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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청춘이다 눈물 돌고 피 돌게 하는 초목필담

고주환 저 | 글항아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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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7350833 / 308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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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산골마을 생활사와 구절양장의 현대사, 동양 전통 풍속을 긴밀하게 엮어낸 전인미답의 인문人紋 에세이. 산색은 강렬하고, 인간의 향기는 풍성하다. · ‘노인’ 아버지와 화살나무 양밥, 겨울 산의? 물참대 피리 · ‘눈이 발바닥’이셨던 어머니의 고광나무와 미나리물김치 · 도깨비집 소녀와 ‘가중나무’ · 법복, 군복, 미영치마 물들이던 ‘신나무’ · 누이의 못난이손톱 ‘살구나무’ · 부지런한 며느리의 홑잎나물 ‘화살나무’ · 작고 귀여운 애첩 같은 ‘고마리’ · 만이 누나의 방문 장식 ‘단풍나무’ · 청군 백군 칠하... 산골마을 생활사와 구절양장의 현대사, 동양 전통 풍속을 긴밀하게 엮어낸 전인미답의 인문人紋 에세이. 산색은 강렬하고, 인간의 향기는 풍성하다. · ‘노인’ 아버지와 화살나무 양밥, 겨울 산의 물참대 피리 · ‘눈이 발바닥’이셨던 어머니의 고광나무와 미나리물김치 · 도깨비집 소녀와 ‘가중나무’ · 법복, 군복, 미영치마 물들이던 ‘신나무’ · 누이의 못난이손톱 ‘살구나무’ · 부지런한 며느리의 홑잎나물 ‘화살나무’ · 작고 귀여운 애첩 같은 ‘고마리’ · 만이 누나의 방문 장식 ‘단풍나무’ · 청군 백군 칠하던 연필꽃 ‘붓꽃’ · 잡초 중의 잡초 ‘바랭이’ 책 소개 온대 활엽수림의 보고 치악산자락의 천연기념물인 성황림마을에서 태어나 나무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관심 속에 성장한 저자가 풀어내는 우리 일상속의 나무와 풀 이야기. 계절마다 치열하게 생명을 길어올리는 산천초목의 다양한 색채와 맛에 사람·역사·풍속·식물학 등의 지식을 얽어 풍성한 산색과 인간의 향취를 살뜰히 담아냈다. 수많은 씨앗과 함께 모체를 떠나 천신만고 끝에 이땅에 뿌리내린 나무와 풀들. 산천에 의연한 그 초록의 역사가 곧 청춘靑春의 표상이며, 생명력 있는 지식의 보고다. 우리가 아는 나무들의 몰랐던 이야기……. 새롭다, 친숙하다 강원도 치악산의 천연기념물인 성황림마을. 저자는 이곳에서 목수인 아버지와 나물꾼인 어머니의 늦둥이 아들로 나무에 대한 풍성한 경험 속에 자랐다. 요즘도 주말이면 저자는 물려받은 옛집 ‘엉클한 캐빈’으로 향한다. 그렇게 어린 날을 보낸 이 숲과 호흡을 같이하며 꾸준히 산을 누비고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산길을 걸었다. 그렇게 나무와 벗으로 또는 스승과 제자로 지내는 동안 저자의 앎들은 이를 축으로 깊게 자라난 것 같다. 저자는 과거 기억들 속에 자리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나무, 꽃, 산채의 고유한 이미지와 섬세하게 엮는다. 각 꼭지의 제목인 나무와 꽃의 이미지는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그것과 얽어낸 각종 지식은 자유분방하고 폭넓다. 나무와 풀에 관련된 역사나 유래를 짚으면서 독자의 시야를 넓혀주기도 하고, 사이사이 관련된 시, 노래 가사를 실어 공통의 추억을 환기하기도 한다. 문헌 자료며 도감의 지식을 뒤적이다가도 산골 민초의 입장에서 반론을 제기하고, 오직 삶으로, 생활로만 익힐 수 있었을 어떤 앎들을 지나가듯 무심히 내놓는다. 산골 마을을 생활 터전으로, 숲이며 개울을 놀이터로, 산나물을 사철 반찬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다수였던 시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과거지만 대중의 공감대에서 속수무책으로 멀어지고 있다. 때문인지 저자가 풀어놓는 이 숲향 진한 과거는 더없이 새롭고, 진귀하게 느껴진다. 산과 나무와 사람이 그대로 글이 된 것 같은 반가움과 신선함이 있다. 