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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가 있던 자리

오소희 저 | 북하우스 | 201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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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055923 / 364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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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수년간 쌓은 ‘사람 여행’의 내공이
깊고 따뜻한 세계관과 어우러져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태어났다!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등
아프리카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사람 여행’ 하는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등을 펴내며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여행서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여행가이자, 『사랑 바보』『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어린 왕자와 길을 걷다』와 같이 사랑, 육아, 인생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삶에 대한 날렵하고도 통찰력 깊은 시선을 선보였던 에세이스트 오소희가 생애 첫 번째 소설 『해나가 있던 자리』를 펴냈다.

『해나가 있던 자리』는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한 사람이 길 위에서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마음속에 자리한 깊은 상처를 점차 회복해가는 모습을 오소희 작가 특유의 통찰 어린 문장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 속 문장 하나하나에는 지난 수년 동안 아프리카에서부터 남미대륙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다양한 결을 가진 삶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들이 펼쳐 보이는 애잔한 사연들을 섬세한 언어로 기록해온 저자의 내공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야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슴 시린 사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점차 희망과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여정과 그 여정 가운데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결국 삶이라는 것은 그것이 지닌 한계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수년간 쌓은 ‘사람 여행’의 내공이 깊고 따뜻한 세계관과 어우러져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태어났다!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 도서 내용 요약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등 아프리카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사람 여행’ 하는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 수년간 쌓은 ‘사람 여행’의 내공이 깊고 따뜻한 세계관과 어우러져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태어났다!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 도서 내용 요약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등 아프리카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사람 여행’ 하는 여행작가 오소희의 생애 첫 번째 소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등을 펴내며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여행서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여행가이자, 『사랑 바보』『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어린 왕자와 길을 걷다』와 같이 사랑, 육아, 인생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삶에 대한 날렵하고도 통찰력 깊은 시선을 선보였던 에세이스트 오소희가 생애 첫 번째 소설 『해나가 있던 자리』를 펴냈다. 『해나가 있던 자리』는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한 사람이 길 위에서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마음속에 자리한 깊은 상처를 점차 회복해가는 모습을 오소희 작가 특유의 통찰 어린 문장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 속 문장 하나하나에는 지난 수년 동안 아프리카에서부터 남미대륙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다양한 결을 가진 삶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들이 펼쳐 보이는 애잔한 사연들을 섬세한 언어로 기록해온 저자의 내공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야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슴 시린 사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점차 희망과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여정과 그 여정 가운데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결국 삶이라는 것은 그것이 지닌 한계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 출판사 리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한 사람, 그에게 다가온 길 위에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들이 건넨 생의 가장 빛나는 위로의 순간들! 『해나가 있던 자리』는 ‘아이와 함께 하는 세계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등 다수의 여행기를 집필해온 여행가이자,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어린 왕자와 길을 걷다』 『사랑 바보』 등 육아, 사랑, 인생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스민 문장을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온 에세이스트 오소희 작가가 쓴 생애 첫 번째 소설이다. 소설은 주인공 해나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날’을 생각하며 보내는 나날을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그날’은 바로 해나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족, 아들 재인이 돌연사로 세상을 떠난 날이다. 재인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해나는 자살에의 충동, 우울증 등 그녀의 삶에 어둡게 드리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피폐한 일상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재인이 없는 이곳에서의 삶을 버틸 수 없었던 해나는 행선지도 정하지 않은 채 어디론가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니 사라지기로 마음먹는다. ‘재인은 시도 때도 없이 해나를 불렀다. 해나가 대답하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을 뿐이다. 재인은 부를 수 있으나, 해나는 대답할 수 없는 것. 그 단순한 규율 안에 넘어설 수 없는 생과 사의 경계가 명확히 그어져 있었다.’(p.13) ‘떠나야겠다, 해나는 마음먹었다. 떠나서 수중의 돈을 다 써버려야겠다, 굳게 마음먹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소유할 이유가 없었다. 소유란, 더 오래 더 안전하게 가족을 존속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다. 재인과 함께할 미래였다. 이제 해나에겐 무언가를 소유할 이유가 남아 있지 않았다.’(p.24) 언제 떠나야 하는 걸까? 어디로 떠나야 하는 걸까? 해나는 하늘색 배낭을 메고, 빈 거실에서, 정말로 바깥세상을 활보하듯, 큼지막하게 팔을 휘두르며 걷는 연습을 했다. 빈집에 발걸음이 크게 메아리쳐 울렸다. 그럴수록 분명해지는 건, 해나 자신에게 목적지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사라지는 것이었다. (pp.24~25)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난 그녀가 다다른 곳은 적도 인근의 한 작은 나라. 이국땅에 도착한 해나의 눈앞에 안젤로라는 한 소년이 홀연히 등장해 많은 것들이 흐릿하고 몽롱하기만 한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내 사라져버린다. 이후 소년의 자취에 이끌려 해나는 낯선 나라에서 홀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사라지기 위해 시작한 여정은 안젤로라는 소년과의 만남으로 인해 ‘블루라군’이란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정으로 전환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흐름을 맞이한다. 해나는 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소년이 해나를 향해 나무 막대기를 높이 들어올렸다. 막대기에는 칼로 음각한 마디들이 있었다. (중략) 이상한 일이었다. 마디도, 무늬도, 해나에게 난데없이 선명했다. 선명함은 눈을 찌르는 듯 불편했다. 해나는 소년을 외면했다. 몽롱함 속에 머무는 편이 익숙했다. 느릿느릿 나머지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한참 후 그쪽을 바라보니, 소년은 사라지고 없었다. (p.34) “블루라군에 가세요. 가서 아버지께 이걸 전해주세요. 내가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더 아프지 말라고 말해주세요. (중략) 부탁이에요. 아줌마는 그곳을 좋아하게 될 거예요. 난 여기서 기다릴게요. 구두를 닦아야 하니까. 그 대신 막대기를 하나 만들고 있을게요. 아줌마를 위한 막대기를.”(p.39) 해나는 무작정 막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블루라군에 대한 아무 단서도 없이 버스를 타게 되리라곤 짐작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얼마 전만 해도 이 소도시에 오게 되리란 짐작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또 그 얼마 전에는 이 나라에 오게 될지조차 알지 못했다. 해나는 일련의 무질서에 점점 덜 동요했다. 막연히 예상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닥쳐올 일들도 이러하리란 것을. (p.79) 그, 그녀, 그리고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살아서 벌어지는 일은 다 축복이란다.” 해나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뒤로, 길 위에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과 넓은 사막을 자전거로 종횡무진 했지만 다리를 잃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 사이클 선수 레오, 잘 나가는 패션디자이너였지만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세계 일주에 나선 마리,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 대신 자신을 사랑한 남자와의 삶을 선택하고 그의 한계를 품으며 살아가는 스낵바 주인 이디와 그의 남편 라울, 그리고 해나의 여정에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인물이자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며 그린레프트에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계를 가꾸어가는 인물 마디…… 해나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인연들은 모두들 저마다의 상실을 경험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을 에는 상실과 생의 한계가 삶의 불가피한 조건임을 깨닫고, 그것들을 무던한 노력으로 품어 안고자 했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해나는 차츰 자신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천천히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삶이라는 것은 그것이 지닌 한계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우치게 된다. “다리가 있을 때, 나는 움직일 때만 생의 감각을 느끼는 사람이었어요. 다리를 잘라낸 뒤, 그래서 나는 죽은 사람 같았죠. 다시 생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리가 있든 없든 다시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중략) 아주 겸허해져야 했죠. 선반에

