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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42439 / 38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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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그가 마주친 아름다움에서는 분노의 맛이 났다. 그의 삶을 오래전부터 따라다닌 분노의 맛.” 신비하고도 기이한 색채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계 그 안에서 펼쳐지는 파괴적인 사랑과 광기의 연대기?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_르몽드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흥미진진하고 흡인력 있는 서사에 녹여낸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창조적인 서사와 독창적인 문체로 신비로우면서도 감각적인 소설들을 써내며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현대문학의 거... “그가 마주친 아름다움에서는 분노의 맛이 났다. 그의 삶을 오래전부터 따라다닌 분노의 맛.” 신비하고도 기이한 색채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계 그 안에서 펼쳐지는 파괴적인 사랑과 광기의 연대기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_르몽드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흥미진진하고 흡인력 있는 서사에 녹여낸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창조적인 서사와 독창적인 문체로 신비로우면서도 감각적인 소설들을 써내며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장편소설 『분노의 날들』이 출간되었다. 『분노의 날들』은 데뷔작 『밤들의 책』으로 여섯 개의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해 프랑스 문단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그녀의 세번째 장편소설로 그녀에게 페미나상(1989)을 안겨준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아름다운 프랑스 모르방 지방의 전원 마을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집착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녀는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무시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신화와 같은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악’에 대해 그리고 ‘선’과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집요하게 통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이 늘 그러하듯 단순히 현학적인 성찰에 그치지 않고 강한 흡인력을 지닌 흥미진진하고 격정적인 서사를 통해 독자들을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끌고 나아간다. 아름답고 목가적인 배경에서 펼쳐지는, 페이소스와 광기로 가득찬 이 작품은 문학적 즐거움과 함께 깊은 울림을 전달할 것이다. 문학동네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언급되는 실비 제르맹의 주요 작품들인 『밤들의 책』 『호박색 밤』 『숨겨진 삶』 등을 계속해서 출간해나갈 예정이다. 피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맞닥뜨린 한 남자의 파괴적인 사랑과 광기가 부른 비극 프랑스 중부 고산지대인 모르방의 벌목꾼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분노의 날들』은 광기와 집착에 사로잡히는 앙브루아즈 모페르튀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두 아들, 깊은 신앙심을 지닌 에드메와 그녀의 딸 레네트와 레네트의 아홉 아들, 아름다움의 화신인 카미유라는 인물이 그려내는 이야기다. 평범한 벌목꾼인 모페르튀는 마을 일대 숲을 소유한 부유한 인물 뱅상 코르볼이 질투에 눈이 멀어 그의 아내 카트린을 죽이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모페르튀는 카트린의 시신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코르볼에게서 숲의 소유권을 요구한다. 그런데 시신을 처리하던 중 모페르튀는 죽은 카트린을 보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광적인 사랑을 느낀다. 그는 카트린을 땅에 묻은 후 죽은 그녀를 자신의 삶 속으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의 작은아들을 카트린의 딸과 결혼시키고, 그 결과로 카미유라는 손녀를 얻게 된다. 