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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친화력

시리즈 : 발터 벤야민 선집 [10]

발터 벤야민 저 | 최성만 역 | 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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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450611 / 280쪽 145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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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괴테 『친화력』 비평을 통해 독일 문학비평의 전범을 세우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의 박사학위 논문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1919), 그리고 교수자격 논문인 『독일 비애극의 원천』(1928)과 함께 초ㆍ중기 그의 주요 3대 저작 가운데 하나로 중요한 작품이다. 그의 초기 사상의 여러 모티프가 농축되어 있는 이 에세이를 통해 그는 독일 문학비평의 전범을 세우게 된다. 여기서 그는 무엇보다 자신이 처음부터 추구했던 '철학적 비평'의 이론과 실제를 전개한다.
벤야민이 괴테의 작품을 선택한 것은 여러 차원에서 깊은 의미가 있다. 우선 괴테는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 작가이기도 하거니와, 괴테의 사상은 벤야민이 자신의 비평관을 정립하거나 여러 이론적 성찰을 할 때 끊임없이 참조했으며, 또한 벤야민이 근대 독일 문학비평의 모범으로 본 『아테나움』(AtheN?um)이라는 잡지에서 혁신적인 비평 활동을 펼친 초기 낭만파가 철학적 비평의 전범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비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야민과 괴테의 관계는 흔히 우리에게 알려진 전통적인 괴테 문헌학의 맥락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괴테를 당대를 지배하던 정신사적 문예학에서 다루는 방식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이 에세이에서 당시의 문예학을 지배해온 관찰 방식, 특히 '괴테 숭배'의 분위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전개한다. 그는 이 에세이를 그러한 관찰 방식과 분위기의 중심에 있는 당대 문예학의 거장 프리드리히 군돌프(Friedrich Gundolf)의 괴테 해석에 대한 심판으로 의도했다고 밝힐 정도이다. 여하튼 이 에세이는 초기에 일찍 형성된 그의 비평관을 비롯해 미학, 예술철학, 언어철학, 역사철학적 사상의 모티프들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에서 벤야민 사상의 연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저술임에 틀림없다.

문헌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비평의 방법론에 대한 철학적 성찰 전개
예술철학적 비평으로 의도된 이 에세이는 형이상학적ㆍ신학적 사유를 곳곳에서 직설적으로 표명하고 있으며, 특히 글의 형식과 구성을 두고 볼 때 작가, 작품, 사조에 대한 통상적인 문헌학적 해석과는 전혀 다른 '비의적'이고 '밀폐적'인 글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에세이는 우선 단락은 있지만 아무런 소제목도 없이 한 덩어리로 이어지는 글이며 ― 상세한 목차는 벤야민의 유고에서 발견되었다 ― 언어와 문체도 고도로 심미적인 특질을 띠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이러한 비평의 특징은 우선 비평이 작품에 대한 분석이나 해석이 아니라 그 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그 대상에서 촉발된 제2의 창작과 같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왜냐하면 벤야민은 나중에 자신의 이 비평을 두고 회고하기를, \"작품을 그 자체로부터 밝혀내고자 한 생각\"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벤야민은 이 에세이에서 괴테의 소설에 대한 철학적 비평을 시도하고 또한 비평의 방법론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연관된 새로운 개념들을 도입하지만 그것을 작품에 대한 철저히 내재적이고 문헌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전개한다. 이것은 에세이 모두(冒頭)에서 그가 비평이 추구한다고 정의한 '진리내용'이 결국 '사실내용'의 진리내용으로 판명된다고 하는 언명에도 상응한다. 따라서 진리내용을 추구하는 비평은 사실내용을 추구하는 주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고, 문헌학은 비평과 구별되면서도 비평의 근거가 되는데, 그렇다면 결국 비평은 주해의 자기인식인 셈이다.
이 에세이에서 또 한 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구성이 『독일 비애극의 원천』에서와 마찬가지로 변증법적인 삼분(三分) 구조를 취하는 점이다. 즉 전체를 이루는 세 개의 장은 각각 \"정립으로서의 신화\", \"반정립으로서의 구원\", \"종합으로서의 희망\"으로 나뉜다. 또한 각각의 장은 내재비평의 원칙들을 각각 주해와 전기와 철학과의 관계 속에서 서술하는 이론적 성찰들로 시작한다. 그런데 종합에 구원이 아니라 '희망의 신비'(Mysterium)가 놓인다는 점도 특이하다. 왜냐하면 신화적 폭력이 정립이라면 우리는 그에 대한 비판이 반정립이 되고 결국 소설을 구원하는 것이 종합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당대의 문학 거장, 호프만스탈로부터 격찬을 받은 에세이