한편 책이 다루는 것은 우리 모두가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 들었던 것 같은 이야기, 내 이웃이었을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러한 공감대가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이 각자 기억 속에 있는 나무의 모습을 만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 ‘노인’ 아버지와 ‘눈이 발바닥’이셨던 어머니의 기억 ◎ 노인 아버지가 늦둥이 아들의 상처에 붙이려 어둔 산에서 꺾어온 화살나무 가지를 태워 만든 양밥 ◎ 나물산행 다니시던 어머니의 커다란 보따리에서 굴러나오던 보물 같은 산채 두릅 ◎ “농부의 산행에 빈손이란 없다”며 한손에 쥐어주시던 아버지의 물참대 피리 ◎ 관상화로 각광받기 반세기나 전, 마당에 정성껏 고광나무꽃(쇠영꽃)을 기르시던 어머니의 선견지명 저자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크다. 아버지가 이미 환갑이 다 되었을 때 늦둥이로 태어나 고등학교 가던 해 여의었다. “태어날 때부터 노인이었던 아버지.” 여러 번 등장하는 이 표현은 강한 여운을 남긴다. 주름진 손으로 향나무를 깎아 초등학생 막내의 연필을 깎아주시던 모습, 돕기 싫은 집안일을 돕다 나무선반에 긁혀 가시 박힌 막내의 상처에 붙여주려 어둔 산에서 화살나무를 꺾어와 말없이 태우시던 모습……. 철없는 막내아들을 ‘고만이(집안의 재물이 쌓이는 것을 막는 귀신)’라 부르면서도 꼭 달라는 돈에 얼마씩을 더 얹어주셨다는 노인 아버지의 주름진 웃음은 저자의 나무에 대한 기억 어디에나 굳게 얽혀 자리한다. 나물꾼이었던 어머니는 마당에 정성껏 가꿔놓은 고광나무 꽃을 보는 것을 즐기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늦둥이 아들의 하숙비를 보태려 ‘눈이 발바닥(까막눈)’인 채 남의집살이를 시작하신 어머니를 저자는 아프게 기억한다. “늦둥이 고만이 아들”이었던 저자가 지천명의 나이에 시작한 나무 공부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도감에서 ‘날개를 태운 재가 살에 박힌 가시를 빼내는 효과가 있다’는 화살나무에 대한 설명을 읽고 어린 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삼키는 저자는 그제야 늦둥이 막내로서 아비 없이 살아갈 세상에 적응시키려는 뜻으로 엄한 모습을 보이려 하셨던 아버지를 이해한다. 한편 직접 두릅 채취에 나서면서는 두릅을 딸 적마다 나뭇가지 채 부러질세라 조심을 하시던 어머니를 떠올리기도 한다. 2~3일의 짧은 채취 적기에 알맞게 거둔 두릅이 쇨까 노심초사하던 어머니를 비로소 이해하면서. · 유년의 추억과 마을사람들의 애환 ◎ 도망간 언니 대신 시집온 곰보 흥식의 어린 신부가 경상도에서 가져온, 자라지 않는 감나무 ◎ 뱀 잡기와 박쥐 사냥이 특기였던 거친 땅꾼의 아들 기태 형이 마을 코스모스 화단을 가꾸게 된 사연 ◎ 술만 먹으면 산골마을이 떠나가라 울분을 토해내던 용식이 아버지의 밥줄 조릿대(산죽) 책은 성황림마을에 살았던 혹은 마을을 스쳐갔던 다양한 군상을 그리고 있다. 나이 많은 곰보 신랑이 싫어 하루 만에 도망쳐버린 언니를 대신하여 열일곱 나이로 약초꾼의 움막에 시집온 처녀가 있었다. 아들 춘덕이를 낳고 남편의 일을 헌신적으로 도우며 부지런히 일하던 어린 각시는 어느 날 말없이 사라지는데, 이 딱한 일화의 복판에 한 그루의 감나무가 있다. 대견한 어린 각시는 고향에서 가져와 울 밖에 심은 감나무를 돌볼 때에만 잠시 집 밖에 나오곤 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 그 감나무는 어른 키 반만 한 채로 제대로 자라지를 않았다. 신부가 어떤 모진 맘을 먹었는지 어린 아들마저 두고 홀연히 도망친 뒤로, 홀로 남은 곰보 흥식은 신부가 혼수로 가져와 갖은 정성을 쏟았던 감나무가 죽은 자리에 대신 고욤나무를 심는다. 고대 중국의 농업 기술서에는 “감나무는 번식에서 대목으로 고욤나무를 쓴다”고 적고 있으나 우리 관용 표현으로는 “고욤 일흔이 감 하나만 못하”다 한다. 사립문을 열어놓고 신부를 기다리며 홀로 아들을 키우던 흥식은 마침내 고욤나무를 베어버리고 마을을 떠나고 마는데, 이 두 나무의 이미지가 어린 저자로서는 미처 알지 못했을 그들 사연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뱀 잡기며 나무 타기, 박쥐 사냥에 도가 텄으며 때로 신림양조장에서 져 올리던 술통의 술을 풀어 동네 애들을 먹이기도 했던 용감무쌍한 땅꾼의 아들 기태 형이 코스모스를 심던 사연 또한 인상적이다. 정부 지원 아래 마을 청소와 단장을 강권했던 시절, “본동 애향단장”이라는 완장을 손에 넣은 기태 형은 난생 처음으로 제도권 안에서 한자리 차지했다는 으쓱함 때문인지 돌연 말 잘 듣는 소년이 되어 동네 화단 조성에 열을 올리며 물주전자를 들고 분주히 뛰어다녔다. 당시의 블랙리스트와도 같았던 ‘불참자 명단’으로 아이들을 휘어잡고 권유 반 협박 반으로 애향단 활동에 매진하던 기태 형의 모습은 ‘관제구락부’가 전성하던 당시의 사회상과, 무서울 게 없어 보였지만 뱀 잡는

