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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이옥 서백호 05

시리즈 : 낭송Q시리즈 서백호 [7] , 낭송Q시리즈 [49]

이옥 저 | 채운 역 | 북드라망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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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969579 / 192쪽 115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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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 중 금(金)의 기운을 담은 서백호편의 다섯번째 책. 1792년 문체반정의 ‘이상한 핵심’ 이옥(李鈺)의 문장 중 ‘낭송의 맛’이 뛰어난 글들을 선별했다. 도무지 ‘성’(性)과 ‘리’(理)의 세계에 포획될 줄을 모르며 ‘정도’(‘情’道)만을 고집했던 이옥이 남긴, 유배 중에 보고 겪었던 사건과 사람들, 누구나 한 번은 느꼈을 법한 정서와 시시콜콜한 사물에 대한 집요한 묘사들을 낭송하노라면 어느새 그 글맛에 중독되고 말 것이다. 하찮지만 끝없이 황... 동양고전의 낭송을 통해 양생과 수행을 함께 이루는, ‘몸과 고전의 만남’ “낭송Q시리즈” 중 금(金)의 기운을 담은 서백호편의 다섯번째 책. 1792년 문체반정의 ‘이상한 핵심’ 이옥(李鈺)의 문장 중 ‘낭송의 맛’이 뛰어난 글들을 선별했다. 도무지 ‘성’(性)과 ‘리’(理)의 세계에 포획될 줄을 모르며 ‘정도’(‘情’道)만을 고집했던 이옥이 남긴, 유배 중에 보고 겪었던 사건과 사람들, 누구나 한 번은 느꼈을 법한 정서와 시시콜콜한 사물에 대한 집요한 묘사들을 낭송하노라면 어느새 그 글맛에 중독되고 말 것이다. 하찮지만 끝없이 황홀하며, 반짝이지만 한없이 서글픈 가을의 금 기운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풀어 읽은이의 말 “이옥의 글은, 흔히 말하는 철학적 성찰의 깊이라든가 웅대한 삶의 비전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벌레와 꽃, 잡초, 돌 같은 것들에 마음을 주고, 저잣거리의 장사치나 건달, 혹은 사랑에 울고 아파하는 여인네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신산한 삶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귀기울일 뿐이다. 거기서 그는 자신의 마음과 욕망을 읽고, 자신의 보잘것없는 지금을 보며, 자신의 늙음과 병듦을 마주한다. 이옥의 글을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옥의 모습이 내 모습이요, 이옥의 마음이 내 마음이며, 이옥의 신세가 또한 내 신세처럼 느껴진다. 우물우물 이옥의 문장을 읊조리는 경험은, 내 일기장의 한 부분을 읽는 듯, 내 친구의 독백을 훔쳐 듣는 듯, 내밀하고도 짜릿하다. 가슴이 욱신거리면서도 정겹다. 짠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난다. 대개의 소품문이 그러하듯, 이옥의 문장은 나열과 반복이 많다. 그의 세계에는 도대체가 ‘생략’이 없다. 이것과 저것이 다르면, 이것과 저것을 표현하는 언어도 달라야 한다. 점 하나가 있고 없고가 다르듯이, 작은 차이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어쩌면 이 때문에, 글 하나를 다 읽기도 전에 지쳐 나자빠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조금씩 변주되는 그의 글맛을 알게 되기까지는, 부디 참으시라. 랩을 중얼거리듯 입으로는 글을 읽고, 머리로는 글이 펼치는 세계를 떠올리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다보면, 어느새 그의 글맛에 중독되리니.” [낭송 이옥]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이옥의 글들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옥은 18세기 소품문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는 문인입니다. 하지만 연암 박지원이나 이덕무, 박제가 등 소품문으로 유명한 다른 동시대인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죠. 