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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489293 / 304쪽 152 x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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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걸쭉하고 진솔한 입담과 화담이 어우러진
<싹공일기>싹공일기>
<싹공일기>
는 말 그대로 일기장이다. 일기는 형식에 구애받을 필요도, 남들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내 맘대로 적는 글이다. 때론 거친 말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흉을 볼 수도 있다.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은밀한 욕망을 슬쩍 내비춰도 상관없다. 일기니까 그래도 된다. 저명한 화가의 일기장에 그림이 빠질 수는 없다.
<싹공일기>
는 글과 그림이 있는 화가의 일기장이다.
화가 전병현. 삭(朔) 공(○)이란 말은 ‘차면 이지러지고 이지러지면 다시 차오르는 달처럼 살아가겠노라’는 달의 의미를 가진 그의 아호이다. 한국적 서정을 담은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조선시대의 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한편으론 이국적인 정서도 느껴진다. 1982년 제 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이후 파리 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의 예술세계는 그렇게 동서양을 아우르고 있다.
인터넷 연재물로 시작한 싹공일기는 대중에게 그림과 글로써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고자 접근을 시도했는데 미술을 어렵게 여기는 일반인들과 가상공간이긴 하지만 이러한 교류를 통해서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해 왔고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에 인터넷에 연재를 시작으로 벌써 십일 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인연을 온라인을 통해서 만나 소통하였고 추억거리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간혹 개인 전시회가 있으면 오프라인에서도 성원해주시던 그리운 님들도 만났는데, 소통하며 이 땅 위에서 더불어 살고 있다는 참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긴 세월이었지만 그 초심의 의미는 아직도 살아 꿈틀거립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싹공일기>
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화가 전병현의 사적인 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때론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거친 일갈도 마다하지 않는다. 걸쭉하고 진솔한 입담과 화담이 어우러진
<싹공일기>
. 글도 그림도 작가를 쏙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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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삭(朔) 공(○)이란 말은 ‘차면 이지러지고 이지러지면 다시 차오르는 달처럼 살아가겠노라’는 달의 의미를 가진 화가 전병현의 아호입니다.
군대 가기 바로 전 홍제동 언덕배기에 ‘삭공화실’이란 작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인들과 함께 있었는데 저는 청년 시절 홍제동 화실 지인들과의 인연도 좋아하지만 워낙 ‘달’을 좋아해서 좀 색다른 의미 ‘싹공’이란 아호를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넷 연재물로 시작한 싹공일기는 대중에게 그림과 글로써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고자 접근을 시도했는데 미술을 어렵게 여기는 일반인들과 가상공간이긴 하지만 이러한 교류를 통해서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해 왔고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에 인터넷에 연재를 시작으로 벌써 십일 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인연을 온라인을 통해서 만나 소통하였고 추억거리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간혹 개인 전시회가 있으면 오프라인에서도 성원해주시던 그리운 님들도 만났는데, 소통하며 이 땅 위에서 더불어 살고 있다는 참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긴 세월이었지만 그 초심의 의미는 아직도 살아 꿈틀거립니다. 이번 책은 amho98 아이디를 쓰시던 회원님과의 칠 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손으로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는 종이책의 소중함과 살아가시는 동안 삶의 활력소를 미력하나마 드려볼까 함도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
더불어 사는 세상…
나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구촌 사람들과 더불어 소중히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
글보다는 그림 재주가 있는 화가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철자법도 틀려가면서 여러분에게 글과 그림으로 한발 다가섭니다. 부디 물리지 마시고 애써서 만들었으니 함께 봐 주십시오. 애써주시는 출판사 가쎄 대표와 늘 부족한 저를 아껴주는 저희 가족들과 그리고 세상은 함께 탄 배라 믿고 더불어 항해하는 여러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바칩니다.
2012년 12월 싹공일기 저자 전병현 올림
등 비빌 언덕
여태껏 게을러 비빌 언덕만 찾아다니다가.
이제는 집사람과 아이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만큼 넓은 훌륭한 언덕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은 명절이 가까워 오면 부모님이 제일 그리울 텐데.
부모님이 비빌 언덕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겠지요?
연일 불우이웃돕기, 소년소녀가장 돕기, 장애인 그리고 심장병. 수없이 많은 이웃들이 그들에게 다가섭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지라도 예전부터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러하겠지요.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이 인권에 대해서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냥 좌지우지. 선진국들은 핵확산 조약 같은 불평등조약을 자랑스럽게 이용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머리가 하얗게 새겠지요?
암튼,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삶을 살 줄 아시는 멋진 분들.
그들은 내가 비빌 언덕입니다.
이 밤. 행복한 잠을 주무실 님들에게 한마디 보냅니다.
“아자! 등 좀 빌립시다!”
정해진 삶
지리산.
웅장하며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명산,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채 아직도 반목하는 곳,
그나마 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
지리산 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 들 외에 저는 지리산 자락을 끼고 흐르는 섬진강의 은어를 떠올립니다.
