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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저 | 황현산 역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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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7245 / 136쪽 153 x 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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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전 세계가 사랑하는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문학 평론가 황현산 선생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어 원문에 대한 섬세한 이해, 정확하고도 아름다운 문장력, 예리한 문학적 통찰을 고루 갖춘 번역으로 문학 번역에서 큰 입지를 굳혀 온 황현산 선생은 이 작품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생텍쥐페리의 진솔한 문체를 고스란히 살려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원문 텍스트 선택부터 번역의 마무리 작업까지, 국내에 출간된 많은 󰡔어린 왕자󰡕 중에서도 특히 원전의 가치를 충실히 살린 한국어 결정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다른 별에서 온 어린 왕자의 순수한 시선으로 모순된 어른들의 세계를 비추는 이 소설은, 꾸밈없는 진솔한 문체와 동화처럼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 삶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을 아름다운 은유로 녹여 낸 작품이다. 󰡔어린 왕자󰡕를 다시 읽을 때마다 우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그러나 잊히거나 상실된 것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돌아보는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이 작품을 보다 새롭고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읽어 볼 때다.

출판사 리뷰

어린이들에게, 또한 어린이였던 어른들에게 바치는 소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성장의 문턱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기 마련이다. 1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1억 부 이상 판매된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 중 하나로서, 수많은 독자들이 독서 경험의 입문처럼 읽게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읽었던 문장들을 세월이 지나 다시 읽을 때마다 더욱 깊은 의미를 곱씹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견 동화처럼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 삶과 관계에 대한 성숙한 통찰들을 아름다운 은유로 녹여 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서문에서 생텍쥐페리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 레옹 베르트에게 이 작품을 헌정하며, 이 작품을 어른에게 바친 데 대하여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대신 <어린이였을 때의 레옹 베르트에게> 헌정하는 것으로 헌사를 고치겠노라며 재치 있게 서문을 마무리했다. 이 서문은 이 작품이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을 잃어버리고 <어른이 되어 버린> 모든 어른들을 위한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다른 별에서 온 어린 왕자의 순수한 시선으로 모순된 어른들의 세계를 비추는 이 소설은, 어른들의 세계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삶을 돌아보는 성찰을 제공한다. <소행성 B612>에서 찾아와 어른들에게 말을 거는 어린 왕자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원형 같은 향수를 자아낸다. 어린 왕자가 여행 중에 만난 왕, 허영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 등은 모두 현실을 지배하는 모순 속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일그러진 모습들이다. 황현산 선생의 지적대로,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일에 골몰하며 살아가지만, 자기 외의 다른 존재와는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세상 만물을 명령하는 자신과 명령받는 타자로 구분하는 왕, 자기 자신에게밖에 관심이 없는 허영쟁이, 자기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기에 자신의 순환 논리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술꾼, 자기 것과 자기 것이 아닌 것으로 나뉜 소유관계로만 세상을 파악하는 사업가, 세상 만물이 지식의 대상이지만 그 물건 하나하나를 직접 만나 본 적은 없는 지리학자는 모두 이런 모습의 단편들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가 공들여 일구고 가꾼 것들과만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 관계를 통해서만 자기 존재를 확장할 수 있다. 황현산의 선생의 말에 따르면, <길들인다>는 것은 <자기 아닌 것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그것의 삶 속에,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 있게 하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이 작품의 메시지처럼,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떤 대상을 누군가에게 세상의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로 만들어 준다. 이 책에서 어린 왕자가 소박한 언어로 전하는 것들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계산되고 통용되는 교환 가치로는 환원되지 않는 것들이다. 자신의 작은 꽃 한 송이에 목숨을 거는 어린 왕자의 선택이 어른들의 계산에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 준다. <어린 왕자>를 다시 읽을 때마다 우리는 이처럼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그러나 잊히거나 상실된 것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돌아보는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 이야기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이유일 것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이 작품을 보다 새롭고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읽어 볼 때다.

