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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이해균의 스케치 여행

이해균 저 | 구름서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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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640041 / 256쪽 16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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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시와 풍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 또는 일상탈출의 나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발가락이 간지러울 것이다. ‘저기 저 곳’이 그리워서. 막걸리가 마시고 싶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을 어서 하고 싶어서.\" -윤성희(소설가)

\"어렵게 찾은 난파의 생가는 싸리 울타리에 초라한 초가집이었다. 논배미마다 그득 물을 들여놓고 모내기를 준비하는 적막한 마을이지만 그 옛날의 꽃 대궐이 그려진다. 귀로에, 내 영혼의 한가운데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의 고향의 봄이 가슴 적시며 울려왔다.\"
-고향의 봄, 홍난파 생가에서 (40-41 쪽)

서울에서 마음만 먹으면 닿을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에서 멀리 청산도의 청보리가 펼쳐진 다랭이밭까지... 이해균이 발길을 주었던 국내 113곳의 자취들이 지은이의 스케치와 함께 실려 있다. 때론 수묵화 같고 때론 판화 같은 지은이의 스케치와 함께 실린 짧은 여행 단상들은 그 어떤 여행안내서도 알려주지 않는 감성여행의 참맛을 일깨워준다. 이 ‘일상(日常)의 나들이객’을 따라 나서면 독자들은 눈이 아닌 마음의 즐거움으로 나들이를 만끽할 수 있다. 초여름 서산 신성리 갈대밭에서 마신 막걸리 한 잔에 취기를 함께 느끼고 운무에 쌓인 민둥산 억새밭에서 황동규의 시 한 편을 읊조리며 팍팍한 일상을 등지고 한량처럼 떠도는 이해균의 새로운 여행 또는 나들이법을 제시한다. 이해균이 경기일보에 연재했던 스케치여행 칼럼을 모아 엮은 책이다.

지은이는 무엇보다도 화가이지만, 꿈을 좇는 시인이자 일상의 여행가이다. 그의 여정을 이끄는 것은 가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다. 그가 집을 나서도록 떠미는 것은 '저기 저 곳'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다. 그는 몽유병 환자처럼 습관적으로 집을 나선다. 작은 배낭에 스케치북과 작은 메모장 그리고 시집을 담고 계획도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집을 나서 내키는 대로 떠나는 그의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다는 나들이에 가깝다. 이 일상적 나들이객의 발길은 정처 없다. 그의 발길은 오래전 떠나온 고향의 500년 된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 멈춰서기도 하고 집에서 가까운 수원 광교산을 맴돌며 젊은 날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시집을 다시 펼쳐들기도 한다. 때로는 경남 남해 바닷가 언덕에 올라 \"플라톤의 수염 같은 푸른 파도\"를 굽어보며 \"인생은 짧은 기간의 망명이다.\"라는 짧은 탄식과 함께 돌아오기도 한다.

“인생은 푸른 하늘을 떠돌며 방랑하는 구름 여행이다. 광교산에 올라 구름처럼 흘러간 유년과 청춘을 한남정맥 멀리 소실점 너머로 바라본다. 헤르만 헤세 ‘향수’의 한 대목처럼, 아련히.”
-‘광교산과 구름여행’ 中

저자 소개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1979년 수원에 정착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젊은 날을 힘겹게 넘기고 예술가로 산다는 뼈아픈 의미에 투신중이며, 무모한 갈망이라는 지표를 신봉하고 있다. 최근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파키스탄, 과테말라, 쿠바 등을 여행하면서 뒤 따라다니는 정신적 소요를 떼어놓으려고 절대 위험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 결과 <모험은 나의 힘!>이라는 주관적 사고의 체계를 소규모로 설립하게 되었다.
 이 책은 국내 곳곳을 직접 발품 팔아 답사한 결과물이며, 경기일보에 연재한 뒷이야기를 가감한 것이다. 8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이 있으며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와 한국미술협회, 경기구상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세계여행스케치 <수미산 너머 그리운 잔지바르> <시가 있는 풍경>이 있다.