저자 소개

온대활엽수림의 보고 치악산자락의 천연기념물 제93호 성황림마을에서 태어나 목수인 부친의 영향으로 나무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관심 속에 성장했다. 공대를 나와 수도권에서 사업가의 길을 가면서도 고향집에 꾸준히 텃밭농사를 지으며 애정 어린 눈으로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 그리고 산천의 생태를 기록해왔다.
‘민초 작가이자 토속식물의 어원연구가’를 자처하며 풀과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민중의 생활 속 눈높이로 풀어낸 첫 번째 묶음인 『나무가 민중이다』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숲 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향후 치악산자락의 자연림과 역사유적 등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구상하며 주말마다 고향의 산야를 누빈다.


 

책 속에서

땅꾼의 아들인 기태 형은 더 늦기 전에 한글만은 깨치게 하겠다는 부친의 의지로 나이보다 서너 살 적은 아이들과 같이 학교에 다녔다. 형이 가장 잘하는 일은 땅꾼의 아들답게 역시 뱀 잡기였다. 마을 공동작업 때 뱀이 나오면 아주머니건 아저씨건 으레 “뱀이다!” 하지 않고 “기태야!” 했다. 그러면 기태 형은 번개처럼 뛰어와 이미 저만큼 풀숲으로 사라진 뱀을 구멍이 숭숭 뚫린 통일화 발로 재빨리 밟고는, 잡는다기보다 숫제 주워서 나오는 수준이었다. 돌 틈에 들어가 꼬리만 살짝 보이는 놈이건 독이 올라 똬리를 틀고 대가리를 흔들어대는 놈이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맨손으로 집어드는 기태 형이었다. 박쥐를 잡아 팔려고 한겨울에 오함마(큰 망치)로 횟골굴의 바위벽을 깨낸다거나, 한겨울에 보악소의 얼음을 깨고 비료 포대 가득 개구리를 잡는 그 담대함은 이미 초등학생이 아니었다. 가끔 인심 쓰듯 동네 조무래기들을 집으로 불러 뱀통에 든 뱀을 보여주는 일도 있었다. 온갖 종류가 뒤엉킨 뱀을 한 놈씩 집어내 ‘흑질백장’이네 ‘칠점사’네 이름과 값을 일러주며 “이놈한테 물리면 일곱 발짝도 못 가서 죽는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