카미유는 성장해가며 모페르튀가 그토록 원했던 카트린과 꼭 닮은 모습으로 자라나고, 그녀는 모페르튀에게 아름다움의 화신이자 카트린의 화신으로 강렬한 집착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결국 비극의 씨앗을 낳게 되는데, 모페르튀가 원했던 결혼을 반대하고 레네트와 결혼한 큰아들의 아홉 아들 중 한 명인 시몽과 카미유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제는 노인이자 마을의 지배자가 된 모페르튀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불같은 분노에 휩싸여 카미유를 자신의 집에 감금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 벌목꾼 소년 시몽을 마을 밖으로 내쫓기에 이른다. 그렇게 모페르튀의 집착과 광기가 커져가며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름다움과의 해후였고, 부富의 발견이었다. 섬광처럼 순식간에 닥친, 끔찍한 아름다움의 발견이었다. 그후 그의 마음에 무언가가 접목되어 우툴두툴한 뿌리를 박았으며, 송악처럼 씁쓸하고 어지러운 냄새를 풍기며 그것을 휘감았다. 그가 마주친 아름다움에서는 분노의 맛이 났다. 그의 삶을 오래전부터 따라다닌 분노의 맛. (31쪽) 욕망과 집착의 화신 앙브루아즈 모페르튀 자애와 안식의 상징 에드메와 그의 아홉 손자들 욕망과 집착의 화신으로 마을 전체를 비극으로 몰고나가는 모페르튀는 악하지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인물이다. 카트린의 시신을 보고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는 광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그녀를 다시 자신의 삶으로 끌어오기 위해 결국 자신이 사랑한 여인을 빼다박은 손녀를 얻기까지 수십 년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는 광적이면서도 냉정하고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시간을 견딜 줄 아는 독특한 인물이다. 이 소설에서 그와 대조되는 인물로 에드메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그는 중후반부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아홉 소년을 낳은 레네트의 어머니로 자애와 안식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깊은 신앙심을 지닌 인물로 자신의 딸인 레네트를 성모마리아의 화신이라 여긴다. 그녀가 직접 모페르튀와 대적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녀의 신앙심 아래에서 자라난 아홉 아들이 모페르튀의 맞은편에 서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그렇다고 『분노의 날들』이 선과 악의 대립 구도로 흘러가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제르맹은 인간의 욕망이란 ‘악’으로 발현될 수도 있고 또한 ‘선’으로 발현될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모페르튀는 소설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극악무도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그 또한, 비뚤어졌을지언정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행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은 모페르튀의 손녀 카미유와 시몽의 사랑 또한 맹목적이라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순수한 욕망, 순수한 사랑에 탐닉한다. 결국 모페르튀, 그리고 시몽과 카미유는 자신들의 순수한 욕망을 품고 서로에게 대적하게 되는 셈이다. 제르맹은 이 소설에서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인간의 순수한 욕망을 깊이 탐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대립은 종반에 가면 극을 향해 치닫는다. 마을은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광풍에 휩싸이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갈등 속에서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비극을 향해 내달린다. 폭발할 것처럼 타오르는 욕구, 파도처럼 일렁이는 기쁨, 찌를 듯 예민해진 감각. 상대의 몸이 가해오는 공격에 탐욕스러운 애정의 거대한 올가미처럼 한도 끝도 없는 키스와 포옹과 몸짓을 보내는, 한껏 고양된 흥분 상태. (……) 그 도가니 속에서 그들의 감각과 숨결과 시선의 변모가 일어났다. 서로가 상대의 분신이 되고, 상대가 지닌 몸의 감각을, 관능의 쾌락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나면 욕구가 그들의 존재를 통증처럼 엄습했고, 그때마다 더욱 격렬하고 행복한 포옹이 이어졌다. (257쪽)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러면서도 잔혹한, 제르맹만이 그려낼 수 있는 한 편의 동화 혹은 신화 같은 이야기 소설의 서사 진행 방식이나 문체를 보면 실비 제르맹은 현재 프랑스 문단에서 이례적인 글쓰기를 하는 작가다. 