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91195273966 / 336쪽 153 x 224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최인서
-
데이비드 솔로이
-
나태주
-
박솔뫼,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황시운
- 19,800
- 16,920
- 16,650
- 15,300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영어판, 일어판, 불어판, 중국어판 등 전세계의 삼국지를 숙독한 노교수가, 기존의 금기를 깨뜨리며 써내려간 ‘삼국지의 영웅과 여자들’ 이야기! 냉혹한 전장 속 여인들의 교묘한 지략과 생존본능, 그리고 남자를 정상에 등극시킨 그녀들의 비책은 무엇인가. 이 책에 나오는 영웅과 여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이 아니다. 포악하고 엽기적인 동탁이 왕미인에게 가한 만행을 보라. 초선은 진정 여포를 사랑했나? 조조를 지상 최대의 쾌락에 빠뜨려 패퇴시킨 추씨의 마력은 무엇인가. 원소의 첩이었다가 조조 조비 ... 영어판, 일어판, 불어판, 중국어판 등 전세계의 삼국지를 숙독한 노교수가, 기존의 금기를 깨뜨리며 써내려간 ‘삼국지의 영웅과 여자들’ 이야기! 냉혹한 전장 속 여인들의 교묘한 지략과 생존본능, 그리고 남자를 정상에 등극시킨 그녀들의 비책은 무엇인가. 이 책에 나오는 영웅과 여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이 아니다. 포악하고 엽기적인 동탁이 왕미인에게 가한 만행을 보라. 초선은 진정 여포를 사랑했나? 조조를 지상 최대의 쾌락에 빠뜨려 패퇴시킨 추씨의 마력은 무엇인가. 원소의 첩이었다가 조조 조비 조식 3대가 탐하게 된 절세미녀 견부인의 기구한 사연. 유비는 왜 남자 같은 손인에게서 헤어나지 못했나. 사마의의 앳된 부인 장춘화의 대담함과 잔인성. 공명의 부인은 로마에서 온 여인? 관운장은 무슨 생각으로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살려주었나. 2천년을 뛰어넘어 지금도 가슴을 저미는 조조의 고뇌의 시편들. 죽어서 한 자리에 모인 영웅의 여인들, 그녀들이 남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그리고 영웅들은 각자 어떤 유형의 여자를 원했나? 한국전쟁에 참전한 저자가, 냉혹한 전쟁의 실상과 전장 속 여인들의 지략과 생존본능, 그리고 그녀들의 마력과 대담성에 대해 과감하게 파헤친다. 두려움 없는 글쓰기로 기존의 금기를 깨뜨리며 써내려간 ‘전쟁과 영웅과 여자들’에 관한 새로운 해석! 편집자 리뷰 - 민희식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삼국지에 관심을 갖고 세계 각국에 소개된 삼국지연의 판본을 읽어왔습니다. 특히 삼국지 속 여인들에 관해 꾸준히 자료를 수집하고 거기에 저자의 전쟁체험과 현실감각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가미해 이번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민 교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로 전쟁의 실상과 냉혹함을 뼈저리게 알고 있고, 전쟁의 와중에 여인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생존본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체험과 인식이 이번 ‘삼국지의 여인’들을 집필하는데 큰 밑바탕을 제공한 것입니다. -‘동탁과 왕미인’ 편에선 한나라 말기의 부패한 조정과 주지육림에 빠진 황제, 권력욕에 사로잡힌 환관들의 전횡, 황태후 자리를 노리는 궁중 여인들의 암투, 그리고 포악하며 냉혹한데다 엽기적인 취향을 자진 동탁의 만행이 적나라하게 펼쳐집니다. - 절세 미녀로 구국의 길을 간 ‘초선’편에선 기존에 알려진 여포를 이용한 동탁 제거의 얘기 외에 조조와의 관계를 덧붙임으로써 동탁, 여포, 조조의 삼각구도가 박진감 있게 전개됩니다. -유비의 여자로서 유명한 ‘미 부인 감 부인’ 편과 ‘조조의 정부인 변황후’ 편에서 여성의 모성과 희생정신 및 온후하고 정숙하며 현명한 성품들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조조는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합니다. 항복한 장수의 형수 ‘추 씨’ 편이나 죽은 원소의 첩이었던 ‘견부인’ 편에선 정복당한 여자들을 취하는 조조의 모습과 성적 취향이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는 여자들의 의외의 모습이, 금기에 두려움 없는 저자의 과감한 묘사에 힘입어 기존의 삼국지에선 볼 수 없는 흥미를 유발시킵니다. 글 전반적으론 정치가로서 또 문인으로서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적잖이 드러나 있습니다. - 전략적으로 유비의 처가 된, 오나라 손책의 여동생인 ‘손인’ 편과 남만왕의 처 ‘축융부인’ 편에선 성과 무예면에서 남성 못지않은 적극성과 기개를 펼쳐 보이는 두 여인이 등장합니다. 