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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주의

곽향련 저 | 천년의시작 | 201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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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2176 / 119쪽 / 119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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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주)천년의시작에서 곽향련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 [파손주의]가 2014년 9월 15일 발간되었다. 곽향련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대해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물이나 관념적 일상을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서 창조하려는 속성을 보여 준다. 체험을 창조적으로 재생함으로써 존재에 대한 성찰이라는 대명제를 함의하고 있음을 은유한다. 답습된 과거의 체험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에 대한 융합과 화해를 전제로 한 시적 체험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의 존재를 탐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완전을 지향하는 ... (주)천년의시작에서 곽향련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 [파손주의]가 2014년 9월 15일 발간되었다. 곽향련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대해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물이나 관념적 일상을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서 창조하려는 속성을 보여 준다. 체험을 창조적으로 재생함으로써 존재에 대한 성찰이라는 대명제를 함의하고 있음을 은유한다. 답습된 과거의 체험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에 대한 융합과 화해를 전제로 한 시적 체험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의 존재를 탐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완전을 지향하는 구도적 성찰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야기되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즐기며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구경(究竟)의 세계를 보여 준다. 추천사 곽향련은 소소한 일상 체험과 미미한 사물에게 자신의 정서와 사상을 더하는 창조적 상상력으로 시를 형상화한다. 감각과 지각으로 체득한 일상과 사물에 대해 자신의 상상력을 비빔질하면서 결 고은 감성 미학을 보여 준다. 직관적 체험을 중시하면서 보편적 체험의 질적 승화를 꾀한다.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에 반응하는 감수성과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상상력으로 정서적 미감을 불러온다. 질료가 되는 대상에다 생명력을 불어넣어 시적 감흥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체험을 진정성 있게 발현한다. 시적 발화에 의해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사유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김복근(시인?문학박사, 해설 중에서) 언뜻 보면 낯익은 듯하지만, 한 번 읽고 다시 읽으면서 그 새삼스러움과 웅숭깊음에 문득 놀라게 되는 시가 있다. 곽향련의 ?배?가 그렇다. “배 한 상자가 배달되었다/ 오목한 자리에 들앉은 둥근 머리/ 합장한 수도승 같다/ 칼등으로 툭 쳐서 승복 벗기면/ 달디단 말씀이 쏟아진다/ 가을볕에 잘 여문/ 민머리/ 묵언 중이다”. 어떤가. 저 꾸밈없는 묵언의 도량(度量)이 헤아려지는가. 나는 아직 고졸(古拙)하다라는 말의 깊은 뜻은 모르지만, 고졸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 극치의 묵언 앞에 다만 아찔할 따름이다. ―채상우(시인)

저자 소개

경남 의령 출생.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책 속에서

폭설

사내다 싶으면 딱 찍어 작업에 들어갔다.
사부작사부작 다가올 때만 해도 그녀의 정체를 몰랐다.
우윳빛 살결이 어깨를 슬쩍슬쩍 스칠 때마다 녹아내릴 듯 황홀해했다.
사르르 치마 끄는 소리 들려오면 새의 따뜻한 가슴처럼 파닥 뛰어
그 뜨거운 가슴으로 아,
우리가 쓸쓸한 길을 걸을 때,
창가에서 그윽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느 누구도 그녀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자들이 없었다.
모두 그녀에게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있는 동안
그녀는 꽃 같은 입술을 송이송이 퍼부어 댔다.
더러는 흰 와이셔츠에 뿌린 그 입술 때문에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어수룩한 사내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즐거운 로맨스였다.
그녀의 근성은 부드럽고 깊었다.
사내는 무너지고 체위가 멈췄다.
그제야 한 해 동안 뼈 빠지게 비닐하우스 농사로 번 돈을
그녀의 치마폭에 몽땅 털린 사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TV 화면에서 알게 되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길바닥에 나앉아 펑펑 휘날리는 눈발처럼 울고 있다.
제기랄, 하필 겨우 집 한 채 가진 가장(家長)을 건드릴 게 뭐람.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린 올 겨울,
그녀에게 넘어간 사내가 한둘이 아니다.


짚신나물

화원에서 집까지 따라 들어온 짚신나물
베란다에 내놓았다
노란 꽃잎이 갈고리 털로 변신을 하고
조곤조곤 따라다녔다
빨래를 널거나 화분에 물을 주면
치맛자락 꽉 물고 늘어지며
거실로 안방으로 따라오는 짚신나물
오랫동안 갇혀 있던 내 고요를 흔들었다
집요한 그의 발자국을 하나 둘 세어 보면
외로운 별로 떠돈 숨결
옷섶마다 따닥따닥 파고들어
누구나 외로운 별 하나씩은 혹처럼 달고 사는 법
나는 그만, 빗장을 열었다
그와 내가 밤하늘 별 놀이를 하다가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 벗겨지는 시간이면
우리는 홀로 피는 그 길을 돌아가야 할 때
옷섶마다 까만 점처럼 붙은 짚신나물을 떼어 놓고
한때 꿈이었지, 사랑이었지
고요가 흔들리는 이 가을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배 ― 13
가시 ― 14
의자의 슬픔 ― 15
중고 ― 16
잃어버린 우산 ― 17
나는 수동이 좋다 ― 18
폭설 ― 20
동굴 ― 22
익숙해질 때까지 ― 23
충돌 ― 24
내게는 연습이 필요하?다 ― 25
하얀 거짓말 ― 26
우편물을 개봉할 때 ― 27
충전기 ― 28
제2부
점자시집 ― 33
문고리 ― 34
눈물강 ― 36
등 ― 38
밥그릇과 숟가락 ― 39
우산 ― 40
보리 이삭 ― 41
남편의 다림질 ― 42
부부 ― 43
남편의 몸속엔 내가 모르는 무늬가 있다 ― 44
가족 ― 45
소풍 ― 46
아버지의 치약 다루는 법 ― 48
제3부
은둔 ― 53
밥벌레 ― 54
파손주의 ― 55
장갑 ― 56
머위 줄기 ― 57
옷 ― 58
목련 ― 59
목련을 생각하다 ― 60
밥의 나이 ― 61
가을밤 ― 62
제삿날 ― 63
짚신나물 ― 64
죽녹원을 거닐다 ― 65
상추와 쑥갓 ― 66
곶감 ― 67
그리움이 사라진다 ― 68
장롱 ― 69
개미 ― 70
빨래건조대 ― 71
밥솥 ― 72
잃어버린 주소 ― 74
낡은 선풍기 ― 75
제4부
길도 잠을 잔다 ― 79
흉터가 날개를 단다 ― 80
꽃비 ― 82
단풍 ― 83
길이 딸꾹질을 한다 ― 84
벼락 ― 85
팩스사용법 ― 86
길 위에서 머뭇거리다 ― 88
사랑의 방식 ― 89
틈 ― 90
지리산 ― 92
넝쿨장미 ― 94
길 ― 95
해설
김복근 일상 체험의 결 고은 감성과 시적 승화―곽향련 첫 시집 ?파손주의? 발간에 부쳐 ―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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