— ‘애향단의 길꽃 코스모스’

***

소목으로 시작한 아버지의 목수일은 그 솜씨를 인정받아 이따금씩 집을 짓는 대목의 일거리도 받게 되었다. 부모님은 그렇게 번 돈을 전쟁통에 주워둔 탄약통에 모았는데 통에 돈이 가득 차면 땅뙈기를 사거나 송아지를 사서 이웃집에 장려소로 주면서 차츰 재산을 늘려갔다. 그리곤 형을 볼 때마다 “저눔을 낳고 나서 우리 집 재물이 늘어났어. 저눔이 화수분 단지여!” 하고 말씀하곤 하셨다.
아무리 꺼내 써도 재물이 줄지 않고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화수분’.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몇 년 뒤 어머니의 의지로 낳은 늦둥이 자식이 그 화수분 단지에 들어앉은 ‘고만이’가 될 줄. 고만이는 재물이나 벼슬이 오르는 것을 막아 늘 ‘고만큼’에 머무르게 한다는 귀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화수분 형과 고만이 막내는 그 천성부터가 달랐다. 중학교 땐 해마다 교복을 맞춰줘도 한 철만 지나면 누더기가 되었고 집안의 시계·라디오·전축·재봉틀 등 기계란 기계는 다 뜯어서 망가뜨리곤 했다. 게다가 툭하면 참고서다 뭐다 노인이신 부모님은 알아들을 수도 없는 명목으로 수시로 돈 뜯어가고, 고등학교 땐 남의 애 이빨을 부러뜨려 뭉칫돈이 나갔다. 육성회비다 참고서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늦둥이 아들에게 아버지는 “이제 돈 관리는 임자가 하구려! 저눔은 우리 집 고매이여 고매이” 하며 혀를 끌끌 차셨지만, 어떤 명목으로건 달라는 돈을 덜 주거나 안 주신 적은 없었다. 아버지는 내가 고등학교 들어가던 해 세상을 떠나셨는데 생전에 하시던 여러 말씀 중 고매이 아들인 내 귓전을 늘 맴도는 말이 있다. “핵교랑 농협이랑 병원은 다 도둑놈이여!”

— ‘작고 귀여운 애첩 같은 고마리’

***

소태나무 이름의 유래는 대부분 소의 태반처럼 쓴맛이라는 설명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의 태반을 빼앗아 먹지 않았다. 새끼를 낳은 어미소가 그 태반을 먹어야 기력을 빨리 회복하고 젖이 잘 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의 태반이 정말로 쓴지의 여부를 떠나서 이것이 쓴맛의 대명사로까지 굳어졌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 병이 나서 입맛이 싹 가셨거나 도를 넘어서는 소금기 같은 맛을 소태맛이라 한다. 단맛의 반대편에 쓴맛이 있다면 꿀맛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소태맛이라 할까? 소금을 태웠는지, 이 눈치 저 눈치에 오줌을 참다가 오줌소태에 걸린 새댁이 솥을 태웠는지, 진정한 유래를 알 길은 없으나, 해마다 새끼를 낳던 소 바라지를 하며 유년을 보냈던 민초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소의 태반처럼 쓴맛에서 비롯된 이름은 아닐 거라고, 조심스런 반론을 던진다.

