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

김소연 저 | 모요사 | 2014년 09월

북트리

정가
$34.00
판매가
$18.7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7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97066223 / 340쪽 150 x 19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가구 만드는 남편, ‘먹는 정원’ 가꾸는 아내
흙과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풍요로움의 기록

자본과 소비의 무한궤도를 돌며 숨 막힐 듯 이어지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갈 것 같은 시골생활을 동경하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은퇴 이후의 막막한 삶의 대안이었던 시골생활은, 이제 젊은 세대들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시골생활을 한가롭고 낭만적인 삶으로만 바라본다면, 십중팔구 쓰디쓴 경험이 될 뿐이다. 집 주변에 지천으로 먹을 수 있는 풀과 열매가 있어도 마트에서 정갈하게 포장된 채소와 과일만을 소비한다면 그건 또 다른 도시생활의 연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뇌가 손에 달린 듯 못 만드는 게 없는 남편과 이상적인 정원을 머리로만 탐구해온 아내가 서로를 물들이며 삶을 변화시켜온 7년의 기록을 담고 있다. 가구는 물론이고 옷과 식재로까지 손수 구하고 만드는 시골 목수를 남편으로 맞아, ‘김맨다’는 말의 뜻도 몰랐던 아내는 손바닥만 한 텃밭을 꽃과 채소가 함께 자라는 어엿한 정원으로 늘려가고, 가족의 일상복을 손수 만들며, 숲에서 벤 나무로 목재를 만들어 가구로 완성하는 과정을 이해한다. 그러는 동안 두 사람은 무너져 내린 농촌의 삶을 목격했고, 마음을 열고 이웃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자연의 일부를 이용하고 받아들여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방법을 익혀갔다.
목수는 마을 숲에서 나무하기, 재봉틀 돌리기, 숲에서 먹는 풀 구분하기 등 손수 겪어 익힌 ‘몸의 지식’을 아내에게 전수하며 말한다. “만들 수 있는데 왜 사야 하지?” 처음엔 돈이 아깝다는 뜻인가 생각했던 아내는 직접 재봉틀을 돌리며 그 말이 달리 들리기 시작한다.
“핵심은 ‘돈’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이었다.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 쓰는 재미 말이다. 재봉틀이 손에 익자 비로소 내게도 만들어 쓸 수 있는 물건이란 것이 생겼다. 바야흐로 잊혔던 정원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느리지만 부지런한 손끝이 지배하는 세상. 숨 가쁘게 달려온 생활에서 완전히 지워졌던 그 세상이 조용히 나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능숙하게 시골생활을 헤쳐갈 만큼 농부 체질을 타고난 사람들도 아니었고, 특히 집안 살림을 맡은 아내는 베갯잇 하나쯤이야, 샐러드 한 접시쯤이야 뚝딱 만들어내는 재주꾼도 아니었다. 책 속에 담긴 음식과 손으로 만든 옷가지들은 특별히 먹음직스럽거나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 속엔 몰랐기 때문에 행복했던, 알고 나서 뿌듯했던 진실한 노동과 땀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아직 그들이 만드는 가구는 완벽하지 않고 정원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그들의 도전이 시골생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을 숲에서 얻은 목재로
자연의 순환을 이어가는 가구 공방