그런데 알고 보면, 이옥은 정조의 문체반정에서 ‘이상한 핵심’을 차지하는 인물입니다. ‘이상한 핵심’이라고 한 것은, 그가 분명 문체반정의 핵심인물은 아니지만 문체반정의 본질을 아주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문체반정’이라는 사건을 온몸으로 돌파한 사람은 이옥밖에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1792년에 정조에게 문체로 낙인찍힌 후 1800년에 완전히 자유로운 몸이 될 때까지, 거의 10년 동안을 정상적 문인의 궤도 바깥에서 방랑해야 했으니까요. 오로지 ‘문체’가 바르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이런 점에서, 이옥의 글을 읽는 것은 18세기 문체반정에 접근하는 하나의 우회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옥의 글맛이 일품이기도 하지요. 시시콜콜한 사물에 관한 묘사, 유배 중에 보고 겪은 사건들을 엮고 풀어내는 솜씨가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이옥의 글에 푹 빠져 재미를 느낄 즈음, 아마 어렴풋이 알게 될 겁니다. 이런 글을 읽는 게 도(道)를 해친다고 했던 정조의 우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요. 아울러 ‘글쓰기의 불온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이옥?은 이옥의 글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이옥이 남긴 글로는 현재 희곡 「동상기」와 담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연경」, 이옥의 글쓰기론을 집대성한 「이언」, 그리고 이옥의 벗 김려가 자신의 문집 『담정총서』에 실은 소품문들이 전합니다. 현재 번역된 『이옥 전집』은 부(賦), 서(書), 서(序), 발(跋), 기(記), 논(論), 설(說), 변(辯), 전(傳), 문여(文餘), 이언(俚諺) 등 글의 장르에 따라 편집되었으나, 『낭송 이옥』은 크게 다섯 개의 주제로 이옥이 남긴 글을 재편집했습니다. 첫째는 그의 독특한 독서론과 글쓰기론을 보여주는 독(讀)/서(書)론입니다. 두번째로는 이옥의 ‘주정주의’(主情主義) 문학관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을 모았고, 세번째 주제는 미물들이 선사하는 깨달음에 관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네번째는 이옥 소품문의 정수(精髓)랄 수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한 묘사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주제는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과 별 것 아닌 이야기들에 매혹되어 이옥은 번번이 자신의 신산한 삶을 망각합니다. 여기에 글이 갖는 힘, 혹은 글쓰기의 ‘부득이함’이 있는 것이지요. 『낭송 이옥』은 이옥의 글을 그가 살아온 삶의 맥락 속에서 읽고자 의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굽이굽이 요동치는 법. 이옥은 그 속에서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갔고, 그의 초라하지만 단호한 저항이 현재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 앞으로 [낭송 이옥]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옥은 누구나 한번은 느꼈을 법한 정서들을 기가 막힌 언어로 풀어냅니다. 또 우리가 그냥 지나쳤을 법한 소소한 것들을 예기치 못한 시선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이 ‘의외성’에 번번이 놀라긴 하지만, 이옥의 글은 조금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읊조리면 됩니다. 그러다 문득 어떤 구절인가가 가슴을 ‘탁’ 하고 치는 걸 느끼시게 될 겁니다. 먹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때론 ‘웃프기도’ 하지요. 그 다이내믹한 감정의 파노라마를 그저 느끼시면 됩니다. 교훈이라든가 도덕 같은 무거움에 짓눌리신 독자라면, 이옥의 글을 읽으면서 천천히 인간의 마음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보세요. 그런 다음 가볍게 몸을 비틀면, 어느새 한없이 가벼운, 저 꿈틀거리는 미물들의 세계에 당도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혹, 글을 쓰고 싶은 독자라면 ‘글쓰기’에 대한 모든 규준을 내려놓고 그저 마음으로 이옥의 글을 읽어보세요. 그러면 자신이 가진 모든 규준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낭송 이옥』을 통해 그의 글을 맛보시고, 그 다음엔 『전집』에 실린 다른 글들도 독파하시길!