오늘날의 남성들에게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팜므파탈형의 여성상입니다. - 삼국지를 읽은 분들이라면 강동의 빼어난 두 미인, 손책과 주유의 처이기도 한 ‘대교와 소교’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에서 두 여인의 역할을 눈여겨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검은 피부와 노란 머리, 못생긴 얼굴로 유명한 공명의 처 황 부인이 실크로드를 따라 로마에서 건너온 과학자의 딸이라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다른 책이나 자료에서는 찾아보지 못한 얘기입니다. 공명이, 로마를 정복하지 못한 한으로 다시 태어난 한니발의 분신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대문호 채옹의 딸로 흉노의 왕에게 잡혀간 채염과 조조의 관계도 관심을 끕니다. 조조의 첫사랑인지 모를 그녀가 아픈 마음으로 호가를 부는 모습이 아련한 느낌을 주는군요. -전반적으로 정사와 삼국지연의 그리고 민담 등이 모두 반영되어 있으며 저자 특유의 전쟁관과 여성관 그리고 인생관이 활달한 상상력과 함께 글 전편에 녹아 있다 하겠습니다. 전쟁과 영웅과 여자, 이 세 테마는 독자들의 변함없는 관심사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의 말
『삼국지』는 한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많이 읽히는 책이다. 책,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게임 등으로 『삼국지』는 끊임없이 재생되고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인생이란 하나의 문제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삼국지』야말로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많은 답을 주고 있다.
본인이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 프랑스에서 불문학을 연구할 때 가장 흥미 있게 읽은 책이 『삼국지』와 『손자병법』이었다. 그런데 많은 프랑스인이 『삼국지』에 여자 이야기가 없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나는 여성이 중심 역할을 하는 삼국지를 써 보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어판, 일어판, 중국어판, 불어판, 영어판 등의 삼국지를 읽으며 여성을 중심으로 한 삼국지를 구상하였다. 그것이 오랜 세월 머릿속에 저장되어 숙성되어 가다가 이번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황제는 궁녀를 상대로 날마다 치정소동을 벌이다 마지막에 가서는 반드시 왕미인을 껴안고 지냈다. 아무리 탐해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 두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관직을 팔아 돈을 버는 것과 아름다운 여자를 품는 일이었다.
황제는 왕미인을 품을 때면 ‘쾌락이란 끝이 없구나, 단지 그 쾌락을 끝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과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원망스럽도다’ 하고 한탄하였다. 황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 백성들은 남녀관계는커녕 초근목피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었다. 황제는 백성이란 어차피 그런 존재들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니 만백성의 주린 창자에서 나는 가여운 소리보다 왕미인의 교태 섞인 신음이 훨씬 중요하였다.
-이유의 보고를 받은 동탁은 잠시 눈을 감고 두 분의 명복을 빈 다음 왕태후에게 갔다.
“홍농왕과 하태후가 술 한 잔을 드신 후 조금 전 편안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랬어요? 거 참 안됐군요. 그 비천한 영혼들이 이 땅에 잠시도 머물지 못하도록 어서 장사를 치르세요.”
왕태후는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말했다. 동탁은 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것이 그녀의 뜻대로 될까 저이 염려가 되었다. 이쯤에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꿩 먹고 알 먹고의 방책이 하나 있었다.
“이번 기회에 상을 받고 싶습니다.”
“말해 보시오.”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뿐입니다.”
“그게 뭐요?”
“태후의 몸입니다.”
- 여포는 왕윤의 명을 받고 군사 5만을 거느리고 미오로 갔다. 여포는 먼저 동탁의 재산부터 몰수하였다. 금은보화와 비단 등 갖가지 보물이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몰수한 재물을 왕윤에게 바치자 왕윤은 그것을 군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동탁이 그렇게 간단히 처치된 후 1000명 가까운 후궁의 여인들은 능욕당하고 보물이 있는 궁전에서는 병사 간에 경쟁이라도 하듯 약탈전이 벌어졌다. 이 지옥에서 초선은 여포의 힘으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피와 시체의 아비규환 속에서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하였다.
