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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칼라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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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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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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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제안들 [17]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이름들, 그 어마어마한 복수성(複數性) 페르난두 페소아는 일생 동안 70개를 웃도는 이명(異名, Heteronym)으로 글을 쓴 포르투갈의 시인이었다. 포르투갈어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해 번역가로 활동했던 그의 생전에 책의 형태로 출간된 것은 (모국어로는) 시집 한 권뿐이었다. 그러나 페소아가 남긴, 3만 장에 달하는 미발표 텍스트들은 시뿐만 아니라 산문 또한 그 한 축을 이룬다(페소아 사후 출간된 대표작 ‘불안의 책’ 또한 산문이었다). 이 책은 제목이 상징하듯 시인 페소아가 여러 이름으로 남긴 무수한 산문들 가운데 대... 이름들, 그 어마어마한 복수성(複數性) 페르난두 페소아는 일생 동안 70개를 웃도는 이명(異名, Heteronym)으로 글을 쓴 포르투갈의 시인이었다. 포르투갈어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해 번역가로 활동했던 그의 생전에 책의 형태로 출간된 것은 (모국어로는) 시집 한 권뿐이었다. 그러나 페소아가 남긴, 3만 장에 달하는 미발표 텍스트들은 시뿐만 아니라 산문 또한 그 한 축을 이룬다(페소아 사후 출간된 대표작 ‘불안의 책’ 또한 산문이었다). 이 책은 제목이 상징하듯 시인 페소아가 여러 이름으로 남긴 무수한 산문들 가운데 대표적인 이명 9명 이상의 글 11편, 그리고 본명 페소아로서 남긴 글 6편을 엮어 구성한 것이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의 산문으로, 단편과 희곡, 서간 등을 포함한다. 책을 엮고 옮긴 이는 김한민으로, 직접 쓰고 그린 책 『책섬』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 그는 현재 포르투갈 포르투 대학에서 페소아의 작품을 연구하며 한국어로 옮기고 있다. 이번 산문선에 이어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에서 역시 김한민이 엮고 옮긴 페소아 시선이 출간될 예정이다. 그런데 과연 ‘이명’이란 무엇인가? 페소아는 왜 이러한 이명으로 글을 써야만 했는가? 먼저 (가명과는 다른) 이명에 대해서는, 다음의 인용이 간략한 단서를 제공한다. 가명을 사용한 작가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그러나 페소아처럼 이 실험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사람은 전무후무했다. 그 규모와 깊이와 강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그의 실험 과정에서 그는 ‘이명’이라는 발명품을 고안해내 폭발적인 창작력을 발휘한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페르난두 페소아가 쓰는 작품들은 본명과 이명이라는 두 가지 항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를 익명과 가명이라고 칭할 수 없는 이유는, 정말로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명으로 쓰인 작품은, 서명하는 이름만 빼고는 모두 저자 자신에 의한 것이다. 이명의 경우는 자신의 개성 바깥에 존재하는 저자가 쓴 것이며, 완벽히 저자에 의해 만들어진 개인이다. -페르난두 페소아, 1928년 12월, 「저서 목록」 중에서 연구자들에 따르면, 페르난두 페소아는 적게는 71개부터 많게는 136개로 추정되는 이명들을 창조해 글을 썼다. 이렇게 페소아가 창조한 또 다른 ‘페소아들’은 각기 다른 이름은 물론 별도의 생년월일과 가족사, 학력, 직업, 문체를 가지고 있었으며, 어떤 이는 시를, 어떤 이는 산문을, 또 어떤 이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다. 이렇게 페소아가 이명 뒤에서 쓴 산문들은 소설, 희곡, 철학 에세이, 단상, 논문, 정치/사회 평론, 추리소설, 일기, 편지 등에 이른다. 페소아가 보기에, 이러한 이명들은 감각을 확장하는 속성을 지닌다. ‘느낀다는 것’은 그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이명 중 하나인 알바루 드 캄푸스가 말했듯, 페소아에게는 “모든 것을 모든 방식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했다.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느끼는 것”. 