저자 소개

자(字)가 기상(其相)이고, 본관은(本貫)은 전주(全州)며, 본가는 경기도 남양(南陽)이다. 그는 젊은 시절 성균 유생으로 한양에서 활동했다. 조부 이동윤(李東胤)은 서족(庶族) 무반(武班) 출신이고, 부친 이상오(李常五)는 1754년에 진사에 급제했으며, 이옥은 성균 유생 시절인 1790년에 생원시에 급제했다. 슬하에는 1남 4녀를 두었는데 아들의 초명은 우태(友泰)다. 
그의 성장을 알려 주는 연보가 없어 생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저술 등을 통해서 추적해 보면, 그는 30세를 전후해 한양에서 성균 유생의 신분으로 활동했다. 1792년에 임금이 성균 유생들에게 열흘에 한 번씩 내려 준 글제에 따라 지은 그의 글이 순전히 소설문체로 작성되었다고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선비들은 이런 소설문체를 유행처럼 답습했는데 정조는 당시 성균 유생들로 하여금 매일 사륙문(四六文) 50수를 채우게 해 문체를 바르게 한 후에 과거 시험에 나아가도록 명했다. 정조의 문체반정은 바로 이를 계기로 시작되었다. 
그의 문집 <봉성문여(鳳城文餘)>의 <추기남정시말(追記南征始末)>에 의하면, 그가 성균 유생으로 있던 1796년(36세)에 정조가 그의 문체를 보고 괴이하다고 과거를 보지 못하게 했다가 충청도 정산현에 충군(充軍)하게 했다. 그해 9월에 다시 돌아와 과거 시험에 응시했으나, 문체를 고치지 못해 다시 영남 삼가현(三嘉縣)으로 이충(移充) 편적(編籍)되었다가 사흘 후에 다시 한양으로 돌아왔다. 1797년(37세)에 별시(別試) 초시(初試)에서 장원을 차지했으나, 그의 책문이 근래의 격식에 어긋났다 해서 방말(榜末)에 붙여졌다. 방말이었지만 과거에 급제를 했으므로 문체로 인한 죄를 용서받을 수 있었는데도 그는 충군에 대한 청원을 하지 않은 채 고향으로 돌아갔다. 1798년(38세)이 되던 봄에 삼가현에서 소환 독촉이 심해지자, 형부, 병부, 예부에 들러서 청원을 했지만 허락을 받지 못했다. 결국 1800년(40세) 10월에 다시 삼가현에 내려가 118일 동안을 그곳에 머물고 이듬해 2월에 귀향했다. 
그 뒤 그의 활동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신유옥사(辛酉獄事)가 일어났던 1801년(41세, 순조 1년)에 그는 잠시 귀경했지만, 성균 유생 시절에 교분을 나누었던 김려(金?)와 그의 아우 김선(金?) 그리고 강이천(姜彛天) 등과 헤어져서 다시 본가에 돌아와 은둔자적하며 일생을 마칠 때까지 저작 활동에 몰두했다.


 

역자 소개

1970년생. 글쓰고 강의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공부를 해서 뭘 할 수 있냐, 공부를 하면 뭐가 좋으냐고. 이제 알 것 같다. 공부는 뭘 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모든 것임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이고 기쁨이다.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근대가 화두였다. 근대를 좀더 멀리서 조망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동서양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신천지를 만난 듯했다. 이 공부를 언제 다 하나 싶은 막막함과, 평생을 공부해도 지루하지 않겠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들었다. 이때부터가 내 공부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겠다. 천지가 공부할 것들로 가득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공부할 게 없어서 지치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 앞으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동서양 담론들을 횡단하면서 텍스트를 재독해하고, 개념과 사유를 현재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어렵고 힘들 것이다. 그래도 함께 공부하는 스승과 벗들이 있으니, 다행이다.
저작으로는 『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재현이란 무엇인가』, 『느낀다는 것』이 있으며, 남산강학원 친구들과 함께 『고전 톡톡』과 『인물 톡톡』을 기획하고 썼다. 옮긴 책으로 『에드바르 뭉크』가 있다.