그녀는 주로 도시를 배경으로 삼기보다는 전원의 삶과 예스러운 소재들을 충분히 활용한다. 또한 전지적 시점을 활용한 자유자재의 표현 방식은 현대인의 내면을 주로 다루는 현재의 주류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현재 프랑스 문단이 그녀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을 분명한 서사에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뚜렷한 스토리 라인이 있다. 그것은 분명히 현실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독자는 어느 순간 현실의 세계가 사라지고 신화적인 무시간적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독자를 현실적이면서도 낯설고,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공간
앙브루아즈 모페르튀는 카트린 코르볼의 아름다움을 두고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자주 들어왔지만 이 아름다움이 얼마나 깊고 관능적이며 생기에 차 있는지 미처 예상치 못한 터였다. 얼마나 기이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인지. 놀라움과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 경탄을 자아내기보다는 욕망과 격정을 부추기는 아름다움. 숨죽인 절규처럼,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나 시큼한 맛처럼, 난데없이 달려들어 멱살을 움켜쥐는 아름다움. 아직 죽음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얼어붙지 않은 아름다움이었다. (51쪽)
실제로 그들 안에서는 모든 것이 분노 아니면 사랑의 색조를 띠었다. 그들은 사람들보다 나무들 사이에서 자라났다. 유년기부터 나무들 밑에서 자라는 야생 장과와 식물의 열매를 먹었고, 숲속에 사는 짐승들의 살을 먹었다. 그들은 별들이 하늘에 그려놓은 모든 길을 알았다. 나무와 가시덤불과 잡목 들—그 그늘 속으로 여우와 들고양이와 노루가 쏜살같이 지나가는—사이로 난 온갖 오솔길을 알았고, 멧돼지들이 터놓은 좁은 길들도 알고 있었다. 풀과 가시나무 사이로 거울에 비친 은하수처럼 땅 위에 그려진 길들. 베즐레의 순례자들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가는 길과 똑같은 길들. 그들은 사람과 짐승과 별 들이 만들어놓은 오래된 샛길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94~95쪽)
〈디에스 이레〉를 노래하는 성가대의 희미한 아우성은 앙브루아즈 모페르튀에게 또다른 아우성을 상기시켰다. 강물 위로 줄지어 떠내려오는 떡갈나무와 너도밤나무 장작들의 시끄러운 아우성, 사지가 절단된 나무들의 우울한 노랫소리였다. 두 강둑 사이에서 으르렁대던 노랫소리. 섬광 같은 침묵이 갑작스레 그 소리를 뚫고 지나갔더랬다. 범죄가 저질러졌던 날 아침이었다. 벌써 삼십 년도 더 지난 옛일이었다. 그러나 그 아침 이후로 앙브루아즈 모페르튀에게 현실의 시간은 더이상 의미가 없었다. 머나먼 그 봄날 새벽이 이 9월의 아침과 뒤섞였다. 세월과 무관하게 모든 아침이 한 지점으로 집결되었다. 맑고 차가운 물이 그 물살에 영원히 똑같은 몸들을 실어갔다. 증오의 몸, 빛의 몸, 욕망에 미쳐버린 몸. 코르볼, 카트린 그리고 그 자신. 극단으로 치우친 세 개의 몸, 분노와 앙갚음의 몸. (158쪽)
그들은 잠시 꼼짝 않고 마주보며 서 있었다. 잠자코 서로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 불쑥 무슨 신호라도 받은 듯 각자 옷을 벗었다. 여전히 서로 마주선 채로 조용히, 정확하고도 민첩한 동작으로. 몹시 서두르며 서로의 몸을 붙안는 동작이 당혹스럽다못해 거칠고 무례해 보였다. 두 사람은 바닥에 쓰러졌다. 몸이 욕망의 무게로 휘고 경이로움에 취해 흐느적거렸다. 벌거벗은 두 몸은 굶주림이며 찬란한 광채였다.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이슬 젖은 풀밭 위의 시트들 사이로 굴러갔다. 땅 위를 기고 살과 살을 맞댄 채 서로의 몸 위에서, 풀밭과 시트 속에서 헤엄을 쳤다. 서로의 몸에 감기며 상대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축축하고 따스한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끈적끈적한 단맛이 나는, 작열하는 온기였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피부를 맛보았다. 피부가 뿜어내는 온갖 체액과 냄새를 맛보았다. 굶주린 사람들처럼 정신을 잃을 정도로 서로를 포옹했다. 입안이 침과 갈증으로 타올랐다. 그들은 서로의 몸을 핥고 깨물고 껴안았다. (228쪽)
오직 분노의 맛만이 사람들의 가슴과 입과 침 속에서 계속 타올랐다. 씁쓸하면서도 강렬한, 너무도 생생한 맛이었다. 인간적인 분노의 맛. (199쪽)
목차 분노와 아름다움 11 노래 91 분노와 고독 197 한결같은 사랑 속에서 287 아득히 먼 옛날 365 옮긴이의 말 3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