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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개정신판 1쇄]

김훈 저 | 학고재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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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작가 김훈은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고 전제한다. 아울러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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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253534 / 448쪽 142 x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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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1636년 병자년 겨울. 청나라 10여만 대군이 남한산성을 에워싸고, 조선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럽혀질 것인가.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는 척화파와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 그들은 47일 동안 칼날보다 서슬 푸르게 맞선다. 역사에 오르지 않은 등장인물은 더욱 흥미롭다. 보기 드문 리얼리스트인 대장장이 서날쇠, 김상헌의 칼에 쓰러진 송파나루의 뱃사공, 적진을 뚫고 안개처럼 산성에 스며든 어린 계집 나루 등은 소설 『남한산성』의 상징을 톺... 1636년 병자년 겨울. 청나라 10여만 대군이 남한산성을 에워싸고, 조선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럽혀질 것인가.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는 척화파와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 그들은 47일 동안 칼날보다 서슬 푸르게 맞선다. 역사에 오르지 않은 등장인물은 더욱 흥미롭다. 보기 드문 리얼리스트인 대장장이 서날쇠, 김상헌의 칼에 쓰러진 송파나루의 뱃사공, 적진을 뚫고 안개처럼 산성에 스며든 어린 계집 나루 등은 소설 『남한산성』의 상징을 톺아보는 존재들이다. 그리하여 병자년 겨울과 이듬해 봄, 조선 사직 앞에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할 길이 포개진다. 작가 김훈은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고 전제한다. 아울러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하지만 그가 되살린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소설 『남한산성』은 2017년 9월, 추석에 맞춰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병헌(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 역), 김윤석(척화파 판서 김상헌 역), 박해일(인조), 고수(대장장이 서날쇠 역) 등이 출연한다. 청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임금과 조정이 고립무원 상황에서 47일을 보내야 했던 이야기를 역사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

저자 소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정외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 영문과로 편입했으나 학업을 다 마치지 않고 군복무 후 한국일보에 수습기자로 입사한다. 1973년 입사한 이래 약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해온 그는 재직 당시 『문학기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의 책을 출간하며 남다른 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1994년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연재하며 소설가로서 문단에 등장했다. 
2001년 장편소설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을, 2004년 단편소설 「화장」으로 ‘화장火葬’과 ‘화장化粧’이라는 상반된 소재를 통해 “소멸하는 것과 소생하는 것 사이에서 삶의 무게와 가벼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05년 단편소설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을, 2007년 장편소설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김훈은 남성적이고 선 굵은 역사소설뿐 아니라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등의 산문집을 통해 유려한 우리말을 구사하는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특히 자전거 레이서로도 잘 알려진 그가 자전거를 타고 곳곳의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느낀 생각을 담아낸 여행산문집 『자전거 여행』은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미학의 절정”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강산무진』,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개』 『남한산성』 『공무도하』 『내 젊은 날의 숲』 『흑산』, 산문집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이 있다. 

1961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 남경예술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다. 국내외에서 개인전 스물셋 차례를 열었고, 한중교류전 「만남」(2015), 「아르코 아트 페어」(2010), 「신(新) 오감도」(2009), 「북경 국제 아트 페어」(2006),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2003) 등을 비롯한 여러 단체전에 참가했다. 2002년에 선 미술상을, 1987년에 중앙미술대전 대상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1986년에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 『문봉선』(열화당, 2010), 『새로 그린 매, 난, 국, 죽』(학고재, 2006), 『설악산』(학고재, 1996), 『북한산』(학고재, 1994), 『Moon Bong Sun』(시공사, 1994)이 있다. 

머리말

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악에 짓밟히는 내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해졌다.
그 갇힌 성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 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내지 못할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으리.
신생의 길은 죽음 속으로 뻗어 있었다. 임금은 서문으로 나와서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길은 땅 위로 뻗어 있으므로 나는 삼전도로 가는 임금의 발걸음을 연민하지 않는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에 넘쳤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다.
성 아래로 강물이 흘러와 성은 세계에 닿아 있었고, 모든 봄은 새로웠다.
슬픔이 나를 옥죄는 동안, 서둘러 작은 이야기를 지어서 내 조국의 성에 바친다.
― 2007년.