머리말

󰡔낭송 이옥󰡕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낭송Q시리즈의 기획자이신 고미숙 선생님은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낭송이 되기를 염원하는 여러 고전 중 특별히 이옥의 글들을 고르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옥은 18세기 소품문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는 문인입니다. 하지만 연암 박지원이나 이덕무, 박제가 등 소품문으로 유명한 다른 동시대인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죠. 그런데 알고 보면, 이옥은 정조의 문체반정에서 ‘이상한 핵심’을 차지하는 인물입니다. ‘이상한 핵심’이라고 한 것은, 그가 분명 문체반정의 핵심인물은 아니지만 문체반정의 본질을 아주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문체반정’이라는 사건을 온몸으로 돌파한 사람은 이옥밖에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1792년에 정조에게 문체로 낙인찍힌 후 1800년에 완전히 자유로운 몸이 될 때까지, 거의 10년 동안을 정상적 문인의 궤도 바깥에서 방랑해야 했으니까요. 오로지 ‘문체’가 바르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이런 점에서, 이옥의 글을 읽는 것은 18세기 문체반정에 접근하는 하나의 우회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옥의 글맛이 일품이기도 하지요. 시시콜콜한 사물에 관한 묘사, 유배 중에 보고 겪은 사건들을 엮고 풀어내는 솜씨가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이옥의 글에 푹 빠져 재미를 느낄 즈음, 아마 어렴풋이 알게 될 겁니다. 이런 글을 읽는 게 도(道)를 해친다고 했던 정조의 우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요. 아울러 ‘글쓰기의 불온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2. 낭송Q시리즈의 󰡔낭송 이옥󰡕은 이옥의 글들과 어떻게 다른가요?
이옥이 남긴 글로는 현재 희곡 「동상기」와 담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연경」, 이옥의 글쓰기론을 집대성한 「이언」, 그리고 이옥의 벗 김려가 자신의 문집 『담정총서』에 실은 소품문들이 전합니다. 현재 번역된 『이옥 전집』은 부(賦), 서(書), 서(序), 발(跋), 기(記), 논(論), 설(說), 변(辯), 전(傳), 문여(文餘), 이언(俚諺) 등 글의 장르에 따라 편집되었으나, 『낭송 이옥』은 크게 다섯 개의 주제로 이옥이 남긴 글을 재편집했습니다. 첫째는 그의 독특한 독서론과 글쓰기론을 보여주는 독(讀)/서(書)론입니다. 두번째로는 이옥의 ‘주정주의’(主情主義) 문학관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을 모았고, 세번째 주제는 미물들이 선사하는 깨달음에 관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네번째는 이옥 소품문의 정수(精髓)랄 수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한 묘사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주제는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과 별 것 아닌 이야기들에 매혹되어 이옥은 번번이 자신의 신산한 삶을 망각합니다. 여기에 글이 갖는 힘, 혹은 글쓰기의 ‘부득이함’이 있는 것이지요. 『낭송 이옥』은 이옥의 글을 그가 살아온 삶의 맥락 속에서 읽고자 의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굽이굽이 요동치는 법. 이옥은 그 속에서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갔고, 그의 초라하지만 단호한 저항이 현재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 앞으로 󰡔낭송 이옥󰡕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옥은 누구나 한번은 느꼈을 법한 정서들을 기가 막힌 언어로 풀어냅니다. 또 우리가 그냥 지나쳤을 법한 소소한 것들을 예기치 못한 시선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이 ‘의외성’에 번번이 놀라긴 하지만, 이옥의 글은 조금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읊조리면 됩니다. 그러다 문득 어떤 구절인가가 가슴을 ‘탁’ 하고 치는 걸 느끼시게 될 겁니다. 먹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때론 ‘웃프기도’ 하지요. 그 다이내믹한 감정의 파노라마를 그저 느끼시면 됩니다. 교훈이라든가 도덕 같은 무거움에 짓눌리신 독자라면, 이옥의 글을 읽으면서 천천히 인간의 마음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보세요. 그런 다음 가볍게 몸을 비틀면, 어느새 한없이 가벼운, 저 꿈틀거리는 미물들의 세계에 당도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혹, 글을 쓰고 싶은 독자라면 ‘글쓰기’에 대한 모든 규준을 내려놓고 그저 마음으로 이옥의 글을 읽어보세요. 그러면 자신이 가진 모든 규준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낭송 이옥』을 통해 그의 글을 맛보시고, 그 다음엔 『전집』에 실린 다른 글들도 독파하시길!

