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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8294311 / 352쪽 140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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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신의 영역을 다녀온 초보 트레커의
경쾌 발랄 솔직 건강한 안나푸르나 일주 여행기
“정유정의 경쾌함에 빌 브라이슨의 박식함을 섞어서 새로운 안나푸르나 여행기를 써 보고 싶었어요.” _ 정지영, 작가
“멋진 여행이었어요!!! 안나푸르나를 맘껏 상상하게 하는 활자의 힘! 저자분의 글맛이 최고입니다.” _ 황소연, 독자
“간식 먹으며 조금만 읽어보려다 단숨에 한 꼭지를 다 읽었어요. 술술 읽히는 한 편의 소설 같아요.” _ 배윤희, 디자이너
“안나푸르나에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저를 홀린 글입니다. 저와 같은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_ 송현옥, 편집자
여행에 대한 환상 없이 떠났지만,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11일간의 베이스캠프 & 푼힐 트레킹과 19일간의 일주 트레킹을
무사히 마쳤다. 걷는 내내 행복했고, 충만했다.
베시사하르에서 출발하여 포카라로 도착하기까지,
그녀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걸어본다.
1. 안나푸르나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정말 유쾌한 트레킹 에세이
전문 산악인은커녕 평소에 등산도 몇 번 안 했던 저자의 솔직 담백 진지한 안나푸르나 트레킹 에세이. 걷기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타의적 청년백수가 두 달간 네팔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면 인생이 달라지고 새로운 돌파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언젠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한번 해보고 싶었을 뿐. 지금이어야 할 것 같아 짐을 꾸렸다.
트레킹 비수기. 겨울에서 봄 사이. 다행히도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일주 트레킹에 무사히 성공했다. 이 책은 그 중 일주 트레킹(라운드 트레킹, 서킷 트레킹이라고도 한다)을 한 19일간의 여정을 기록, 편집한 것이다.
겉으로는 건강하게 완주를 마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3일 만에 직분을 포기하고 돌아간 말썽꾸러기 포터, 까딱 잘못했으면 걸렸을지도 모르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고산병, 세수는커녕 손도 못 씻을 만큼 혹독한 추위, 허허벌판에서 급하게 찾아야 했던 화장실, 뱀파이어도 도망갈 만큼 음침한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등등 숨 가쁘고 긴박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독자들은 지은이가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지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함께 길을 나서게 되며, 정말 안나푸르나를 가게 된다면 설산의 고고한 매력 속에서 밀크티를 한잔 마시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의 첫 독자인 편집자가 그랬듯이.
빌 브라이슨은 25년 동안 거의 만나지 않고 연락도 안 했던 친구와 함께 44세에 에팔레치아 트레일(AT)에 도전한 기록을 《나를 부르는 숲》에 담았고, 소설가 정유정은 미혼의 후배와 함께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다녀와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썼으며, 청년백수(에서 지금은 애기엄마로 변신한) 정지영 씨는 혼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 자신의 첫 책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를 출간했다. 등산 매니아 또는 걷기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덮은 후 배낭을 꾸릴지도 모르며, 최소한 동네 뒷산이라도 오르고 싶어질 만큼 이 책은 생생함과 유쾌함이 가득하다.
2. 한 잔의 완벽한 밀크티를 마시는 방법
2003년 6월 영국 왕립화학협회가 발표한 ‘한 잔의 완벽한 홍차를 만드는 방법’에 따르면, 저온살균 우유를 먼저 컵에 넣은 후 우린 홍차를 붓는다. 이것이 클래식하면서도 완벽한 영국식 밀크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책의 지은이가 알려주는 ‘한 잔의 완벽한 밀크티를 마시는 방법’은? 바로 안나푸르나 산맥을 바라보며 설산 속에서 마시는 것. 밀크티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빠져들게 되는 네팔의 찌아, 밀크티.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는 자, 유죄.
