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39222328 / 120쪽 148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정홍칼리
-
갱여운
-
윤선해
-
김정아
- 10,800
- 16,920
- 16,830
- 25,200
- [시리즈]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141]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기억의 시간을 걸어간 자의 고독 2004년 『민족예술』로 등단한 박승 시인의 첫 시집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뒤로 물러나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스위치백 열차처럼, 추억 속 고향과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도시를 오가는 시인은 생의 시원(始原)으로 향하는 오래된 궤도를 오늘도 달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음에도, 시인은 기억 속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자미식해”를 먹기 위해서는 잘 닦인 고속도로가 아닌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수고를 마다 않는 스위치백 열차를 ... 기억의 시간을 걸어간 자의 고독 2004년 『민족예술』로 등단한 박승 시인의 첫 시집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뒤로 물러나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스위치백 열차처럼, 추억 속 고향과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도시를 오가는 시인은 생의 시원(始原)으로 향하는 오래된 궤도를 오늘도 달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음에도, 시인은 기억 속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자미식해”를 먹기 위해서는 잘 닦인 고속도로가 아닌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수고를 마다 않는 스위치백 열차를 타라 한다. 생의 겨울에서 부쳐온 봄소식 동해에서 날아온 반가운 소식에 시인의 마음이 들썩인다. 꼭꼭 눌러쓴 주소만큼이나 정성 들였을 가자미식해는 오래 삭혀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속에는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이 녹아 있다.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가는 “오래고 삭고 긴 가계”는 할머니의 삶을 지나고 “어머니의 눈”을 지나 시인의 삶으로 전해져온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에 “물 떠난 생물” 가자미가 “몸 비비고 피 나누며” 삭은 음식은 고향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세월과 전설을 담고 있다. 시인은 음식 하나로 그 음식을 먹으며 살아온 이들의 마음과 역사를 담아낼 줄 아는 것이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북쪽에서 반가운 소포가 온다 눌러쓴 주소 안고 비닐로 겹겹이 싸여 석류처럼 빨갛게 가자미 온다 동해 먼 곳 외할머니 보내신 식해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아 이 생 저 생 녹아 있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 물 떠난 생물 몸 비비고 피 나누며 숨죽인다 만삭의 독 소식 풀면 끊어진 몸 추슬러 살 속 흰 뼈를 녹인다 바다를 기억하는 날개 하나가 되어 헤엄치고 오래고 삭고 긴 가계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간다 낮은 해류를 지나온 가자미 식탁에 올라 붉게 아침을 토한다 달이 가까운 또 어머니의 눈이 내리는 이곳 _「가자미」 전문 박승 시인의 시는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중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중간자로서 이 시대의 중년은 고향에서 날아온 반가운 소식에 마음이 움직이고, 추억 속의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지붕 위 눈얼음이 자라는 마을”(「영동 대설」)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 반면, 그들은 도시의 일상을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 그들이 머무는 곳은 주로 사무실이거나 지하철, 주말 오후의 집이다. 종종 자신의 삶을 옥죄고 있는 현실로부터 벗어나 생이 처음 시작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들은 끝없는 철로를 달려온 열차처럼 돌아갈 수 없는 철길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서 있을 뿐이다. 이미 자신은 너무 먼 곳으로 떠나온 것만 같다. 뒤로 간다 뒤로 저 산 저 길 저 언덕 올라간다 기억을 따라 시간을 따라 가난한 햇빛 가난한 잔설 산이 막아둔 길 넘어간다 고지의 차가운 작은 새벽 여인숙에서 간다 눈물 나는 검은 눈 낮은 방에서 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새벽의 내리막길 기다리다 마른 그가 누운 바닷가 낡은 집 찾아간다 팔은 줄고 다리는 가냘프니 산의 허리 무엇을 보나 허리에서 눈부신 서리 차기만 한 서리 곁으로 곁으로 시간이 멈추고 다시 세상이 덜컹거릴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구를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나를 굴려야 할 때가 올 때 바다의 고장을 떠나 흙의 사람이 되기 전 뒤로 뒤로 _「스위치백」 전문 세상에는 뒤로 가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차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과거 금강산선, 영동선 흥전―나한정 구간에서 운행되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만 스위치백(Switchback)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다. 