책 속에서

왁자지껄한 소래를 빠져나와 월곶으로 들어서면 활처럼 휜 해변길이 시원스레 뻗어있다. 반달처럼 생겼다 하여 월곶이라 명명된 이 포구는 소래포구에 비해 매우 정적이다. 낚시꾼들이 긴 낚싯대를 드리우고 여기저기 망중한에 젖어있다. 갑자기 호객꾼이 튀어나와 깜짝 놀랐다.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자처럼 생긴 그녀는 생업의 일상적 수단인 듯 익숙하면서도 긴박하게 자기네 횟집을 소개했다. 외면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바짝 다가와 다정다감하고 친절하게. -‘월곶포구’

 

매서운 추위가 칼바람을 대동한 설날 오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을 찾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조악한 집들이 얼기설기 애환의 어깨를 마주하고 있다. 골목길을 걸을 때 양철 굴뚝으로 새어나오는 연탄가스가 매캐하게 폐부로 스며들었다. 수많은 목숨을 채어간 가스지만 밥 짓고, 세숫물 데우고, 아랫목 달궈준 연탄불이었다. 때때옷 입은 아이들이 엄마 손 잡고 나들이 가는 언덕길은 가난해도 좋은 정겨움이다.  -‘마지막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

 

산문 전체가 돌담길을 연상시키는 소박함이 묻어난다. 왕벚꽃은 화사하고 목조여래좌상도 묵은 향기를 풍긴다. 그러나 이 절의 압권은 무엇보다도 굴절의 미학 심검당 기둥이다. 제멋대로 꿈틀대는 기둥들은 휘젓는 운필처럼 자유가 넘친다. 이 분방한 방종을 지켜보는 홍도화 한 그루가, 관능미 넘치는 여인의 입술처럼 붉은 꽃잎을 열고 상기되어 있다.  -‘굴절의 미학 개심사’

 

여름도 풀이 꺾인 만리포해수욕장은 마지막 피서객들로 붐볐지만 밀물이 쓸려와 파시한 장터처럼 스산했다. 차라리 방파제가 있는 해변의 횟집에서 방금 건져 올린 붕장어를 구워 쐐주 한잔 걸친다. 노을 지는 방파제엔 긴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바다를 응시하 며 시간을 낚고 있다. 아, 살아있는 이 순간은 얼마나 행복한가. 순간의 절벽 같은 생의 감탄사가 파도처럼 철썩 치고 간다. 이런 시를 안주로 그윽이 한잔 올릴 때.   -‘천리포 수목원’

 

청양은 구기자 고추축제에 뜨겁고 전국장사씨름도 열기를 더한다. 김치 만들기 체험, 보리밥 비벼먹기 체험 등의 행사가 푸근한 옛 장터를 떠올린다. 막걸리 한 사발에 청양고추를 매운 고추장에 찍어 삼켰다. 본고장 고
추의 눈물 쏟는 매운맛이 얼얼하다. 들길 따라 칠갑산 장곡사에 들렀다.  -‘푸른빛 고을, 청양’

 

2012년 봄, 비바람 휘몰아치던 날 나는 다시 이곳을 찾았다. 내 일생에 이보다 세찬 비바람은 없었다. 그래도 하얀 벚꽃은 마지막 풍모를 지켰고, 길가엔 온갖 음식이 유혹하는데 메추리구이에 갈비구이까지 의식의 통제를 무너뜨렸다. 막걸리 한잔에 허물어지는 상념. 아! 화무십일홍, 이 꿈같은 봄을 몇 번이나 더 만나랴! -‘진안 마이산'


봄은 발라드하고 왈츠라야 좋지만 비제의 아를의 여인이 지배하는 미뉴에트의 플루트 소리가 좋다. 나는 목숨과도 바꿀 아름다운 여인을 그리며, 시음용 산수유막걸리를 머리 처박고 퍼먹다가 남몰래 취했다. 산수유가 남자에게 좋다고 체험학습을 시키지 않아도, 상상의 자유만으로도 자위가 되는 행복한 봄날. 아, 꽃 그늘 아래 초막 지어 홀로 살고 싶다.  -‘산수유 마을, 구례 산동’