정해진 삶을 예외 없이 받아들이는 은어를 말입니다.
연어와 마찬가지로 회유성 어종인 은어는 섬진강에서 태어나서 섬진강에서 죽습니다.
한꺼번에 집단으로 알을 낳고 죽어버리는 비장한 놈들이지요.
대부분의 동물들은 새끼를 위해 헌신합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지만 복잡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 차이가 납니다.
인간이 죽을 날을 받아놓고 딱 그때에 맞춰 동시에 죽는다면 참으로 대단할 겁니다.
태어나는 날과 죽는 날을 위해 모든 프로그램을 맞추겠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의 죽음은 은어보다는 더 복잡합니다.
은어 요놈들은 자기가 죽은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 놈들입니다.
오히려 자기가 낳은 알을 겨냥하는 다른 물고기들에게 얼레짓을 하며 몸을 내어주는 격이 맞다고나 할까?
그 장엄한 물고기의 장례식을 보러가고 싶습니다.
둥둥 섬진강을 메우며 떠내려가는 은어의 시체들.
피아골의 단풍이 한반도의 아픔을 되새기는 듯 피 빛으로 물들일 때 즈음.
유월스케치
안면도.
낙조를 보려면 바닷가에서 조용히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낙조는 소리 없이 바다를 넘어갑니다.
내 친구 얘기로는 잉태하러 들어가는 거랍니다. 내일 동해에서 태어나려고.
밤 바닷가 모래알은 마치 갈아놓은 콩가루마냥 곱습니다.
발바닥을 간지럽게 만드는 작은 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성들이
넓디 넓은 바닷가를 가득 메우고.
고놈들 참으로 부지런하고 개체수도 엄청 많습니다.
그믐날 새카만 바닷가에 아이랑 작은 호미 하나와 손전등을 들고 바다에 나가
골뱅이를 줍습니다. 그믐이라 밤하늘의 별은 무서우리만치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이에게 호두서리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다가
캄캄한 바닷가의 아름다운 소리를 깨버릴까 조용히 걷기만 합니다.
다믄다믄 박힌 골뱅이를 작은 손전등으로 비춰가며 서른 마리 남짓 주웠나봅니다.
이렇게 유월이 시작되고 여름 바닷가가 시작됩니다.
불 같은 정열
열정.
다른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마음이 식는 것은 참을 수가 없지요.
만류인력처럼 일방적으로 좋은 무언가를 끌어들이려고만 하는 삶은 인생을 지치게 만듭니다.
오히려 자기를 괴롭히는 독소 하나를 내보내는 것이 더 빠르지요.
암튼, 자기식대로만 사는 습관은 평생을 고치기 힘들지요.
인생이 재미있다 싶은 순간은 자기를 놓아버릴 때 오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자포자기와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아주 다르겠지요.
의욕적인 삶은 누군가 같이 기뻐할 때 더욱 더 빛이 나는 것이겠지요?
요 며칠 추워서인지 따뜻함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추울 때일수록 열정에 더 큰 불을 지릅시다!
엊그제 자유로 근처 목욕탕에 갔습니다.
엄청 크더군요.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아들이랑 수영(?)하다 온 기분이지요^^
집이 춥다보니 가끔씩 목간통에 다니는 것도 괜찮더군요.
목간통에 남녀 가리지 말구 한번 같이들 가십시다!^^ㅎㅎ ~~우당탕~!!
'열정'이라는 목욕탕에 말입니다^^
일엽편주에 내 마음 싣고
어제는 바람이 몹시 불더군요.
이제는 거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한기가 느껴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익지도 않은 낙엽들이 뒹굴어 골목을 스산하게 하고.
낙엽을 그려봅니다.
선배 제형들이 느끼던 그런 낭만적인 낙엽을 생각했는데.
후후. 오늘 그린 그림은 제가 지렁이 밥 위에 앉아있는 것 같습니다.
낙엽들은 그래도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습니다.
놈들은 지렁이 밥이 되겠지요? 시키지 않아도 자양분이 되기를 자처하는 놈들.
낙엽. 자양분. 희생….
네? 토룡탕이요? 지렁이도 정말 먹나요?
암튼, 우리나라 사람들, 별걸 다 드시는군요.
얼마 전엔 채식만 한다는 친구를 만났는데 제가 육식을 좋아한다니까
측은하게 바라봅디다. 후후. 뭐 채소는 박테리아가 바글바글 별 걸 다 먹고 자라는데 말입니다.
지렁이 분비물을 먹고 자란 채소들. 그쵸?
암튼, 골고루 먹는 게 제일 좋지 않겠습니까? 징그러운 몬도가네만 빼구요.
요즘 시대가 어려워서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에 생각을.
별생각 다 합니다.
초연한 삶을 사는 사람들. 그립습니다. 어디에 계시나요?
암튼 아는 게 병이고 생각하는 게 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