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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 5 빛光의 장

시리즈 : 미야모토 무사시 [15]

요시카와 에이지 저 | 강성욱 역 | 문예춘추사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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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042149 / 28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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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시리즈 10권 5권이다. 요시오카 일문 백여 명을 홀로 상대하는 무사시의 피비린내 나는 세 번째 결투, 살해 위협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오츠의 무사시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 죽음의 순간을 넘기고 비로소 오츠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무사시의 혼란스러운 모습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이 책은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역자의 충실한 번역이 더해져 만화 《베가본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설적 깊이, 무사시의 삶과 고뇌와 철학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시리즈 10권 5권이다. 요시오카 일문 백여 명을 홀로 상대하는 무사시의 피비린내 나는 세 번째 결투, 살해 위협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오츠의 무사시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 죽음의...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시리즈 10권 5권이다. 요시오카 일문 백여 명을 홀로 상대하는 무사시의 피비린내 나는 세 번째 결투, 살해 위협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오츠의 무사시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 죽음의 순간을 넘기고 비로소 오츠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무사시의 혼란스러운 모습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이 책은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역자의 충실한 번역이 더해져 만화 《베가본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설적 깊이, 무사시의 삶과 고뇌와 철학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검 하나로 전설이 된 일본 제일의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 60여 차례의 검술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치열했던 삶이 일본 대표 국민작가인 요시카와 에이지를 통해 다시 부활한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미야모토 무사시》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베가본드》의 원작으로,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역사소설과 액션 활극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무사시의 삶을 밀도 있게 다루는 한편, 이 소설을 대하소설로서의 위치까지 끌어올린다. 잘 알려진 바대로 미야모토 무사시는 여러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쌍검을 사용하는 이도류(二刀流)를 창안해 일본의 여러 검술 유파를 제치고 정점에 오른 무사다. 하나의 장검을 사용하는 일도류(一刀流)와 달리, 무사시의 이도류는 서로 길이가 다른 두 개의 검을 사용함으로써 실전에서 즉각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다른 유파를 앞지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가 이도류를 창안하게 된 과정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눈앞에서 무사시의 시합이 벌어지는 것 같은 사실적인 대결 장면의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것처럼 당시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또 다른 재미는 무사시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적해 나가는 데 있다. 작가는 무사시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면도 주변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에피소드를 놓치지 않는다. 무사시의 두 제자인 ‘조타로’와 ‘이오리’를 비롯해 무사시를 향한 눈물겨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오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으나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적이 되는 ‘마타하치’, 무사시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갚으려는 마타하치의 어머니 ‘오스기’, 그리고 무사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자극제인 ‘사사키 고지로’ 등. 무사시와 끊임없이 관계하면서 그를 성장시키는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존재는 이 소설의 재미와 깊이를 더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검술과 병법, 예술을 모두 섭렵한 미야모토 무사시 그의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 삶의 철학을 생생하게 말한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존경받는 무예가 중 한 사람으로 탁월한 검술 실력뿐 아니라 병법가로서도, 예술가로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이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결정적인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그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맨손으로 쇠뿔을 잘랐다는 ‘최배달’이 존경하여 스승으로 삼았다고 할 만큼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무예가로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칭송받는다. 당대 손꼽히는 무예 고수들과의 목숨 건 시합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승리를 거머쥔 그는, 그러나 단순히 검술 실력만 뛰어난 무사가 아니었다. 뛰어난 병법가로서 무사시는 여러 유파의 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실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검술과 병법을 찾고자 끊임없이 연구했다. 특별히 무예 스승을 두지는 않았지만 그는 시합을 통해 자신의 검술의 부족한 면을 찾았고 여러 병법서를 탐독하면서 ‘무(武)’의 이치와 원리, 지혜 등을 구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는 《오륜서(五輪書)》라는 자신만의 병법서를 남겼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병법서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예나 서예와 같은 예술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 나갔다. 그 결과 , 등 무사시의 화풍이 담긴 수묵화는 오늘날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무사시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이를 주변의 백성들에게 일깨워 주면서 당대에 필요한 정치란 무엇이 구하고자 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무사시는 전국의 패권을 두고 난립하던 당대의 다이묘와 막부의 정치를 바로 보게 되었고 정치에 대한 식견을 쌓으면서 올바른 정치가가 되고자 하는 포부를 세운다. 이는 당대의 무사들이 관직을 통한 입신(立身)에 뜻을 두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소설 속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무사시가 걸어가고자 했던 길은 단순히 ‘칼을 잘 쓰는’, 자신의 이름을 떨치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평범한 무사의 길이 아니었다. 그는 검술와 예술과 정치와 삶을 하나로 연결시키면서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원리를 찾고자 했다. 그가 창안한 이도류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원대한 업적을 이야기한다. 세키가하라 전투 직후부터 숙명의 라이벌인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까지, 작가는 무사시의 행적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리면서 그가 일생에 걸쳐 후대에 남긴 업적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단초들을 보여 준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불꽃같았던 청년기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미야모토 무사시’를 다각도로 보면서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요코하마 출생, 본명은 히데쓰구英次. 일본 대중문학의 일인자로 국민작가적 지위에 오른 소설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소송에 져서 소학교를 중퇴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10년에 상경하여 단시短詩 동인에 들어가 인간 관찰의 깊이를 더했다. 1921년 고단샤 잡지의 현상에 응모하여 입선, 이듬해에 신문기자가 되었다. 이후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다 1925년에 비로소 요시카와 에이지라는 이름으로 『킹』 창간호에 작품을 발표하여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1926년에 『나루토 비첩鳴門秘帖』으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초기에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을 지향했으나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 이후, 대중성에 교훈성이 가미된 소설을 주로 창작했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의 특징은 대중과 함께 숨쉬고, 대중의 꿈에 부합하려 했다는 데 있다. 1960년에 문화훈장을 수장했으며 사후 그의 유지에 따라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이 설정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삼국지』 『수호지』 『나루토 비첩』 『미야모토 무사시』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일본의 니혼 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를 거쳐 출판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비롯하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인테리어』, 『마음을 맛있게 채워주는 일본 사찰 요리』, 『100가지 기본』, 『맥킨지 7S 경영』,『유사암으로 요절하는 사람, 진짜 암이어도 장수하는 사람』 등이 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비밀의 숲』, 『재즈의 초상』 등의 초역과 감수를 했다. 

