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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이응준 저 | 문학동네 | 201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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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25258 / 304쪽 / 400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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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문체주의자 이응준이 그려낸 존재의 끝,
그 깊은 어둠에서 길어낸 순결한 희망


1994년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시작으로, 정결하고 투명한 시적인 문체를 사용해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과 고뇌가 깃든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시인이자 소설가 이응준의 네번째 소설집 『약혼』(2006)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약혼』에는 ‘사랑’을 화두로 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약혼’이라는 제목이 주는 환하고 밝은 이미지와는 달리 이 소설집에 실린 모든 작품의 중심에는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죽음과 죽음의 운명에 대한 질문이 이야기의 초점인 셈으로, 이는 몸과 영혼, 순간과 영원, 죽음과 불멸, 인간과 신 등의 관계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진다.

“고통과 상처만을 가리키도록 설정된 삶의 나침반”(손정수)을 따라 “사랑의 폐허, 유적을 찾아 헤매는 시적인 질감의 언어”(한기)로 그가 직조해낸 드라마틱하고 치밀한 소설미학은 『약혼』에서 그 정점에 달한다. 이응준 소설 속 인물들은 고통과 죽음을 본질로 하는 삶을 형상화한 ‘사막’이라는 은유적 공간 속에서 한순간에 명멸하는 신성의 현현, 죽음에 맞서는 의미를 좇아 떠돌아다닌다. 그들은 자기의 존재감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의 중요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불태우며 현실에 맞선다. 『약혼』의 인물들이 헤매는 사막의 한가운데에는 포도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극심한 가뭄을 견딘다는 포도나무, 그것은 고통과 상처와 죄의 길에서 만나는 구원의 상징이자 죽음을 뚫고 살아나는 생명의 영원성에 대한 증거다.”(황도경)
지금까지 그의 소설에 짙게 드리운 고뇌에 찬 실존의 내면 풍경은 세계와 인간을 해석하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인화지로 찍어낸 듯 선명한 이미지들에 얹혀 전해지는 쓸쓸함과 외로움, 그리고 고독의 정조는 90년대 이후 한국소설에 보기 드문 초상을 새겨놓았다. 『약혼』에서 이응준 소설 속 ‘시적 아우라’와 감각적인 언어들은 단지 인상적인 아포리즘이나 두드러지는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서사의 온몸이 시에 도달하는 순간”을 보여주며 “온전한 시가 되고 있다”(신형철). 더 간결해지고 정결해진 언어로 빚어낸 침묵과 여백은 시적 분위기를 넘어선 선(禪)적 경지의 아름다움마저 부여하며 유독 긴 여운을 남긴다.

저자 소개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했고,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근간),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무정한 짐승의 연애』, 『약혼』, 장편소설 『느릅나무 아래 숨긴 천국』,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국가의 사생활』, 소설선집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등이 있다. 2008년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 「Lemon Tree」(40분)가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목차

내 어둠에서 싹튼 것 _009
약혼 _029
네가 계단에 서서 나를 부를 때 _049
애수의 소야곡 _071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_097
황성옛터 _123
어둠에 갇혀 너를 생각하기 _145
나의 포도주와 그의 포도나무들 _167
인형이 불탄 자리 _215

해설 | 류보선(문학평론가)
신-인간 되기의 반시대성과 윤리성 _239

작가의 말 _297
개정판 작가의 말 _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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