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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530153 / 27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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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고통의 양상을 더듬는 섬세한 필치,
몸에 기록된 타자들의 상처
소설가 박기눙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201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당선돼 등단했다. “몸과 감각의 서사 지형”(정미숙 문학평론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강렬한 “교섭”(이화경 소설가)이라는 평을 받은 이 소설집에는 몸과 감각의 치열함으로 주체인 나의 삶을 이해하고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작가의 애정이 짙게 담겨 있다.
“소설을 쓰는 일은 작은 틈새에 눈을 대고 세상을 살피는 일.”([작가의 말])과 다르지 않다고 고백한 작가의 눈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삶의 양태와 인간 군상이 들어오는데, 이들은 모두 고통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꿈을 잃은 자(「천국으로 가는 계단」), 부모를 잃고 입양된 아이(「바람이 분다」), 불임여성(「검붉은 숲을 지나면」), 동성애자(「햇빛 속으로 숨다」), 보이스 피싱 사기꾼(「타임 피싱」), 소아성애자(「너를 부른다」),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당신에게」), 이혼녀(「어금니」), 노파(「호죽도」), 쇼핑호스트(「그녀는 세일 중」) 등.
불감증에 걸린 듯 둔하고 자기중심의 이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타자의 고통과 메시지는 잘 전달되지 않는 법, 작가는 섬세한 감각과 날카로운 통찰로써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상처를 그 색깔과 모양에 맞게 진단하고자 한다. 그때 그 매개는 ‘몸’이다. 박기눙은 몸과 감각의 상호 스밈을 통하여 삶을 서술하고 타자의 고통에 닿고자 하는 것이다.
몸이 놓인 기원을 탐색하고 공유되거나 분리되는 양상을 면밀하게 포착하는 일은 자본과 권력에 의해 소외되는 몸의 현상들을 더듬고 파악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작가의 탁월한 서술능력에 의해 몸과 자본과 사회의 관계는 재배치된다. 몸을 가진 인간의 유한성은 매우 중요한 소설의 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몸에 기록된 지형과 타자들의 흔적을 섬세한 필치로 그리는 데 성공하고 있는 박기눙의 소설적 미래에 우리가 더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