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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40329 / 54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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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사람을 매혹시키는 것은 볼 수는 있어도 가질 수는 없는 것들이다 심지어 볼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들이다 장편 『마사지사』로 제8회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하고, 두 편의 단편소설로(「수유기의 여?자」 「위미」) 루쉰문학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며 중국 문학계의 영예로운 상들을 모두 석권한 작가 비페이위. 다채로운 수상 경력은 비페이위가 중국 문단 내에서 리얼리즘의 문체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문체를, 사회주의적 가치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임을 입증한다. 지난해의 『마사지사』에 이어 그의 또다른 장... 사람을 매혹시키는 것은 볼 수는 있어도 가질 수는 없는 것들이다 심지어 볼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들이다 장편 『마사지사』로 제8회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하고, 두 편의 단편소설로(「수유기의 여자」 「위미」) 루쉰문학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며 중국 문학계의 영예로운 상들을 모두 석권한 작가 비페이위. 다채로운 수상 경력은 비페이위가 중국 문단 내에서 리얼리즘의 문체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문체를, 사회주의적 가치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임을 입증한다. 지난해의 『마사지사』에 이어 그의 또다른 장편 『평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평원』은 나와 가장 가까운 책으로, 내 현실에서 만들어진 나의 팔이고, 그 팔 끝에서 다시 다섯으로 갈라진 손가락이다”_비페이위 작가는 소년이었다. 1976년, 다사다난했던 그해에. 1945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공신들로, 서슬 퍼런 지도자로 활약했던 저우언라이, 주더, 마오쩌둥이 연달아 세상을 뜨고, 사회주의를 일상에 완전히 침투시키기 위한 십 년의 실험─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렸으며, 탕산 대지진으로 20여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해였다. 요컨대 1976년은 이십여 년 간 가속 페달을 밟아온 사회주의 혁명의 파고가 잦아들며 한 시대가 저무는 시점이었다. 바로 이 1976년에, 작가는 열두 살의 소년이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좌파 정권에 반기를 들어 시골로 보내진 ‘우파’ 교사였고, 교사 신분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작가의 집엔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소년은 당시의 풍경들을 고스란히 기억에 담았다. 좌파가 아닌 우파여서 슬픈 아버지의 초상을, 혁명을 울부짖지만 품고 있는 이상도, 그것을 담아내는 현실도 완벽하지 않던 청년들을, 옛 지주의 집을 꿰찼지만 결국 그 집에서 목매달아 죽을 수밖에 없던 지주의 소작인을. 그 소년은 작가가 됐다. 2002년 겨울, 난징의 작업실에서 추위에 곱은 손을 펴가며 자신의 오래된 기억들을 불러냈다. 그렇게 삼 년 반이 지난 2005년 여름, 소년의 기억은 이야기가 되어 세상에 나왔다. 가쁜 호흡으로 단숨에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가는 그 거대한 기억의 조각들에 제목을 붙이는 것도 잊었다. 다만 이 원고가 “나와 가장 가까운 책으로, 내 현실에서 만들어진 나의 팔이고, 그 팔 끝에서 다시 다섯으로 갈라진 손가락”이 될 것이라는 느낌만 선명했다. 작품을 처음 선보였던 잡지의 편집자가 이야기에 제목을 붙여줬다. 시작도 끝도 없는, 『평원』이라고 했다. 작가는 그 제목이 좋았다.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실험’이 생활 깊숙이 스며든 1976년 중국 쑤베이의 농촌 『평원』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그 1976년, 중국 쑤베이의 농촌, 왕씨촌의 일년살이를 담은 이야기다. 