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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말봉 전집 4 가인의 시장/ 화려한 지옥

시리즈 : 김말봉 전집 [9]

진선영 저 | 소명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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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0350 / 608쪽 150 x 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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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2014년 식민지를 대표할 만한 여성 대중소설가 김말봉의 작품을 담은 《김말봉 전집》 1~3권(《밀림》 상·하, 《찔레꽃》, 소명출판)의 출간 이후 1년 만에 《김말봉 전집》 4권(소명출판, 2015)이 출간되었다. 4권에는 《가인의 시장》·《화려한 지옥》이 수록되어 있다.


공창폐지운동의 필요성을 여론화하기 위해 집필한 작품-《가인의 시장》/《화려한 지옥》
《가인의 시장》은 김말봉의 해방 이후 첫 작품이다.《밀림》과 《찔레꽃》의 열화와 같은 인기를 뒤로 하고 일본어로는 글을 쓰지 않겠다는 절필 선언 후 해방이 될 때까지 붓을 들지 않았던 김말봉은 이 작품을 통해 소설 쓰기를 재기한다. 1938년 12월 25일 《밀림》 후편이 96회로 연재가 중단된 이후 약 9년 만의 일이다.
김말봉은 개인적 사정으로 연재 취소를 거듭하다 《부인신보》의 요청으로 첫 번째 글쓰기를 재기한다. 1947년《부인신보》에 연재된 《가인의 시장》은 공창폐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공창폐지운동의 필요성을 여론화하기 위해 집필한 작품이다. 해방 이후 ‘조선 여인’의 가장 절실한 ‘사회 비극’으로 공창제를 제재화하고 ‘소설 속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호소와 탄원’에 독자들이 응답하기를 바라는 집필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가인의 시장》은 9년 만에 글쓰기를 재기한 ‘의도와 발분’에 반해 연재는 한 달 이상 중단되었고 결국 결말이 없는 미완의 작품으로 종결된다. 이후 《가인의 시장》은 1951년 문연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 《화려한 지옥》으로 제목이 바뀌고 결말이 보충된 것과 함께 내용의 부분적 삭제와 보충, 목차 등이 변경되어 출판된다.
하지만 《가인의 시장》과 《화려한 지옥》은 동일한 작품임에도 엄연히 다른 텍스트라는 점이다. 《가인의 시장》이 《화려한 지옥》으로 개작되면서 공창제 폐지의 당위성이 강조되는 에피소드가 보충되고, 결말에서도 《가인의 시장》은 ‘오채옥’이 ‘황영빈’의 살해범으로 체포되어 창기라는 이유로 누명과 온갖 수모를 받는 것으로 미완 종결되는데 반해, 공창제 폐지 이후 창기들의 삶을 위한 준비작업과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실감나게 드러난다. 이처럼 《화려한 지옥》은 《가인의 시장》에는 없었던 결말이 보충되면서 모든 여성이 연대하여 ‘희망원’이라는 생활 공동체를 설립, 여성운동의 이상적 결과를 보여준다. 결국 《화려한 지옥》에서는 결말의 보충을 통해 작가의 소설적, 현실적 이상향을 뚜렷이 개진하고 있는 것이다.