3. 영화대본처럼 또는 소설처럼 술술 넘어가는 맛깔스러운 글솜씨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책을 볼 때 각주를 재밌게 읽는다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이 책의 지은이는 글도 영화대본처럼 소설처럼 술술 흥미롭게 써내려가며, 곳곳에 지적 유희도 심어놓은 데다 친근한 비유와 묘사가 아주 정겹다. 이런 식이다.
고객님이 타고 내리기 쉽게 버스는 문을 활짝 열고 달렸다.(21p) 빔은 안 친한 포터에서 밉상 포터로 업그레이드되었다.(40p) 눈이 사박사박 내려 소복소복 쌓였다.(128p) 나는 죽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쫓아 올라갔다.(130p) 나는 날씬해지는 대신 못 생겨지고 있었다.(177p) 거울을 보니 안경원숭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203p) 날은 쌀쌀하고 방은 눅눅하고 머리는 축축하다.(225p) 새끼 돼지처럼 잘 먹는 나를 보며 게스트하우스 직원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243p) 벗어놓은 옷가지를 나무꾼이 가져갈까봐 눈을 감을 수 없다.(250p)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흰 비둘기가 되어 안나푸르나를 향해 날아갔다.(274p) 허겁지겁 먹었는데도 전혀 부대끼지 않았고 그렇게 먹었는데도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298p) 오늘 나는 트레킹을 끝내고, 그는 노동을 끝낸다.(305p)….
트레킹을 하는 내내 그녀는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잘 먹고 잘 치우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착한 지구인이었으며, 두 다리로 산군을 걷는다는 목표를 지켰다. 하루의 마무리는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에게 엽서 쓰기! 소소한 불편함 속에서도 만족감을 찾아내고, 여행을 하며 자연스레 애국자가 되었다.
4. 네팔과 안나푸르나에 관한 깨알 정보
이 책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는 글 한 꼭지에 하루치 트레킹 일정과 단상을 담았는데, 각 꼭지 마무리에 가이드 박스를 넣어 각종 정보를 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네팔의 음식과 술, 물, 티벳 불교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며, 안나푸르나 초등(初登)은 물론 매킨리 등정,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내용도 재밌게 알게 될 것이다. 산악영화, 산악도서, 불교 용어, 무협소설 용어, 시인의 시구절도 접하게 되고, 트레킹을 하며 필수적으로 필요한(지루함을 날려줄) 도서 리스트도 얻게 되며, 네팔에서 만나게 되는 동충하초와 천리향에 관해서도 알게 된다. 심지어 책을 덮은 후에는 소나무와 전나무를 구별할 줄 알게 될 것이다.
내일 하루만 새 포터를 기다렸다가 모레부터 다시 트레킹을 하면 된다. 내게 시간은 충분하지 않은가. 별 문제 없다. 다만 빔이 의도적으로 나를 속인 건 괘씸했다. 그의 거짓말이 내 즐거움을 짓밟아서 화가 났다. 정말 그깟 돈 때문에 이 사달이 벌어졌을까.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면,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내가 불쌍하고
만약 그의 말이 거짓이면, 의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불쌍했다.
이래저래 나만 손해였다. 트레킹 끝나면 여행사에 가서 따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밤이 깊도록 사건 정리 - 정황 검토 - 진실 재구성 - 불만사항 항목별 정리 - 분노 - 마음 진정 - 원망의 사이클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생각의 무간지옥에 갇힌 나는 괴로움에 오랫동안 뒤척였다.
- 77p 〈4. 고양이가 알 낳을 노릇이다〉 중에서
“스와르가 다와르.”