저자 소개

오소희는 ‘사람’ 여행을 하고 있다. 세 돌 된 JB와 단둘이 터키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라오스, 시리아, 탄자니아 등 우리와 다른 속도로 사는 이들 사이를 아이와 함께 느릿느릿 거닐고 있다. 현지인이 바가지를 씌우면 기꺼이 속아주기도 하고 초대를 해주면 천연덕스레 한 밥상에 앉기도 한다. 그들이 펼쳐 보이는 애잔한 사연들을 낮은 자세로 공유하고 섬세하게 기록한다.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을 사랑하며 그 순간 마음으로 배운 것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가장 바른 나이듦이란 생각을 한다. 여행했던 제3세계에 청소년 도서관을 짓고 독자들과 책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곧 남미 볼리비아에 네 번째 도서관이 완성될 예정이다. 


저서로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나는 달랄이야, 너는?》,《어린왕자와 길을 걷다》가 있다.

현재 어린이 그림책을 그리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작품으로는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부루와 숲속 친구들> 등의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을 하였고,《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한 번은 독해져라》,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 《해나가 있던 자리》 등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속에서

“결국, 같은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벌거숭이들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과 광활한 사막에서 티끌이 되는 것. 나의 맨살을, 나의 내면까지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거죠.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면 벗어날 수도 없어요. 그러니, 너무 속상해 말아요. 넘어져도, 비틀거려도, 끝까지 용감하게 그 거리를 통과하세요.” (p.73)

“모든 고통은 절대적인 것으로 시작해 상대적인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라는 것 자체가 일말의 부도덕을 안고 있죠. 당신의 고통이 인류 최초의 것이 아니라면, 인류 최후의 것도 아니라면, 아마 당신은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고통을 흔적 없이 지워버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몸속의 장기처럼 떼어낼 수는 없지만 간직하기 편한 형태로 변모시켜서 함께 살아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 누구도 중간과정을 건너뛸 수 없을 뿐이죠.” (p.74)

