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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통조림

시리즈 :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이향지 저 | 천년의시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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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2206 / 149쪽 / 149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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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주)천년의시작에서 이향지 시인의 신작 시집 <햇살 통조림>이 2014년 10월 2일 발간되었다. 이향지 시인은 1942년 통영 출생이며, 부산대학교를 졸업하였다. 1989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 소리>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내 눈앞의 전선>이 있고, 산문집으로 <산아, 산아>, 연구서로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가 있다. 2003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자연에서 삶과 죽음의 섭리를 길어 올리는 이향지 시인의 목소리는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싱싱하고 탄력이 있다. “천연의 꿀과 방부제를 한 몸에 지닌/ 열매”처럼 그 숨결은 향기롭고, “발효와 부패를 제대로 거쳐 온 퇴비”처럼 그 냄새는 고소하다(?햇살 통조림?). 그렇게 삼동을 견딘 “뜨거운 씨앗”(?삼동(三冬)이 깊다?)이 싹을 틔우는 순간들이 이 햇살 통조림에는 가득 쟁여져 있다. 오늘도 시인은 텃밭에서 흙이 묻은 채 돌아오지만 굳이 흙을 씻지는 않는다. 그 흙 알갱이들 속에 우리를 살릴 생명의 원형질이 깃들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문명의 감옥에 갇혀 시들어 가는 영혼들이여, 그녀가 건네는 햇살 통조림을 하나씩 열어서 맛보시라. “스스로 살 수도, 살릴 수도 없는 물건들의 길”(?물건들의 길?)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것들”(?무늬?)의 향연과 투쟁을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저자 소개

  • 구분 : 저서
    이름 : 이향지 (1942.00.00)
    국적 : 대한민국
    직업 :
    분류 : 문학가
    인기지수 [1]
    작가상세보기 관심작가 등록/신간알림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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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통영 출생. 부산대학교 졸업.
1989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 소리󰡕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내 눈앞의 전선󰡕이 있고, 산문집으로 󰡔산아, 산아󰡕, 연구서로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가 있음

책 속에서

진흙 속으로 깊이


꽃 올린 뒤에는 구멍만 숭숭해지는 연뿌리
빈 길 많은 몸이다

뿌리 끝의 숨을 모아 꽃의 중심까지 꽃과 열매를 밀어 올린 흔적

마디에서 마디까지가 꽃 한 송이씩이다

한 마디 분질러 칼로 잘라 보면 자른 숫자만큼의 바퀴가 굴러 나온다

꽃으로 왔던 사람들 열매로 익어서 떠나간 흔적

꽃잎을 뭉개고, 연실은 익어 북소리 터트렸지만, 축 잃은 바퀴들은 제 열매의 모습을 구멍에 아로새겼을 뿐이다

구멍은 뚫렸으나 하늘을 울리지 못한 악기들

밤마다 꽃잎을 닫고 더 깊은 진흙을 마셔야 닿을 수 있는 소리가 있다



이 연장이 사는 법

이 연장을 조금 안다

흙을 판다
흙을 덮는다
나는 파지 팔지 않는다
나는 흙이 조금 묻어서 돌아온다
나는 굳이 흙을 씻지 않는다
물이 마르면 흙은 알아서 떨어져 간다

흙을 파고 덮는 짧은 사이에 씨앗을 넣었다
흙은 알아서 길게 먹이고 재우고 키워 준다
씨앗은 알아서 일찍 죽거나 서리 내릴 때까지 산다

이 연장은 죽은 것을 캐거나 산 것을 옮길 때도 사용된다
흙은 알아서 가슴을 뜯어 주거나 엉덩이를 들어 준다
흙은 알아서 남몰래 삭이거나 뼈를 남겨 준다

흙이 문을 닫고 겨울로 떠나면 이 연장도 알아서 쉰다

이 연장의 끝은 놀고 있을 때 빛이 죽는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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