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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쓰기 그리고 살기

김열규 저 | 한울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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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47105 / 224쪽 223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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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여기 한 사람이 고개 숙이고는 책에 눈을 박고 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부처처럼 옴짝 않던 그가 문득 한 페이지의 끝에 시선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긴다. 이제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오직 책과 거기 박힌 시선이 있을 뿐이다. 심경은 우거진 숲속, 고요한 달밤의 늪과 같다. 그야말로 한 오리의 흔들림도 없다. 황홀한 도취다.
_ ‘그래도 여전할 글 읽기의 기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32년 2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2013년 10월 그곳에서 영면했다. 일제 강점기였던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으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조국의 광복을 맞았으나 이내 좌우익의 정치적 파란 속에 사춘기를 보냈다. 부친의 좌익 성향으로 어려워진 형편 속에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한국전쟁이 일어나 부산으로 피란했다가 전쟁 후 폐허가 된 서울로 돌아와 대학원을 마쳤다.


한국의 근현대사와 삶의 궤적을 함께했기에 한국인과 한국문학, 한국의 민속에 천착했으며 국문학과 민속학을 아우르는 한국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새로이 열어냈다. 1963년 29세에 강단에 서기 시작한 후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객원교수, U.C 버클리대 객원교수 등을 거쳐 1992년 퇴임할 때까지 30여 년 동안 배움과 가르침, 연구와 집필에 골몰했다. 수많은 제자는 그를 인생과 학문을 소년처럼 즐기고 사랑한 스승으로 기억한다.


퇴임 후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돌아가 인제대 교수와 계명대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지리산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토록 사랑한 고향 마을의 뒷산과 앞바다 품에서 22년 동안 밭을 일구고 산책을 했으며 한 해에 한 권이 넘는 책을 펴내는 열정적인 글쓰기를 이어갔다. 여행과 수영, 산행을 즐겼으며 고전음악과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모차르트와 브람스, 말러를 즐겨 들었고 토마스 만과 헤르만 헤세, 릴케를 사랑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삶과 죽음, 인간의 본질을 묻고 이를 글로 답한 그의 묘비에는 “인생의, 최후 일전의 결말이 죽음이 되게 해야 한다.”라는 비문이 새겨졌다.


평생 동안 70여 권에 이르는 책을 출간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한국인의 자서전》, 《한국민속과 문학연구》, 《한국신화와 무속연구》, 《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이젠 없는 것들 1・2》, 《읽기 쓰기 그리고 살기》, 《한국신화 그 매혹의 스토리텔링》, 《상징으로 말하는 한국인 한국문화》, 《한국인 우리들은 누구인가》, 《한국문학 형태론》, 《한국인의 에로스》, 《한국인의 신화》, 《독서》, 《공부》, 《노년의 즐거움》, 《아흔 즈음에》 등이 있다.

머리말

 

책 속에서

여기 한 사람이 고개 숙이고는 책에 눈을 박고 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부처처럼 옴짝 않던 그가 문득 한 페이지의 끝에 시선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긴다. 이제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오직 책과 거기 박힌 시선이 있을 뿐이다. 심경은 우거진 숲속, 고요한 달밤의 늪과 같다. 그야말로 한 오리의 흔들림도 없다. 황홀한 도취다.
이런 경지 또한 독서삼매인데, 삼매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마디samahdi’로서 마음을 외곬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54쪽, ‘그래도 여전할 글 읽기의 기본’ 중에서)

또 한 번 시대가 달라지면서 읽기는 작가의 내심에서 바깥 세계로 나오게 된다. 예술과 문학은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현실 세계, 객관적인 세계로 시선을 던지게 된다. 그 결과 이상이나 상상 또는 이념 등에는 등을 돌리고 오직 ‘현실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사실주의가 예술과 문학의 역사에 등장한다. 사실주의에 겹쳐 자연주의도 빛을 보게 된다.
사실주의의 이념을 아주 간략하게 얘기하면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다. 현실을 실제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예술 작품에 옮겨놓는 것을 중시한다. 예술 작품은 흔히 거울에 견주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사실주의는 흔히 부르주아라고 일컬어지는 시민 위주의 사회 형성과 짝을 짓고 있다. (66쪽, ‘읽기의 역사, 무엇을 어떻게 읽어왔나’ 중에서)

세상은 기호로 넘쳐난다. 산다는 것은 기호를 쓰는 일이고 그것을 읽는 일이다. 기호 쓰기와 읽기를 통해 우리 각자는 사회인이 된다. 비로소 인간다워진다. 인간을 규정할 때 ‘호모 링구아Homo lingua’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인간은 언어를 씀으로써 비로소 인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을 ‘호모 시그눔homo signum’, 곧 기호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기호를 쓰고 읽음으로써 인간 조건이 채워지는 것이다. (80쪽, ‘기호와 텍스트’ 중에서)

