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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4353367 / 264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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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그 도시 곳곳에, 철저히 새겨진 문학의 향취를 좇아서 곱씹고 곱씹다 전 세계 어느 도시든 사람이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곳이라면 그곳만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문학도시를 사유하는 쾌감』은 그러한 발걸음의 한 기록이다. 국문학, 일본역사문화, 영문학, 독문학, 불문학, 서양철학 등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의기투합하여 동.서양 사상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학문적 체계를 아우르기 위해 결성된 연구 모임 의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도시를 소개한다. 종로, 리버풀, 파리, 베를린, 베네치아, 방콕, 도쿄, 공주 등 8개 도시가... 그 도시 곳곳에, 철저히 새겨진 문학의 향취를 좇아서 곱씹고 곱씹다 전 세계 어느 도시든 사람이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곳이라면 그곳만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문학도시를 사유하는 쾌감』은 그러한 발걸음의 한 기록이다. 국문학, 일본역사문화, 영문학, 독문학, 불문학, 서양철학 등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의기투합하여 동.서양 사상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학문적 체계를 아우르기 위해 결성된 연구 모임 의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도시를 소개한다. 종로, 리버풀, 파리, 베를린, 베네치아, 방콕, 도쿄, 공주 등 8개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8명의 작가의 시각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 현장을 따라가며 답사를 하는 듯한 글이 있는가 하면, 정처 없는 산책을 유도하는 글이 있고, 여행 안내서를 들고 골목을 샅샅이 누비는 듯한 글이 있는가 하면 mp3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변두리를 내달리는 듯한 글도 있다. 또한 철저하게 무시되고 외면당한 과거를 현실로 복귀시키려는 대담한 시도 위에 있는 글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지만 미처 귀 기울이지 않았던, 도시가 품고 있는 시간의 기억을 힘께 더듬어보는 건 어떨까? 그 도도한 역사의 거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숨결, 삶의 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문학 작품과 함께. 우리가 사랑한 문학도시 여덟 곳 종로, 리버풀, 파리, 베를린, 베네치아, 방콕, 도쿄, 공주 하나의 공간이 의미를 부여받기까지 그 공간 안에서는 많은 행위가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그 행위를 이해하고 의미를 되새기면, 그 공간은 고유한 이미지를 갖는 장소성을 얻는다. ‘오직 그곳’에서 얻게 되는 기억과 감정들은 장소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사람들은 그 기억을 자기화하면서 문화로 전승한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곳곳에는 삶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러한 기억들은 때로는 시나 소설, 때로는 음악, 때로는 유적이나 건축물 등으로 남아 우리에게 시간의 아우라를 선물한다. 이 책은 도시라는 공간을 의미 있는 장소로 복원해내고자 하는 연구 모임 의 노력의 결실이다. 8명의 작가들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 글의 행간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 골목골목에 쌓여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도시 여행의 시작은 서울, 그중에서도 근대 문화유산이 비교적 잘 보존된 종로 일대를 산책하는 데서 출발한다. 비각과 종각-종로타워와 피맛골-광장시장-탑골공원-세운상가 순으로 진행되는 산책에는 굴곡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시와 소설이 함께한다. 다음에 이어지는 여행은 영국 문화의 보수성과 진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비틀즈의 음악적 성취와 이들을 키워낸 고향 리버풀의 문화적 토양을 살펴본다. 리버풀을 추억하는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대조적 성격을 보여주는 가사를 비교하고 전통 문화와 대비되는 이들의 개성을 부각해 분석한다. 세 번째 여행지 프랑스는 예술의 도시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간직한 파리의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에밀 졸라의 소설『테레즈 라캥』과 『이전투구』에 세밀하게 묘사된 19세기 파리의 풍경과 파리지앵의 모습은 파리가 감추고 있는 인간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불편할 정도로 자세하게 확인하게 한다. 네 번째 여행지는 긴 암흑기를 지나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다. 세계대전과 동?서독 분열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베를린 중심가를 거닐며 도시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참회와 비판의 역사를 시적 형상화를 통해 살펴보고 아직 끝나지 않은 베를린의 오디세이를 생각해본다. 다섯 번째 여행지 이탈리아에서는 퇴폐와 생명을 동시에 상징하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방문한다. 사랑의 모험가 카사노바와 토마스 만의 소설을 통해 에로스와 죽음의 충동이 혼재하는 베네치아의 세기말 풍경을 살펴보면서 서양 도시 기행은 일단락된다. 여섯 번째 여행지는 동양의 신비로 거론되는 태국의 수도 방콕이다. 우리에게 그저 그런 환락의 도시로만 알려진 방콕은 박형서의 소설 『새벽의 나나』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일곱 번째 여행지 일본의 수도 도쿄는 격동의 근대를 살며 켜켜이 쌓인 역사 이야기를 통해 확인한다. 