저자 소개

진정한 의미의 삶을 개개 인간의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정신적 유대에서 찾으려 했던 프랑스 소설가. 1900년 6월 29일에 프랑스 리용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임관되었으나 비행 사고를 내고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다. 제대 후에도 15년 동안이나 비행사로서의 길을 걸었다. 1926년에는 민간 항공회사 라테코에르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사업도 하였다. 1929년에 소설 '남방 우편기 Courrier Sud'로 데뷔하였다. 1931년 '야간비행'으로 페미나 문학상을 수상했고, 1939년 '인간의 대지'를 발표하고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받았다. 1942년 '전투 조종사', 1943년 '어린왕자'를 발표했다. 194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군용기 조종사를 지냈다. 대전 말기에 정찰비행 중 행방불명이 되었다. 1944년 7월 31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되어 있다. 유작 '성채 Citadelle'는 1948년 발표되었다. 1900년 6월 29일, 프랑스 리옹 시에서 출생. 1917년 동생 프랑스와 사망. 이 죽음은 『어린 왕자』를 비극으로 장식하게 된 모티브가 됨. 빠리에 나와 보쉬에 고등학교, 생 루이 고등학교에서 해군 사관학교 입학 준비. 1922년 1월, 남불 이스트르에서 육군 비행 조종 학생이 되어 군용기 조종 면허장을 땀. 10월, 예비 소위에 임관. 『비행사(L'aviateur)』발표. 1924년 소레 자동차 회사에 입사. 지드, 쟝 프레보와 사귐. 이때 발레리, 지로두, 아인슈타인 등의 작품을 탐독. 1927년 봄, 툴루즈?카사블랑카?다카르간의 정기 우편 비행에 종사. 『남방 우편기(Courrier Sud)』집필. 1930년 『남방 우편기』를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 6월에는 『야간 비행기(Vol de Nuit)』집필. 1931년 1월, 고메즈 까리요라는 신문 기자의 미망인 꽁쉬엘로 슁생과 결혼. 12월에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 문학상을 받음. 1333년 라테코에르 비행기 제조 회사에 입사하여 테스트 파일럿이 됨. 쌩 라파엘 만에서 수상기를 테스트하는 중에 사고를 일으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 1939년 2월, 『인간의 대지』출판. 1940년 8월 5일, 『성채(Citadelle)』집필 시작. 12월, 미국 망명위해 뉴욕으로 출발. 1941년 1월, 뉴욕에 도착. 『전시 조종사(Pilote de Guerre)』집필. 1943년 4월, 『어린 왕자』가 출간됨. 5월 4일, 북아프리카 우지다에 집결한 최초의 민간 프랑스인으로 알제리에 도착. 7월, 튀니스 부근의 라 마르사 기지에서 미 제7군에 소속됨. 1944년 5월 16일, 사르데뉴 섬의 알게로 기지에서 2-33 정찰 비행 대대로 복귀. 7월 31일 오전 8시 30분, 리트닝 기지를 출발, 프랑스 본토로 정찰을 떠난 후 돌아오지 않음. 

역자 소개

1945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폴리네르를 중심으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하고, 문학비평가로 활동하며‘시적인 것’ ‘예술적인 것’의 역사와 성질을 이해하는 일에 오래 천착해왔다. 저서로『얼굴 없는 희망』『아폴리네르 - ‘알코올’의 시 세계』『말과 시간의 깊이』『해인사를 거닐다』(공저) 『말라르메의 ‘시집’에 대한 주석적 연구』『이상과 귀향, 한국문학의 새 영토』(공저)『잘 표현된 불행』『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 파스칼 피아의『아뽈리네르』 『도미니끄 랭세의『프랑스 19세기 시』(공역)『프랑스 19세기 문학』(공역) 드니 디드로의『라모의 조카』 스테판 말라르메의『시집』 기욤 아폴리네르의『알코올』『보들레르의 작품에 나타난 제2제정기의 파리: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브에 관하여 외』(공역) 앙드레 브르통의『초현실주의 선언』등이 있다.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번역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도 특별한 관심을 지니고 이와 관련하여 여러 편의 글을 발표하였으며,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같은 학교 명예교수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 8월 8일 별세했다. 
 

