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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컨드라이프

윤호 저 | 자음과모음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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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불가해한 이 세계와 대면하여 끝내 삶의 비의를 해득해보겠다는 것. 이처럼 윤효 소설이 가진 동력은 “눈이 어둠에 익을 때”까지 “불행의 할당량”을 감내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 대한 순도 높은 위로와 격려에 있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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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32177 / 256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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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끊임없이 충돌하고 파열하는 욕망의 불협화음 위태로운 가족의 형상을 첨예하게 그려낸 윤효의 세번째 단편소설집 “당신이 매일 밤 들어가는 세컨드라이프 말예요. 거기서 정말 일을 하긴 해요?”? 책 소개 삶의 표면에 생기는 슬픔과 상실의 균열을 예민하게 감각해온 윤효의 세번째 단편소설집. 스타일리시한 문체와 특유의 압밀한 묘사력, 그리고 빼어난 서사 직조 능력으로 작가적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녀가 『베이커리 남자』 이후 14년 만에 소설집을 펴냈다. 1995년 『소설과 사상』을 통해 소설로 등단하고, 1996년 『문학동... 끊임없이 충돌하고 파열하는 욕망의 불협화음 위태로운 가족의 형상을 첨예하게 그려낸 윤효의 세번째 단편소설집 “당신이 매일 밤 들어가는 세컨드라이프 말예요. 거기서 정말 일을 하긴 해요?” 책 소개 삶의 표면에 생기는 슬픔과 상실의 균열을 예민하게 감각해온 윤효의 세번째 단편소설집. 스타일리시한 문체와 특유의 압밀한 묘사력, 그리고 빼어난 서사 직조 능력으로 작가적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녀가 『베이커리 남자』 이후 14년 만에 소설집을 펴냈다. 1995년 『소설과 사상』을 통해 소설로 등단하고, 1996년 『문학동네』에 시를 발표하며 시작 활동을 병행해온 작가는 이 책에 실린 일곱 개의 단편을 통해 ‘지금-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묵직한 삶의 무게를 측정하고 있다.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파열하고 만 사람들은, 위로받을 수 있는 ‘집’이라는 최소한의 공간조차 가지고 있지 못하다.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점유하지 못한 소수점 이하의 존재들의 텅 빈 고독을 함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소한의 낙원조차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이 쌓아 올린 허상의 집 가족이란 무조건적인 사랑과 이해로 결합된 견고한 집단이다. 하지만 『그의 세컨드라이프』 속의 가족은 뒤틀려진 욕망들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파열하는 불협화음의 공동체일 뿐이다. 소설 속에서 재현되고 있는 가족은 “쳇바퀴를 함께, 열심히 돌리다 삐끗하면 서로를 먹어치워버릴 수 있는” 연대 불가능한 공동체이자 “무수히 금이 간 유리잔”처럼 위태롭고 불안정한 기표에 불과하다. 아이들을 필리핀으로 유학 보내겠다는 아내의 집념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소진해야 하는 실패한 ‘변호사’(「그의 세컨드라이프」),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이해하면서까지 자신에게 할당된 고독과 슬픔을 감내해야 하는 ‘그녀’(「눈이 어둠에 익을 때」), 엄마의 강요된 교육 프로젝트에 따라 ‘엄마의 아바타’처럼 움직이는 ‘아이들’(「숨을 멈춰봐」),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외상적 기억과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여성으로서의 결여를 메우기 위해 북유럽풍 집 꾸미기에 집착하는 ‘여자’(「북유럽풍이 푸른 꽃무늬 접시」). 이처럼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족’은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그러나 작가는 와해되어버린 가족 그 자체를 문제화하기보단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가족이라는 토대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들의 내면의 상처를 응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점점 왜소해지는 존재감의 무게를 민감하게 포착해내고, 그로 인한 내면의 파동을 감지하고 발화하는 것. 그것이 윤효가 택한 소설적 문법이다. 세컨드라이프에선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상처받은 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결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 「그의 세컨드라이프」의 ‘그’는 현실의 실패로 인한 경제적 압박과 자신을 끊임없이 조여오는 아내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 밤 게임 속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에 접속한다. 그건 다른 소설 속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아리의 케이크」의 아리 역시 부모의 불온한 죽음에 대한 기억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수많은 데커레이션으로 무장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북유럽풍의 푸른 꽃무늬 접시」 「당신은 이곳에 살지 않는다」에 나오는 인물들도 온전한 삶처럼 위장하기 위해 집을 유지하고, 치장하는 데 집착한다. 하지만 그들이 지키려고 하는 집은 하나의 허상에 불과하다. 인터넷 게임 속의 비현실적 공간이거나 애초부터 자신의 소유가 아니었거나 금방이라도 허물어져버릴 수 있는 위태로운 공간이다. 어떠한 위로도, 안식처로서의 기능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들이 원하는 집/가족은 결코 완성되거나 축조되지 않은 채로 남게 된다. 그럼에도, 소설 속 인물들은 오늘도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다. 따뜻한 남쪽 신도시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서 그 집을 진짜 프로방스풍으로 개조하기를 희망하고,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한 십자가를 벽에 달기 위해 힘껏 못질을 하고, 세컨드라이프 속 아바타 아내인 테리를 껴안고 그녀에게서 인간적 체온을 원한다. 물론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이라는 것을 짐작함으로써 독자는 삶의 비애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끝끝내 견뎌서, 불가해한 이 세계와 대면하여 끝내 삶의 비의를 해득해보겠다는 것. 이처럼 윤효 소설이 가진 동력은 “눈이 어둠에 익을 때”까지 “불행의 할당량”을 감내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 대한 순도 높은 위로와 격려에 있다.

