르지 않는다.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울지 않는다. 그래서 더 고통스럽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포’란 무시무시한 대상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순간에 가장 강렬하게 느껴진다. 박상순의 시가 대단히 서정적이라는 점은 언뜻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목차
빨리 걷다
가수 김윤아
가야금 연주로 키사스 키사스를 듣다가
가을이 오면
강원도는 싫어요
그녀는 서른에서 스물아홉이 되고
금빛
기린
꽃잎 R
나에게 길이 있었다
남태평양의 붉은 고래
내 가슴 속에서 지구는 돌고
단풍 숲에서의 짧은 키스
두 번째 다리의 정복자
들국화와 단둘이
물 위로 굴러 가는 토마토
물 위의 암스테르담
바빌로니아의 공중정원
밤의 자전거 보관소
벽에서 풀이 돋아요
봄밤
봄비
빵공장으로 통하는 철도로부터 23년 뒤
새로운 인생
생의 시간, 사랑의 속도
서쪽의 넓은 벽
섬
식탁 위의 일요일, 벽 속의 소리
이주 오래된 숲에 대하여
안나, 마가렛, 레나 : 두려움과 웃음의 소멸
옛이야기
오늘은 발이 시린, 가슴이 작고 어깨가 조금 넓은, 일주일에 한 번쯤은 목소리가 고운, 가을 공기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한 굽 낮은 구두 속의 해파리
울지 않는 사람의 눈
의사 K와 함께
이 가을의 한순간
일주일에 세 번
자유의 여신
절망의 그림
죽은 동물을 태운 잠수함처럼
창밖에
철근 한 묶음
침묵의 뿌리
카타르, 세계의 모든 열기 또는 300볼트용 커넥터
칼을 든 미용사를 위한 멜로디
택시
텅 빈 도시가 내 방 안에 맨발로 서 있다
토카타, 나의 토카타
푸르른 사람 1
푸르른 사람 2
하늘에는 비행기 땅에는 섹스
할머니의 물고기
황혼에, 가야금 연주로 비발디의 곡을 듣다가
10개의 강아지 인형을 지키는 옷장 속의 인간
6월 28일, 나무 속의 검은 새
Love Adagio
Tan - Tan - Tan
피날레 Fina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