책벌레라는 말은 퍽 재미있다. 곤충의 유충이 풀잎이나 나뭇잎을 먹듯이 책을 먹어대는 것이 문자 그대로 책벌레일 것이다. 실제로 책을 입으로 먹어대는 사람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거의 먹는다고 해도 좋을 지경으로 책을 읽을 수는 있다. 누군가가 눈은 책에 박은 채 골똘하게 책을 읽을 때가 그렇다. 그가 침 바른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무심한 듯 책장을 계속 넘겨댈 때, 그것으로 그는 무심코 책을 핥아먹는 게 된다. (…) 또 있다. 누군가가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다 말고는 책상 위에 놓인 책에 얼굴을 파묻고 꾸벅꾸벅 졸다가 드디어 깊이 잠이 들었다고 치자. 한참을 그러고 있으면 입술 새로 흐른 침이 책을 적시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가 잠꼬대를 하느라고 움찍대는 입술로 책을 핥는다 치면 어떻게 될까? (97쪽, ‘글과 말과 책과 북’ 중에서)

산봉우리에서 먼 경관을 지켜볼 때, 또는 해변에 서서 섬들이 띄엄띄엄 자리 잡은 먼 바다를 내다볼 때, 우리는 어떻게 보게 될까?
우선은 먼 데 바라기를 한다. 시계視界 가득, 한눈에 드는 크고 넓은 풍광을 조망하게 된다. 자연 풍경의 전체 모습, 곧 대의를 잡는 셈이 될 것이다. 그런 다음 찬찬히 산들의 능선과 계곡을 낱낱이 살필 것이다. 바다라면 섬들의 모습과 건너편 물가의 산 그림자를 살피게 될 것이다. 자연 풍광의 문단을 읽는다고 비유해서 말해도 좋을 것 같다. 남이나 사람을 볼 때도 크게는 다를 바 없다. 먼저 그 사람의 전체 풍모며 풍채를 볼 것이다. 전체 인상을 읽어내면서 사람의 대의를 읽을 것이다. 그리곤 팔다리의 몰골이며 얼굴의 모습 그리고 눈빛을 보면서 그 사람의 문단을 읽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글 읽기의 그물 치기고 죄어 읽기다. 그게 끝나고 나면 바야흐로 파고들기의 읽기를 할 차례다. (141쪽, ‘파고들기로 읽기’ 중에서)

읽기 쓰기 그리고 살기

편집: 김경아(031-955-0624)
마케팅: 서정률(031-955-0608)
주소: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도시 광인사길 153(문발동 507-14) 한울시소빌딩 3층
대표전화: 031-955-0655 팩스: 031-955-0656
홈페이지: www.hanulbooks.co.kr

목차

머리말_고쳐 생각하는 읽기와 쓰기

총론_ 읽기·쓰기 그 신세계 발견과 자기 창조
1. 읽기의 여러 곡절
2. 쓰기, 짓기의 만만찮은 모습

첫째 대목_새로운 오늘날의 읽기·쓰기
1. 디지털 시대의 읽기와 쓰기?
2. 그래도 여전할 글 읽기의 기본
3. ‘독서삼절’의 궁극, 사물과 세상의 주인 되기

둘째 대목_읽기와 텍스트 그리고 책
1. 읽기의 역사, 무엇을 어떻게 읽어왔나?
2. 기호와 텍스트
3. 글과 말과 책과 북
4. 나의 책 읽기, 멋 누리기

셋째 대목_읽기의 실제 전략 전술
1. 큰 그물 치기: 대의 읽어내기
2. 또 다른 그물 치기: 대의 잡기의 또 다른 보기
3. 다시 또 다른 그물치기
4. 죄어들기로 읽기
5. 파고들기로 읽기
6. 마무리 읽기, 키워드 잡기

넷째 대목_쓰기, 짓기의 실제 전략
1. 글쓰기의 유혹
2. 글이란 것, 그건 세상이고 세계다
3. 착상과 구상 그리고 아우트라인
4. 글짓기의 실제(1), ‘매화꽃 앞에서’
5. 글짓기의 실제(2), ‘스마트폰 들고서’

다섯째 대목_글의 갈래와 종류 그리고 그 읽기와 쓰기
1. 글, 그 인생박물관, 인간 백과사전
2. 한마디로 글이라지만:갖가지의 글
3. 글이란 그 대단한 것
4. 네 가지 글의 종류: 논증, 설명, 묘사, 서사
5. 논증이란 그 까다로운 것: 논술과 관련해서
6. 또 다른 논증: 거듭 논술과 관련해서
7. 논술과 논증, 그 쌍둥이의 관계
8. 설명의 구실은, 그 이모저모
9. 묘사의 재미: 읽는 사람의 감각도 되살아나는
10. 서사, 그 엎치락뒤치락

마무리_평생을 읽고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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