“초선아, 오늘 너는 정말로 아름답구나….”
여포답지 않은 이 말에 초선은 능욕의 현장에서도 철없이 깔깔대고 웃었다. 그날 밤 초선은 평생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잠자리를 하였다.
- 조조는 열흘을 관에 머물렀다. 조조는 추씨에 빠져 전쟁에 대한 것은 다 잊어버렸다. 그 동안 추씨는 단 한 번도 똑같은 기교를 쓰지 않고 때로는 소녀들과 함께, 때로는 자극적인 의상으로, 때로는 이상한 장소를 만들고, 때로는 여러 개의 도구를 써 108가지의 기교를 차례차례 선보였으며 조조는 새삼스럽게 이 세상에 태어난 행복을 맛보았다. ‘내가 온 세상을 무력으로 정복한 것보다 이것이 더 보람이 있다’고 그는 외쳤다.
- 성안을 둘러보던 조비는 원소의 사저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미인을 발견하였다. 머리카락은 흩뜨려지고 얼굴은 때가 묻었으나 감출 수 없는 큰 눈동자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 미색에 놀라 조비가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그녀는 제 둘째 아들 원희(袁熙)의 처 견씨(甄氏)입니다.”
견씨의 미모에 정신이 팔려 미처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던 한 중년여인이 어느새 다가와 말했다.
“그럼 당신이?”
“네 제가 바로 원소의 처 유씨입니다.”
“이거 뜻밖이군요. 당신을 보니 당신이 총애해 마지않는 셋째 아들 원상(袁尚)·의 미모에 대해 하는 얘기가 과장은 아닌가 보오.”
“칭찬인가요?”
“잡아서 참수하기엔 아까운 미모란 뜻이오.”
- 유비는 힘이 다 빠져 그만 자려고 했지만 손인이 계속 요구하여 한잠도 자지 못하고 밤새도록 그녀에게 봉사하였다. 나중에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전투에서 수많은 적들과 싸워 본 유비지만, 싸움에 불리하면 재빨리 도망치기도 한 그이지만, 그녀와의 전투는 도망칠 곳도 피할 곳도 없었다. 항복조차 허락되지 않으니 가히 즐거운 지옥이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한이 되어 지금까지 남자처럼 살아 왔는데 남자란 곁은 강해 보여도 속은 약한가 봅니다. 기껏 하룻밤에 이 모양이 되셨나이까. 나는 아직도 생기에 넘치는데 나리는 죽은 사람 같으니 이래서야 제대로 쾌감을 느낄 수 있겠어요? 진정 열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남자란 이 세상에 없는 것 같군요. 천하의 유비 나리도 요 모양이니 말이에요. 그래도 오늘은 첫날이니 요 정도로 그만 용서해 주겠어요. 그 동안 여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했는데 오늘 경험해보니 결코 후회할 게 아니군요. 그런데 이런 기쁨은 여자만이 느끼는 건가요? 나리를 보니 한 번 까무라치고는 곧바로 죽은 듯하니 아무래도 남자란 다 그런 모양이죠? 설마 나이가 드셨다고 그런 건 아니겠지요?”
이렇듯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퍼부어대니 유비는 앞으로의 밤이 기대되면서도 심히 두려웠다. 자칫 천하통일이고 뭐고 젊은 여자 손에 죽게 될 성싶었다.
- 그녀의 이름은 장춘화로 덕행은 부족하나 지혜는 출중하였다. 사마의가 하녀에게 장서를 볕에 말리라고 했다가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자 놀란 나머지 허둥지둥 마당으로 나갔다가 하녀가 이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이때 장춘화가 입막음을 위해 비수로 그녀를 살해했는데 그녀의 나이 불과 20세 때 일이었다. 또한 하녀의 시신을 불로 태웠다는 말이 있다. 이토록 남편의 안위와 훗날의 도모를 위해서는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살인을 행할 수 있는 게 그녀였다. 남편에게 천하를 쟁취하는 시발점을 제공한 것도 바로 그녀였다.