해나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뚝뚝 떨구며 울었다. 놀이에서 진 아이가, 어쩔 수 없이 놀이의 규칙을 따라야만 하는 때처럼, 주먹을 꽉 쥔 채 울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왜?’라고 묻지 않았다. 결코 놓아버릴 수 없는 이름을 부르지도 않았다. 오직 울었다. 그녀는 혼자였다. 어둠이 내린 하늘, 모두 집에 가버린 해변, 텅 빈 식당. 천지의 사물이 그녀에게 반드시 홀로 서야 한다고, 극진한 무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알고 있다고…… 안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떤 의도도 없이…… 그냥 그리 되었다고…… 그러니…… 이제 그만 하라고…… 널 떠나간 것을 온전히 보내주라고…… 지금 이 무대에서 네 혼자 힘으로 일어서 보라고……. (p.98)

점차 눈물과 눈물 사이에 간격이 생겼다. 간격 속에 드러난 공백이 보였다. 알 것 같았다. 다 비워진 것은 필연적으로 다시 채워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그렇게…… 살아 있는 것들은 …… 또 살아진다는 것을……. (p.99)

재인아 엄마는…… 이곳에서 길을 걷다가 오래오래 꽃들을 들여다보곤 해. 똑같은 가지에 났어도 똑같은 꽃이 하나도 없다는 게, 그런데도 모두 아름답다는 게 참 놀라워. 엄마가 만나는 사람들도 그 꽃들 같다는 생각을 해. 레오도, 마리도, 리아나도, 무지개떡 아줌마도, 이디도, 저마다 다른데 각기 아름답거든. 엄마는 아직도 침묵할 때가 있고, 뾰족해질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매번 아름답게 다가와주니 고마울 뿐이야. (p.103)

조금이라도 너와 결이 닮은 것을 찾아내면, 그것을 반드시 기억해두렴. 환경과 결이 맞지 않는 이들은 언제나 신중한 ‘관찰자’이자 ‘채집가’여야 해. 스스로 그 환경을 박차고 나와 ‘행동가’가 될 때까지, 관찰하고 채집한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단 한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해. 인간은 누구나 우물 안에서 태어나는 숙명을 지녔다는 것. 그러므로 지금 자신이 놓인 그곳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p.176)

마음이라는 것은 물과 같아서 최후의 한 방울이 보태져야 흐르기 시작한다. 일단 흐르면 또르르 흙을 적시며 새로운 길을 낸다. 최후의 한 방울이 보태지기 전까지, 마음은 출렁거릴 뿐이다. 확신할 수 없다. 내일이면, 내가, 멀리멀리 흘러나가 새 길을 낼 거라는 것을. 그 길의 끝에 대양이 기다린다는 것을. 첫 방울이 흙을 적시는 순간, 해나는 정확히 알았다. 그동안 충전된 힘으로, 새로 낼 길 위에서, 자신을 위한 음식을 하고, 자신을 위한 옷을 지어 입고, 자신을 위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그러고 나면 타인을 위해서도 제대로 공들인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pp.261~262)

“나무가 그냥 서 있기만 하는 것 같지? 한번 자세히 보라구. 생존하려고 얼마나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데. 열매까지 들먹거릴 것도 없어. 그 마디 말이야. 그 껍질 말이야. 그 나이테 말이야. 거저 얻는 건 하나도 없지. 살아 있는 건 모두 전사라니까. 전사. 자기가 전사라는 걸 알면 감당 못할 게 뭐가 있겠어.” (p.270)

나는 당신에게 남은 주유소가 많지 않다고 느껴요. 어쩌면 지금쯤 ‘이제 더 이상 남은 주유소는 없다’고 내게 돌아와 이야기를 해주기를, 나는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아직도 사막 한가운데서 또 다른 주유소를 찾아 헤맨다 해도, 그간의 헤맴이 모두 부질없어서 이제부터 새로이 헤매겠다 해도, 그리하여 당신을 다시 이곳에 데려다놓은 것이 또 다시 상처의 힘이어도, 상실의 힘이어도, 난 괜찮아요. 당신이 나와 함께 하는 한 두렵지 않아요. (p.318)

목차

목차
- 길을 잃고 길을 떠나다
- 우리가 인생이라는 선반에 올려놓은 것들
- 살아서 벌어지는 일은 다 축복이란다
- 관계의 저울이 균형을 찾는 법
- 꽃이 자랄 수 없는 대지는 없어요
- 세상의 모든 시간을 만?나다
- 나는 조금 무거워지고, 당신은 조금 가벼워지고
- 오직 미소로 다시 태어나기
- 이제 당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 지금 이 순간은, 그래도 좋지 않니?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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