책 속에서

말[言]의 길은 마음속으로 뻗어 있고, 삶의 길은 땅 위로 뻗어 있다.
삶은 말을 온전히 짊어지고 갈 수 없고 말이 삶을 모두 감당해낼 수도 없다.
말의 길과 삶의 길을 이으려는 인간의 길은 흔히 고통과 시련 속으로 뻗어 있다. 이 길은 전인미답이고, 우회로가 없다.
임금은 성안으로 쫓겨 들어왔다가 끌려나갔고, 폐허의 봄에 냉이가 돋았다.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그 성안에 모여들어서 봄 농사를 준비하고 나루가 초경을 흘리는 대목으로 내 소설은 끝났다. 나는 정축년(1637년)의 봄을 단지 자연의 순환에 따른 일상의 풍경으로 묘사했다. 이념의 좌표가 없는, 진부한 결말이지만 억지로 몰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일상의 구체성 안에서 구현될 수 없는 사상의 지표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성안에서 많은 언어와 지표들이 뒤엉켰는데, 말, 그 지향성 안에는 길이 없었고, 말의 길을 이 세상의 땅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곳에서 걸어갈 수 있는 길은 겨우 생겨났다. 그 길은 산성 서문에서 삼전나루, 수항단으로 이어지는 하산의 길이었다. 그 길은 문명의 흔적이 없는 황무지를 건너가는 길이었고, 아무도 디딘 적이 없는 땅에 몸을 갈면서 나아가야 하는 길이었다. 저 가엾은 임금은 이 하산의 길을 걸어 내려가면서 비로소 고해의 아비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리막길에는 눈이 얼어 있었고 말이 미끄러졌다. 나는 이 아비를 사랑한다. 미워하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성안에서, 많은 말들이 피를 튀기며 부딪쳤으나, 더 많은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 속에서 그 겨울을 보냈다. 나는 그들의 침묵에 관하여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침묵하는 사람들의 내면이 어떤 것인지를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침묵 속에는 더 절박한 언어들이 들끓고 있을 테지만, 나는 나의 언어로 그 침묵 속의 언어에 접근할 수는 없었다. 이 침묵에 관한 한 나의 소설은 미완성의 습작이다.
― 「못다 한 말」 가운데 '말, 길 그리고 침묵'에서.

 

지금 한강은 상류가 댐으로 막히고 양쪽 유역이 강변도로로 막혀 있다. 도심의 한강은 굽이쳐서 유역을 적시지 못하고,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온순하게 엎드려 있다.
행주대교를 지나면서 한강은 자유파행의 흐름을 회복한다. 강은 넓은 습지를 펼치면서 굽이치는데, 그 아래쪽 하구는 군사분계선으로 막혀 있다. 큰 강은 적막해서 새소리가 멀리까지 들리고, 고깃배 한 척도 얼씬 못하는 하구에 바닷물이 드나들고 물고기가 들끓는다. 김포 북단 조강나루에서 바라보면 강 건너 북쪽 조강리가 아지랑이 속에서 흔들려 보인다. 갈 수 없는 대안의 기슭은 이처럼 가까웠다. 이 세계가 영원히 불완전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사랑과 언어는 이 불완전성의 소산이다.
― 「못다 한 말」 가운데 '하구에서'에서.

목차

하는 말
눈보라 / 언 강 / 푸른 연기 / 뱃사공 / 대장장이 / 겨울비 / 봉우리 / 말먹이 풀 / 초가지붕 / 계집아이 / 똥 / 바늘 / 머리 하나 / 웃으면서 곡하기 / 돌멩이 / 사다리 / 밴댕이젓 / 소문 / 길 / 말먼지 / 망월봉 / 돼지기름 / 격서 / 온조의 나라 / 쇠고기 / 붉은 눈 / 설날 / 냉이 / 물비늘 / 이 잡기 / 답서 / 문장가 / 역적 / 빛가루 / 홍이포 / 반란 / 출성 / 두 신하 / 흙냄새 / 성 안의 봄
못다 한 말
부록
― 남한산성 지도 / 남한산성 지도 설명 / 대륙, 명에서 청으로 / 남한산성, 겨울에서 봄으로 / 낱말풀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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