권력을 쟁취하려면 면후심흑(面厚心黑), 즉 낯이 두껍고 마음이 검어야 한다는 말은 사마의를 두고 한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남편이 한때 딴 여자에게 마음을 품었다가 굶어 죽겠다는 연기를 한 부인에게 항복했다 하니, 연기술로는 부인 역시 사마의 못지않았다.
- 로마인이 이끄는 상인 일행이 2년간 실크로드를 거쳐 장안(長安)에 이르렀을 때 마리아는 그 도시의 활기에 놀랐다.
“아버님 여기가 동쪽 나라 제 일의 도시인가요?‘
과학자인 그녀의 아버지는 상인을 따라 한나라에 왔는데 그 이유는 서양의 치수(治水)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실크로드는 현재의 터키 이스탄불과 중국 장안을 거의 일직선으로 연결하는 세계제일의 교역로이다. 장안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상인들이 시장을 열었고 금은보배, 비단제품, 도자기, 그리고 인간까지도 매매가 성행하였다. 특히 아랍산의 큰 말은 한나라 관리들이 몹시 탐을 내는 것이었다.
마리아는 일여 년 머무는 동안에 이곳의 풍습과 언어를 거의 익혔다. 그녀가 13세가 된 어느 날 얼굴을 먹으로 검게 칠한 것을 본 아버지는 그 이유를 물었다. 마리아는, 사람들이 자기를 모두 뚫어지게 쳐다봐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같은 나이 또래의 한나라 여성보다 몸이 크고 얼굴도 특수하게 생겼다. 당시 마을에는 서양인 창녀들이 많았는데 중국인들이 유별나게 좋아했다. 마리아는 그런 그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 “사실 조조는 내가 만난 남자 중에서 가장 멋진 남자였어요, 강했지만 그 내면은 부드러운 데가 있었죠. 밤에는 가끔 시를 읊기도 했답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침실에서 육체적 향연만 나눴다고 알고 있는데 그는 가끔 수심에 잠겼고 밤하늘을 보며 고통스러운 심정이 묻어나는 시를 읊곤 했죠. 물론 그런 감정에 오래 빠지진 않았지만요. 강한 남자가 시를 말할 땐 여자라면 넘어가지 않기 힘든 법이죠. 그래서 그가 장수(張繡)의 습격으로 곧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사랑을 나누면서도 슬프기 그지없었답니다.”
추씨 부인이 아스라한 추억에 잠긴 표정을 지었으나 변황후는 이번에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녀가 한 말도 조조의 단면이긴 하지만 보다 복합적이고 심원한 면은 여자 중에선 오직 정처인 자신만이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조조를 패퇴시킨 당신의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지요. 그런데 들리는 애기론 장수(張繡)의 군사(軍師)였던 가후(賈詡)와 결혼해 살았다는 데 그게 사실인가요?”
감부인이 물었다.
“장담하건대 가후 나리보다 좋은 남자는 없죠. 그는 훗날 조조에게 투항했고, 조조는 적이라도 뛰어난 재능을 쓰는데 인색해 본 적이 없었어요. 조조는 내가 가후의 부인이 되어 있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끝내 모른 척 해주었죠. 그것이 진정한 사내의 기질이죠.”
- 어둠 속에서 치마 끄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렸다. 사마의의 부인이었다.
“장춘화(張春華), 당신이 올 줄은 몰랐소.”
변황후가 말했다.
“조 씨 나라를 폐하고 사마 씨의 진(晉)나라를 건설하게 한 점 사과드리려 온 건 아닙니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는 거고 수정할 수 없는 거지요.“
그녀는 밤에 나타난 이유를 변명하려 하지 않았다. 마치 인내를 갖고 은밀히 기회를 보다 위 나라를 차지한 사마의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사마의는 조정이 불러도 병을 핑계되기 일쑤였지만 실은 매우 강한 남자로 한 세대 앞을 내다보는 큰 스케일을 구상하고 그 목적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나선 자였다. 그의 무표정 속에 숨은 냉철하고 사려 깊은 정세판단은 전략가 공명을 패퇴시키고 영원무궁할 것 같던 조씨 가를 한갓 허수아비로 전락시켰다. 장춘화는 그런 남자의 정부인이었다.
“그렇소. 역사는 강자들의 기록이요. 그리고 여인들은 그 강자들을 품은 또 하나의 세계에요.”
변황후가 말했다. 그녀는 쓰라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회환에 잠기는 듯했다.