 

까마득 펼쳐진 매실 담은 독 너머로 섬진강이 늘씬한 몸매를 흘리며 모래마당 사이에 드러누웠다. 시금치, 파, 당근, 버섯, 오징어로 버무린 파전을 줄서 기다려 매실 막걸리 한잔 걸친다. 나른한 취기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일 때, 화개장터 가는 버스에 오른다. 섬진강의 물결무늬가 은어의 비늘처럼 봄볕에 파닥이는 오후. -‘섬진강 매화마을’

 

가파른 설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다랭이마을을 보았다. 마늘잎 싱그러운 진초록 밭이랑 아래 노란 유채꽃이 산뜻한 유사대비를 이룬다. 나는 비파나무집과 조약돌집을 거쳐 촌할매 막걸리집에서 농주 한잔 걸친 후 무슨 이상주의자처럼 바다로 갔다. 파도가 플라톤의 수염 같은 거친 포말을 공허한 열망처럼 흔들며 소리친다. ‘인생이란 짧은 기간의 망명이다!’  -‘남해 다랭이마을’

목차

서울, 인천
관악산 / 남산골 한옥마을 / 중계동 백사마을 / 북촌 한옥마을 / 북한산과 인수봉 / 석모도와 보문사 / 소래포구 / 십리포 소사나무 군락 / 월곶 포구 / 제물포 구락부 / 청의정 / 강화 고려산

경기
고기리 / 홍난파 생가 / 광교산 / 궁평항 / 남양성모성지 / 내리 / 농섬과 매향리 / 대부 / 두물머리 / 산정호수 / 모란시장 / 방화수류정 / 독산성과 세마대 / 삼성산 삼막사 / 시인학교와 두리마을 / 신륵사 / 심곡서원 / 백운호수 / 이천 산수유마을 / 용문사 은행나무 / 용주사 / 융 건릉 / 전곡항 / 수종사 / 제부도 / 제암리 / 관곡지 / 증거리 느티나무 /
고달사지 / 칠보산길과 도토리 교실 / 칠장사의 가을 / 남이섬

강원, 충청도
속리산 법주사 / 공산성과 무릉왕릉 / 개심사 / 갑사 가는 길 / 노근리 학살현장 / 두타연과 양구기행 / 메밀꽃 필 무렵, 봉평 / 미시령 / 민둥산 억새 / 민족의 영산 태백산 / 백두대간 마산봉 / 서산 마애여래 삼존상 / 보원사지 / 부소산과 백마강 / 신두리 사구 / 신성리 갈대 밭 / 내설악 백담사 / 천리포 수목원 / 청령포, 영월 / 추풍령 증기기관차 급수탑 / 팔봉산기 / 푸른빛 고을, 청양 / 횡성 장 구경

전라도
덕유산 상고대 / 운장산과 금남정맥 / 내변산과 내소사 / 내장산 / 담양 / 마이산 / 모악산 금산사 / 민초의 성지 운주사·00 / 보길도 세연정 / 산수유마을 구례, 산동·00 / 조계산 선암사 / 고창 선운사 / 섬진강매화마을 / 수탈의 역사와 근대여행 군산 / 순천만 / 전주 한옥마을 / 청산도

경상도
외도 보타니아 / 간절곶의 해돋이 / 상주 남장사 / 남해 다랭이 마을 / 마당으로 들어 간 느티나무 / 봉정사 / 부석사 / 사량도 / 상주 경천대 / 소백산 / 상주 상현리 반송 / 쌍계사 십리벚꽃 길 / 靈鷲山 통도사 / 영주 무섬마을 / 오월의 조령산 / 욕지도 / 우포늪에 가면 / 하회마을 / 주산지와 주왕산 / 지리산 / 경주 남산 / 청도운문사 / 청라언덕과 계산성당 / 하늘아래 첫 감나무 / 환경의 보고 봉암사 / 황매산 철쭉 / 황악산 직지사 / 회룡포와 삼강주막

시가 있는 풍경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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