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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35479 / 308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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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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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세계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길은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는 것.”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_르 몽드 독창적인 형식과 우아한 문장, 강렬한 드라마!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닌 실비 제르맹의 대표작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는 실비 제르맹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제르맹은 독창적인 형식과 우아하고 섬세한 문장 그리고 신비주의에 기반을 둔 독특한 감성으로 프랑스 독자들에게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마그누스... “세계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길은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는 것.”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_르 몽드 독창적인 형식과 우아한 문장, 강렬한 드라마!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닌 실비 제르맹의 대표작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는 실비 제르맹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제르맹은 독창적인 형식과 우아하고 섬세한 문장 그리고 신비주의에 기반을 둔 독특한 감성으로 프랑스 독자들에게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마그누스』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상실한 한 소년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작가가 천착하는 주제인 ‘악의 수수께끼’에 더불어 무력한 개인이 세계의 거대한 폭력과 악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독일에서 시작해 영국, 멕시코, 미국, 다시 독일로 이어지는 소년의 길고 긴 여정은 비극적이고 참혹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마그누스』는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이후 두 번째로 출간되는 실비 제르맹의 소설이다. 문학동네는 앞으로 『밤들의 책』, 『호박색 밤』, 『분노의 날들』 등 제르맹의 대표작들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마그누스』는 2005년에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 상은 프랑스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문학상인 공쿠르상의 후보에 오른 작품들 중 15세 이상 18세 이하의 연령대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이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세계의 거대한 폭력 속에서 자신의 이름마저 잃어버린 소년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가던 무렵의 독일, 프란츠게오르크는 어린 시절 함부르크에 가해진 대규모 폭격, 일명 고모라 작전으로 인해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을 잃는다. 그는 존경받는 의사인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를 사랑하며 그들에게서 세상을 새로 배워나간다. 소년은 음악 애호가이며 아름다운 베이스바리톤으로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를 경외한다. 프란츠게오르크는 평범하고 화목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안락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전쟁이 종말로 치닫고 히틀러 총통이 최후를 맞이하자 그동안 가려졌던 진실이 드러난다. 아버지는 나치의 앞잡이로 유대인 학살 최전선에 있었던 의사이며, 히틀러를 신봉한 어머니 역시 이 범죄의 간접적인 가담자였던 것. 평화로웠던 가정은 순식간에 부서지고 그들은 도망자가 된다. 프란츠게오르크는 음악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시인을 자처하던 아버지의 친구들이 그런 추악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소년을 무엇보다 혼란스럽게 한 것은 그동안 자신을 증명해주었던 이름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부모는 이제 오토와 아우구스타 켈러가 되고, 아이는 그저 프란츠 켈러라고만 불린다. 곰인형 마그누스만 정체성을 그대로 보존한다. 아이는 이런 부조리한 변화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다. 굳은 빵덩어리나 담배꽁초 같은 하찮은 것들마저 물물교환의 대상이 되는 이 혼돈의 상황에서는 이름마저도 교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거라고. (29쪽) 그들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도망자로서 비참한 삶을 이어나간다. 소년의 가족들은 이전의 생기를 잃었다. 그러던 중 소년의 아버지는 멕시코로의 망명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그는 소년과 아내를 남겨두고 먼저 멕시코로 떠난다. 