당시 중국의 실제 ‘농촌’은 사회주의의 이념을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실험의 최전방이었다. 스무 개 남짓한 농가가 농작물 생산을 위한 기초 단위인 생산대가 되었고, 생산대가 모여 생산대대, 생산대대가 모여 인민공사人民公社가 되었다. 인민공사는 중앙인민정부의 명령을 하향식으로 각 가구에 전달하여 사회주의 사상을 주입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행정기구이자 매개체였다. 그러니까 중국 농촌은 인민공사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변형된 코뮌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원』의 왕씨촌은 단순히 ‘왕씨 집성촌’만은 아니며, ‘평원’이라는 단어에서 흔히 떠올릴 만한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서사의 향연을 배반한다. 비페이위가 그려내는 ‘평원’은 이념을 전달하려는 자, 이념을 주입당한 자, 이념에 쫓기는 자, 이념을 거스르는 자, 이념으로 평가당한 자들이 뒤엉켜 살아가는 다양한 층위의 정치적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 개념은 왕씨촌으로 한정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의 현실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성을 획득한다. 때문에 문학비평가 장리가 지적했듯, “‘1976년의 왕씨촌’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의 삶을 압축한 은유”가 된다. 하늘의 ‘눈칫밥’을 먹는 농부들 농민들은 하늘의 시간을 따라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절기에 맞춰 삶을 운용한다. 6월에는 금빛 물결의 밀밭에서 밀을 수확하고, 이어서 그 땅에 일매지게 벼를 심는다. 8월 입추 때까진 잠시 숨을 돌리는 식이다. 벼가 자라 추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다. 농부의 삶이란 ‘천시天時’에 의해 결정된 팔자다. 천시란 그들의 생명이고 운명이다. 밀을 수확한 뒤에도 농부들은 ‘천시’를 맞추기 위해 숨 한 번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곧장 모내기를 해야 한다. 모내기는 더 고되다. 허리를 한층 더 깊게 숙여야 해서 더 고된 형벌을 받는다. 마치 고문대에 묶이는 것 같다.(본문 10쪽) 농부들은 ‘국가’가 어디 있고 ‘국가’가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국가’란 어떤 존재, 특정하고 아주 크며 어디에나 있고 또 한편으로는 날 때부터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국가’란 종착지였다. 바로 밀, 벼, 콩, 채소, 면화, 옥수수의 종착지였다.(본문 33쪽) 하늘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농민들은 농작물 수확을 관리하는 인민공사 지부 서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긴 한지만 결국 그들에게 ‘국가’란 거둬들인 농작물을 헌납하는 종착지일 뿐이다. 국가를 움직이는 사회주의 이론이나 마오 주석의 사상이 농민들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진 못한다. 농부들은 20세기에도 여전히 귀신의 존재를 믿고, 지진이 올 것이라는 예측에도 대피 시설을 만들기보다는 지진의 기운을 감지한다는 맹인의 허황된 묘사에 마음을 빼앗긴다. 이렇게 농부들은 예로부터 땅과 어울리며 체득한 나름의 지혜로 산다. “마오 주석의 말은 거창한 만찬이 아니라 일상적인 백반” 이런 농민들의 대척점엔 사회주의 사상으로 무장한 ‘사상 괴물’들이 있다. 인간이 창조한 새로운 세계관인 사회주의를 신봉하며 오직 사상에 근거해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생산대대의 지부 서기 우만링, 정치 심사를 받고 왕씨촌에 보내진 우파 구 선생이 그러하다. 대도시 난징에서 왕씨촌으로 파견된 지부 서기 우만링은 농민들을 개조하기 위해 누구보다 빨리 왕씨촌 사투리를 습득하고 맨발로 휘적휘적 밭두렁을 다니며 한창 꽃다운 나이의 여자임에도 궂은일을 도맡는다. 마오 주석의 가르침에 따라 진보를 이끄느라 이십대 청춘임에도 연애는 뒷전이다. 우파 지식인이었던 구 선생은 열여덟의 나이에 왕씨촌으로 보내진 후 각고의 노력으로 자신의 사상을 개조했다. 마르크스의 저서를 달달 읊을 정도다. 하루를 마감하면서는 사회주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았는지 되짚어본다. 구 선생은 이를 ‘사상의 지뢰제거’라고 부르며 뿌듯해한다. 자기검열이 일상화된 삶이다. 