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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칸트, 헤겔, 프로이트 미학에서 행복을 찾다

원제 : Quand la beaute nous sauve (2013년)

샤를 페팽 저 | 양혜진 역 | 이숲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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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921067 / 196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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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73년 프랑스의 파리 근교 생클루에서 태어났다. 국립 정치학교와 국립 고등상업학교를 졸업했다.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국립 레지옹도뇌르 고등학교와 파리 정치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1~2006년 프랑스 공영 TV 방송 FR3에서 ‘문화와 종속’이라는 철학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2006~2007년 TV 방송 Canal + 에서 철학 관련 프로그램 패널로 활동했다. 현재 전향과 심리학, 철학 매거진 등의 잡지에 글을 연재하고 철학, 형이상학, 윤리학 분야에서 독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파리 MK2 극장에서 매주 월요일 공개 철학 세미나를 열고 있다. 저서에 소설 『하강(Descente)』(1999), 『부정한 여인들(Les infidèles)』(2003), 철학서 『철학과 함께한 일주일(Une semaine de philosophie)』(2006), 『철학자들의 정신분석(Les philosophes sur le divan)』(2010), 『권력을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Qu’est-ce qu’avoir du pouvoir?)』(2010) 등이 있으며 만화가 쥘이 공동 작업한 『만화보다 더 재미있는 철학 이야기: 세계철학 백과사전(La planète des sages: Encyclopédie Mondiale des philosophes et des philosophies)』(2011)은 프랑스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은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생 플라톤의 직장생활 체험기: 철학 주식회사(PLATON LA GAFFE: Survivre au Travail avec les Philosophes)』(2013)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5년에는 소설 『기쁨(La joie)』을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역자 소개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좋은 책을 발굴하고 번역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책 속에서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흔히 행복, 건강, 성공, 사랑을 떠올린다. 그리고 조금 더 깊이 파고들면 권력, 쾌락, 영생 등 또 다른 대답들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아름다움을 위해서 산다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대상은 아닐지라도 아름다움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를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나는 바로 이 수수께끼 같은 만남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왜 이 표면적인 형상들은 우리를 그토록 깊이 감동하게 할까? 왜 우리는 그토록 그것들에 감동하기를 바랄까? 왜 우리에게는 그토록 아름다움이 필요할까? 13쪽.

헤겔은 칸트의 저작이 나온 지 몇 해 뒤 칸트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 전전긍긍하며 『미학』을 집필했다. 엄청난 천재적 재능을 제외하면 그들은 모든 면에서 정반대였다. 헤겔은 기혼이었고, 어린 딸을 잃었으며, 아들을 둘 두었다. 게다가 사생아도 서자로 받아들여 적자들과 함께 키웠다. 그는 세속적인 삶을 살았다. 대형 강의실에서 강의했고, 자신이 사는 도시의 정무에 참여했고, 많은 곳을 여행했다. 예술을 사랑했던 그는 허리 통증도 무릅쓰고 몇 주 동안이나 사륜마차로 유럽의 여러 박물관을 돌아보았다. 걸작들이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 감상하고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헤겔은 『미학』에서 아름다움이 어떻게 그 시대의 감각을 드러내고 특정한 가치들을 상징화하는지를 제시하면서 예술의 역사를 다시 읽었다. 그는 아마도 서양의 철학자 가운데 가장 탁월하게 예술에 대해 성찰한 인물일 것이다. 60-61쪽.