그러나 얼마 후 아버지가 감시와 추적에 지쳐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는 모든 희망을 버리고 스스로 독일에 남아 죽음을 맞이하는 길을 택한다. 소년은 그 일이 있은 후 삼촌이 있는 영국으로 떠나고, 혼란과 우울에 휩싸인 채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아이는 세상을 관조하며, 아버지를 향해 쏟아진 비난과 그의 모호한 죽음의 상황을 두고 어느 때보다 깊이 숙고한다. 하지만 일말의 안개가 어김없이 아이의 사고를 흩뜨리고 질문을 가로막으며, 이 남자를 향한 애정과 반감이 내면에서 끊임없이 맞선다. (...) 잇달아 추방되고 추격당하던 남자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이 기억을 아들은 어둠 속에 밀어넣어둔다. 그것은 너무 아픈 기억이며, 아버지가 도망자에서 유령으로 화하는 실추의 과정을 잔인하게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버지는 이제 바다 너머 저편에서 방황하는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49쪽) 진정한 자신을 찾아 떠난, 참혹하지만 아름다운 성장의 여정 영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소년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떠난 멕시코 여행에서 함부르크 폭격 당시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내고, 그동안 부모라 여겼던 사람들이 자신의 친부모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년은 자신이 기억을 잃기 전 유일하게 지니고 있던 물건인 곰인형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이름을 마그누스로 바꾼다. 그는 삼촌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멕시코에서 만난 연인 메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살아온 삶의 사분의 일은 망각 속에 녹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길고 긴 거짓으로 오염되어 있다. 그는 스무 살이며, 스스로에게 이방인이다. 과도한 기억으로 넘쳐나는 익명의 청년이지만, 이 기억에는 ‘근원’이라는 중요한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 기억과 망각으로 인해 미쳐버린 청년. 청년은 여러 언어로 자신의 불안감과 의심을 가지고 재주를 부리지만 그 어떤 언어도 그의 모국어가 아닌 듯하다. (122쪽) 이제 청년이 된 마그누스는 미국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며 그 나라의 문화를 마음껏 향유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던 한편 그는 연인 메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는 연인의 죽음을 견디고 세계의 잔인함을 목도하며 성장해간다. 마그누스는 영국에서 어린 시절의 첫사랑 페기를 만나 새출발을 하기로 결심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내던 그는 우연히 들어선 레스토랑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이다. 그는 멕시코에서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가족을 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 마그누스는 비겁한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를 숨기지 못한다. 그는 아버지에게 서툰 보복을 하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크나큰 비극을 불러오게 된다. 그리하여 마그누스의 삶은 다시 한번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절대적인 무無가 그의 안에 자리잡는다. 어떤 질서나 빛도 창조해내지 않는 이 무는 그의 영혼에 무질서와 먼지의 맛만 남겨놓는다. (243쪽)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시적 언어, 파편적 글쓰기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그려낸 비극적인 역사의 그림자 『마그누스』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 뒤에 이어지는 장의 이름은 ‘단장斷章 2’이다. ‘장’도 아닌, ‘단장 1’도 아닌 ‘단장 2’. 소설은 서른한 개의 단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 약주略註, 속창續唱, 가필加筆, 신도송信徒頌, 연보, 삽입, 메아리 등의 요소들이 불쑥불쑥 끼어든다. 단장에서 이어나가는 이야기와 관계가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한 이 일종의 작은 장들은 단장들 사이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가 하면 중반에 ‘단장 1’이 난데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파편적 글쓰기’는 단순한 형식적 실험이 아니다. 제르맹의 이러한 서사 진행 방식은 정체성의 상실이라는 주인공의 특수한 상황, 시간마저 분절시켜버리는 세계의 압도적인 폭력을 형상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비 제르맹 특유의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들도 이러한 소설의 주제의식을 더욱 강화한다. 소르본 대학
P.13 : 글을 쓴다는 것은 프롬프터박스로 내려가, 단어들 사이 혹은 주위에서, 때로는 단어들 한복판에서, 언어가 침묵하며 숨쉬는 소리에 귀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33 : 아우구스타 켈러는 사랑스러운 테아 둥켈탈의 침울한 분신처럼 보인다. 그녀는 아름다운 집과 사회적 지위를 잃었다. 두 남동생을 떠나보낸 그녀의 큰 슬픔 앞에 깊은 존경심과 연민의 정을 느끼며 저마다 경의를 표하던 지기들도 잃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그 슬픔을 용감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준 고귀함에 대한 환상을 잃어버렸다.