편집자 리뷰
- 민희식 교수는 젊었을 때부터 삼국지에 관심을 갖고 세계 각국에 소개된 삼국지연의 판본을 읽어왔습니다. 특히 삼국지 속 여인들에 관해 꾸준히 자료를 수집하고 거기에 저자의 전쟁체험과 현실감각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가미해 이번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민 교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로 전쟁의 실상과 냉혹함을 뼈저리게 알고 있고, 전쟁의 와중에 여인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생존본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체험과 인식이 이번 ‘삼국지의 여인’들을 집필하는데 큰 밑바탕을 제공한 것입니다.
-‘동탁과 왕미인’ 편에선 한나라 말기의 부패한 조정과 주지육림에 빠진 황제, 권력욕에 사로잡힌 환관들의 전횡, 황태후 자리를 노리는 궁중 여인들의 암투, 그리고 포악하며 냉혹한데다 엽기적인 취향을 자진 동탁의 만행이 적나라하게 펼쳐집니다.
- 절세 미녀로 구국의 길을 간 ‘초선’편에선 기존에 알려진 여포를 이용한 동탁 제거의 얘기 외에 조조와의 관계를 덧붙임으로써 동탁, 여포, 조조의 삼각구도가 박진감 있게 전개됩니다.
-유비의 여자로서 유명한 ‘미 부인 감 부인’ 편과 ‘조조의 정부인 변황후’ 편에서 여성의
모성과 희생정신 및 온후하고 정숙하며 현명한 성품들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조조는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합니다. 항복한 장수의 형수 ‘추 씨’ 편이나 죽은 원소의 첩이었던 ‘견부인’ 편에선 정복당한 여자들을 취하는 조조의 모습과 성적 취향이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는 여자들의 의외의 모습이, 금기에 두려움 없는 저자의 과감한 묘사에 힘입어 기존의 삼국지에선 볼 수 없는 흥미를 유발시킵니다.
글 전반적으론 정치가로서 또 문인으로서 조조라는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적잖이 드러나 있습니다.
- 전략적으로 유비의 처가 된, 오나라 손책의 여동생인 ‘손인’ 편과 남만왕의 처 ‘축융부인’ 편에선 성과 무예면에서 남성 못지않은 적극성과 기개를 펼쳐 보이는 두 여인이 등장합니다. 오늘날의 남성들에게도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팜므파탈형의 여성상입니다.
- 삼국지를 읽은 분들이라면 강동의 빼어난 두 미인, 손책과 주유의 처이기도 한 ‘대교와 소교’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에서 두 여인의 역할을 눈여겨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검은 피부와 노란 머리, 못생긴 얼굴로 유명한 공명의 처 황 부인이 실크로드를 따라 로마에서 건너온 과학자의 딸이라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다른 책이나 자료에서는 찾아보지 못한 얘기입니다. 공명이, 로마를 정복하지 못한 한으로 다시 태어난 한니발의 분신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대문호 채옹의 딸로 흉노의 왕에게 잡혀간 채염과 조조의 관계도 관심을 끕니다. 조조의 첫사랑인지 모를 그녀가 아픈 마음으로 호가를 부는 모습이 아련한 느낌을 주는군요.
-전반적으로 정사와 삼국지연의 그리고 민담 등이 모두 반영되어 있으며 저자 특유의 전쟁관과 여성관 그리고 인생관이 활달한 상상력과 함께 글 전편에 녹아 있다 하겠습니다.
전쟁과 영웅과 여자, 이 세 테마는 독자들의 변함없는 관심사 아닌가 싶습니다.



목차
서두 | 후한말의 시대상황
1 동탁과 왕미인
2 조조와 초선
3 초선과 여포
4 곽사의 부인의 질투
5 조조를 패배시킨 추씨
6 서서의 어머니
7. 조조, 조비, 조식 모두가 사랑한 견씨
8 피리부는 여인? 채염과 조조
9 기녀 출신으로 조조를 감복시킨 변황후
10 엇갈린 운명, 미부인 감부인
11 전쟁보다 매력적인 강동이교
12 적벽대전의 여인 소교
13 남자보다 강한, 유비의 처 손인
14 사마지, 삼국통일에의 정성
15 촉의 장수를 사로잡은 축융부인
15 공명의 부인이 된 로마의 여인
부록 | 여인들, 영웅을 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