단순한 신체 작용을 넘어선, 능동적인 지적 작업을 동반하는 이러한 ‘감각의 확장’은 여러 이명들을 통해 비로소 실체화된다. 그는 ‘감각주의’를 창시하고 체계화할 정도로 느낌 내지 감각에 대해 사유하고 썼다. 페소아의 이명들과 그들이 남긴 글들은 이러한 다각적, 분석적 사유의 결과물이자, 옮긴이의 분석에 따르면, 나아가 “점점 정교하게 진화하는 메커니즘, 일종의 가상 신체”에 이른다. 이 책, 산문선 『페소아와 페소아들』은 페소아와 그 이명들이 남긴 다양한 성향의 산문들을 이름별로 고루 선별해 구성됐다. 옮긴이가 기존의 책을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여러 산문집들을 비교 검토해 구성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페소아 사후 출판된 산문집의 종류가 많았지만 작가가 남긴 글의 양이 워낙 많아 그중 대표적인 한 권을 택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직도 유고가 모두 출간되지 않은 상태다. 둘째, 국내 출판계에서 이제 페소아가 소개되는 단계이기에 페소아의 다채로운 면모를 두루 보여줄 수 있는 접근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글들은 아래의 선정 기준하에 추려졌다. 1. 이명과 본명으로 구분한다. 주요 이명들의 경우 각 1편(필요한 경우 2편), 본명의 경우 여러 편의 글을 싣는다. 2. 대표성과 다양성의 균형을 잡는다. 즉, 각 이명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산문을 택하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페소아의 특징인 ‘다면성’이 최대한 잘 드러나도록 구성한다. 대표성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연구 자료 및 기존 산문집들을 참고하고, 다양성의 경우 옮긴이가 판단한다. 미완성의 미학 이 책에 수록된 페소아가 창조한 이명들은 다음과 같다. 알렉산더 서치, 알베르투 카에이루, 알바루 드 캄푸스, 리카르두 레이스, 안토니우 모라, 토머스 크로스, 바롱 드 테이브, 헨리 모어, 마리아 주제 등. 알렉산더 서치는 페소아와 같은 해(1888년)에, 같은 도시(리스본)에서 태어난 이로 페소아가 ‘이명’이라는 말을 발명하기 이전에 탄생해 ‘전(前)이명’으로 분류되는 작가다. 그는 이명들 중 유일하게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모두로 글을 썼다. 이 산문선에는 그의 글 중 ‘지옥의 거주자’와 아무 곳도 아닌 그곳의 군주 ‘야곱 사탄’과의 계약 내용을 밝힌 인상적인 단문 「악마와의 계약」에 이어 충격적으로 전개되는 단편 「어지간히 독창적인 만찬」이 실렸다. 알베르투 카에이루의 경우 시인이었기에 별도로 남긴 산문이 없어 대신 유일한 산문으로 고려될 수 있는, 알렉산더 서치가 포르투갈어로 기록한 가상 인터뷰 「알베르투 카에이루와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알렉산더 서치가 “우리 시대 시인들 중 가장 최신인, 그리고 의심할 여지없이 가장 독창적인 시인”이라 일컫는 알베르투 카에이루는 핵심 이명 3인방 중 한 명이다. 페소아에 따르면 “내 안에서 탄생한 내 스승”인 카에이루는 모든 이명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중심인물이었다. 이 카에이루의 경우 국내에 시집 『양 치는 목동』이 출간된 적이 있다(전예원, 1994년). 강력한 선언문인 「최후통첩」과 카에이루에 대한 기억을 담은 글 「내 스승 카에이루를 기억하는 노트들」을 쓴 알바루 드 캄푸스는 흥미롭게도 스승 카에이루와 극적으로 대조되는 도발적인 기계 예찬론자이자 미래주의자로, 선박 기술자였다. 글을 쓴 이만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최후통첩」에 드러나듯 과격한 성향의 소유자였던 그는 페소아가 죽을 때까지 시와 산문을 썼다. 한편 역시 카에이루에 대한 글 「알베르투 카에이루 시집의 서문」을 쓴 리카르두 레이스는 동료 시인 알바루 드 캄푸스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으나, 스승 카에이루에 대해서만은 더불어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안토니우 모라는 페소아의 중요한 사상 중 하나인 ‘이교주의’에 대한 글 「신들의 귀환」을 썼다. 페소아는 당시 사회의 퇴폐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적 가치의 부활을 주장할 이론가가 필요했는데, 이러한 이유로 탄생한 듯한 모라의 이교주의는 니체의 영향을 받았으며 기존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다. 한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토머스 크로스는 페소아가 주창했던 ‘감각주의’에 관한 글 「포르투갈의 감각주의자들」을 썼다. 이 글에서는 당시 포르투갈 문학 운동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페소아가 창간하고 주요 필자로 활동했던 잡지 『오르페우』가 언급된다. 페소아 사후 영어권에서 별도의 단행본으로 출간된 바 있는 바롱 드 테이브의 「금욕주의자의 교육」은 “부재의 포만, 무의 절정”에 도달한 테이브 남작이 유일하게 쓴 글이다. ‘고차원의 예술을 창조하는 것의 불가
“¡°카에이루 씨는 유물론자인가요?””