P.33~34 : 총통은 죽었다. 활활 타오르는 목소리로 그 영광스러운 꿈을 대변했던 자가 죽은 것이다. 그와 더불어 천년왕국인 독일제국도 겨우 열두 해를 버티다가 무너져내렸다. 애국과 우애, 그 두가지가 뒤섞인 그녀의 열정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남은 것이라고는 재와 잔해, 유골뿐이었다. 그녀는 조국이 승리의 개가로부터 대재앙으로 나날이 넘어가는 것을 목격한 참이다. 이 나라의 아름다운 도시들이 불붙은 흰개미 집처럼 허물어지고, 그토록 자만심에 차 있던 국민들이 공포와 수치심에 비참하게 떨며 떼지어 흩어져 도망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지독한 속임수에 걸려들어 갈취당한 느낌이다.
p.45
한번은 이런 작열하며 범람하는 섬광들 앞에 점점 고조된 흥분이 몸속 깊은 곳에서 사방으로 마구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느닷없이 닥친 관능적인 충격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기진맥진해 거기서 벗어난 순간 아이는 얼이 빠진 듯한 상태에서도 엄청난 환희를 느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난생처음 황홀경을 경험한 참이었다. 그후로 아이는 색채에 열광하며 화가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몇 자루 안 되는 변변찮은 연필과 백묵뿐이어서 더 나은 재료를 찾지 못한 채 마분지 조각에 그것들로 서툴게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럽다. 아이는 곧 색칠을 포기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강렬한 색깔들이 솟구쳐나와 자신을 흔들어놓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자신이 두려워하면서도 소망하는 그런 혼돈의 상태로 데려가주기를.
p.143~144
얼어붙은 불길이 그의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자 사고가 눈을 뜬다. 그는 자신이 제기한 질문에 당황해 생각한다.
‘메이는 날 사랑했을까? 나는 그녀를 사랑했나?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정말로 사랑한 적이 있을까? 아니면 그 모두가 환상에 지나지 않았던 걸까?’
그는 알 수가 없다. 더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모든 것을 의심하며, 자신조차 의심한다. 이제는 메이를 잃었다는 생각보다 그녀와 함께하며 갖게 된 새로운 정체성을 잃었다는 사실이 더욱 뼈저리게 와 닿는다. 그렇다, 고모라 작전이 감행되던 그 시간처럼 그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망각으로 비워진 원점이 아니라 기억들로 빽빽이 채워진 원점이다.
p.217
빈은 분명 마음을 끄는 도시이며 마법과 같은 매력을 발산하기까지 한다. 대기에는 우수와 쾌락주의, 순응적인 분위기와 경쾌함, 신랄함과 아이러니, 예의바름과 교만함이 묘하게 뒤섞여 있다. 빈 사람들을 비판해봤자 무의미한 일이다. 그들 스스로도 누구 못지않게 예리하고 세련되게 해낼 수 있는 일이므로. 그러나 간혹 거리나 카페, 전차 안에서 우연히 어떤 대화가 귓전을 스칠 때, 마그누스는 나치즘이라는 장렬한 대大오페라에 대한 노스탤지어의 냄새를 맡는다.
p.262
이 모든 이름들이 느리게 원무를 추며 지나간다. 둘씩 혹은 하나씩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한 차례 속삭임이, 한숨이 새어나온다. 흐느낌이. 메이, 페기……
백색 혹은 회청색 목소리의 단어들이 행렬을 짓는다. 황톳빛 혹은 보랏빛 웃음소리와, 상아색과 등황색 숨결이 깃든 단어들이다. 각각의 이름이 고유의 혈색과 외양과 음색을 지닌 채 가볍게 떨린다. 간혹 불규칙한 진동이 전해져오기도 한다. 저마다 자신만의 광채와 독특한 울림을 지닌다. 때로 한 차례 서광처럼 번쩍인다.
행렬이 돌고 돈다. 하지만 그 자신의 이름은 부재한다.
목차
마그누스 11
옮긴이의 말 2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