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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저 | 문학동네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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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김훈 산문의 정수!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도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라면의 궁상맞음이 애잔하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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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37770 / 412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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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먹고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悲哀” 김훈 산문의 정수 소설가 김훈의 산문이 출간되었다. 오래전에 절판되어 애서가들로 하여금 헌책방을 찾아다니게 한 김훈의 전설적인 산문『밥벌이의 지겨움』『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바다의 기별』에서 시대를 초월해 기억될 만한 산문들을 가려 뽑고, 이후 새로 쓴 산문 원고 400매가량을 합쳐 엮었다. 이 책에는 그의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그가 거리에서 써내려간 글들, 최근에 도시를 견디지 못하고 동해와 서해의 섬에 각... “먹고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悲哀” 김훈 산문의 정수 소설가 김훈의 산문이 출간되었다. 오래전에 절판되어 애서가들로 하여금 헌책방을 찾아다니게 한 김훈의 전설적인 산문『밥벌이의 지겨움』『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바다의 기별』에서 시대를 초월해 기억될 만한 산문들을 가려 뽑고, 이후 새로 쓴 산문 원고 400매가량을 합쳐 엮었다. 이 책에는 그의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그가 거리에서 써내려간 글들, 최근에 도시를 견디지 못하고 동해와 서해의 섬에 각각 들어가 새로운 언어를 기다리며 써내려간 글에 이르기까지, 김훈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글을 쓰고, 자가용에 몸을 싣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두 발로 바퀴를 굴려 세상을 나아가는 그가 기록한 세상과 내면의 지난한 풍경들. ‘밥벌이의 지겨움’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 길이 회자되는 김훈의 명문장들을 읽는 기쁨과 함께,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시대에 진영 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를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그가 ‘슬프고 기막혀서’ 써내려간 글, 여전히 ‘먹고살기의 지옥을 헤매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김훈 산문의 정수’가 이 책에 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소외된 노동으로 밥을 먹었다.” 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책의 표제글이 된 「라면을 끓이며」는 매 해 36억 개, 1인당 74.1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평균 한국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식사와 사교를 겸한 번듯한 자리에서 끼니를 고상하게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리에서 밥벌이를 견디다가 허름한 분식집에서 홀로 창밖을 내다보면서, 혹은 모르는 사람과 마주앉아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목구멍을 쥐어뜯는’ 매운 국물들을 빠르게 들이켜고는 각자의 노동과 고난 속으로 다시 걸어들어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엔 더 많다. “있건 없건 간에 누구나 먹어야 하고, 한 번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때가 되면 또다시, 기어이 먹어야 하므로”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이들에게 라면은 뻔하고도 애잔한 음식이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라면을 먹어왔다. 거리에서 싸고 간단히, 혼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 맛들은 내 정서의 밑바닥에 인 박여 있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 쓸쓸한 것이 김밥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 라면이나 짜장면은 장복을 하게 되면 인이 박인다. 그 안쓰러운 것들을 한동안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공연히 먹고 싶어진다. 인은 혓바닥이 아니라 정서 위에 찍힌 문양과도 같다. 세상은 짜장면처럼 어둡고 퀴퀴하거나, 라면처럼 부박浮薄하리라는 체념의 편안함이 마음의 깊은 곳을 쓰다듬는다. 이래저래 인은 골수염처럼 뼛속에 사무친다. _본문에서 김훈의 밥 · 돈 · 몸 · 길 · 글 이 책은 김훈의 지난날을 이룬 다섯 가지의 주제에 따라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밥, 돈, 몸, 길, 글. 이 다섯 개의 주제는 그의 문체처럼 간명하고 정직하다. 그 무엇도 덧댈 필요도, 덜어낼 수도 없는 이 단독한 세계 안에 김훈이 있다. 그는 「손1」에서 “나는 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할 터인데 손은 자꾸만 남의 손을 잡으려 한다”라고 썼다. 이 책은 자꾸만 남의 손을 잡으려드는 안쓰러운 손으로 현실의 얽히고설킨 관계들을 겨우 버티어내는 그와, 홀로 집필실에서 연필 쥔 손에 힘을 준 채 글을 써내려가는 그가 느껍게 만나는 자리이다. 지난날 한 인터뷰에서 김훈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글을 쓸 때 어떤 전압에 끌린다. 전압이 높은 문장이 좋다. 전압을 얻으려면 상당히 많은 축적이 필요하다. 또 그만큼 버려야 한다. 버리는 과정에서 전압이 발생한다. 안 버리면 전압이 생길 수 없다.” 이 책을 엮는 과정에서 그는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렸다. 그가 축적해온 수많은 산문들 가운데 꼭 남기고 싶은 일부만을 남기고, 소설보다 낮고 순한 말로 독자들에게 말을 걸고픈 그의 바람이 담긴 최근의 글들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이 책엔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고압전류가 흐른다. 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온 삶 위에, 가차 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산문집이다. ◈ 책속으로 추가 *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다치거나 망가져 있는 사람들이었다. 시대가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을 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 망가진 사람들의 내면에 끝끝내 망가질 수 없는 부분들은 여전히 온전하게 살아남아 있었다. 뿌리 뽑히고 거덜난 삶 속에서 삶에 대한 신뢰를 발견하는 일은 늘 눈물겹다. _「고향 1」 * 혼자서 늙어가는 내 초로의 봄날에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 물가를 달릴 적에, 새잎 돋는 산들이 물에 비치어 자전거는 하늘의 길을 달렸다. 아, 이 견디기 어려운 세상 속에는 또다른 세상이 있었구나! 이 별 볼 일 없는 생애는 어찌 그리도 고단했던가. _「잎」 * 춥고 어두운 겨울이었다. 희망이란 없었다. 이쪽저쪽으로 나눌 수 있는 일은 아닐 테지만 사람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포기한 사람과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는 아마도 포기한 사람 쪽에 속해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스물일곱의 청춘이었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 세상에 더이상 희망이란 것이 부재한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들을 향해 필사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_「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저자 소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정외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 영문과로 편입했으나 학업을 다 마치지 않고 군복무 후 한국일보에 수습기자로 입사한다. 1973년 입사한 이래 약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해온 그는 재직 당시 『문학기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의 책을 출간하며 남다른 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1994년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연재하며 소설가로서 문단에 등장했다. 
2001년 장편소설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2004년 단편소설 「화장」으로 ‘화장火葬’과 ‘화장化粧’이라는 상반된 소재를 통해 “소멸하는 것과 소생하는 것 사이에서 삶의 무게와 가벼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05년 단편소설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을, 2007년 장편소설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김훈은 남성적이고 선 굵은 역사소설뿐 아니라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등의 산문집을 통해 유려한 우리말을 구사하는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특히 자전거 레이서로도 잘 알려진 그가 자전거를 타고 곳곳의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느낀 생각을 담아낸 여행산문집 『자전거 여행』은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미학의 절정”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강산무진』,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개』 『남한산성』 『공무도하』 『내 젊은 날의 숲』 『흑산』, 산문집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이 있다. 

