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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굶는다 경제에세이 in LA

임유 저 | 한울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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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46641 / 270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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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부터 10년간 한일리스금융에서 근무했다. 기업대출을 담당하고 자금과장 등을 거치면서 금융의 실무를 익혔다. 이 시기 전국리스노조협의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사무직 노조운동의 최일선에 서기도 했다. 이후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중소기업 대표를 역임하는 등 경영자의 길을 걷다 2002년에 들어와서 국민의 정부 청와대에 합류함으로써 정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른바 노사정 모두를 경험한 것이다. 참여정부 초반까지 청와대 행정관으로 재직하다 친정이랄 수 있는 여신금융협회 상무로 복귀했다. 2008년에는 미국 남가주대학교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도미를 감행, 이후 한국 금융회사 미국현지법인 대표와 미주헤럴드경제 대표를 거치는 등 약 4년간 미국을 경험하다 2012년 초 귀국했다.



책 속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졸고가 수십 년 세월을 살아낸 이민자들의 식견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정보로 승부할 수도 없는 노릇! 인터넷의 바다를 뒤지면 살아 있는 고급 정보가 지천인데 무슨 재주로 미국생활의 ‘비기’를 선보일 수 있겠는가. 괜히 책 쓴다고 객기를 부린 것 같았다. 고민,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나의 전공을 살려 미국의 경제 이야기를 쓰기로 말이다. 배우고 익힌 것이 금융이니 그 출발점은 당연 그곳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은행에 들르고 금융인들과 인터뷰도 하고 신문과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지치고 말았다. 전문가적 식견이나 지식이라는 것이 본디 일거에 얻어지는 것이 아닐진대 욕심이 과했다. 또 한 번의 궤도 수정이 필요했다. 미국을 바라보되 경제현상에 천착할 것, 때론 앞뒤가 맞지 않을지언정 철저히 나의 목소리로 나의 얘기를 풀어낼 것, 뭐 이런 식이었다.
쓰다 보니 한정 없고 말자니 아쉬웠다. 세상물정 모르고 좌충우돌했던 초기 몇 달간의 정착기(생존기)와 소소한 하루하루의 일상을 담은 생활기는 덤으로 보탰다. 코리아타운의 애환과 직장생활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의 얘기 또한 버릴 수 없었다. 느낌과 감상에 머물지 않고 중간 중간에 생생한 현장정보를 담으려 애썼다. 새로이 미국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의 편향으로 인해 혹여 독자들이 미국생활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부디 감안해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11~12쪽)

미국 사람들에게 집은 그리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었다. 우리처럼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뛰는 것도 아니고 재산세(연 1퍼센트 내외)를 포함해서 소유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굳이 집을 장만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IT버블이 꺼지고 초저금리 상황이 연출되자 갈 데 없는 천문학적 금융자본이 부동산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 신용 상태와 소득에 따라 결정되던 주택대출 관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신의 소득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자에게 집값의 90퍼센트(때론 100퍼센트까지)를 빌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사면 오르니 집 팔아 갚으면 된다는 식의 투기광풍이 몰아친 것이다. 성공신화에 잔뜩 고무된 금융자본은 이렇게 만들어진 모기지Mortgage(주택저당채권)를 섞고 또 섞어 금융파생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신기를 발휘한다. 신용평가회사가 한몫 거들자(A학점을 남발한다)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그 돈은 또다시 새로운 모기지에 쓰인다. 그러나 끝없이 오를 줄만 알았던 집값 상승이 멈추고 때 맞춰 금리가 오르자 상환 능력이 없는 차입자들이 하나둘씩 빚 상환을 거부하기에 이른다. 언터처블 성공신화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말이다. (17쪽)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인간이 집단적으로 망가지는 것일까. 이리저리 그 이유를 궁리해보지만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참을성 혹은 인내심 같은 인간의 기본적 본성이 우리와 달라서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파괴해버릴 수 있는 자본주의의 마성이 소비의 천국인 미국에서 보다 강렬하게 관철되고 있기 때문일 거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1퍼센트의 가진 자들이야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언제 어느 때고 어떤 가격을 주고라도 살 수 있겠지만, 99퍼센트에 이르는 중산층 혹은 서민이야 단 1달러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고난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기에 ‘폭탄세일’과 ‘한정판매’라는 악마의 유혹은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고가의 물건을, 그것도 내 아이가 그렇게 갖고 싶어 하는 것인데 하룻밤의 고통과 악다구니만으로 쟁취할 수 있다니, 지옥불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욕망의 지옥 불 말이다. (107쪽)

