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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뜨겁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361

시리즈 : 문학과지성 시인선 [650]

채호기 저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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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19642 / 179쪽 / 234g /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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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스스로 어루만져 사물을 빚는 몸의 언어, 돌의 말 한 시인이 여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연못으로 달려가 수련을 쳐다보다가 돌아온다. 그러자 언젠가부터 시인의 몸 안에 하얀 멍처럼 수련이 피었다. 그 멍을 지우기 위해 시인은 시를 썼다. 그리고 2002년, 시집 『수련』이 출간되었다. 연못의 어둠에서 꽃잎을 닫고 있던 수련이 그 시집에서 빛을 받아 활짝, 꽃잎을 열었다. “어둠이 빚은 개화”(송상일)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시인은 무료하던 토요일 오후에 산을 찾는다. 예전에 찾은 적 있던 산이었지만 시인은 익숙한 길을 버리고... 스스로 어루만져 사물을 빚는 몸의 언어, 돌의 말 한 시인이 여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연못으로 달려가 수련을 쳐다보다가 돌아온다. 그러자 언젠가부터 시인의 몸 안에 하얀 멍처럼 수련이 피었다. 그 멍을 지우기 위해 시인은 시를 썼다. 그리고 2002년, 시집 『수련』이 출간되었다. 연못의 어둠에서 꽃잎을 닫고 있던 수련이 그 시집에서 빛을 받아 활짝, 꽃잎을 열었다. “어둠이 빚은 개화”(송상일)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시인은 무료하던 토요일 오후에 산을 찾는다. 예전에 찾은 적 있던 산이었지만 시인은 익숙한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접어든다. 금방 깊어진 산길을 따라 오르던 시인은 그곳에서 앞을 가로막은 큰 돌 하나를 만난다. 그리고 돌의 말을 듣는다. 그 돌의 말은 시인으로 하여금 언어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되었고, 『수련』 이후 7년 만에 시인은 새로운 시집을 펴낸다. 『손가락이 뜨겁다』는 올해로 등단 21년을 맞은 채호기 시인이 전작 『수련』 이후 7년 만에 펴낸 다섯번째 시집이다. 몸과 언어에 대한 관심을 줄곧 시로 표현해온 시인은 뿌리와 줄기를 물속에 감추고 꽃만 물 밖으로 내민 ‘수련’을 언어가 몸이 되고 느낌과 생각을 그 언어로 표현하는 시와 동류로 받아들이고, 시와 수련이 겹쳐지는 접점을 시로 포착해내었다. 그것은 몸과 정신이 겹쳐지는 접점을 시로 표현하고자 했던 시인의 열망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돌의 말”을 듣고 난 후, 시인은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은 바로 몸은 단순히 피와 살과 장기로 이루어진 신체가 아니라 언어를 중요한 부분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자신의 외부에 있는 언어를 빌려다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들어 있으며 자신의 일부인 언어를 끄집어냄으로써 시를 쓴다는 것. 그럴 때 몸을 떠난 시의 언어가 바로 돌의 언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채호기 시인은 다시, “침묵의 의미로서의 돌의 말, 언어의 몸으로서의 돌”에 대해 쓴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조강석의 말을 빌리면, “시가 사물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채호기의 시는 이제 “스스로를 어루만져 사물을 빚는다.” “저 부동을 어루만지는 손은 오래된 재현의 규약을 해지하고 자신을 돌본다.” 이번 시집에서 드러나는 채호기의 시적 언어는 사물의 재현을 통해 그 의미를 드러내는 것을 수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간다. 재현을 뚫고 실재에 이르고자 하는 모험을 언어로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조강석은 이것이 구체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언어로 재현의 막을 치고 다시 그것을 뚫어야 하는 모순된 운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호기는 이 불가능한 작업을, 부재하는 ‘당신’과 수면 아래 놓인 ‘돌’과 뜨거운 ‘손가락’을 통해 보여준다. 이것은 몸이 빚어내는 것들이다. 그의 시가 감각적이고 관능적이면서 아름다운 이유다. 채호기 시인이 2007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할 당시, 문학평론가 오형엽은 “채호기의 시는 차가운 이미지, 즉 유물론적 감각의 정확한 구사를 근간으로, 이것들을 퍼즐처럼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조합함으로써 뜨거운 상징, 즉 정신현상학적 아우라를 발휘하는 시적 연금술을 보여준다. ‘몸의 말’이 발산하는 이 차가운 물질성과 황홀한 관능성이 채호기 시의 방법론 첫 장을 이룬다”라고 평한 바 있다. 또한 김혜순 시인은 심사평에서, “우리 시단에 그만큼 시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시인도 드물지 않나 싶다”고 서두에 밝히고, “시는 모름지기 언어 예술이다. 그러기에 그 질료이며 모티프인 ‘시적 언어’ 자체를 집요하게 천착하여 해석의 진경을 펼치는 이 시인의 작업은 매우 귀중한 일이라 하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채호기 시인의 언어를 향한 집요한 탐구의 결실이 『손가락이 뜨겁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어의 내부, 몸의 내부에서 반짝이는 돌의 말이 초여름,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시란 언어적 구성물이다. 동시에 시란 언제나 언어 그 너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알다시피 시의 이러한 특성은 언어의 본질적 성격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초점은 언어와 실재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고, ‘언어의 질서’와 ‘언어로 표현될 세계의 질서’는 항상 서로 어긋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에서 시의 힘과 아름다움이 발생하지만 모든 시창작의 난제 또한 이곳에서 생겨난다. 시를 쓸 때 시인은 언어의 질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지 않고는 언어의 작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의 질서를 버리고도 시에 도달하는 일, 그 지난한 실현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몸의 질서, 즉 의식이나 가슴이 아닌 몸의 반사 운동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에서 언어의 질서를 넘어서는 언어의 완성은 전면적이지 않고, 돌 틈을 파고드는 나무 쐐기처럼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며, 언어의 바깥인 실재에서 오지 않고 언어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_『시인세계』에 발표한 채호기 시인의 글 중에서