구 선생은 오리를 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기르는 오리알은 공유제가 타원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라며 입도 대지 않는다. 자신이 먹으면 부끄러운 개인 재산이 되고 부패한 감각기관의 향유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또한 철저한 유물론자인 그에게는 어떤 죽음조차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솟아나라, 솟아나라 땅의 향내가 이끄는 비밀스럽고 기이한 욕망에 따라 기어이 틀을 뚫고 비어져나오는 청춘의 파토스 ‘천시天時’에 따라 왕씨촌을 이끌어온 구습과 이를 개조하려는 사회주의. 이 두 힘은 완벽하게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의 빈틈으로 스미거나 융합한다. 왕씨촌의 사람들은 이 경계 어디쯤에서 살아간다. 또는, 이 둘의 속박을 뚫고 새롭게 비어져나오는 경우가 있었으니 왕씨촌의 청춘들─두안팡과 싼야, 혼세마왕, 마침내 무너지는 우만링이 그러했다. 한껏 들뜬 땅에서 정기가 한순간에
매일 새벽 네시, 심지어는 세시에도 이를 악물고 버성기는 뼈마디를 수습해 밀밭으로 돌아가 어제의 형벌을 다시 몸에 덧씌워야 한다. 농부가 천해서가 아니다. 자기 몸을 보살필 줄 모르거나 아낄 줄 몰라서도 아니다. 농부의 삶은 이미 오래전에 조물주에게 귀속되었기 때문이다. (...) 밀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면 모내기를 제때 할 수 없고, 모내기를 그르치면 생활의 절반을 잃는 것이기에 제대로 살아가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농부들은 게으름을 게으름이라고 하지 않고 ‘때를 모른다’고 표현한다. 요컨대 제대로 살기 힘들다는 강력한 표현이다. 9~10쪽
농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자기 몸을 땀에 담가서 절이는 거야. 20쪽
흙이란 흙일 뿐이어서 인정사정을 봐줄 수 없다. 그래서 평생을, 마지막에 한줌 흙으로 변해버릴 때까지 그 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32쪽
맹세코, 농부들은 국가 중대사에 별 관심이 없었다. 베이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농부들은 몰랐다. 136쪽
마오 주석은 중국 인민과 세계 인민의 위대한 수령인 동시에 최고의 농부였다. 여름 농작물이 땅 위에 푸르른 이상, 마오 주석은 어떤 경우에도 농부들의 두 손을 놀릴 리 없었다. 141쪽
가지런히 펼쳐진 완연한 초록은 매혹적이면서 자유분방하게, 목숨마저 내던지겠다는 기세로 지평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223쪽
하늘이 봐주지 않으면 농작물은 병이 든다. (...) 그러나 마오 주석은 사람의 노력으로 대자연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246쪽
그것은 노동에 따른 분배가 아니라 필요에 따른 분배여서 건지고 싶은 만큼 건질 수 있었다. 공산주의가 이렇게 실현될 줄 누구도 몰랐다. 267쪽
집에 곡식이 넘쳐나고 아름다운 햇살을 따라 가을 하늘은 높고 상쾌하다. 이럴 때 마차를 몰아 공사로 곡식을 보내니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럽겠는가. 분명 말과 사람 모두 신이 나서 덩실거릴 테니 스타카토가 아니고서는 그 기분을 설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원들의 공사—바꾸어 말하면 ‘국가’—에 대한 충직하고 강박적이며 무조건적인 초지일관의 사랑을 설명할 수 없다. 268쪽
공동묘지는 왕씨촌의 정북쪽에 있었는데 꽤 멀고 꼬부랑길이라 굽이를 몇 개나 돌아야 했다. 그 길은 반드시 그래야 했다. 황천길, 돌아올 수 없는 길이 곧고 넓은 탄탄대로라면 말이 되지 않았다. 굽이를 일고여덟 개는 돌아야 귀신이 혼란스러워지면서 아무리 왕씨촌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만만치 않아지는 거였다. 278쪽
‘충돌’은 삶의 필수품이라 언젠가는 마주칠 수밖에 없다. 478쪽
남자와 여자 사이는 역시 사람이 아니라 수제비다. 젊을수록 질어서 반죽하기 나쁘다. 반죽하려 해도 죄다 들러붙기 십상이고, 떼어내는 것도 어렵다.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사랑이란 원래 말이 되지 않는 것투성이다. 4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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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평 원 007
작가의 말 527
옮긴이의 말 5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