책 속에서

조타로는 우뚝 발걸음을 멈춘 무사시에게 가르쳐 주듯 말했다.
“저 담 위에 불이 비치는 곳 있죠? 오츠 님이 자고 있는 방이 저 근처예요. 저 불은 오츠 님이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는 불일지도 몰라요.”
“…….”
“스승님, 빨리 들어가요. 제가 문을 두드려 문지기를 깨울게요.”
조타로가 문을 향해 달려가려 하자 무사시는 조타로의 손목을 꼭 잡았다.
“아직 이르다.”
“왜 그래요?”
“나는 이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란다. 오츠 님에게는 네가 말을 잘 전해다오.”
“예? 뭐라고요? 그럼, 스승님은 왜 여기까지 왔어요?”
“너를 데려다 주려고 온 게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하며 내심 두려워하던 현실이, 그 예감이 불현듯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순간, 조타로는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
“안 돼요, 안 돼! 스승님, 꼭 가야만 해요!”
조타로는 온 힘을 다해 무사시의 팔을 잡아당겼다. 바로 문 안쪽에 있는 오츠의 머리맡까지 어떻게 해서든 데리고 가려고 했다.
“조용히 하거라.”
무사시는 어둠 속에 깊이 잠겨 있는 가라스마루의 저택을 쳐다보며 속삭였다.
“조타로,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싫어요, 듣지 않을래요. 스승님은 아까 나와 같이 가겠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여기까지 너와 함께 온 게 아니냐?”
“문 앞까지라고 하지 않았잖아요. 나는 오츠 님과 만나는 걸 말한 거라고요. 스승이 제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어디 있어요.”
“조타로, 그렇게 소리치지 말고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거라. 나는 가까운 시일 안에 또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무사는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을 각오로 수련하고 있다고 스승님이 입버릇처럼 말했잖아요. 그러니 그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잖아요.”
“맞다. 내가 항상 하던 말을 이렇게 너에게 들으니 도리어 내가 배우는 기분이 드는구나. 하지만 이번만은 나도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구나. 그러니 더욱 오츠 님을 만나지 않는 편이 좋단다.”
“왜요? 왜요?”
“그건 네게 말해 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너도 크면 알 수 있을 게야.”
- 62~63쪽