여행을 마감하는 마지막 도시 공주 이야기는 1967년에 발표된 신동엽의 장편 서사시 「금강」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현함으로써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기억에서 사라진 군사독재 시절의 아픈 기억과 그 이전 동학혁명의 좌절을 현실로 소환해내고 있다. 인간이 살아온 흔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는 유적과 건축물 같은 유형적인 자료에 자신의 역사를 기술하기도 하지만 그 공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을까? 거기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면, 도시가 우리에게 보내는 힌트를 따라 숨은 그림을 찾듯 도시가 기억하는 삶, 그리고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폴 매카트니가 땅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예술가라면, 존 레논은 이상을 좇아 하늘로 자라는 나뭇가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예술가가 뿌리도 가지도 아닌 몸통쯤에서 만나 서로의 장점을 취할 줄 알았기 때문에 비틀즈라는 거대한 나무는 뿌리도 튼튼하고 가지도 튼실한 나무가 되어 대중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제공했다. 하지만 팀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고수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이 점차 버거워지면서, 몸통이 약해진 나무는 대중에게 드리워주었던 무성한 그늘을 결국 거두게 된다. 현실의 부부관계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처음엔 자신과 다른 점 때문에 상대에 이끌리지만, 관계가 지속될수록 그 다른 매력이 견딜 수 없는 바늘이 되어 제 살을 찌르는 경험이 결혼의 또 다른 얼
굴이다. 어떤 뮤지션에 따르면 밴드를 유지하는 건 결혼관계를 이어나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한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던 비틀즈가 10년 만에 해체되는 걸 보아도 그 말이 영 틀린 것 같지는 않다.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는 비틀즈가 불화를 겪던 시절 존 레논이 작사, 작곡한 노래다. 같은 무렵 폴 매카트니가 <페니 레인>을 쓴 걸 보아도 마음이 힘들면 고향을 먼저 떠올리는 건 동서양을 초월한 인지상정인가 보다.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곡을 A면 첫머리에 실으려 했기 때문에 1967년 음반은 B면이 없는 더블A판으로 출시되었다. 가장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이 얼마나 심각한 갈등에 직면했는지 드러내는 일화다. 이런 시절을 맞아 폴 매카트니는 리버풀의 거리를 상세하게 스케치하여 ‘자, 여기가 내가 살던 곳이야’ 하고 우리에게 보여주는 반면, 존 레논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 리버풀의 비밀스런 정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 p 60
아센바흐는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노쇠를 감추고 젊게 보이고 싶었다. 이발사의 권유에 따라 머리를 염색하고 피부 주름을 가리기 위해 화장도 짙게 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넥타이에 리본 달린 펠트 모자까지 쓰고 멋을 낸 아센바흐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베네치아로 올 때 선상에서 역겨워했던 가짜 청년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노쇠를 가리려고 외모를 치장한 그는 가면을 쓴 것과 다름없었다. 어느새 아센바흐는 속은 썩어가는데 화려한 겉모습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이 도시를 닮아가고 있었다. 아센바흐는 베네치아의 이중성을 이미 간파했었지만, 어느새 그 자신이 이중적 존재가 되어 도시와 함께 쇠락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이 베네치아였다. 아부를 떨지만 믿을 수 없는 미녀 같은 도시, 반은 동화 같고 반은 이방인을 사로잡는 덫과 같은 도시, 이 도시의 썩은 대기 속에서 한때 예술이 호사스럽게 번성했고, 도시는 자장가를 불러주며 안온하고 요염한 멜로디를 음악가들에게 주었던 것이다.
어느 날 오후 소년의 뒤를 쫓던 아센바흐는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일행을 놓쳤다. 인기척 없는 작은 광장의 계단에 주저앉아 쉬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니 너무도 한심했다. 존경받으며 품위 있게 살았던 모범적인 작가가 어쩌다가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꼴을 하고 지저분한 광장 한구석에 초라하게 앉아 있게 된 것일까. 평생 끈질긴 의지로 일관된 삶을 영위했던 도덕적 인간이 어쩌다가 이렇게 금지된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만 것일까.
- p 161
“우리가 어디론가 가는 건 그곳에 꼭 가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작가 박형서의 말이 아니더라도 여행은 운명을 결정짓는 윤회와 맞물려 끊임없이 순환한다. 여행자가 낯선 타지를 방황하다 떠나간 곳으로 되돌아온 후 또다시 떠나기를 갈구하듯이 모든 영혼은 전생의 업보에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며 옮겨 다닌다. 여행은 항상 귀환과 연결되는 반복적 움직임으로 ‘윤회’와 더불어 우리네 인생과 맞물려 있다.
이해가 아니었다. 레오가 소이 식스틴에서 그간 줄기차게 해온 작업은 이해가 아니라 해석이었다. 만약에 멋대로 남을 해석하는 대신 고스란히 상대에게 이입된다면 정말로 이해한다면 거기에는 사랑도 증오도 끼어들 틈이 없다. 상대의 즐거움과 아픔을 동시에 느끼며 상대와 동일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레오의 해석을 위한 시선처럼 많은 여행자들 또한 스스로 알고 싶은 것만을 해석하고자 함으로써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진정 방콕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해석이 아닌 그들과 함께 느끼고 숨 쉴 수 있는 ‘마음의 눈’이 필요하다.
- p 195
목차
첫 번째 도시/ 종로, 쨍쨍한 추억과 도도한 역사의 거리
두 번째 도시/ 리버풀, 비틀즈의 흔적을 찾아서
세 번째 도시/ 파리, 에밀 졸라와 파리의 야만
네 번째 도시/ 베를린, 아직 끝나지 않은 오디세이아?
다섯 번째 도시/ 베네치아, 그 사랑과 죽음의 기억
여섯 번째 도시/ 방콕, 그 누구도 매춘부가 아닌 자는 없다
일곱 번째 도시/ 도쿄, 격동의 일본 근대를 품다
여덟 번째 도시/ 공주, 이야기의 씨가 뿌려진 도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