이 에세이는 원래 벤야민 자신이 편집을 맡아 창간하려던 『새로운 천사』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때마침 친구의 소개로 당시 독일 굴지의 작가로서 문단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던 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에 추천되어 그가 편집하던 『신독일 기고』에 실리게 된다. 호프만스탈은 이 에세이에 대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이 비밀을 파고들어가면서 서술에서 지고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글이라고 하면서, \"그 아름다움은 전적으로 확실하고 순수한 사유에서 생겨나고 있다\"고 상찬했다. 벤야민 자신도 비평계에서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려던 참이었고, 아직 이렇다 할 인정을 받지 못하던 차에 호프만스탈이 보여준 전혀 가식적이지 않은 호의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이번 선집 제10권에는 이 에세이 외에도 관련 노트와 게르숌 숄렘에 의해 청탁 받아 쓴 백과서전 항목 「괴테」도 수록하여 벤야민의 '괴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 소개

독일 출신의 유태계 언어철학자, 번역가, 좌파 지식인으로서 한때 20세기 독일어권 최고의 비평가로 자처하기도 했다. 베를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뮌헨 대학 등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나중에 평생의 친구이자 유대사상에서 지적 동반자가 된 게르숌 숄렘을 만난다. 전쟁을 피해 스위스로 간 그는 1919년 [독일낭만주의 비평개념]에 대한 연구로 베른 대학에서 최우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신문과 잡지에 기고를 하거나 번역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괴테의 소설에 대한 비평문 [괴테의 친화력]을 통해 당대의 보수적인 문예학의 풍토를 비판하기도 한다. 1924년 교수자격 논문인 [독일 비극의 원천]을 집필 하지만, 아카데미 세계로 진출하려던 계획은 결국 좌절하고 만다. 같은 해 알게 된 연인 아샤 라치스 이외에 나중에 베르톨트 브레히트에게서 유물론적 사유의 영향을 받으면서 비평, 번역, 방송 활동을 펼쳐나간다. 1928년 출간된 철학적인 아포리즘 모음집 [일방통행로]는 그가 즐겨 왕래하던 프랑스에서 당시 태동한 초현실주의 운동에서 받은 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나중에 그의 정신적 유산의 관리자가 된 테오도르 아도르노를 비롯해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를 알게 되면서 이들과 지적 교분을 나눈다. 파시즘의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유럽에서 스스로 <좌파 아웃사이더>로 이해한 그가 택한 길은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 거리를 두고, 유대신학적 사유와 유물론적 사유, 신비주의와 계몽적 사유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아방가르드적 실험정신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통해 현대의 변화된 조건 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었다. 초현실주의를 비롯해 마르셀 프루스트, 베르톨트 브레히트, 프란츠 카프카, 카를 크라우스, 샤를 보들레르, 니콜라이 레스코프 등에 대한 글 이외에 그는 [생산자로서의 작가]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등 정치적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는 글을 발표한다. 1940년 벤야민은 당시 뉴욕에서 사회연구소(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끌던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지원을 받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프랑스를 탈출하던 중 스페인 국경 통과가 좌절되자 자결한다. 그로써 그가 13년간 매달렸던 프로젝트, 즉 마르크스의 <상품물신>의 구상을 상부구조(문화) 전체에 적용하여 19세기 자본주의와 모더니티의 근원을 고고학적으로 탐구하려던 필생의 저작 [파사주](Das Passagen-Werk)는 미완으로 남는다. 스탈린-히틀러의 밀약을 접한 충격에서 쓴 유물론적 역사철학의 결정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는 그가 남긴 최후의 글이다. 게오르그 짐멜의 에세이적 글쓰기 스타일이 엿보이는 벤야민은 뛰어난 산문가였고, 모더니티, 매체미학, 언어철학, 역사철학에 대한 글들을 비롯해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모티프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그의 사상은 70년대 전집 발간 이래 21세기 들어서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으며, 자크 데리다, 조르지오 아감벤 등 현대철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역자 소개

1956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으며,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수학했다. 1995년 발터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에 대한 논문(「Mimesis und historische Erfahrung : Untersuchungen zur Mimesistheorie Walter Benjamins」)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표현인문학』(공저, 2000)이 있으며, 역서로는 『예술의 사회학』(공역, 1983), 『전위예술의 새로운 이해』(1986), 『윤이상의 음악 세계』(공역, 1991), 『한 우정의 역사 :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2002) ,『서사 시억 비평의 자리』, 괴테의 친화력 등이 있다. 미메시스를 비롯해 독문학과 미학 관련 논문들이 다수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아도르노, 미학, 미메시스론, 매체이론, 문화연구 등이다. 현재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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