웃음을 지어 보이는 무사시의 얼굴에 달빛에 비친 하얀 이가 보였다. 농담이라고는 할 줄 모를 것 같았던 무사시가 싱긋 웃으며 우스갯소리를 하자 고지로는 다소 당황한 듯 정색을 하고 말했다.
“무사시 님, 지금 농담을 할 때가 아닙니다.”
“저도 농담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림자하고 둘이서 왔다고 하면서 사람을 놀리고 있지 않소이까?”
“그렇다면…….”
무사시는 고지로보다 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신란親鸞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염불행자는 항상 두 사람이 붙어 다니니, 아미타이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도 농담이란 말입니까?”
“…….”
“고지로 님은 그저 겉으로 보기에 요시오카 사람들은 분명 많아 보이고 이 무사시는 보시다시피 혼자여서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저를 걱정하고 계시는 듯한데,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무사시의 말은 신념에 차 있었고 정확히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상대가 열 명을 세운다 해서 이쪽도 열 명으로 맞선다면, 상대는 다시 스무 명으로 맞설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다시 서른 명, 마흔 명이 모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을 소란스럽게 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되어 질서도 문란해질 터인데 그것이 검의 도道에 합치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백해무익할 뿐입니다.”
“맞는 말씀이오. 그러나 질 것을 뻔히 알면서 싸움에 임하는 것은 병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없소이다! 그건 병법이 아니라 무법無法이자 터무니없는 짓이오.”
“그러면 병법에는 없지만 제 경우에만 있는 것으로 하지요.”
“말도 안 되는 소리요.”
“하하하하.”
무사시는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지로는 멈추지 않았다.
“병법에도 어긋난 그런 싸움을 왜 하려는 게요? 왜 활로活路를 찾지 않는 게요?”
“지금 활로를 걷고 있소. 이 길이야말로 저에게 있어 활로입니다.”
“저승길이 아니길 바라겠소만.”
“어쩜 지금 건너온 것이 삼악도三惡道의 천川이고,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무덤이며 앞에 있는 언덕이 바늘 산일지도 모르지요. 설령 그렇다손 치더라도 자신을 살리는 활로는 이 외길 외에는 없는 듯합니다.”
“꼭 저승사자에 홀린 것처럼 말씀하시오.”
“아무래도 좋습니다. 살아서 죽는 자도 있고 죽어서 사는 자도 있으니.”
- 108~109쪽