저자 소개

광주광역시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했다. 1995년 『소설과 사상』을 통해 소설로 등단했고, 1996년 『문학동네』에 시를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병행했다. 소설집 『허공의 신부』 『베이커리 남자』, 장편소설 『노 러브 노 섹스』(전 2권) 『나는 달린다』, 시집 『게임 테이블』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북유럽 가구들을 보며 발견한 콘셉트는 변하지 않는 행복, 견고한 행복이었다. 그녀는 첫 책의 프로방스 스타일과 북유럽 스타일을 접목시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윤주희와의 밀회도 잊고 남편과의 일상도 잊었다. 그냥 어떤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계속 어른거리고 있구나, 하고 느꼈을 뿐이다. (「북유럽풍의 푸른 꽃무늬 접시」, 30p)

미세스 엄의 새까만 차가 단지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예상대로 정문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감았다. 그는 미세스 엄이 직면할 수 있는 비극 역시 확률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이 저 여자에게도 기회는, 많았다. (… ) 그는 거실을 향해 돌아섰다. 어느새 아내가 망치를 가져와 한 손으로 십자가를 벽에 꼭 붙인 채 다른 손으로 힘껏 못을 두드리고 있었다. (「당신은 이곳에 살지 않는다」, 65p)

그는, 그의 아바타는 테리를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 거짓말처럼 테리에게서 체온과 향기가 살아났다. 한동안 테리의 얼굴을 들여다본 뒤 다시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려 하자 그녀는 순순히 응해주었다. 그동안 환상이라 여기고 경계했던 것이 미안할 만큼 예쁘고 따뜻한 진짜 아내였다. (「그의 세컨드라이프」, 99p)

두세 걸음 걷고 보니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다. 눅눅한 어둠의 냄새를 두려워하면서도 홀린 듯이 걸어 내려갔다. 문득 공포가 엄습했다. 그들은 어디만큼 왔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의 세 배쯤 되는 세월을 살아낼 일이 새삼 막막했다. (…) 그녀는 궁금했다. 과연 그 어둠 속에서도 눈을 뜨고 살아낼 수 있을까? 아니, 언젠가는 눈이 어둠에 익을 수 있을까? (「눈이 어둠에 익을 때」, 130p)

문득 인생이란 평범한 스펀지케이크에 자기만의 데커레이션을 해서 만든 케이크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버둥을 쳐봤자 별 달라질 게 없는 그렇고 그런 인생에 자기만의 환상으로 포장을 해놓은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리의 케이크가 조금 더 새콤달콤하다 한들, 아리의 환상이 조금 더 화려하다 한들 그게 그렇게 엄청난 잘못일까. (「아리의 케이크」, 164p)

저 까만 수반 속의 둘만 남은 금붕어들 중 한 마리가 앓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건강한 금붕어는 아픈 금붕어를 물어뜯을까? 상대가 죽고 나면 영원히 혼자 살아야 하는데도? 아니면 고독이 두려워서라도 규칙을 바꿔볼까? 오직 자신을 위해서 말이야. 나는, 몹시 궁금해. (「숨을 멈춰봐」, 193p)

오히려 진실이야말로 우리를 집어삼키는 늑대가 아닐까. 수연은, 진실이 두려웠다. 해연 언니의 결혼을 반대했던 엄마가 정작 결혼 후의 불행에 대해선 담담했던 건 인행엔 엄연한 불행이 할당량이 있다는 것, 많은 아이 중 하나쯤은 그늘에 잠길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강을 건넜을까」, 238p)

목차

목차
북유럽풍의 푸른 꽃무늬 접시
당신은 이곳에 살지 않는다
그의 세컨드라이프
눈이 어둠에 익을 때
아리의 케이크
숨을 멈춰봐
우리가 강을 건넜을까
해설_텅 빈 자아, 소수점 이하의 존재론_이만영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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