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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851128 / 192쪽 170 x 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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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낭송Q시리즈 [49]
반디앤루니스 리뷰
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의 동청룡, 남주작, 서백호, 북현무 편에서 각각 2권씩을 뽑아 어르신과 저시력자 분들을 위해 만든 큰글자본(총 8권)이다. 아무리 가볍게 읽어 보려 해도 가벼워지지가 않는 선사(禪師)들의 선문답을『벽암록』(碧嚴錄), 『무문관』(無門關), 『종용록』(從容錄) 등 세 편의 선어록집에서 엄선했다. 어차피 선(禪)을 ‘선답게’ 읽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의미를 따지고, 분별을 일으키느니 차라리 소리 내서 낭송하여 몸에 새기는 것이 정면 돌파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선은 말로 듣는 것보다 직접 대면하는 것이 묘미”라는 풀어 읽은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출판사 리뷰
<낭송 선어록>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선어록』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선어록』을 낭송하는 고전으로 소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마도 첫째로는 선(禪)이라는 독특한 형식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살짝 조미를 한다면, 저는 선(禪)이 불교적 깨달음의 한 궁극을 지시하는 수행법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삶의 비전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과 맞닿아있는 매우 현실적인 ‘장면’들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보통 선사(禪師)들의 대화로 구성되는 것이지만, 그렇기에 저간에는 불교적 가르침(道)에 관한 물음들이 형식화되어 있지만, 여기에는 종교가 제시하고자 했던 인간 일반의 관한 오래되고 또한 근본적인 지혜가 녹여져 있는 셈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선사들의 이러한 대화를 특별히 ‘화두’(話頭)라고 부릅니다만, 주지하다시피 화두라는 말 자체가 이미 일반화되어 있죠. 요컨대 왜 꼭 선어록이어야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이 지향했던 어떤 궁극적이고 투철한 지성과 지혜의 정신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반복되지만, 개인적으로 선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선어록>은 『선어록』과 어떻게 다른가요?
앞에서 선사들의 근본적인 질문이나 대답이 들어가 있는 선문답을 보통 화두라고 일컫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화두는 다른 한편 공안(公案)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공안이란 말은 본래 법률 용어입니다. (공안 정국? 공안 검사?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도 이 말은 낯설지도 멀지도 않은 말이네요). 예컨대 법원의 재판 판례문 같은 걸 의미하는 말입니다.
저는 화두와 공안이라는 말의 상호성에서 최소한 화두가 그저 먹먹하고 고원하고 끝이 날 수 없는 생각거리라는 식의 이미지를 끊어내라는 메시지를 봅니다. 다시 말해 선문답의 화두는 원초적으로 분명하고 단호한 것입니다. 마치 시비를 가르는 판결문 같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선에는 일종의 절대성이 있죠.
그런데 이제까지 불교라는 종교 바깥에서 선(선문답)은 주로 모호하거나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 등에 붙이는 수사처럼 쓰이곤 했습니다. 저는 이런 일반적인 오해가 반드시 오해하는 쪽에만 원인이 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 설명할 수 없는 선, 언어로 전할 수 없는 궁극의 깨달음 같은 이미지로 붓다의 가르침을 고립시키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친절하게 설명적이어서 오히려 누추해진 해설서들로밖에는 선을 만날 수 없는 지혜를 나누는 가난함에 더 큰 원인이 있다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낭송하는 선어록’이 그 모든 간극을 메꿀 수 있는 만능 해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다각적이고 개성 넘치는 돌다리들이 추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모아놓은 선어록들은 한 편 한 편이 화두요 공안이다. 하지만 또한 이 글들은 선사들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예컨대 이 작품들 각각은 누군가에게는 일생의 공부꺼리이지만 또 누군가에는 그저 재미있는 한 편의 이야기들이다. 어렵게 읽자면 평생의 고민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흥미진진한 생각의 덩어리들. 이 글들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낭송 선어록』을 구성해보았습니다. 불교도가 아니어도, 선문답을 좋아하지 않아도, 특별한 지식이 없이도 그저 소리 내어 읽는 것으로도 도전해볼만한 인생의 비전이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3. 앞으로 <낭송 선어록>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선어록을 어떠한 선입견 없이 그냥 소리 내어 읽어보자고 권하는 제안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전부입니다. 여기에 있는 ‘화두\u003d공안’의 명명백백함은 단 한 가지! 즉 소리 내어 읽고, 암송하고, 또 읽고, 또 암송하기!입니다. 이보다 명백한 판결문이 어디 있을까요? 이 책은 <벽암록>, <무문관>, <종용록> 등 세 편의 선어록집에서 엄선한 대화들을 소리 내어 읽기 좋도록 번역한 낭송(낭독)용 책입니다. 한 편, 한 편이 최소한 선의 동네에선 이름만 들어도 귀가 번쩍 뜨이고 곁눈질로 귀동냥만 해도 깨달음이 바로 육박해 들어올 것 같은 불후의 화두\u003d공안들이지만,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냥 글자 나부랭이에 불과한 잡설들입니다. 낭독(낭송)의 요령은 따로 없습니다. 본문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놓긴 했지만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대신 한 편, 한 편이 매우 짧고 굵직한 말들인 만큼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보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낭독에서 중요한 건 자기 목소리를 자기 귀로 듣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분명 낯설고 또 주변 사람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온몸을 통과해 나오는 이와 같이 책 읽는 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공감을 불러일으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책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신체가 이러한 새로운 리듬을 만들게 되는 이런 행위를 체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깨달음은 그저 덤에 불과한 게 아닐는지요.
▶풀어 읽은이의 말
“선은 자유이고 저항이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든 말의 형식을 부숴 버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부서져 버린 자리가 이전보다 어설플 수도 있고 애써 새로 구축한 삶의 길이 더욱 허망하게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조사니 부처니 하는 말들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선의 세계에서는 씻지 못할 조
롱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은 평등이다. 화두 안에서 선사들과 평범한 질문자는 사제 관계의 형식을 띠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관계가 위계적인 것은 아니다. 선은 오히려 위대한 것을 비천하게, 기이한 것을 평범하게 만든다. 아니 선은 위대한 것과 비천한 것의 차이를 무화시킨다. 기이한 것과 평범한 것의 가치를 비교 불가능하게 만든다.”
석상화상石霜和尙이 말했다.
“백 척 장대 끝에서 어떻게 한 발 나아가겠는가?”
덕이 높은 옛 스님이 말했다.
“백 척이나 되는 장대 끝에 앉아만 있는 사람은 비록 깨달을 바가 있다고 해도 아직 진짜가 아니다. 모름지기 백 척 끝에서 한 발을 내디뎌야 시방 세계十方世界가 온전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본문 「1-13. 백척간두진일보)
서암화상(瑞岩和尙)은 매일 자기 자신을 향해 “주인공아!”라고 소리쳐 부른다. 그러고는 스스로 “예!” 하고 대답한다.
또 말한다.
“깨어 있어라!”
“예!”
“남에게 속지 말아라!”
“예! 예!”
(본문 「1-40. 서암화상과 주인공」)
운문화상이 말했다.
“15일까지의 일은 묻지 않겠다. 15일 이후의 일은 깨달은 걸 말하라.”
아무도 대답이 없자, 스스로 대신하여 말하였다.
“날마다 좋은 날.”
(본문 「2-4. 날마다 좋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