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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22479 / 107쪽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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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박형준 시인의 네번째 시집. 이번 시집은 소멸의 기억에서 비롯한 마음의 출렁임이 섬세한 시어를 통해 우아하고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나 박형준 시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고통스런 삶에서 온기를 느끼려는 안간힘이 행간마다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나직한 음성, 결 고운 언어와 날렵한 상상력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박형준 시인이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地平」 「빛의 소묘」 「춤」 등 52편의 작품을 가려뽑은 이번 시집?은 소멸의 기억에서 비롯한 마음의 출렁임이 섬세한 시어를 통해 우아하고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나 박형준 시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황현산 교수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박형준은 타자에 대해 공명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천성으로 지녔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스름녘’에 있는 사물들, 경계의 ... 나직한 음성, 결 고운 언어와 날렵한 상상력을 간직한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박형준 시인이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地平」 「빛의 소묘」 「춤」 등 52편의 작품을 가려뽑은 이번 시집은 소멸의 기억에서 비롯한 마음의 출렁임이 섬세한 시어를 통해 우아하고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나 박형준 시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황현산 교수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박형준은 타자에 대해 공명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천성으로 지녔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스름녘’에 있는 사물들, 경계의 존재들, “해거름의 장터에서 이리저리 그를 잡아끄는 친구들의 손길” 같은 것이다. 그는 “이 손길에 자기 손길을 내주지 않고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며 “뿌리치고 가는 길이 더 빨리 가는 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상적 삶의 긴장과 괴로움 속에서도 시인은 맑고 고운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는 “밑뿌리부터 환하게 핀 해당화꽃으로/언제나 지고 나서도 빨간 멍자국을 간직했”던 어머니의 고단한 삶에 박힌 ‘빨간 멍자국’을 영원한 ‘빛’으로 받아안을 수 있고(「멍」), “발뒤꿈치의 굳은살을/도루코 면도날로 깎아내며” 징용가서 배운 노래를 부르는 아버지를 감싸던 저녁빛의 일렁임을 기억하고(「생일」), 나아가 까치집을 잡으려다 전봇대에서 떨어져 앉은뱅이가 된 윗집 경식이삼춘(「비료푸대 발」), 노숙자(「흔적」), 가난한 이웃(「낡은 리어카를 위한 목가」) 등 주변세계까지 ‘맑고 깊은’ 빛의 지평으로 조명할 수 있다. 주변의 일상을 따스하게 보듬는 「어스름 새벽」을 보자. “섬을 쓸었네 늙은 청소부의 굽은 허리에 귀맑은 들판이 열리네 그의 단아한 목가가 발밑에 수북이 쌓여 있네 은행잎 한장 한장마다 벼들의 수런거림 스며 있네 늙은 청소부는 고개를 수그리고 벼들을 바라보네 그는 낫질하듯 낙엽을 쓸었네 (…) 벼 밑동처럼 남은 어스름 새벽을 리어카에 쓸어 담네” 어린시절 석유를 먹고 수포 잡힌 이야기가 나오는 「地平」에서 읍내 병원을 향해 달리던 아버지가 쉬기 위해 나를 잠시 올려놓았던 “들판에 솟아 있는 흰 돌”이 삶이 어렵다고 느낄 때마다 “내 환각이 만들어낸 도피처”라는 것을 담담히 시인하는 대목을 보면 그가 과거를 끈질기게 응시하되 결코 과거를 섣불리 윤색하지 않는 정직한 정신을 지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최원식 교수가 지적한 바 있듯, 그는 “유년의 뜨락에 사로잡힌 피터팬 시인”에서 벗어나 과거의 기억들과 “쉽사리 타협하지 않”고 결곡한 시를 써낸다. 이번 시집에는 ‘빛’을 소묘하는 데 공을 들인 빼어난 시편들이 눈에 띈다. 빛은 ‘꽃’이나 ‘불꽃’ 이미지로 확장되며 하늘로 상승하거나 공중에서 춤을 추는 움직임과도 곧잘 결합한다. “위로 위로 솟구치는/산동네의 불빛들”(「꽃이 필 시간」), “빛이 꽃 그림자에서 피어납니다”(「산수유꽃」), “지독한 피냄새가 공중에 배어나고 있었다”(「칸나」), “물결 위로 떠가는/불꽃 속에서”(「가을빛」) 등은 대표적인 예이다. 시간의 풍상을 견딘 후 이제는 “편안히 등을 굽힌 채” “삭아버린” 거룻배를 돌아보는 「빛의 소묘」에서의 빛은 영혼을 조용히 가라앉히는 매개가 되는 듯하다. 이제 시인은 소멸의 기억을 재생하는 데에서 한걸음 나아가 현재 속에서 고달프고 상처 많은 생명들의 손을 잡기 위하여 새롭게 그의 시의 촉수를 뻗어가고 있다. “내 삶에서 솟구치는 빛들 속에서 잠깐 머물다간 흔적을 발견하는 일은, 내가 아직 이쪽의 삶에서 고통스런 온기를 느끼려는 안간힘”(『저녁의 무늬』)이라는 시인의 고백이 행간마다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지는 시집이다.
목차
빛의 소묘
춤
동면
꽃이 필 시간
저녁 꽃밭
칸나
싸리꽃
오리
어스름 새벽
미루나무
황새
地平
생일
비료푸대 발
송아지
흔적
낡은 리어카를 위한 목가
처마 끝
산수유꽃
빈들
下弦
구관조
백조
그곳
물들이 빛나네
나방
이 시장기
의자에 앉아 있는 눈사람
멍
파도
밤 산보
수문통
나귀 한마리
파도리에서
어느 개의 죽음
강물에 달빛이 떠 있다
당신의 눈에 지구가 반짝일 때
꽃바구니
골목의 하늘
봄
가을빛
겨울빛
나무들은 물 쪽으로 기운다
놀이터
중국집 앞 진달래
달
조용한 봄
옛집으로 가는 꿈
얼음 계곡
꽃담에 기대어
이별
오전, 창에 번지는 빛
해설 / 최현식
시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