우리는 녹음된 목소리의 지시에 따르고, 인간적인 문제를 별표나 숫자를 누르는 선택으로 표시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점점 더 아무렇지 않게 자동적이고 기계적인 행동방식을 따른다. 심지어 운 좋게 자동응답 서비스가 아니라 진짜 사람과 대화하게 된다고 해도 그들이 하는 말은 미리 정해놓은 매뉴얼과 프로그램에 따라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대답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통화하는 상대는 기계나 다름없다는 존재다. 바로 이런 ‘프로세스’의 세계가 기업과 행정기관은 물론이요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비인간화 현상’을 떠받치는 거대한 환상을 간파할 것이다. 즉 인간이 기계가 되거나 기계로 대체될 수 있고, 인간의 주체성은 배제되거나 묵살될 수 있다는 환상 말이다. 우리는 왜 스스로 자신을 비인간화하는 이 모든 행위를 그토록 쉽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주장하는 것만큼 인간의 ‘인간성’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괴로워하고, 의심하고, 망설이고, 불확실성에 좌우되는 이 인간성이라는 부담, 우리의 ‘삶’이라는 짐을 내려놓게 된 것을 기뻐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움에 감동할 때면 우리가 그런 ‘기계화’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얼마나 간절히 열망하는지 깨닫는다. 아름다움은 갑자기 창문 너머 번개 치는 보랏빛 하늘에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정체구간에서 듣는 음악의 선율을 타고 다가오며, 때로는 정면에서 바라본 성당의 외벽에 예기치 않게 나타난다. 우리는 마음속에 번지는 기쁨을 느끼며 생각한다. 로봇이 되고 싶지 않다고, 그래도 이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인간성을 사랑한다고, 때로는 몹시 버거울지라도 주체성이라는 이 짐을 여전히 짊어지고 싶다고. 135-136쪽.

17세기의 시인 안겔루스 질레지우스는 “장미에는 이유가 없다.”는 말로 이 질문에 대답한다. 장미 한 송이의 아름다움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해해야 할까? 모나리자의 미소에서는 무엇을 이해해야 할까? 이해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이해하든 아름다움의 수수께끼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사실뿐이다. 어떤 사람은 장미가 운명적인 힘에 이끌려 하늘을 향해 자란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장미 봉오리가 여러 겹의 꽃잎으로 벌어지는 방식이 생명력의 가차 없는 힘을 상징한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안으로 겹겹이 접혀 들어가 있으면서도 바깥을 향해 열려 있는 장미 꽃잎들의 유일무이한 형태, 단정하면서도 세심한 초대와 같은 형태 덕분에 장미가 다른 꽃들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원하는 대로 한마디씩 할 것이다. 그런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아름다움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모나리자의 미소를 보고 임신한 여성의 미소라고, 또 어떤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몰래 반한 젊은 남자의 미소라고, 또 어떤 사람은 그 둘을 섞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수수께끼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고,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장미꽃이 아름다운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이유를 넘어서는 것임은 틀림없다. 우리는 미적 경험을 할 때 평상시 우리에게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주는 것—알 수 없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우리 자신의 불확실성, 우리 내면의 어둠—을 직면하는 데서 쾌락을 느낀다. 미적 경험을 통해 되도록 제대로 직시함으로써 우리는 그것을 덜 두려워하는 법을 익히고, ‘현실에서’ 그것에 맞서는 데 필요한 힘을 조금이나마 얻는다. 161-163쪽.

아름다움은 이해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소유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름다움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지식인이나 소유주로서 반사적으로 행동하지 않게 하고, 소유욕과 편협한 합리주의에서, 대상을 정복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 우리를 해방한다. 오늘날은 상대주의 시대지만, 아름다움은 우리 영혼의 깊은 곳에서 타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절대적인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일깨운다. 오늘날은 현실주의 시대지만, 아름다움은 경이로운 것들의 존재를 우리에게 일깨운다. 오늘날은 무감각의 시대지만, 아름다움은 바로 눈앞에서 우리를 사로잡고, 냉소하지 말고 경탄하라고 부추긴다. 아름다움은 우리를 치유하고 단련하며, 존재하는 것 그대로를 사랑할 힘과 존재할지도 모를 무언가를 희망할 힘을 준다. 아름다움은 우리가 점점 이방인이 되어가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름다움은 다시 우리를 세계로, 삶으로, 우리 자신에게로, 타인에게로 돌아가게 하고, 실존할 능력을 회복시켜준다.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그토록 많이 주고 그토록 조금밖에 바라지 않는다. 그저 눈을 뜨고 바라봐주기만을 바란다. 189-190쪽.

목차

들어가며
1장. 조화를 엿보다
2장. 의미를 체험하다
3장. 리비도를 승화하다
4장. 신비를 영접하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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