이 책은 한편으로는 시골생활 적응기라 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초보 목수가 어엿한 수제가구 제작자로 거듭나는 성장기라 할 수 있다. “나무로 만든 걸 건네주면 사람들이 기뻐해요. 그래서 목수가 돼볼까 하는데…….”라고 말하던 단순 담백한 남자.
처음 만든 서툰 가구를 돈을 받고 팔던 그 순간부터, 더 좋은 가구를 만들기 위해 목수와 아내가 완성도를 놓고 대결하는 과정, 가구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거쳤던 치열한 고민, 마을 숲에서 나무를 얻고, 그 나무의 존재 가치를 무겁게 느끼며 평생 쓸 만한 가구를 만들자는 부부의 진심 어린 철학이 탄생하기까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소비재로 생각했던 가구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가 앉는 의자, 베고 눕는 그 침대가 한 나무의 일생이기 때문이다.
“작업실의 나무들은 부활의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튼튼하고 보기 좋은 가구로 만들어져 오십 년이나, 바라건대 백 년쯤 더 삶을 이어나가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내 마음속 한편에선, 설령 작업실의 매출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가구를 두 번 세 번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움텄다. 생활에 정말로 필요한 가구란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고르고 고른 단 몇 개의 가구를 오래오래 아껴 써주었으면. 절실하지 않은 물건을 만드는 데 쓰여 없어지기엔 나무는 너무 귀한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수가 만드는 가구는 ‘평생을 쓸 만한 가구’여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가구제작자로 출발선에 서던 그날, 아내는 이제 “목수의 손은 감시가 아닌 존경의 대상이다”라고 고백한다.
“내가 본 것은 완성이 아닌 시작의 신호였다. 마침내 출발선에 섰으니 이제 시작해도 좋다는 신호. 아름다움이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훌륭한 가구를 만드는 것에만 매달리지 않고, 가구 이전에 나무를 생각하고, 그 이전의 숲을 생각하며, 결국 아무런 유해한 잔재도 없이 ‘안전한 먼지’로 사라질 가구의 미래까지 마음에 담는 이들의 가구는 책을 읽는 동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들은 현재 서천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목수의 고향인 충남 태안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 준비를 하고 있다. 작은 집과 작업실을 손수 짓는 중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소연
저자 : 김소연
‘먹는 정원’을 가꾸는 초보 정원사이자 가족에게 옷 지어 입히는 손바느질 옹호자.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 영락없는 도시 사람으로 살다가 문득 장항선 기차 타고 별경(別京), 농촌마을 컨설턴트와 시골학교 강사로 시골살이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무로 만든 걸 건네주면 사람들이 기뻐해요. 그래서 목수가 돼볼까 하는데……”라고 말하던 남자를 만나 마침내 목수의 아내이자 수제가구 공방 ‘나무작업실 숲’의 보조 일손이 되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쓰는 소소한 생활을 즐기며 머리만이 아니라 손으로 얻는 지식 또한 소중하다는 사실을 배우며 살고 있다. 2014년 봄, 목수의 고향 충남 태안에 새 터전을 마련해 작은 집과 작업실을 짓고 있다.
www.woodsoop.com  

책 속에서

 

 

가구가 팔고 나면 그만인 상품이 아니라 만든 사람과 쓰는 사람이 주고받는 삶의 기록 같은 것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식으로 시간과 성의를 들인 물건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을 목수의 의자를 보며 처음으로 깨달았다.(36쪽)

나의 첫 화단이자 텃밭이 가진 무시 못 할 장점이 하나 있었다. 작았기 때문에, 몰랐기 때문에 가꾸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풀 천지가 되어도 열매가 적어도 행복했다. 흙 속에 씨앗을 넣어두면 저절로 싹이 트고 하룻밤 내린 비에 몰라보게 자라나는 생명력이 놀라웠고, 깔아놓은 볏짚 틈바구니와 잎사귀에 붙어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하며 한철을 보내는 곤충들의 생활이 신기했다. 나는 땅을 좋아하게 되었고 꽃과 채소를 가꾸는 일에서 재미를 발견했다.(44쪽)

생활에 정말로 필요한 가구란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고르고 고른 단 몇 개의 가구를 오래오래 아껴 써주었으면. 절실하지 않은 물건을 만드는 데 쓰여 없어지기엔 나무는 너무 귀한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수가 만드는 가구는 ‘평생을 쓸 만한 가구’여야 했다.(64쪽)

조지 나카시마의 삶과 나무 이야기는 목수를, 목수의 아내를 꿈꾸게 했다. 우리처럼 숲에서 나무를 구해 만드는 목수 가운데에도 명인이 있다! 반듯하게 정제된 목재를 사용하는 여느 공방과는 달라도, 숲에서 얻은 우리 나무를 목재로 손수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워도, 있는 그대로 나무의 아름다움을 가구에 담는다는 목수의 꿈이 허황된 것만은 아니었구나……! 우리에겐 그보다 더한 위안이 없었다.(70쪽)