스위치백이란 고도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철도 운행 체계로 ‘Z’자형으로 설치된 철로를 열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이동해 경사를 극복한다. 말 그대로 뒤로 물러남으로써 전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걸음 뒤로 바닥에 넘어진 그림자 길을 넘는다 낮은 계단 밋밋한 시멘트 길 따라 저기 측백 한 그루 서 있다 낯선 아침 허리를 잡고 돌았던 나무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 이정표처럼 단호한 뿌리 측백은 밤과 낮을 나누지 않는다 도시와 옛것 살갗에 묻힌 채 지나온 커브길 감아올린다 퍼덕이는 사진 속 시절 걸음과 만나는 나무는 가지에 삭아버린 흙 쌓아가며 자라고 있다 가려진 달 솟아 감긴 눈 궁굴리는 모퉁이 나는 명백하게 알고 있다 나무는 언제고 여기서 돌아가리라는 것을 _「나의 측백나무」 전문 “낮은 계단 밋밋한 시멘트 길 따라” 서 있는 측백나무는 시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측백나무는 “밤과 낮을 나누지 않”고 “도시와 옛것 살갗에 묻힌 채 지나온 커브길 감아올”리며 “단호한 뿌리”로 버티고 서 있다. 생의 원천이 되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 이른 시인의 현재처럼 말이다. 과거와 현재, 두 축을 오가며 도시의 일상과 과거를 수시로 다녀가던 시인은 “기억을 따라 시간을 따라 가난한 햇빛 가난한 잔설 산이 막아둔 길 넘어” 비로소 현재로 돌아온다. 그곳에는 자신이 새로이 일구어놓은 또 다른 가족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발로 다 만지지 못할 미로 같은 놀이가 기다리고 있을지 이런 여우비 아니라 억수장마 며칠을 내려도 바깥 놀이를 가야 할지도 아이야 바깥 놀이에 젖은 아빠 네 팔을 안고 방에서 잠을 자고 싶단다 _「바깥 놀이」 부분 시인은 어쩌면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그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키워온 생의 원천으로 갔다 오는 오랜 여행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비오는 어느 주말 딸아이의 “팔을 안고 방에서 잠을 자고 싶”은 시인이 놓쳐버린 한쪽 손은 고향에서 손자를 키워준 할머니의 손이자, 바로 시인 자신의 손이었다. 과거와 화해하고 현재를 보듬는 시인의 마음은 결국 지금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바람이다. “다시 세상이 덜컹거릴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구를 때가 올 때”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기 위해서는 “뒤로 뒤로” 천천히 가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그에게는 필요했다. §. 추천의 글 박승 시인의 시를 읽으며 이상하게 시가 눈을 통해서나 머리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체험을 한다. 오랜 세월 우리들의 몸에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어떤 것은 짙게 어떤 것은 옅게 배어 내려온 것들이, 가공되지 않은 채 날것 그대로 그의 시로 쪼개어져 곧바로 몸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체험이다. 시를 머리로만 읽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며 때로는 몸으로도 읽게 된다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다. _ 신경림(시인) §. 시인의 말 흘러오고 흘러간다 _ 박승
흘러오고
흘러간다
_ 박승
가자미
날씨가 차가워지면 북쪽에서 반가운 소포가 온다
눌러쓴 주소 안고 비닐로 겹겹이 싸여 석류처럼 빨갛게 가자미 온다
동해 먼 곳 외할머니 보내신 식해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아 이 생 저 생 녹아 있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 물 떠난 생물 몸 비비고 피 나누며 숨죽인다
만삭의 독 소식 풀면 끊어진 몸 추슬러 살 속 흰 뼈를 녹인다
바다를 기억하는 날개 하나가 되어 헤엄치고 오래고 삭고 긴 가계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간다
낮은 해류를 지나온 가자미 식탁에 올라 붉게 아침을 토한다 달이 가까운 또 어머니의 눈이 내리는 이곳
영동대설
할머니 툇마루 눈이 내렸습니다
하늘을 받아주는 난간
페인트 부드러운 윤기 푸득푸득 덮이며
한 길 넘어 하얀 눈 쌓였습니다
동화처럼 눈 아래 박혀 있는 철못
작은 미닫이문도 닫혔습니다
먼 솜털 내리는 동안
먹구름 무거운 바다 몸을 구르고
할머니는 어지러운 잠 속 걸어갑니다
할아버지 만나고 어린 엄마를 만나
고드름과 함께 눈이 자라는
명태의 놀란 주둥이 만집니다
지붕 위 눈얼음이 자라는 마을
깊은 산도 깜박 잠에 듭니다
적막으로 발을 묶고 세상도 묻힙니다
눈을 감는 신령한 소리 들리고
아침이 옵니다 길의 눈에 푹푹 빠지며
할머니 깨어나는 손끝
미닫이는 입을 물고 오래 기다립니다
흰 개
어머니 생신 맞아 고향에 가니
강아지 여덟 마리 하얗게 돌아다닌다
새끼 괭이처럼 새끼 제비처럼 재재거리며
어미 젖 물고 먹이통에 마당에
가는 꼬리 저어대며 소한 추위 이기고 있다
어미는 여러 해 대문을 지키고 있다
두 돌 딸을 데리고 고향에 다시 오니
하얗던 강아지는 없고 흰 어미만 앉아 있다
강아지들 이 집 저 집 모두 떠나고
남은 둘은 개장수에 팔렸다 한다
어린것들 벌써 제 길을 다 가고
대문 앞에는 어미 털이 하얗게 빠져 있다
소식
옆자리 오 대리 묻는다
삼일장이면 내일이 발인
입추가 가까운 더운 때
친구의 어른 돌아가셨다
오 대리는 친구들 모임의 長
이곳저곳 전화를 한다
광주 어디
멀리 노령 장성 지난다고
부의의 말 자리를 넘는다
잔잔한 수면 새가 내리듯
다른 친구는 아이를 낳았다
호수의 사무실
전화로 한 세상 오고
한 세상은 간다
앞에 선 달력
산을 오른 달같이 희다
목차
제1부 가자미|흰 돌|영동 대설|애인|둑 너머|서리|중산리|오십 년 행방불명 박선돈 씨|竹西|운문사|흙 조각|흰 개|청도 지나|李處士略傳|자부라미|한판|스위치백
제2부 나의 측백나무|아현|?눈 오는 아이들|걸음걸음|기다리는 시간|일곱 살|겨울의 처음에서|손을 뒤집고|잠든 집|무력|대나무 총판|무서운 각목|나른하다는|비틀|서울 노파|양자강|땅끝|소식|암호|귀신 수염|군무|하얀 밤|북경서역에서|카헤라에서
제3부 새가 올 때|의자|예인치과에서|자백|남산 남동|임꺽정 3-289|진주 목걸이|변신|칼잡이|물의 사주|고니 크리스탈 포밍 컬러 필름|뽀또시|옌볜 거리|혁명가들, 붉은 장정의|바깥 놀이|폭설이 쌓이는 날|정라|寧國寺
해설 이경수
시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