책 속에서

대개 사람의 정이란 것은, 기뻐할 것이 아닌데도 거짓으로 기뻐하기도 하고, 노할 것이 아닌데도 거짓으로 노하기도 하고, 슬퍼할 것이 아닌데도 거짓으로 슬퍼하기도 하고, 즐겁지도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욕망하지도 않으면서 거짓으로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미워하고 욕망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그 정의 진실함을 다 살펴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남녀의 정만큼은 인생의 진실한 일이요, 천도의 자연적 이치인 것입니다.
(본문 「1-7. 글, 출렁거리는 감정의 파노라마」 중에서)

“나는 걱정할 만한 몸으로 걱정할 만한 지경에 처했고, 걱정할 만한 때를 만났네. 걱정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 마음이 몸에 있으면 몸을 걱정하고, 마음이 처하는 곳에 있으면 처하는 곳을 걱정하고, 마음이 어떤 일을 당한 때에 있으면 그 때를 걱정하는 것이니, 마음이 있는 곳이 걱정이 있는 곳이라네. 그러므로 그 마음을 옮겨 다른 곳으로 가면 걱정이 따라
오지 못하지.
지금 내가 술을 마시면서 술병을 잡고 흔들면 마음이 술병에 있게 되고, 잔을 잡아 술이 넘치는 것을 조심하면 마음이 술잔에 있게 되고, 안주를 집어 목구멍으로 넘기면 마음이 안주에 있게 되고, 손님에게 잔을 돌리면서 나이를 따지면 마음이 손님에게 있게 되어, 손을 뻗을 때부터 입술을 닦기까지 잠시나마 걱정이 없어진다네. 신변에 걱정이 없어지고, 처한 곳
에 걱정이 없어지고, 때를 잘못 만난 것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니, 이것이 내가 술을 마시면서 걱정을 잊는 방법이요, 술을 많이 마시는 까닭이라네.”
나는 그의 말이 옳다 여기며, 그의 심정이 서글퍼졌다.
아아! 내가 봉성에서 지은 글 역시 동인이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은 것인가.
(본문 「2-5 걱정은 술을 부르고 글을 부르고」 중에서)


목차

목차
머리말 : 이옥의 문장이여, 참으로 맛있구나!
1. 나는 읽고, 나는 쓴다
1-1. 책에 취하여 나는 쓰네
1-2. 취하듯 읽고, 토하듯 쓰라
1-3. 쓰지 않을 수 없으니 쓴다
1-4. 물과도 같은 책, 『도덕경』?
1-5. 가을바람을 닮은 책, 『초사』
1-6. 천지만물이 나를 빌려 시를 짓노라
1-7. 글, 출렁거리는 감정의 파노라마
1-8. 너의 언어로 너의 현실을 쓰라
2. 내 마음의 풍경들
2-1. 스러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상
2-2. 만남을 놓치고 통곡하다
2-3. 가을을 타는 남자가 진정한 남자
2-4. 못 잊을 사람은 끝내 못 잊는 법
2-5. 걱정은 술을 부르고 글을 부르고
2-6. 밤이 길고 짧은 것은 내 마음 탓
2-7. 삶이 원통해도 원망하지 말라
2-8. 거울아, 거울아, 늙음이 서럽구나
2-9. 설레는 노처녀와 서러운 아낙
3. 천지만물로부터의 깨달음
3-1. 세상의 거미줄을 피하려거든 신중하고 신중하라
3-2. 진실은 모두에게 : 벼룩과의 한판 승부
3-3. 모든 것은 연기처럼 흩어지나니
3-4. 목화꽃이 무명옷이 되기까지
3-5. 밭 한 뙈기의 가르침
3-6. 가라지로부터의 깨달음
3-7. 먼저, 네 마음에게 물으라
3-8. 벌레의 즐거움, 벌레와 함께 사는 즐거움
3-9. 우리는 모두 벌레다
4. 모든 것은 빛난다
4-1. 세상 어느 둘도 같은 것은 없어라
4-2. 물이 있는 곳에 돌이 있다
4-3. 아름다우니까 세상이다
4-4. 꽃을 사랑하니 꽃에 무심한 것
4-5. 왁자지껄 시장 풍경
4-6. 침이 꼴깍 넘어갈 오이 요리 레시피
4-7. 우리를 먹이는 것은 산과 들
5. 이야기 수집가로서의 작가
5-1. 아이를 낳아도 기뻐할 수 없는 세상
5-2. 이름난 가객 이야기
5-3. 땅과 풍속이 다르면 말도 다른 법
5-4.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일은 어려워
5-5. 야박하고 비정한 풍속들
5-6. 기가 막히는 이야기들
5-7. 아낙과 호랑이의 눈물겨운 의리
5-8. 음식으로 세도를 점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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