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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042118 / 30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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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미야모토 무사시 [15]
반디앤루니스 리뷰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10권의 시리즈 중 2권으로, 전국을 유랑하면서 본격적인 무사 수행을 시작한 무사시가 검술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홀로 보장원에서 수십 명의 낭인들 상대로 결투를 벌이는 모습, 첫 제자인 죠타로와의 만남, 야규 성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4대 1의 대결, 무사시의 고향 친구인 마타하치의 방황 등의 내용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이 책은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역자의 충실한 번역이 더해져 만화 《베가본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설적 깊이, 무사시의 삶과 고뇌와 철학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10권의 시리즈 중 2권으로, 전국을 유랑하면서 본격적인 무사 수행을 시작한 무사시가 검술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홀로 보장원에서 수십 명의 낭... 무예 고수들과의 60여 차례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역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작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에서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만화 《배가본드》의 원작이다. 이 책은 《미야모토 무사시》 10권의 시리즈 중 2권으로, 전국을 유랑하면서 본격적인 무사 수행을 시작한 무사시가 검술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홀로 보장원에서 수십 명의 낭인들 상대로 결투를 벌이는 모습, 첫 제자인 죠타로와의 만남, 야규 성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4대 1의 대결, 무사시의 고향 친구인 마타하치의 방황 등의 내용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이 책은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역자의 충실한 번역이 더해져 만화 《베가본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설적 깊이, 무사시의 삶과 고뇌와 철학 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검 하나로 전설이 된 일본 제일의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 60여 차례의 검술 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치열했던 삶이 일본 대표 국민작가인 요시카와 에이지를 통해 다시 부활한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미야모토 무사시》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베가본드》의 원작으로,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섬세한 묘사와 강한 필치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종합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역사소설과 액션 활극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무사시의 삶을 밀도 있게 다루는 한편, 이 소설을 대하소설로서의 위치까지 끌어올린다. 잘 알려진 바대로 미야모토 무사시는 여러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쌍검을 사용하는 이도류(二刀流)를 창안해 일본의 여러 검술 유파를 제치고 정점에 오른 무사다. 하나의 장검을 사용하는 일도류(一刀流)와 달리, 무사시의 이도류는 서로 길이가 다른 두 개의 검을 사용함으로써 실전에서 즉각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다른 유파를 앞지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가 이도류를 창안하게 된 과정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눈앞에서 무사시의 시합이 벌어지는 것 같은 사실적인 대결 장면의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것처럼 당시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미야모토 무사시》의 또 다른 재미는 무사시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추적해 나가는 데 있다. 작가는 무사시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면도 주변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에피소드를 놓치지 않는다. 무사시의 두 제자인 ‘조타로’와 ‘이오리’를 비롯해 무사시를 향한 눈물겨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오츠’,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으나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적이 되는 ‘마타하치’, 무사시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갚으려는 마타하치의 어머니 ‘오스기’, 그리고 무사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자극제인 ‘사사키 고지로’ 등. 무사시와 끊임없이 관계하면서 그를 성장시키는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존재는 이 소설의 재미와 깊이를 더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검술과 병법, 예술을 모두 섭렵한 미야모토 무사시 그의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 삶의 철학을 생생하게 말한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존경받는 무예가 중 한 사람으로 탁월한 검술 실력뿐 아니라 병법가로서도, 예술가로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이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결정적인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그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맨손으로 쇠뿔을 잘랐다는 ‘최배달’이 존경하여 스승으로 삼았다고 할 만큼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내에서 무예가로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칭송받는다. 당대 손꼽히는 무예 고수들과의 목숨 건 시합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승리를 거머쥔 그는, 그러나 단순히 검술 실력만 뛰어난 무사가 아니었다. 뛰어난 병법가로서 무사시는 여러 유파의 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실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검술과 병법을 찾고자 끊임없이 연구했다. 특별히 무예 스승을 두지는 않았지만 그는 시합을 통해 자신의 검술의 부족한 면을 찾았고 여러 병법서를 탐독하면서 ‘무(武)’의 이치와 원리, 지혜 등을 구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는 《오륜서(五輪書)》라는 자신만의 병법서를 남겼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병법서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예나 서예와 같은 예술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 나갔다. 그 결과 , 등 무사시의 화풍이 담긴 수묵화는 오늘날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무사시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이를 주변의 백성들에게 일깨워 주면서 당대에 필요한 정치란 무엇이 구하고자 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무사시는 전국의 패권을 두고 난립하던 당대의 다이묘와 막부의 정치를 바로 보게 되었고 정치에 대한 식견을 쌓으면서 올바른 정치가가 되고자 하는 포부를 세운다. 이는 당대의 무사들이 관직을 통한 입신(立身)에 뜻을 두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소설 속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무사시가 걸어가고자 했던 길은 단순히 ‘칼을 잘 쓰는’, 자신의 이름을 떨치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평범한 무사의 길이 아니었다. 그는 검술와 예술과 정치와 삶을 하나로 연결시키면서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원리를 찾고자 했다. 그가 창안한 이도류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원대한 업적을 이야기한다. 세키가하라 전투 직후부터 숙명의 라이벌인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까지, 작가는 무사시의 행적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리면서 그가 일생에 걸쳐 후대에 남긴 업적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단초들을 보여 준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무사시의 불꽃같았던 청년기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미야모토 무사시’를 다각도로 보면서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곤은 노승의 주의를 듣고는 창을 든 손을 내렸다. 하지만 무사시의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그는 노승의 말을 잊어버린 듯 소리쳤다.
