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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761173 / 25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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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귀농한 선생님의 70여 년의 삶 이야기-
시골 일 부자와 귀농,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과 죽음”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도 못하고 오로지 손에서 밭일을 놓지 못했던 시골 촌뜨기가 고려대에 합격하여 선생님이 되다? 6·25를 겪은 세대가 보여 주는 시골상과 그 당시 학교의 모습, 그리고 여러 가지 선생님의 군상과 그의 가족들에 관련된 진솔한 이야기.
서울 생활을 하다가 귀농하여 다시 만난 시골의 현재와 늙는다는 것의 의미를 몸소 체험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담백하고 담담한 어조로 표현하였다.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주제는 단연 ‘귀농’과 ‘나이’ 그리고 ‘손자’다. 저자의 전원생활을 들여다보고, 나이 듦에 대한 자연스럽고 철학적인 이야기, 그리고 단란하진 않지만 단란한(?) 그의 가정사를 통해 삶과 사랑, 행복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진후는 아무나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잘한다. 물론 처음에는 어
미가 시켰겠지만. 두 손을 모아 배꼽 위에 올리고 머리를 땅에 닿을
정도로 숙이며 “암명.” 한다. 콩알만 한 게 깜찍하게 인사하는 걸 싫
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한번은 놈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안에는 젊은 여자 혼자
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며 놈은 예의 그 배꼽인사를 또 했다. 20
대 후반? 아니면 30대 초반쯤 보이는 멋쟁이 여자는 처음에는 상황
파악이 잘 안 된 듯 멀뚱히 쳐다만 보더니 이내 표정이 환해지며 손
뼉을 친다. “어머어머! 아이 예뻐, 아이 예뻐. 몇 살? 아이 귀여워,
아이 귀여워. 이름이 뭐지?”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걸 처음 봤다. 마
음 같아서는 꼭 껴안고 깨물어라도 주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 손자를 좋아하면 나도 그 사람이 좋다. 귀엽
다고 예쁘다고 칭찬하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그러나 배꼽인사
를 하는데도 별 반응 없이 냉랭하게 대한다면 참 밉다. 어유, 멋대가
리 없기는. 활짝 웃으며 반기면 어디가 덧나나? 돈이 드나? 그게 뭐
힘든 일이라고. 그럴 리야 없겠지만, 어린것이 무안해 할 것 같은 걱
정으로 나는 쓸데없는 조바심을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진후.
마땅히 모든 사람들이 귀여워 해 주어야 할 것 같은 우리 손자.
오늘도 팔불출 할아버지와 똑똑하고 영리한 손자 진후는 손을 잡고
신문을 사러 마트로 향한다. - 본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