맹숭맹숭해 보이는 거대한 산이 동네 뒷산처럼 푸근하게 서 있다. 보기와 달리 이 산의 높이는 5,000m에 육박한다. 보디빌더 같은 산이다. 탱탱하고 우람하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처럼 비현실적이지 않고 마동석처럼 친근하다. 산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가졌다는 걸 왜 30여 년간 몰랐을까. 산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던 걸까. 하긴 트레킹 전에는 등산도 몇 번 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지금 안나푸르나에 와 있으니 이것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101p 〈6. 화가 복이 된다〉 중에서
집중하려는 일련의 의식적인 노력 없이 나는 먹고 자고 걷는 그 순간에 몰입했다. 어제도 내일도 사라졌다. 말 그대로 나는 현재를, 그 순간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녁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오늘 걸어온 길이 생각나지 않았다. 억지로 기억을 짜내야 겨우 지나온 길이 그려졌다. 마치 지금, 여기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이 죄다 사라져버린 느낌이랄까. 내 평생 이런 삶의 충만함을, 현재를 오롯이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트레킹의 묘미는, 멋진 풍경을 보고 평소에 안 쓰던 다리를 호되게 쓰며 모험담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늘 시간에 쫓겨 살던 내가 더 이상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새로운 관계설정 말이다. 시간이 멈추니, 나라는 존재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 123p 〈7.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 중에서
오늘도 나는 방귀대장 뿡뿡이. 얼렁뚱땅 지은 건물이기에 방음이 안 된다. 층간소음보다 벽간소음이 신경 쓰였다. 내 바로 옆방은 미국인 트레커가 사용했다. 변은 안 나오고 가스는 가득 차고. 잠 못 드는 밤 나는 슬리핑백 속에서 쉬지 않고 가스를 배출했다. 다행히 미국인 트레커는 엄청난 굉음으로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어쩌면 저렇게 잘 자는지 복이다 싶다. 덕분에 나의 가스 배출은 완전범죄가 되었다. 부룩부룩. 미국인은 고장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꿈을 꾸고 있으려나.
- 153p 〈9. 2월에 김칫독 터진다〉 중에서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포카라까지 걸어서 간다. 림부와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걷기 시작했다.
오늘 나는 트레킹을 끝내고, 그는 노동을 끝낸다. 나는 핫 샤워와 맥주와 스테이크가 있는 포카라 레이크사이드로 가고, 그는 가정으로 돌아간다. 숙소를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림부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찌아, 찌아는 담푸스를 거쳐서 포카라로 가자고 했잖아. 그러면 두 시간 정도 더 걸려. 그냥 포카라로 바로 가는 게 어때?”
담푸스를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의사가 묻어나는 말투였다. 조금 아쉽기는 했다. 기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 하지만 나 역시 빨리 포카라로 가서 쉬고 싶은 데다가 멋진 일출을 두 번이나 보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가 아픈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싫다고 담푸스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하면 그는 군말 없이 내 결정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오케이, 곧장 갑시다. 포카라로.”
- 305~306p 〈19. 씨를 뿌리면 거두기 마련이다〉 중에서
프롤로그
1 만 리 길도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 Guide 1 네팔의 술
2 사람을 알자면 하루 길을 같이 가보라 / Guide 2 밀크티(찌아)
3 산 설고 물 설다 / Guide 3 네팔의 물
4 고양이가 알 낳을 노릇이다 / Guide 4 트레킹하면서 먹은 네팔의 음식
5 굿에 간 어미 기다리듯 / Guide 5 티벳 불교의 상징물
6 화가 복이 된다 / Guide 6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7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 / Guide 7 안나푸르나 초등
8 한 자 땅 밑이 저승이다 / Guide 8 밀레르파
9 2월에 김칫독 터진다 / Guide 9 히말라야 타알, 블루쉽, 야크, 소/버팔로
10 여북하여 눈이 머나 / Guide 10 트레킹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책
11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 않다 / Guide 11 예티와 신비동물학
12 오뉴월 맹꽁이도 울다가 그친다 / Guide 12 배낭 꾸릴 때 유용한 팁
13 방귀 자라 똥 된다 / Guide 13 동충하초
14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 / Guide 14 네팔과 커피, 커피와 알콜
15 온양온천에 헌다리 모이듯 / Guide 15 비타민나무
16 백 리만 걸으면 눈섭조차 무겁다 / Guide 16 버터와 치즈
17 사람이 궁할 때는 대 끝에서도 3년을 산다 / Guide 17 천리향
18 취객이 외나무 다리 잘 건넌다 / Guide 18 눈표범
19 씨를 뿌리면 거두기 마련이다 / Guide 19 포카라의 유흥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