“무슨 소리!”
아곤은 창가에서 사라진 노승을 무시하며 다시 창을 고쳐 잡았다. 그런 그에게 무사시가 확인하듯 말했다.
“준비되셨는지요?”
무사시의 말은 아곤의 화를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아곤은 왼손 깊숙이 창을 부여잡더니 마루를 박차며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강철같이 무거운 근육을 지닌 그의 발이 지면에 떠 있는 듯하여 흡사 물결치는 강물 속의 달처럼 불안정해 보였다. 반면에 무사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듯했다. 목검을 일직선으로 잡고 있는 모습 외에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자세였다. 오히려 육 척에 가까운 키 때문에 멍청해 보이기까지 했다. 근육도 아곤처럼 울퉁불퉁하지 않았다. 단지 새처럼 부리부리한 눈을 하고 있었다. 눈동자는 지나치게 검지도 않았고 그 속에 피가 스며든 것처럼 호박색을 띠며 투명했다.
아곤은 움찔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떨쳐 내려고 한 것인지, 귓가에 맴도는 노승의 말을 떨쳐 내려 한 것인지 분명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아곤은 계속해서 위치를 바꿨다.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계속 도발하면서 허점을 노렸다.
돌연 아곤이 창을 찌르며 들어간 순간, 고함 소리가 도장 안에 울려 퍼졌다. 무사시는 이미 목검을 높이 쳐들고 옆으로 비켜서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아곤의 주위로 우르르 몰려든 중들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곤이 내던진 창을 밟고 넘어지는 자가 있을 정도로 그들은 당황해하며 소리쳤다.
“약탕, 약탕을 가지고 와라!”
창가에서 모습을 감췄던 노승이 문으로 돌아 들어오는 사이에 일이 벌어지고만 것이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노승이 허둥지둥 달려가는 자들을 말리면서 말했다.
“약탕도 소용없다. 그걸로 소생할 정도라면 애초에 말리지도 않았을 게다. 바보 같으니라고.”
- 88~89쪽
무사시에게로 바싹 붙어 서서 그의 안색을 살피는 단바치의 표정이 다소 굳어졌다. 무사시는 손가락으로 연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 연기에 요기妖氣가 서려 있는 듯하오. 귀공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시오?”
“요기라니요?”
“가령.”
무사시는 연기가 나는 곳을 가리켰던 손가락으로 단바치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대의 눈동자에 서려 있는 것처럼 말이오!”
“옛?”
“보여 주마. 이것이다!”
돌연, 봄날 들판의 화창한 정적을 깨뜨리며 괴상한 비명 소리가 울리더니 단바치 몸과 무사시의 몸이 서로 튕기듯 뒤로 물러섰다. 그때, 어디에선가 ‘앗’ 하고 놀라는 자가 있었다. 그것은 무사시와 단바치가 넘어온 고개 위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던 다른 두 사람이었다.
“당했다!”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더니 손을 내저으며 어디론가 달려갔다. 무사시의 손에는 낮게 잡은 칼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튕기듯 쓰러진 단바치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무사시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칼을 아래로 내려뜨리고 들에 핀 꽃을 밟으면서 모닥불 연기가 피어오르는 다음 언덕을 향해서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인의 손이 어루만지듯 봄의 미풍이 머릿결을 쓰다듬듯 불어왔다. 그러나 무사시는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몸의 근육이 강철처럼 굳어졌다. 언덕에 서서 아래를 보니 완만한 들판에 있는 못이 내려다보였다. 모닥불은 그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왔다.”
