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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00165 / 136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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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푸른사상 시선 [101]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세계 성향숙 시인의 첫 시집 『엄마, 엄마들』에 실린 시들은 대체로 ‘유리 창문’을 경계로 바깥세상을 향하거나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온다. 어떤 대상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보다 어떤 의미로 체험되는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이다. 아니, 그 ‘유리 창문’을 경계로 두 관점의 대립 또는 긴장이 그녀의 시를 탄생시키는 발화점이다. 시적 질료와 정신 사이의 중간 영역으로서 섬세하면서도 무감각한 미묘체(微妙體)의 심적 영역에서 그녀의 상상력이 시작되며, 의식의 이편과 저편, 혹은 의식의 저편과 무의식의 이편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탄생하는... 시세계 성향숙 시인의 첫 시집 『엄마, 엄마들』에 실린 시들은 대체로 ‘유리 창문’을 경계로 바깥세상을 향하거나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온다. 어떤 대상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보다 어떤 의미로 체험되는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이다. 아니, 그 ‘유리 창문’을 경계로 두 관점의 대립 또는 긴장이 그녀의 시를 탄생시키는 발화점이다. 시적 질료와 정신 사이의 중간 영역으로서 섬세하면서도 무감각한 미묘체(微妙體)의 심적 영역에서 그녀의 상상력이 시작되며, 의식의 이편과 저편, 혹은 의식의 저편과 무의식의 이편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탄생하는 것이 그녀의 시들이다. 획 까마귀 지나간다 숨어 다니는 길목에 푸른 의자 내놓고 부서지는 시간에 기대앉는다 뒤통수에 손깍지 끼고 무릎 웅크린 평화로운 감옥 시선은 고정되고 창백한 관자놀이에 무소음 총 겨눈다 세계는 일제히 일어섰다가 와르르 무너진다 밤도 낮도 없는 기이한 현상들 느닷없이 검은 개가 어슬렁거린다 쏟아져 내리는 매미 울음소리 의식 밖에서 기능하고 곰삭은 햇살은 비린내 타고 풍겨온다 유리 바깥에 밝은 풍경들 수시로 재배치된다 전략은 이 세계를 견고히 하는 것 몸은 물고기처럼 움찔할 뿐 오후는 허름하고 수풀 무성하다 새까만 개미들이 집채 만 한 나뭇잎 짊어지고 허기와 상징과 나태를 연결한다 툭툭 건드리는 노란 나비와 빨간 파마머리 꽃의 손짓은 공기만큼 투명하다 자주 바뀌는 메시지는 공허할 뿐 아이의 울음과 웃음은 구름처럼 가깝다 빠르게 회전하는 눈알은 바깥과의 은밀한 타협점이다 낯선 세계로의 접속은 비요일 오후 순간 이동이다 이동 경로는 밝혀진 바 없지만 우연히 나를 지켜보던 엉덩이처럼 매끈한 구름만이 유일한 목격자일 뿐, ―「나의 납치법」 전문 예컨대 “숨어 다니는 길목에 푸른 의자 내놓고” 앉아 고정시킨 시선에 보이는 “밤도 낮도 없는 기이한 의식 밖의 현상들”과 “유리 창문 바깥의 밝은 풍경” 사이가 그렇다. “느닷없이 검은 개”가 출몰하는 환상과 풍경들을 “수시로 재배치”하려는 시도는 의식과 무의식 세계 사이의 긴장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무의식적 상황의 통제나 억압을 통해 자신이 마주선 “세계를 견고히 하”려는 “나”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빠르게 회전하는 눈알”은 “낯선 세계로의 접속”이자 “바깥과의 은밀한 타협점”(「나의 납치법」)인 셈이다. 인간의 정신은 서로 용납되지 않는 충동, 억제와 격정이 부글거리는 혼합물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있다. 어둠과 밝음, 창조와 파괴와 같은 대극의 존재가 외부와 내부,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분열과 합일에 대한 갈망이 ‘창문’의 상상력으로 이어졌으며, 무엇보다도 사물의 양가성 또는 대극을 주목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깊은 눈의 그물막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핏발 선 사물들 큰 눈 질끈 인형처럼 썩둑 잘라낸다 아무도 모르게 잘린 풍경들이 뒤통수로 숨는다 집에 두고 나온 풍경과 밖에 두고 들어온 풍경이 된다 ―「깜빡깜빡,」 부분 서쪽으로 초승달 속 모래언덕이 통째 이동하고 밤새 눈 맞으며 눈사람 되는, 먹은 음식이 비겁한 똥냄새 되는 야만적 거리 눈 깜,빡,하는 사이 죽음의 글자를 읽게 된 여인처럼* 길 끝에 당도하기 전 삶을 다 읽은 사내처럼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눈송이 흘러나오고 ―「빠른 거울과 느린 거울 사이」 부분 성향숙 시인의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른바 ‘깜박’은 단지 계량 가능한 물리적이고 단편적인 