책 속에서


*
짙은 김 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콱 쏘는 조미료의 기운이 목구멍을 따라가며 전율을 일으키고, 추위에 꼬인 창자가 녹는다.
슬프다, 시장기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_「라면을 끓이며」

*
울진의 아침바다에서 나는 살아온 날들의 기억으로 가득 찬 내 마음의 쓰레기들이 부끄러웠다. 파도와 빛이 스스로 부서져서 끝없이 새롭듯이 내 마음에서 삶의 기억과 흔적들을 지워버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언어들과 더불어 한 줄의 문장을 쓸 수 있을 것인지를, 나는 울진의 아침바다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아, 나는 한평생 단 한 번도 똥을 누지 못한 채, 그 많은 똥들을 내 마음에 쌓아놓아서 이미 바위처럼 굳어졌다.
울진 바다에 비추어보니, 내 마음의 병명은 종신변비였다. 바다가 나의 병명을 가르쳐주었다. 나에게 가장 시급한 처방은 마음에 쌓인 평생의 똥을 빼내고 새로워지는 것이리라.
울진 바다에서 나는 바다의 불가해한 낯설음에 압도되어서 늘 지쳐 있었다. 수평선 너머로부터, 내가 기다리는 새로운 언어는 날아오지 않았고, 내가 바다 쪽을 바라보는 시간은 날마다 길어졌다. 나는 조금씩 일했고 많이 헤매었다. 나의 일은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일보다 헤매기가 더욱 힘들었다.
바다에 나갔던 새들이 숲으로 돌아갔고,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는 원고지의 무수한 빈칸이 펼쳐져 있었다. _「바다」

*
전기밥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_「밥 1」

*
모든 밥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밥을 삼킬 때 우리는 낚싯바늘을 함께 삼킨다. 그래서 아가미가 꿰어져서 밥 쪽으로 끌려간다. 저쪽 물가에 낚싯대를 들고 앉아서 나를 건져올리는 자는 대체 누구인가. 그 자가 바로 나다. 이러니 빼도 박도 못하고 오도 가도 못한다. 밥 쪽으로 끌려가야만 또다시 밥을 벌 수가 있다. _「밥 1」