— ‘젖 떼려고 바르던 쓴맛 소태나무’

***

주로 갈기 전의 밭이나 논두렁에서 뿌리째 캐던 2월의 들나물과 달리 산나물은 그 성상에 따라 채취 방법도 다양하다. 잎이 넓고 줄기가 연한 취나물 종류는 손으로 그냥 잡아 뜯으면 되니 “뜯는다”고 하며, 화살나무나 회나무 또는 광대싸리의 잎처럼 오밀조밀하게 난 작은 잎은 “훑어” 담는다. 두릅이나 개두릅 같이 굵은 순이나 고사리나 고비처럼 통통한 줄기를 가진 놈은 손으로 분질러 담아야 하니 “꺾는다”고 했으며 원추리나 미나지 등은 지상으로 올라온 부분이 적어 땅속줄기까지 칼로 잘라서 채취하기 때문에 “도린다”고 한다. 더덕이나 도라지 같이 깊이 박힌 뿌리나물은 호미나 괭이를 사용해서 “캐야” 했다.
산골마을 사람들은 “눈이 발바닥”이라며 스스로 문맹임을 자조하듯 말했지만 이들이 쓰던 표현의 정교함은 지금 생각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산행의 목표물이 뚜렷할 때에는 “두릅 꺾으러 가자”거나 “취나물 뜯으러 간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나물 하러 가자”는 이것저것 골고루 채취하러 가자는 의미이니 말의 토씨에 따라 행선지와 준비물을 달리했던 지혜가 녹아 있는 표현들이다.
성황림마을의 봄철에 지천인 나물들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이 산촌의 자랑스러운 나물꾼이셨던 우리 어머니의 아들로서 네 가지를 굳이 꼽으라면 더덕, 두릅, 고사리, 참취를 들고 싶다. 이 넷은 맛뿐 아니라 채취량과 가격도 좋아 돈이 귀하던 시절 오일장에 내다 팔아 요긴하게 쓰던 수입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 ‘산채의 제왕 두릅’

목차

목차
1부 삶生 우리 곁의 나무
1. 도깨비집 소녀와 ‘가중나무’
2. 미뚱지의 가시나무 ‘보리수나무’
3. 마을의 노인나무, ‘산사나무’
4. 근대화와 함께 자란 ‘미루나무’
5. 열일곱 춘덕 엄마의 하나뿐인? 혼수 ‘감나무’
6. 성황림의 붉은 행렬 ‘복자기나무’
7. 민초의 지팡이 ‘붉나무’
8. 봄이 오면 내 뿌리의 피눈물을 먹어라 ‘고로쇠나무’
9. 헛것을 본 듯 ‘귀룽나무’
10. 짙은 초록색의 우리말 ‘갈매나무’
11. 첫사랑 소녀의 서표 ‘은행나무’
12. 벽오동 심은 뜻은 ‘오동나무’
13. 법복, 군복, 미영치마 물들이던 ‘신나무’
14. 사쿠라에서 왕벚꽃으로! ‘벚나무’
15. 신을 향한 인간의 추파 ‘향나무’
16. 기름 발라 쪽찐 머리 ‘쪽동백나무’
17. 시린 청춘의 정점, 공단길의 ‘플라타너스’
2부 맛味 산채와 먹거리
1. 젖 떼려고 바르던 쓴맛 ‘소태나무’
2. 김치의 원조 ‘미나리’
3. 강남에서 온 옥빛 수수 ‘옥수수’
4 산채의 영의정 ‘더덕’
5 부지런한 며느리의 홑잎나물 ‘화살나무’
6 자시오 ‘잣나무’
7. 아버지의 도시락 ‘감자’
8 산중의 귀물貴物 ‘머루’
9 민초의 목숨줄 ‘콩’
10. 누이의 못난이손톱 ‘살구나무’
11. 고춧잎나물 ‘고추나무’
12. 산채의 제왕 ‘두릅’
3부 색色 유년의 꽃
1. 작고 귀여운 애첩 같은 ‘고마리’
2. 애향단의 길꽃 ‘코스모스’
3. 만이 누나의 방문 장식 ‘단풍나무’
4. 아버지가 만들어주던 겨울피리 ‘물참대’
5. 쌀에 섞인 돌 고르던 조릿대 ‘산죽’
6. 청군 백군 칠하던 연필꽃 ‘붓꽃’
7. 망국의 한恨 ‘아주까리’
8. 민족의 흥, 빙빙 돌아 ‘도라지’
9. 할머니의 소망 ‘할미꽃’
10. 잡초 중의 잡초 ‘바랭이’
11. ‘박꽃’에서 대박까지
12. 춘래불사춘, 청춘의 시린 추억 ‘목련’
13. 어머니가 남겨주신 쇠영꽃 ‘고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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