““아니요. 나는 유물론자도 아니고, 이신론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어느 날 창문을 열다가, 이 엄청나게 중요한 걸 발견한 사람입니다: 자연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나무들과, 강들과, 바위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들이란 걸 확인한 거죠. 아무도, 한 번도 이걸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 되는 것 이상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발견은 했고, 다른 모든 발견들은 그에 비하면 시시한 아이들 오락거리죠. 나는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겁니다. 그리스인들조차, 그만큼 시각적 명민함을 갖추고도, 그 정도까지는 깨닫지 못했죠.””
— 알렉산더 서치, 「알베르투 카에이루와의 인터뷰」, 본문 59쪽
이교주의는 땅에서 직접 탄생한 종교로, 자연—즉 각 사물의 진짜 실재 속성—에서 직접 유래한 것이다. 자신의 자연적 천성 때문에, 그것은 출현할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신이교주의””라는 말은 ““신바위”” 또는 ““신꽃””이라는 말들만큼이나 무의미한 명칭이다. 이교주의는 인간이라는 종이 건강할 때 출현하고, 병이 들 때 사라진다. 꽃이 시드는 것처럼 시들 수도 있고, 식물이 죽는 것처럼 죽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것의 형태를 취하지도 않고, 자기 본질과 다른 형태를 취하지도 못한다.
— 안토니우 모라, 「신들의 귀환」, 본문 134쪽
감각주의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데카당들이다. 그들은 데카당주의와 상징주의 운동의 직속 후계자들이다. 그들은 ““인류, 종교, 조국에의 절대적 무관심””을 주장하고 선언한다. 때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반감을 확증하기에 이른다.
— 토머스 크로스, 「포르투갈의 감각주의자들」, 본문 142쪽
우리는 단지 그게 우리 것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느낌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 이 내면적 허영을 너무도 자주 자존심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건 마치 우리가 우리의 진리를 모든 종(種)의 진리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 바롱 드 테이브, 「금욕주의자의 교육」, 본문 168쪽
세계에 존재하는 진짜 악, 유일한 악은 자연적인 현실 위에 덮어씌워진 사회의 관습과 허구들이지 — 전부 다, 가족에서부터 돈, 종교에서 국가까지. 사람은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는 거야 — 내 말은, 자연스러운 의미에서, 남자나 여자로, 어른으로 자라나기 위해 태어나는 거지, 남편이 되거나, 부자나 가난뱅이가 되거나, 마찬가지로 천주교나 기독교 신자나, 포르투갈인이나 영국인이 되려고 태어난 게 아니란 말이네. 우리를 정의하는 이 모든 것들은 사회적 허구의 산물일 뿐이야. 그럼 이런 사회적 허구들이 왜 해롭냐? 왜냐하면 그것들이 허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게 아니기 때문이지.
— 페르난두 페소아, 「무정부주의자 은행가」, 본문 262쪽
목차
작가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하여
이명(異名)
알렉산더 서치
악마와의 계약
어지간히 독창적인 만찬
알베르투 카에이루
알베르투 카에이루와의 인터뷰
알바루 드 캄푸스
최후통첩
내 스승 카에이루를 기?억하는 노트들
리카르두 레이스
알베르투 카에이루 시집의 서문
안토니우 모라
신들의 귀환
토머스 크로스
포르투갈의 감각주의자들
바롱 드 테이브
금욕주의자의 교육
헨리 모어 외
영적 교신
마리아 주제
꼽추 소녀가 금속공에게 보내는 편지
본명(本名)
페르난두 페소아
이력서
선원
무정부주의자 은행가
세바스티앙주의 그리고 제5제국
편지들
영화를 위한 각본
옮긴이의 글
페르난두 페소아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