마당의 동선은 아이가 쉽게 열매를 따먹고 엄마의 간단한 밭일을 도울 수 있도록 조금씩 조정되었다. 딸의 눈에는 마당이 먹을 것 천지의 냉장고나 마트로 보이는 것 같았다. 수확물을 향한 열정, 먹고 싶어 흘리는 군침, 그것이야말로 텃밭에 나가 땀을 흘려야 하는 이유였고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이었다. 요리에 일자무식인데다 정원과 부엌을 별개의 세계로 생각했던 나는 아주 쉬운 것부터, 마당에서 거둔 채소로 만드는 새로운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147쪽)

왜 시골에 삽니까. 어쩌다 묻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공기 좋아서요’라고 한다. 그러면 대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공기 참 좋지요 하면서. 시골에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목수의 나무가 시골 숲에서 나온다. 숲에 기대어 어찌어찌 살다보니 이제는 도시의 빠른 속도에 멀미가 난다. 이곳은 맑고, 느리다. 그리고 새가 있다. 새 때문에 산다고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런 말을 누가 믿어줄지 모르겠다.(180쪽)

“기계는 보조수단일 뿐 가구의 완성이 아니야. 가구를 가구답게 만드는 것은 손이야. 지그 대고 라우터로 딴 맞춤부위라도 결국엔 끌로 다듬어야 하고, 마무리에는 반드시 대패를 대야 하지. 1밀리미터의 차이가 전혀 다른 가구를 만드니까.”(206쪽)

목수의 말대로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훌륭한 전업 가구제작자로 변신하는 드라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천천히 달라져갔다. 한 번에 아주 조금씩 나아졌고 제자리걸음하는 날들도 있었다. 아내는 한참 뒤에야 목수의 성장을 알아채곤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생계와 보람 있는 일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갔다. 시간과 몸을 쪼개 뛰었다. 식구들의 삶이 바로 그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사실을 철부지 아내는 이번에도 한참 뒤에야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209쪽)

그리고 어느 날 손바느질에 잠시 정신을 쏟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레이스 조끼를 입고 앉은 아이가 엄마의 바느질을 흉내 내고 있었다. 인형 앵두의 옷을 고치는 중이라고 했다. 그래, 어디 보자. 살펴보니 아이는 앵두의 옷소매를 칭칭 꿰매어 막는 중이었다. 웃음이 났다. 야, 멋지다. 너 바느질 잘하는구나. 그제야 활짝 웃는 아이. 정말? 그래, 딸아. 잘못된 바느질이란 건 없어. 하고 싶은 대로 해보렴. 언젠가 너만의 옷을 지어 입을 수 있을 테니.(253쪽)

칠 년 전,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아직 목수가 아니었다. 그때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나무로 무언가 만들어 건네주면 사람들이 기뻐해요. 그러면 나도 기분이 좋아져요. 그래서 목수가 돼볼까 하는데…….”
그렇게 목수가 된 남편을 나는 믿고 있다. 우리들만의 답을 찾을 것이다.(271쪽)

눈앞의 현실이 녹록치 않던 시절 우리는 소명에 대해 생각했다. 넌 왜 목수가 됐니. 넌 왜 하던 일 다 때려치우고 목수 아내가 되어 시골바닥에 남았니. 동생춘의 끝내주는 국물을 목구멍에 넘기며 진지하게, 심각하게,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속에 잡탕으로 섞었다. 손바닥처럼 작은 동리에서 낡은 간판을 걸고 짬뽕을 끓여내는 사장님의 인생이 우리 눈앞에 있었다. 기막히게 깊은 짬뽕의 맛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넌 저렇게 살 준비가 돼 있니? 누가 알아주건 몰라주건 샛노란 단무지에 달랑 양파 한 접시, 흔하디흔한 하얀색 플라스틱 대접에 인생 최고의 짬뽕을 담아 내줄 준비 말이야.(332~333쪽)

목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