흡사 야차와 같은 짓이었다. 그것이 가장 중대한 목적이었던 듯 무사시는 다른 이들을 제쳐 두고 제일 먼저 겐지로를 베어 버렸다. 무참하고 잔인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비록 적이지만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그런 소년을 벤다고 해서 눈앞에 있는 적의 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요시오카 일문의 분노만 사서 그들의 전의만 격앙시킬 뿐이었다. 특히 겐자에몬은 당장이라도 통곡을 할 것 같은 얼굴이었다.
“네 이놈, 어찌 그런 짓을!”
그는 고함을 치며 늙은이의 팔에는 다소 무거워 보이는 큰 칼을 머리 위로 높이 쳐들고 무사시를 내리칠 기세로 달려왔다. 무사시는 오른쪽 발을 한 자 정도 뒤로 빼고는 몸과 양손을 오른편으로 기울이더니 겐지로의 목을 벤 칼로 자신을 향해 내려치는 겐자에몬의 팔꿈치와 얼굴을 올려쳤다.
“으윽!”
누구의 비명인지 분명치 않았다. 무사시의 뒤에서 창을 찔러 왔던 자가 앞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가더니 겐자에몬과 뒤엉켜 피투성이가 된 채 나뒹굴었다. 곧바로 네 번째 적이 정면에서 달려들었지만 무사시의 칼에 늑골까지 베여 머리와 손을 축 늘어트린 채 이미 생명이 빠져나간 몸으로 두세 걸음을 옮기더니 고꾸라졌다.
“이쪽이다!”
“다들 어디 있느냐!”
남겨진 예닐곱 명이 절규하며 사람들을 불렀다. 그러나 세 방면으로 흩어져 있는 같은 편 무사들이 모두 본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매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극히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이곳의 일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또 그들이 필사적으로 외치는 소리는 솔바람과 넓은 대나무 숲이 우는 소리에 파묻혀 허공에서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다.
몇 백 년에 걸쳐 이곳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오늘, 뜻하지 않게 땅속으로 스며든 인간의 피를 빨아들이고는 안개바람이 불 때마다 그 거대한 몸과 나뭇가지를 부르르 떨었다. 사방으로 뻗어 나간 소나무 가지 아래에 있는 사람들과 칼 위로 차가운 이슬방울이 흩날렸다.
- 167~168쪽

어느새 산마루에서 해가 비쳤다. 물안개에 젖은 꽃들 위로 수많은 작은 무지개가 아롱거렸다. 폭포 위 오두막 옆에 나란히 선 무사시와 오츠는 폭포 소리에 잠겨 있었다.
“어디까지 갔지?”
“조타로 말이오?”
“예, 정말 못 말린다니까요.”
“내 어렸을 때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 않소?”
“당신은 좀 유별났지요.”
“반대로 마타하치는 얌전했지. 마타하치는 결국 오지 않았군.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오히려 전 다행인 듯싶어요. 만약 그 사람이 나타나면 전 숨어 버리려고 했어요.”
“숨을 필요는 없소. 잘 설명하면 알아들었을 거요.”
“그렇지만 혼이덴가의 모자는 좀 다른 듯해요.”
“오츠,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시오.”
“무엇을요?”
“혼이덴가로 다시 시집갈 마음은 없는지 말이오.”
오츠는 단호한 표정을 짓더니 잘라 말했다.
“없어요.”
금방이라도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 무사시는 쓸데없는 말을 했다고 속으로 후회했다. 새삼 물어볼 필요도 없는 말이었다. 자신이 다른 여자들처럼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식거나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한 무사시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지 오츠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가늘게 어깨를 떨고 있었다.
‘저는 당신 여자예요!’
하얀 옷깃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주위의 단풍나무에 가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았다. 무사시는 땅을 흔들며 떨어지는 폭포 소리가 자신의 심장 소리와 같이 여겨졌다. 용소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져 흘러가는 계곡물을 보자 뛰어간 조타로의 본능과도 같은 감정이 무사시의 전신을 휘감았다.
요 며칠 동안, 여관방의 등잔불 아래에서나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무사시는 오츠의 육체를 보아 왔다. 어떤 때는 부용꽃처럼 땀이 밴 피부를 보았고, 또 어떤 밤에는 검은 머릿결 향기가 병풍 너머로 아련히 풍겨 왔다. 오랜 세월 가슴 깊이 억눌러 왔던 애욕의 싹이 그렇게 무사시의 가슴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풀숲에서 물큰하게 풍겨 오는 끈적한 감정에 눈앞이 아득해지기도 했다.
-269~270쪽

목차

목차
상사/침향/세 번째 결투장/ 도둑/ 필살의 땅/ 활로/ 짧은 재회/ 길 잃은 기러기/ 서전/ 이도류/ 관음상/ 오 년 만의 재회/ 우정/ 두 개의 관점/ 연리지/ 청류교/ 여남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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