책 속에서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들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 거야.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 소리를 나는 듣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속에 숨게 하지.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서 슬퍼! 그러나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밀은, 금빛이어서,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고…….」
-본문 86면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거야……. 의례가 필요해.」
「의례가 뭐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것도 모두들 너무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야. 이를테면 사냥꾼들에게도 의례가 있지.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하고 춤을 춘단다. 그래서 목요일은 경이로운 날이지! 나는 포도밭까지 산책을 나가지. 만일에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모든 날이 다 그게 그거고, 내게는 휴일이 없을 거야.」
-본문 87면

어린 왕자는 장미들을 다시 보러 갔다.
그는 꽃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내 장미를 전혀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누구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은 누구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옛날 내 여우와 같아.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다를 게 없는 여우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 그러나 내가 친구로 삼았고, 그래서 이제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됐어.」
이 말에 장미꽃들은 난처했다.
「너희들은 아름다워, 그러나 너희들은 비어 있어.」 어린 왕자는 다시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 죽을 수는 없을 거야. 물론 멋모르는 행인은 내 장미도 너희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나 그 꽃 하나만으로도 너희들 전부보다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바람막이로 바람을 막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나비가 되라고 두세 마리만 남겨 놓고). 내가 불평을 들어 주고, 허풍을 들어 주고, 때로는 침묵까지 들어 준 꽃이기 때문이야. 그것이 내 장미이기 때문이야.」
-본문 88~89면

어린 왕자가 잠이 들어 나는 그를 품에 안고 다시 길을 걸었다. 나는 감동했다. 부서지기 쉬운 보물을 안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구 위에 그보다 더 부서지기 쉬운 것은 없으리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달빛 아래서 그 창백한 이마, 그 감긴 눈, 바람에 흩날리는 그 머리칼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했다. <내가 여기 보고 있는 것은 껍질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의 반쯤 벌린 입술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미소를 보고 나는 또 생각했다. <잠든 어린 왕자가 나를 이렇듯 감동하게 만드는 것은, 한 송이 꽃에 바치는 그의 성실한 마음 때문이다. 비록 잠이 들어도 그의 가슴속에서 등불처럼 밝게 타오르는 한 송이 장미꽃의 영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욱 더 부서지기 쉽다는 걸 알아차렸다. 등불들을 잘 지켜야 한다. 한 줄기 바람에도 꺼질지 모르는…….
-본문 97~98면


그는 웃고 줄을 만지고 도르래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바람이 오랫동안 잠들었다 일어났을 때 낡은 바람개비가 삐걱거리듯 도르래가 삐걱거렸다.
「아저씨, 들리지.」 어린 왕자는 말했다. 「우리가 우물을 깨웠더니 우물이 노래를 불러…….」
나는 그에게 힘든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하마.」 그에게 말했다. 「너한테는 너무 무겁다.」
천천히 나는 두레박을 우물의 둘레돌까지 들어 올려 넘어지지 않게 올려놓았다. 나의 귓속에서는 도르래의 노래가 계속 울렸고 여전히 출렁거리는 물 속에서 해가 출렁거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는 이 물이 마시고 싶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마시게 해줘…….」
그 말에 나는 그가 찾고 있던 것이 무엇인가를 알았다.
나는 두레박을 그의 입술까지 들어 올렸다. 그는 눈을 감고 마셨다. 명절이나 되는 것처럼 즐거웠다. 그 물은 보통 음료수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그 물은, 별빛을 받고 걸어온 발걸음과 도르래의 노래와 내 팔의 노력에서 태어났다. 그것은 선물처럼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에도 이처럼 크리스마스트리의 불빛, 자정 미사의 음악, 다정한 미소들이 바로 내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빛나게 했다.
-본문 99~10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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