*
나는 근로를 신성하다고 우겨대면서 자꾸만 사람들을 열심히 일하라고 몰아대는 이 근로감독관들의 세계를 증오한다. 나는 이른바 3D 업종으로부터 스스로 도망쳐서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인간들의 저 현명한 자기방어를 사랑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달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_「밥 1」

*
나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이다. 계절에 실려서 순환하는 풍경들, 노동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 지나가는 것들의 지나가는 꼴들, 그 느낌과 냄새와 질감을 내 마음속에 저장하는 것이 내 여행의 목적이다. _「남태평양」

*
돌아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연필을 들면 열대의 숲과 바다가 마음속에 펼쳐진다. 숲을 향하여 할 말이 쌓인 것 같아도 말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들끓는 말들은 내 마음의 변방으로 몰려가서 저문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숲을 향하여 말을 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태어나지 못한 말들은 여전히 내 속에서 우글거린다. _「남태평양」

*
공사중인 집의 처마 끝에 매달려 못질을 하는 젊은 목수는 그 아름다움으로 나를 주눅들게 한다. 그러나 누구의 삶인들 고달프고 스산하지 않겠는가. 나무통이 좁아서 뿌리가 비어져나온 옥수수를 들여다보면서 나는 새로운 슬픔으로 지나간 슬픔을 위로한다. _「목수」

*
그 붉은 어둠의 먼 곳으로부터 어선들은 모습을 드러낸다. 피곤한 노동의 땟국으로 칠갑이 된 어선들은 찢어진 어기漁旗를 펄럭거리며 포구로 돌아오는데, 피곤은 곧 삶인 것이어서, 그래서 그 피곤을 별도로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_「줄」

*
딸아이가 공부를 마치고 취직해서 첫 월급을 받았다. 딸아이는 나에게 핸드폰을 사주었고 용돈이라며 15만 원을 주었다. 그 아이는 나처럼 힘들게, 오직 노동의 대가로서만 밥을 먹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이 삶의 일상성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그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_「목숨 1」

*
생명의 아름다움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어서 사람이 입을 벌려 말할 필요는 없을 터이지만, 지난해 4월 꽃보라 날리고 천지간에 생명의 함성이 퍼질 적에 갑자기 바다에 빠진 큰 배와 거기서 죽은 생명들을 기어코 기억하고 또 말하는 것은 내가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겨우 쓴다.
_「세월호」

*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다치거나 망가져 있는 사람들이었다. 시대가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을 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 망가진 사람들의 내면에 끝끝내 망가질 수 없는 부분들은 여전히 온전하게 살아남아 있었다. 뿌리 뽑히고 거덜난 삶 속에서 삶에 대한 신뢰를 발견하는 일은 늘 눈물겹다. _「고향 1」

*
혼자서 늙어가는 내 초로의 봄날에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 물가를 달릴 적에, 새잎 돋는 산들이 물에 비치어 자전거는 하늘의 길을 달렸다. 아, 이 견디기 어려운 세상 속에는 또다른 세상이 있었구나! 이 별 볼 일 없는 생애는 어찌 그리도 고단했던가. _「잎」

*
춥고 어두운 겨울이었다. 희망이란 없었다. 이쪽저쪽으로 나눌 수 있는 일은 아닐 테지만 사람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포기한 사람과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는 아마도 포기한 사람 쪽에 속해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스물일곱의 청춘이었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 세상에 더이상 희망이란 것이 부재한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들을 향해 필사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었다. _「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목차

목차 1부 밥 라면을 끓이며 _11 광야를 달리는 말 _32 바다 _48 밥 1 _70 밥 2 _74 남태평양 _76 갯벌 _94 국경 _98 공 _122 목수 _127 줄 _131 목숨 1 _137 목숨 2 _142 2부 돈 세월호 _153 돈 1 _178 돈 2 _182 돈 3 _186 신호 _191 라파엘의 집 _195 서민 _197 러브 _201 불자동차 _205 소방관의 죽음 _215 3부 몸 바다의 기별 _223 여자 1 _232 여자 2 _238 여자 3 _243 여자 4 _247 여자 5 _251 여자 6 _256 여자 7 _262 손 1 _267 손 2 _278 발 1 _283 발 2 _289 평발 _293 4부 길 길 _299 바퀴 _303 고향 1 _307 고향 2 _317 고향 3 _327 쇠 _332 가마 _343 셋 _349 까치 _353 꽃 _357 잎 _361 수박 _365 11월 _370 바람 _374 5부 글 칠장사_ 임꺽정 379 연어_ 고형렬 391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397 작가의 말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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