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침 묻힌 연필로” 문장에 “밑줄을 긋던 순간”에 들려왔던 “부음”(「구십구 쪽 밑에서 두 번째 줄」)처럼 극히 짧은 순간을 의미하는 ‘깜빡’ 시간은 무의식의 원형 배열과 시간의 ‘현상’과의 관계를 드러내는 원형적 사건의 동시성을 가리킨다. “길 끝에 당도하기 전 삶을 다 읽은 사내처럼” “눈 깜, 빡, 하는 사이”(「빠른 거울과 느린 거울 사이」)는 무의식 속에서 죽고 다시 부활하는 순간이자 리비도의 죽음과 재생을 맛보는 의식이 깨었다가 소멸하는 시간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성향숙 시인의 파편화되고 조각난 ‘깜빡’의 시간의식은 그걸 통하여 원초적인 존재의 광대무변한 힘을 체험하고 살아 있음의 환희가 드러나는 순간과 거리가 멀다. 고통과 슬픔, 폭력과 죽음을 체험하는 순간과 연결되어 있다. 정확성과 정밀성을 바탕으로 육안으로 접근할 수 없는, “시간의 퍼즐”에 자신의 생체 리듬을 맞춰야 하는 현대인의 시계“시간”(「봄눈」)에 맞춰져 있다. 그야말로 “젖꼭지 같은 초인종 눌러도 여자가 연상되지 않는”(「그랜드파더 클락 세븐맨」) 남성 중심적인 자본주의 사회의 “눈을 하얗게 까뒤집으며 경기를 일으키는” 비극적 “시간”(「열한 번째 시간」)의식이 그녀의 시를 지배하고 있다. 그녀의 시들은 궁극적으로 숨어 있는 근원적 언어로서 활성화된 무의식과 대면하는 작업이며, 이 고삐 풀린 대극들을 다시 중재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까 “깊은 잠이 들었다가” “잦은 울부짖음”에 “정신이 번쩍” 들게 한 “내 안의 어린아이”(「아스피린의 습관」)는 그녀의 의식과 대면하기를 요구하는 내적인 대자(對者, Gegenber)이자 정신적 비자아의 근원적 체험으로 ‘영원한 소년(Puer Aeternus)’의 원형을 나타낸다. 그리고 “찬란한 태양빛에 눈뜬/오래전 이미 소멸된 환환 어둠들”(「오후의 눈빛들」)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혼돈을 벗어나 그들 사이의 화해로운 소통의 징후이다. 성향숙 시인의 앞으로의 시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녀의 시들은 “바닥에 납작 대지가 궁금한 흰 눈송이의 활짝 열린 창”(「알 수도 있는 것들의 목록」)이 보여주듯, 지금 차츰 의식의 혼란이나 충격을 벗어나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는 그녀만의 심층심리적 우주 진화론을 열어가는 출발점에 서 있다. 추천의 글 어쩌면 우리 세대는 알 수 없는 폭력의 그늘을 다 같이 비슷하게 치고 있을 것이다. 그 폭력이 한숨이 되고 삶의 의지가 되고 미학이 되는 세월을 살아왔을 것이다. 다만 이것을 드러내는 방법만큼은 다들 달라, 우리는 여기서 성향숙만의 표현법을 만나 문득 자세를 바로잡는다. 이렇듯 질기게 내면으로 파고들거나, 드잡도록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를 쉬 찾아보지 못하리라. 폭력을 이겨내면 의연해지듯이, 성향숙의 의연한, 의연해지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시편을 읽으며, 더불어 삶의 깊은 속에서 우리를 불러내는 맑은 진실을 마주하여 기쁘다. - 고운기(시인·한양대 교수) 지상의 꽃들은 제 가장 어두운 내부를 뚫고 피어나 가장 환한 빛깔을 발한다. 시인에게 모든 존재란, 갖가지 방식으로 꽃이 되려고 애쓰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꽃 속의 꽃, 꽃 밖의 꽃으로 단순하게 구분되는 생의 시간들이란 “꽃 울음에 대한 담론”인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 시간의 꽃을 숭배하거나 노래하거나 혹은 잠시 꽃들 속에 해와 달을 가둬놓고 우스꽝스런 의식을 행한다. 그 덧없음을 우리는 날들이라 부르고 시인은 다만 꽃이라 부른다. 모든 날들은 저마다 제 울음을 증명하듯 꽃을 피워내고 향기를 발하며 개별적 역사를 기록하지만, 어떤 향기는 외부로부터 온다. 그러나 “바깥바람 향기는 가시처럼 치명적”이고, 세계의 풍경은 늘 같은 요일 같은 구름의 장면을 반복한다. “햇빛과 달빛의 구분은 모호”해지고 세계는 정물화처럼 고독해진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다시 자신의 외부에 상처를 새기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젖은 불꽃
외눈박이 보름달
그랜드파더 클락 세븐맨
구름에 대한 소문
수면제 삼킨 달력
유리알 유희
나의 납치법
마주 보는 거울
엄마, 엄마들
고독의 밑바탕
파경
빠른 거울과 느린 거울 사이
사과라는 말에 이빨이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제2부
구멍 속의 방
나의 친애하는 적
깜빡깜빡,
느린 우체통
윤장대
오, 숨 막히는
사이
잠의 회복
꿈을 빌려드립니다
1월, 카운트다운
봄눈
열한 번째 시간
발자국
제3부
이미지
공중에 매달린 것들
주름을 펼치다
블루 마운틴
껍질들
1994, 가을, 아침
갈라파고스 거북이를 위한 세레나데
에클로 마을의 빵 굽는 사람
민들레
계란의 재구성
평범한 창문
서랍
구십구 쪽 밑에서 두 번째 줄
제4부
정체성
돌풍
거미
지금 부딪치세요!
알 수도 있는 것들의 목록
오후의 눈빛들
말초신경 속의 물고기
봄날은 간다
아스피린의 습관
여름의 조각들
약간
전사술
표면장력
해설 대극의 합일과 엄마 찾기 - 임동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