저자 소개

1988년 『창작과비평』 여름호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2002)과 현대시작품상(2007)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편지
강물의 심장
물결
어둠 속에 강가를 서성였네
물 밑바닥
한번 들여다보세요
마음은 어쩔 수 없지
물의 초대
물과 돌
키스
입김
창 안에 차밖에
야채샐러드
개양귀비
여인과 바다
발가벗겨진 과일
밤이 그대를 덮고 있다
그녀 1
그녀 2
그녀 3
붓꽃
당신에게로 흘러가는 것이 내게 있다면
내 코는 당신 냄새를 맡는다
폭풍의 섬
눈
애인이 애인의 전화를 기다릴 때
돈나무 작고 흰 꽃들
당신은 나를 통해
건널목
여름 숲
겨울 숲
밤
감귤
액체의 별
바ㅏㄷ
나는 걷는다
비가 찾아온다
문 저편에
나는 불안에게 인사했네
자화상
청회색 저녁 무렵
접착제
통점은 있다
절망과 함께
절망이라는 것이
암흑
그는 왜 바다로 갔을까
당신의 말
짐승의 말 1
짐승의 말 2
거울의 악몽
시의 근육
여름 새벽
당신의 심장
꽃의 말
밤길
검은 돌 앞에서
돌의 말 1
돌의 말 2
돌의 말 3
소나기 온 뒤
여름 나무의 추억
글자들
책을 연다
사랑에 취한 당신
당신은 누구인가?
숨소리의 문장
그대의 방은 그대의 무덤
손가락이 뜨겁다
당신
그녀의 방
돌의 메아리
마이산
그것
해설ㅣ어루만짐을 어루만지다 조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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