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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150595 / 22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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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이진숙 작가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 문단 데뷔 8년 만에 출간 죽음이라는 대상을 뻔뻔하게 헤집어보는 ‘독하고 흥미로운 소설들’ 2008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이진?숙 작가가 데뷔 8년 만에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를 출간했다. 이진숙 작가의 등단작 「자귀꽃이 피었더라」를 심사했던 김홍섭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이진숙의 소설의 배경은 음산한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바로 거기서 삶을 향한 진득한 냄새가 느껴진다. 너무 진득해서 악바리 같은 역한 욕망이 묻어난다. 아... 이진숙 작가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 문단 데뷔 8년 만에 출간 죽음이라는 대상을 뻔뻔하게 헤집어보는 ‘독하고 흥미로운 소설들’ 2008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이진숙 작가가 데뷔 8년 만에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를 출간했다. 이진숙 작가의 등단작 「자귀꽃이 피었더라」를 심사했던 김홍섭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이진숙의 소설의 배경은 음산한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바로 거기서 삶을 향한 진득한 냄새가 느껴진다. 너무 진득해서 악바리 같은 역한 욕망이 묻어난다. 아직 젊은 작가로 알고 있는데, ‘죽음’이라는 대상에 이처럼 눈을 바짝 갖다대고 들여다보면서 뻔뻔스럽게 냄새를 맡거나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헤집어보는 독한 작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리며 웬만큼 연륜이 쌓이지 않으면 쉽게 다루기 어려운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작가다”라며 이진숙 작가의 첫 소설집 『카론의 배를 타고』의 성과와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소설가 이진숙을 통해 독자들은 ‘두 개의 죽음’을 마주할 수 있다. 하나는 실제의 물리적 죽음이고 하나는 이미 죽은 자신의 영혼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살아 있는 죽음’이거나 ‘죽어 있는 삶’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물리적 죽음과 정신적 죽음이 단지 순서만 바뀌었을 뿐 관찰자 시점에서는 동일한 인과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죽은 자의 과거는 꿈을 상실한 산 자의 오늘이다. 그러므로 산 자의 우울한 꿈은 이미 죽은 자의 과거다. 그렇게 돌고 돈다. 우리의 삶이 끝없이 돌고 돌듯이. 표제작 「카론의 배를 타고」의 주인공은 선량하게 살아가는 청춘남녀다. 결혼식은 두 주일도 남지 않았고 이미 임신까지 했는데 방을 구하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남자는 사람이 죽어나간 방을 청소하고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특수청소업체에서 일한다. 약혼녀가 아주 싼값에 계약했다고 들떠서 말하는 방은 조금 전 자신이 유품 태우고 소독약을 뿌렸던 방이다. 부패된 시신에서 녹아내린 분비물과 구더기와 악취가 진동하던 그 방 말이다. 아내가 될 여자는 무덤을 신혼방으로 얻은 것이다. 살기 위해 버거운 현실을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하려는 젊은 커플에게 슬쩍 죽음의 그림자를 연결시키고 있다. 주인공 남자는 자신의 꿈이 무덤 속에 끌려 들어가고 육중한 문이 꽝하고 닫히는 환각을 느꼈을 것이다. 소설 「뉴캐슬」은 지하 단칸방에서 벗어나는 게 꿈인 경륜장 창구 발매 여직원과 사기를 쳐서라도 자신의 일터인 나이트클럽 뉴캐슬을 접수하려는 똥은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몸과 마음이 엮인다. 