해방 공간에서 발생하는 역설적 상황을 재현, 모순을 폭로한 세태소설
《가인의 시장》은 해방기 문학이 침윤한 이데올로기나 자기 비판에 함몰되지 않고, 복수의 사건을 병렬적으로 형상화하여 함께 전개되는 이야기들의 대비적 총합을 통해 해방 공간의 양면성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당대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적 통찰과 사회적 정의에 대한 독자들의 현실감각을 일깨우고 있다.
공창제의 폐지는 여성의 일로서 전국가적 전민족의 운명에 관한 민족 보건상의 문제였으며, 이는 건강하고 깨끗한 ‘건국’의 주춧돌로서 법제화되어야 한다는 선언적 과제였다. 하지만 시대적 당위는 현실적 여건에 압도되어 왜곡된 형태로 정착한다. 오채옥이 공창에서 해방되어 사창화되고, 사창화된 여성들이 양공주나 양갈보로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 여성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용산에 주둔했던 일본군이 퇴거하고 그 자리가 미군으로 대체되던 해방 공간의 상황과 일치한다. 새로운 형태의 인육시장의 출현은 성매매 주체의 변화를 보여주며, 성병의 확산은 물론 신종 성범죄의 온상이었으나 정치적, 경제적, 심정적 수혜는 이를 공론화할 수 없는 당대적 역설을 드러낸다.
훼손된 민족정신을 바로잡기 위한 일제 잔재 척결의 구체적인 과제는 친일 또는 부일협력자에 대한 처단이었다. 하지만 ‘친일파 숙청법’이 거부되고, 반민특위가 와해되면서 한국의 정치계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기득권을 움켜 쥔 친일세력에 의해 재지배되는 현상으로 발전하였다. 손성묵은 일제시대에는 애국자를 밀고하거나 애국심이 농후한 사람들의 명부를 작성하여 일제에 받치는 친일분자였고, 해방 후에는 일본인이 중국에서 밀수입한 아편을 넘겨받아 ‘방방곡곡으로 민족의 선혈을 말리고’ 있다. 손성묵은 불법적으로 축적한 재산(아편, 적산)으로 청춘도 명예도, 정의와 도덕까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광복 후 남한 사회에서 친일파 숙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그런 상태에서 ‘영어 잘하고 자본주의 이념에 이해가 많은 보수 우파적 유산세력, 비록 친일성향이지만 반공성향 역시 투철한’ 이들이 친미파로 둔갑하여 중용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해방 공간의 혼란한 사회상을 ‘가인의 시장’이라 명명한 작가는 작품에 나온 부정적 인물들을 ‘카인’으로, 이들에게 고난을 당하는 오채옥을 ‘아벨’로 설정함으로써 해방기의 사회 갈등과 비극을 종교적으로 은유화 하였다. 특히 ‘시장’과 ‘지옥’이라는 공간적 제명은 인물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해방기의 공간성을 강하게 환기시킨다. 그러므로 해방 공간의 인물들은 사적인 영역이면서 고도로 정치적인 ‘체제의 역사’ 속에 위치한다. 즉 해방기, 바로 이 시·공간이 ‘카인의 시장’이며 ‘화려한 지옥’인 것이다.

저자 소개

경남 밀양 출생으로 1918년 서울 정신여학교 졸업 후, 1920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1927년 교토에 있는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27년 귀국하여 중외일보 기자로 취직했으며, 193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망명녀”라는 단편소설을 응모하여 당선되었으며, 최초의 부산 출신 문인으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어서 “고행” “편지” 등을 발표했고, 1935년 <동아일보>에 장편소설 “밀림”을, 1937년 <조선일보>에 “찔레꽃”을 연재함으로써 일약 통속소설가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광복 후 서울로 올라와 작품활동뿐 아니라 공창폐지운동, 박애원 경영 등의 사회운동을 병행하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1954년 우리나라 기독교 최초의 여성 장로가 되기도 했다. 1961년 2월 9일 폐암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산 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전개하였다.
대표 작품으로 “카인의 시장”(1945) “화려한 지옥”(1945) “태양의 권속”(1952) “새를 보라”(1953) “바람의 향연”(1953) “이슬에 젖어”(1953) “바퀴소리”(1953) “푸른 날개”(1954) “파초의 꿈”(1955) “찬란한 독배”(1955) “생명”(1957) “화관의 계절”(1957) “푸른 장미”(1958) “사슴”(1958) “행로난”(1958) “해바라기”(1958) “광명한 아침”(1958) “아담의 후예”(1958) “환희”(1959) “제비야 오렴”(1959) “장미의 고향”(1959) “이브의 후예”(1960) “바람의 향연”(1962) 등이 있다. 


 

(陳善榮)


문학박사. 1974년 강릉에서 출생하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대중연애서사의 이데올로기와 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대중문학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잊히고 왜곡된 작가와 작품의 발굴에 매진하고 있으며 젠더, 번역 등으로 연구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유진오 소설의 여성 이미지 연구」, 「마조히즘 연구」, 「전통적 세계지향과 도덕적 인간학」, 「부부 역할론과 신가정 윤리의 탄생」, 「추문의 데마고기화, 수사학에서 정치학으로」 등이 있고, 저서로는 󰡔최인욱 소설 선집󰡕(현대문학), 󰡔한국 대중연애서사의 이데올로기와 미학󰡕(소명출판), 󰡔송계월 전집󰡕 1․2(역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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