한미 FTA에 대한 논쟁의 이면에는 현실론과 명분론이 혼재해 있다. 찬성 측은 통상국가라는 ‘현실’에 입각해 FTA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적 필수라 주장하고, 반대론자는 척박한 내수시장의 ‘현실’을 들어 FTA가 가져올 중소기업의 괴멸을 우려한다.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국제적인 무역전쟁 속에서 적극적인 시장개방이야말로 국가 명운이 걸린 ‘명분’이라 주장하는 찬성파가 있는 반면, 우리보다 더 견고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경쟁국도 결행을 주저하는 FTA를, 그것도 세계 최강대국과 맺으려는 것 자체가 국가 미래를 담보로 도박을 벌이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며 결사 저지를 외치는 언필칭 ‘명분론자’도 있다. 찬성이 ‘대세’를 거론한다면 반대는 ‘주권’과 ‘자존’을 내세운다.(164쪽)

미국이 기침하면 우리는 몸살을 앓는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우리 주식시장은 남보다 한 발 앞서 폭락의 장을 연출한다.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은 자신만 살아남겠다며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인다. 멀쩡한 기업도 자금회수 앞에는 속수무책이다. 캐피탈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금리는 둘째 치고 조달이 막힌다. 그나마 몇 푼 안 되는 돈마저 은행이 거둬들이니 돌아올 자금이 없다. 흑자부도의 공포가 엄습해온다. 자산가치 폭락에 위기를 느낀 한국의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다. 기업은 망가지고 금융도 죽음의 길을 재촉한다. 한국판 ‘저주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순간이다. 원인만 다를 뿐 한국이나 미국에서의 전개양상은 너무나 흡사하다.(199쪽)

나의 관심은 오로지 그 ‘폭탄’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경제를 향할 뿐이다. 우리의 몇 배는 족히 됨직한 저 방대한 규모의 경찰 숫자가 관심이고, 세금이 아닌 범칙금으로 경찰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그것이다. 경찰의 월급을 주기 위해 벌금 폭탄을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저 많은 경찰을 먹여 살리려면 세금만으로는 되지 않을 터, 범칙금도 그에 상응해서 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아니 그 반대로, 교통질서를 잡기 위해 벌금 폭탄을 도입한 결과 그 수입으로 더 많은 경찰 인력의 운용이 가능했다고 보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경찰 일자리가 늘어난 건 사실이니 말이다. 발에 차인다는 수많은 변호사들도 ‘폭탄’ 정도는 돼야 소송이고 뭐고 할 것이기에 최소한 그들의 밥벌이를 위해서라도 벌금은 높아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법률 영역의 일자리(변호사들이 고용하는 사무원들을 생각해보라)도 조금은 늘지 않았을까? (262쪽)

목차

목차
프롤로그
금융 공화국의 몰락
01 서브프라임 모기지, 잔치는 끝났다
02 집값 폭락이 주는 공포와 희망의 아이러니
03 선진금융에 대한 거친 생각
04 급전이 필요하십니까
05 은행이 망해도
06 디폴트 전?쟁과 승자의 저주
07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주택 모기지 이자율
08 학자금 융자, 빚이 빚을 낳다
09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10 월가를 점령하라
소비만이 살 길?
01 사라진 종이 쿠폰과 IT 강국의 굴욕
02 마켓 천국
03 가스 값을 통해 본 미국의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04 블랙 프라이데이, 날이 밝다
05 서머타임과 내수 경제
06 한인경제의 젖줄, 자버시장
한미 FTA, 빛과 그림자
01 자유무역협정(FTA), 그 역사적 맥락
02 한미 자유무역협정, 그 시작과 끝
03 한미 자유무역협정, 쟁점 분석
04 한미 FTA, 독배인가 성배인가
05 한미 FTA에 환호하는 한인사회
LA 이야기
01 타운하우스에 꽂히다
02 미국 은행 엿보기
03 미국의 정치 현장을 기웃거리다
04 집 나간 환율 군에게 부치는 편지
05 캐피탈업계에 지원을 허하라
06 경매로 쫓겨나고, 보증금 강탈당하고
07 체크, 넌 뭐냐
08 코리아타운, 난 지금 한국에 살고 있다
09 아프지 말지어다
10 정원이 있는 그림 같은 집, 그러나……
11 이민으로 돈 버는 나라
12 대한민국 발명 특허, 대리운전
13 한인은행, 너무 많다
14 주식 투자, 한 방 블루스
15 경찰, 벌금 폭탄 그리고 경제
에필로그
이미 떠나버린 나의 대통령에게!
그저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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