한탕주의로 얼룩진 경륜장에서 똥은 여자를 이용해 사기경주를 꾸미고, 여자는 그런 똥을 이용해 배당률 높은 경주권을 한 장씩 빼돌린다. 그들의 꿈은 거의 눈앞에 다가온 듯 보이고 손아귀에 들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참담한 끝을 보고 만다. 소설로 극화되어 영화 스토리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에서 상시 일어나는 일이다. 앞에 열거한 두 소설에서 등장하는 ‘방’은 삶이 보호되는 아늑한 곳이자 죽음이 숨겨지는 극단적 고립의 장소가 된다. 「뉴캐슬」의 여자 주인공은 자신의 지하 단칸방으로 들어가면서 “열 개 남짓 되는 계단을 밟으며 지하로 내려갈 때면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착잡했다”라고 느낀다. 「카론의 배를 타고」에 등장하는 방 역시 삶을 보호받기 위한 방이 아니라, 세상을 피하기 위한 방 즉 스스로를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방’에 대한 두 가지 개념 모두 서로 다른 것 같지만 동일한 것이 있다. 삶이 보호되는 곳이든 자가격리하는 곳이든, 도시의 방은 들어가는 순간 똑같이 고립된다는 사실이다. 소설가 박상륭이 다양한 종교적 이론과 연금술 같은 이·과학 개념을 도입하여 관념론적으로 죽음의 의미를 파고 들었다면, 이진숙은 삶의 현장 속에서 무릎과 팔꿈치가 까지고, 자신의 영혼마저 악마적으로 실험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위험을 무릅쓰며 실천적으로 죽음을 체득하고 깨우쳐 간다. 그리고 편집 하나 없는 이 불친절한 다큐멘터리를 우리 앞에 그대로 상영한다. 그 이유는 도시의 우울한 죽음 그 공간 한가운데 바로 우리 모두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가 우리 모두의 실제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결혼 날짜를 잡고 수십 번 집을 보러 다녔지만 매번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재경과 내가 수십 차례나 발품을 판 덕에 알게 된 것도 있다. 우리가 가진 돈으로 이 근방에서 방을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중략)
결혼식이 보름 남았다. 자칫하다간 임신한 재경이를 고시원에 들여야 할 판이었다. 재경은 내가 이 일을 하는 걸 아직 모른다. (중략)
화분 흙은 돌처럼 굳었는데 놀랍게도 선인장은 아직 살아 있다. 달걀만한 선인장에 꽃대가 빼꼼 나와 있다. 죽음을 뚫고 나온 한 가닥 영혼처럼 보였다. (중략)
“그 집 살던 사람이 화분을 하나 두고 갔는데 꽃이 피었더라고!”
“선인장 꽃이야. 예감이 아주 좋은 거라고 주인이 그랬어!”
휴대전화를 귀에서 떼고 어둠과 바람과 불빛이 뒤섞여 마구 흔들리는 차창 밖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전화기를 쥔 손이 뒷좌석 가죽 시트에 힘없이 늘어져 있고 손바닥에 땀이 배어 축축했다. 재경은 오늘 본 집에 대해서 새처럼 재잘거렸다. 아무리 봐도 택시는 알 수 없는 곳을 달리고 있었다. ― 「카론의 배를 타고」 중에서
그날 똥은 뭔가를 잘못 먹어 된통 배탈이 났든가 그랬을 것이다. 통통한 볼살이 무섭게 경직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이단돌려차기로 창구 유리를 강타했다. ‘악’하는 비명은 다시 목구멍으로 빨려들어 버렸다. 똥이 잽싸게 통로에 놓여 있던 쓰레기통을 창구로 던졌다. 푸른 색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박살나고 안에 담겼던 오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질서요원들이 달려와 제지하자 그는 두 손바닥을 펴서 주변을 진정시키는 척했다. 잠시 후 똥은 빠른 걸음으로 내 창구로 걸어왔다. 사과라도 하려나 싶었는데 웬걸! 사인펜으로 방탄유리에다 뭔가를 적었다. 여자의 성기를 지칭하는 두 글자였다. 글자보다 해죽거리는 그 웃음이 참 더러워서 받쳐 올라왔다. 똥은 그날 사건으로 붙여진 애칭이다. (중략)
순간 똥의 은빛 찬란한 뉴캐슬이 자르르 무너지는 환상을 보았다. 번쩍번쩍 빛을 내던 그의 성은 외마디 비명도 없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중략)
현관을 걸어 나오는데 아랫배에 가진통이 느껴졌다. 멈춰서 손으로 배를 만져본다. 사라진 꿈처럼 푹 꺼진 허공이 만져졌다. 눈물이 왈칵 차오른다. ㅡ 「뉴캐슬」 중에서
목차
뉴캐슬
연화, 떠도는 꽃
카론의 배를 타고
느릅나무 전설
자귀꽃이 피었더라
굿바이 하동호
우화羽化
암컷 버마재비
소금꽃
● 작가의 말 | 그 섬, 내 글쓰기의 텃밭
● 해설 | 뉴캐슬, 방부 처리된 영혼들의 우울한 성채 · 김홍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