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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이응인 저 | 나라말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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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981182 / 144쪽 138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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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도시에 사는 잘난 것들, 많이 배운 것들, 높은 자리에 있는 것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과연 아름다운가? 이 땅의 생명들이, 밀양의 할매 할배들이 묻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정말 괜찮은 것이냐고.”

여리고 낮은 존재들에게 곁을 내주고 길어 올린 시 68편


밀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교사 시인 이응인 시인의 시, 68편을 모았다.
이응인 시인은 28년을 교사로 살아오면서 만난 눈 맑은 아이들과 변방의 땅 밀양의 이웃들, 그 곳에 뿌리 내리고 사는 새와 나무와 풀꽃들, 핵발전을 위한 송전탑을 막으려는 밀양 할매 할배들의 목소리를 68편의 시로 대변하고 있다. 이 시집은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괴물, 서울이라는 '중심'을 위해 터전을 빼앗기고 내쫓기는 변방의 이름 없는 생명들에 관한 것이다. 이응인 시인은 68편의 시를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밭에 나가는 할아버지, 이웃 아주머니, 송전탑 막으려고 산에서 떨고 있는 할매들, 시도 때도 없이 길을 막아서는 개구리, 뱁새, 딱새, 까치 또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중학교 아이들… 그들이 불러 주고 저는 받아 적었습니다.” - <시인의 말>에서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1부에는 이응인 시인이 사는 밀양의 퇴로마을과 이웃들, 산과 들, 꽃과 열매, 생명이 출렁이는 모습을 담았다. 2부에는 밀양 송전탑 싸움 현장을 지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침을 담았고, 3부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 모습과 학교 이야기이다. 4부는 시골에서 혼자 있을 대 떠오른 짧은 생각들을 모았으며, 5부에는 시인의 가족들이 살아오면서 여기저기 찍어 놓은 발자국을 모은 것이다.
이렇게 모은 68편의 시를 통해 이응인 시인은 묻고 있다. 시인의 입을 빌려 이 땅의 생명들이, 그리고 밀양의 할매 할배들이 묻고 있다. 우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도시에 사는 잘난 것들, 많이 배운 것들, 높은 자리에 있는 것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과연 아름다운가? 이 땅의 생명들이, 밀양의 할매 할배들이 묻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정말 괜찮은 것이냐고.”
온통 권력과 자본의 힘에 눌리고, 권력과 자본의 단물을 맛보며 우리 또한 노예가 되어 가는 모습에서 가끔은 이렇게 흔들리는 마음으로 질문하면서도 이응인 시인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물처럼 이어져 살아가는 이웃들과 아이들과 이 땅의 생명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시를 읽는 그대가 있기에.

저자 소개

경남 거창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저녁이면 아이들을 불러 숙제를 봐주고 밤하늘 별자리를 짚어 주시던 선생님을 만나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1988년부터 교사가 되어 밀양시에 있는 세종중학교에서 28년째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공부와 경쟁에 부대끼는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내는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으며, 나날이 ‘시’가 되는 아이들을 만나러 오늘도 학교로 갑니다. 


1987년 무크지 <전망> 5집에 ‘그대에게 편지’ 외 7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이후 ≪투명한 얼음장≫, ≪따뜻한 곳≫, ≪천천히 오는 기다림≫, ≪어린 꽃다지를 위하여≫, ≪그냥 휘파람새≫ 등의 시집을 내었습니다. 2003년부터 밀양 화악산 기슭 퇴로마을에서 작은 텃밭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함께 기적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우리 학교 아이들

 

마을 입구 교회에는 민이가 살고요
연극촌 앞 가게는 호정이네 집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내 돈가스 집은
현세 엄마가 하고요
문길이는 아내 친구의 둘째 아들이랍니다
탑마트 계산대에서 반겨 주는 사람은 경수엄마고요
한길주유소에서 시원시원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동환이 형이래요
부북농협에서 가장 예쁜 아가씨는
기원이 누난데요
집에 올 때 타는 버스는 민구 작은아버지가 몬답니다
참, 식당에서 먹는 향긋한 깻잎은
준걸이네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거래요.


사람

 

지위가 높아 갈수록
입이 가벼워질수록
손발이 편할수록
한 곳에 오래 머물수록
멍청해진다는 걸 모르는,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이 땅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브라질 어디로 이민 간다는 소식 들으면 웃었다. 미친놈, 비행기 삯이 없어 못 가는 사람들 수두룩한데. 군사 독재 시절, 공포와 불안 때문에 이 땅에서 못 살겠다고 떠나는 사람들 우스웠다. 재산 처분해 살기 좋은 나라 미국, 캐나다로 떠난다는 소식 듣고 욕했다. 제 고향 땅 부모 형제 친척 버리고 그래 너만 떠나서 네 새끼들과 잘 먹고 잘 살아라. 그런 생각 했었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흔들리고 있다. 북녘 동포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죽어 간다는데, 같은 겨레끼리 한 끼 옥수수 죽이라도 먹게 해 주자는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수상해지는 나라에 살면서,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이 아닌 잎이라도
떨어져 멍든 열매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또 꽃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_
힘들고 외로운 시절, 시를 읽는 그대가 있기에

1부 세상의 중심
시
세상의 중심
손모가지
옆집 소
시골 버스
어데 내만 덥나
콩을 가리다가
봄의 ㅂ
유월 밤에
툭
혼자 뭐 하는교
새들의 집
벼 이삭은
삼복 어느 날
동네 길
문상
새해 첫날
민들레
찌르레기 부부
수박끼리
가을 햇살

2부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평밭 할매의 시
솔직히 나는 흔들리고 있다
생각해 보시라
겨울 송전탑
화악산 기념사진
그래서 미워요
살려 주세요
당신들은 이곳에
영남루라니

3부 우리 반 아이들
우리 학교 아이들
쓸데없는 걱정
성만이
학생과 선생 사이
서울내기
빛나는 볼따구니
미안하다
완대국민학교
줏대도 없이
그 얼굴
눈도 꿈쩍 안 하네
고백
푸른 아이들
도대체

4부 한 줄 편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
멍청하게
새들에게
마중
가을 햇살
초승달
요즈음
얼굴
쑥국
그러고도
작약
지구의 중심
내 시는

5부 우주를 엿보다
우주를 엿보다
지동 할머니
끌려가면서 끌려가지 않네
이 무슨 난리고
세상 모르고
할머니 가신 뒤
어머니
어두운 곳만 골라
돌들은 아름답다
시

발문_
곁을 내준 자리에서 길어 올린 시(박일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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