그렇게 외친 것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라 무사시와 멀리 떨어져 우회해서 달려온 두 사내였다. 방금 무사시의 단칼에 쓰러져 죽은 단바치와 한패인 야스카와 야스베에와 오토모 반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한 거리였다.
“뭐, 왔어?”
모닥불 주위에 있던 자들은 앵무새처럼 똑같이 외치며 일제히 땅을 박차고 일어섰다. 모닥불에서 떨어져 양지쪽에 모여 있던 자들도 일제히 일어났다.
- 124~125쪽
야규 성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말은 다소 과장된 듯이 느껴졌지만 무사시가 지금 자신의 결의를 표현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말이었다. 단순히 실력이나 겨루는 시합이 아니었다. 무사시는 그런 어중간한 시합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투였고 어디까지나 전쟁이었다. 자신의 총력을 걸고 운명을 결정하는 승패에 임하는 이상, 형식은 다를지라도 그의 심정은 대전大戰을 치를 때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삼군三軍을 움직이는 것과 자신의 모든 지식과 힘을 움직이는 것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한 사람과 한 성 간의 전쟁이었다. 땅을 굳게 밟고 서 있는 무사시의 뒤꿈치에 그러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무사시의 입에서 전쟁이라는 말을 들은 네 제자는 그가 제정신인지 의심이 들어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들이 그렇게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재미있군. 좋다.”
기무라가 흔쾌히 말하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던지고는 아래옷을
걷어 올렸다.
“전쟁이라니 재미있군. 진중의 북과 종이 울리지는 않지만 그런 마음으로 받아 주겠다. 여보게들, 그놈을 내게로 밀어 주시게.”
기무라는 전부터 무사시를 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 오던 터였다.
‘이제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지 않은가?’
네 제자는 서로 눈으로 이야기를 끝냈다는 듯 외쳤다.
“알았네. 마음대로 하게.”
두 사람이 양쪽에서 잡고 있던 무사시의 팔을 동시에 놓으며 등을 떠밀자 육 척에 가까운 무사시의 몸이 기무라 앞으로 비칠거리며 네다섯 발자국 정도 떠밀려 갔다. 기무라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슬쩍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는 떠밀려 오는 무사시의 몸과 자신의 팔과의 거리를 가늠하며 물러섰던 것이다.
“꿀꺽.”
기무라는 어금니 안쪽으로 숨을 죽이며 오른팔을 얼굴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비칠거리며 다가온 무사시의 그림자를 향해 칼을 내리쳤다. 후드득하며 칼이 울었다. 기무라의 칼이 신력神力을 발하듯 장연한 울림을 토해 냈다. 그와 동시에 ‘앗’ 하는 소리가 들렸다.
- 223~224쪽
마타하치는 뒷걸음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개미 떼가 달라붙어 죽은 줄만 알았던 사내의 손이 옴찔거렸던 것이다. 그의 손목이 자라처럼 밧줄 사이를 헤집고 빠져나오더니 땅을 짚었다. 마침내 얼굴을 든 그는 배를 일으켜 앞쪽으로 스르르 기어 왔다. 마타하치는 마른침을 삼키며 계속 뒷걸음쳤다. 너무 놀란 나머지 그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눈앞의 상황에 그는 망연자실했다.
“아…… 저…….”
사내는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완전히 죽은 줄만 알았던 사내가 아직 살아 있었던 것이다. 그의 목구멍에서 숨소리가 끊어질 듯이 들렸다. 입술이 까맣게 타 버려서 말을 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그는 필사적으로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벌리려고 했다.
마타하치가 놀란 것은 사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가슴 밑으로 묶여 있는 두 손으로 기어 왔기 때문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놀랄 만한 일인데, 밧줄을 묶어 둔 몇 십 관도 더 되는 큰 돌이 거의 빈사 상태나 다름없는 사내를 따라 조금씩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괴물 같은 괴력이었다. 공사장의 노동자들 중에도 열 명이나 스무 명의 힘을 가졌다고 으스대며 힘깨나 쓰는 자가 있었지만 이 사내와 같은 자는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이 사내는 지금 죽어 가는 몸이었다.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상도 하지 못할 힘이 나오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사내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며 기어 오는 것을 본 마타하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을 수 없었다.
- 286~287쪽
목차
봄날의 꿈/ 제자 아오키 죠타로/ 또 다른 연정/ 길 위의 여인/ 오장원의 니칸/ 음모/ 한냐 들판/ 우물 안 개구리/ 작약의 사자/ 네 명의 수제자/ 원좌/ 선전포고/ 사 대 일/ 일편단심/ 여인의 길/ 후시미 성의 노랫소리/ 비전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